2024. 9. 27. 08:32ㆍ팝아티스트
보사노바는 대중들에게 아직도 생소하지만 어느덧 가요에도 많이 차용되어 적지 않은 매니아들을 확보한 음악이다. 이질적이지만 편안한 이 남미음악이 갖는 음악적 향취를 간직한 한 일본여가수의 앨범이 발매되어 관심을 모은다. 낯선 일본인의 목소리로 생소한 포르투갈어를 구사하지만 청취의 기쁨을 놓치지 않고 있는 요시다 케이코(Keico Yoshida)의 〈Bem Querer〉가 그것이다.
요시다 케이코는 일본 동경에서 태어나 3살 때 이미 피아노를 배우며 음악을 접했다. 보사노바를 접하고부터는 기타에도 손을 댔고, 노래도 부르기 시작했다. 2000년에는 직접 보사노바의 본고장인 브라질로 유학도 다녀오기도 했다.
가히 보사노바의 '외국인 장학생'이라고 할만큼 오랜 경험의 과정을 축적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1990년대 일본 보사노바의 열풍을 창출해냈던 리사 오노(Lisa ono)의 전폭적인 지지와 신뢰까지 얻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실력도 공인된 셈이다.
내용물이 참 편안하다. 부드럽게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 신선한 보사노바 리듬은 바로 곁에서 들리는 것과 같은 친숙함을 부른다. 풍부한 기타 선율과 간단 명료한 퍼커션도 더할 나위 없고 브라질 현지 연주 명인들과 작업한 덕분에 깔끔하면서도 감정이 풍부한 소리가 만들어져 나왔다. 현지 가수와의 듀엣 곡도 별 무리가 없다. 이질적인 외국의 언어까지도 감미롭게 귀에 휘감길 정도로 조화롭다. 보사노바가 제공할 수 있는 감동이 녹아든 앨범이다.
보사노바는 이미 우리에게 낯설지 않다. 각종 매체를 타고 우리에게 꾸준히 접촉을 시도해와 그 음악을 음미하고 감동 받을 준비는 갖추고있다. 다만 다수대중 입장에서는 그것과 인연을 맺을 기회가 여전히 여의치 않다. 아마도 가끔씩 TV광고에서 흘러나오는 음악만을 통해 보사노바를 잠깐 느껴보는 정도가 고작일 것이다.
하지만 그런 정도의 만남이라도 괜찮다고 생각된다면 이 음반을 한번쯤 들어보는 것이 나쁘지는 않겠다. 시간이 조금 지나면 이 낯선 일본인 여성의 음악도 TV에서 흘러나올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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