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cesvalles에서 Zubiri(Nabarra)로 가는길

2024. 9. 9. 13:38꿈속의까미노순례길

추억속의 산행후기

2018-06-30 21:49:12


깊은잠에서 깨어나 황급히 내려간 식당에는 아침식사가 거의 끝나가는 아침 7시 30분이었다

어젯밤에 나에게 서빙하였던 남성 두사람은 간데 없고 젊은 여성 두사람이 근무중이었다

아침식사를 요구하는 나에게 인식표를 달라고 했지만 내가 받은 것은 없었다

내가 묵은 방의 번호를 말하고 저녁과 아침이 포함된 가격의 설명을 듣고서야 음식이 제공되었다

모두가 식사를 마치고 떠나간 자리에서 서둘러 아침식사를 마치고 가방을 매고 길을 나섰다

 

이른 봄날의 푸르름이 깃든 그곳의 날씨는 어제의 요란했던 사계절의 눈보라와 비바람은 사라지고 없었다

아마도 피레네 산맥을 넘어온 까미노 순례자중에서 나만큼 많은 시간을 투자에서 이길을 걸었던 사람은 없었을것이다

남들은 27km를 단 9시간만에 완주하는곳인데

나는 무려 15시간의 강행군이었고 알베르게 문닫는 시간을 넘기고 밤10시에 완주를 끝냈던것이다

 

한밤중에 죽음의사투를 벌이며 이곳 아름다운 전설과 역사 깊은 론세스바예스 수도원에 도착하여

내가 본것이라고는 여러개의 건물의 외관과 우거진 나무숲들 뿐이다

그리고 급하게 아침식사를 끝내고 사진 몇장 찍으면서 오늘의 목적지를 향하여

시간을 재촉하는 나의 발걸음이 아쉽지만 어쩌는 도리가 없는것이다

까미노 순례자의 먼길을 걸어서 가야하는 구도의 길을

페키지 관광여행의 일정으로 생각하는것은 착각이고 꿈이라는것을 일찍 깨달아야 하는것이다

 

나폴레옹 루트라고 알려진 피레네 산맥을 넘지 않고 이곳 론세스바예스의

역사깊은 성당에서 기도하며 축성받고 까미노를 떠나는것도 커다란 축복이요 은헤가 될것이다

 

Roncesvalles는 역사와 문화의 산실이며 스페인 최초의 고딕양식의 성당(Colegiata)이 축성되기도 하였고

프랑스의 대서사시의 " 롤랑의 노래"의 탄생지이기도 한 이곳을 떠나서 Zubiri로 가는 길은

한없는 초록으로 뒤덮인 끝없는 평야가 신비롭고 기이하게 펼쳐지고 있었다

 

21.8 km를 6시간만에 주파하는것은 쉬운일은 아니었지만 세계각국에서 모여든 까미노 친구들과의 만남을 통하여

새로운 세상을 만나는 감흥은 서로에게 무한의 에너지와 기쁨을 선사하는것 같았다

 

오늘 배정받은 방의 침대수는 2개로서 총인원이 4명이된다

2층침대가 2개있는 방이었는데 오늘 길에서 반갑게 인사를 나눈 브라질에서 온 젊은 부부였다

특히 키가 크고 눈이 커다랗게 생기고 함박웃음을 웃는 스텔라라고 하는 여성은 너무나 열정적이고

꾸밈없는 친절함과 상냥함으로 사람을 환호하는 습성이있어서 금새 그들의 페이스로 끌려 들어가서 친구가 되었다

 

샤워하고 빨래하고 2층 침대에서 한숨 늘어지게 쉬고 저녁 시간이 되었다

나의 침대 아랫층에는 나보다는 연세가 드신 스페인 여성분이 계셨다

나는 저녁을 무엇을 먹을까 해서 수퍼마켓에 들렸다가 스파게티 두다발을 사가지고 왔다

브라질리아 부부와 스페인 할머니 나 이렇게 룸메이트 기념 저녁 식사를 함께 하는것도 나쁠것 같지가 않았다

내가 스파게티를 들고 방으로 가서 나의 의견을 말했을때 그들도 몹씨 기뻐하였다

그곳 알베르게는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곳이고 식당과 부엌이 공간이 넓고 쾌적한 곳이기도 하였다

 

스파게티의 면을 삶고 내가 집에서 준비해간 초고추장과 참기름으로 간을 하여

우리들이 먹을 4인분의 저녁식사가 완성되었다

내가 만든 스파게티 때문에 브라질리아 부부의 남편은 와인을 사러나갔다가

없어서 아주 멀리까지 가서 와인을 사들고 나타나서 감동 만발하였고

두타래를 삶은 남는 스파게티는 다른 네사람이 먹을수 있도록 식탁위에 올려 놓았다

모두가 완인을 들고 축배하며 환호하며 기뻐하였다

아직 식사를 하지 않은 다른 사람에게 권하여도 그곳에 미리와있던

그사람들은 선뜻 받아 들이기를 꺼리는 사람도 있었는데

아주 젊은 청년 두사람이 스파게티를 들고 사라지면서 기뻐서 고마워서 어쩔줄을 몰라하였다

그리고 다름 한여성분이 스파게티를 맛있게 먹었다

그리고 하나 남아 있었던 스파게틴는 우리방의 룸메이트 스페인 할머니께서

그것을 자기가 먹어도 되느냐고 하시면서

너무나 맛있게 드시는것을 보고 얼마나 기쁜 마음이었는지 모른다

 

사람과 사람이 열린 마음으로 제일 가까워 질수있는것은 이렇게 조그마한 친절함과 배려에서 출발한다는것

스파게티의 부드러움이 없는 뻣뻣함 때문에 맛이 없다고 할까봐 속으로 많이 걱정을 했었는데

내가 가지고간 우리나라의 고소한 참기름이 효과 만점을 준것 같았다

그들은 두고 두고 맛있게 먹었다고 고마워 했었고 그날 저녁의 스파게티 와인 파티는 만점을 받았던것이다

 

내가 까미노를 떠나오기전 나를 담당해주시는 의사선생님은

나의 까미노 도전을 "자살행위"라고 맹열하게 반대를 하셨었다 ㅋㅋㅋ

나의 왼쪽 무릎의 디스크는 십자 모양으로 찢어지는 사고를 당해서 대수술을 받았던

경력이있고 오른쪽 무릎은 최근에 와서 시큰거리는 증세가 나타나서

올해 봄부터 연골주사를 맞는 치료과정에 있었기 때문에 선생님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리고 오래전부터 삼성의료원에서 골다공증 치료를 받아 왔었고

몇년동안을 케어받고 있는 상태이기도 한 가운데 내가 그동안 시간이 없어서

가지 못했던 까미노길을 올해가 아니면 안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히게 된것이다

사람이란 아무도 예측이 불가능한 나약한 존재가 아닌가

내년이 되어 본격적으로 다리가 아프게 되면

나는 그때부터 까미노는 절대로 꿈도 꿀수가 없게 되는것이 아닌가

그래서 올해는 무슨일이 있어도 가야한다고

고집을 부리는 나를 보고 나의 담당 의사선생님은 질색을 하셨던것이다

 

"여기서 죽는것이나 거기가서 죽는것이나 죽는것은 마찬가지" 라고 말하는

나를 보고 껄껄 웃으시던 의사선생님이셨다

 

프랑스 여행이후에도 짐의 무게는 별로 줄어들지 않아서 고민이었었는데

피레네 산맥을 넘으면서

오늘 평야를 걸으면서 더이상의 짐의 무게 때문에 고민하지 않기로 결심을 하게 된것이다

 

저녁식사후에 알베르게 호스텔리아에게 문의 했었다

우체국은 없다는것 이곳에서 시내로 나가야 한다는것

자신이 짐을 붙여 주겠다고 했는데 나의 본국의 주소지를 스페인어로 써달라는 것이었다

나는 스페인어를 쓸줄 모른다고 하여도 반드시 스페인어 주소가 필요하다는것이었다

어쨌든 그녀에게 대행을 맡긴다는 것은 도박이될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내일은 나에게 불필요한 모든 짐을 본국으로 붙이는 우체국을 찾아가기로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