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ente la Reina에서 Estella Lizarra(Navarra)로 가다

2024. 9. 9. 12:36꿈속의까미노순례길

추억속의 산행후기

2018-07-03 22:32:24


뿌엔떼 라 레이나(Puente la Reina)를 떠나 Estella로 가는길은

21.8km로소 5시간 30분이 소요될 예정이다

오늘 만나게 되는 Estela는 천년전에는 없었던 도시라고 한다

그래서 순례자들은 비야뚜에르따(Villatuerta)에서 직접 이라체(Irache)로 갔다고 한다

이곳이 까미노 사람들만 왕래하는것이 아니라 다양한 문화와 예술

그리고 사상 철학이 많은 사람들과 직접 교류하는 공간이 되면서

1090년 산초 라미에즈(Sancho Ramirez)나바라 왕국의 왕이 매년 늘어나는

순례자들을 맞이하기 위하여 프랑스의 도성을 본따서 Estella 를 조성했다고 전해진다

 

까미노 다섯번째날이 되는 오늘

모든 순례자들이 서서히 발의 통증을 호소하게 된다고 하여

NO PAIN NO GLORY 까미노길 안내서의 표어가

틀린 말이 아닌듯 가슴에 와 닿는다

 

아름다운 왕비의 다리를 지나면 도로를 가로지르고 흙으로 된 오솔기를 따라

깊은 계속으로 숨어 들게 된다

새로 생긴 고속도로가 언덕사이로 모습을 들어내기도 하고 어느 사이엔가

까미노와 만나게도 되는것이다

내가 처음 계획을 세울때 30일 구간을 28일간 걷기로 한다면

고속도로가 뚫린 이곳을 건너 뛰어서 걷기로 작정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구름 한점 없는 푸른 창공이 눈부시고 언덕 넘어 펼처지는 풍광이

경이롭기만 해서 인가

언덕길을 올라야 하는 힘든 발걸음에도 도망치고 싶다는 불만을 뿜어낼 시간은 없었다

 

오래된 집들과 거리가 그들만의 독특한 정성으로 천년이 흘러도 변함없이 건재할것 같은

견고하고 빛나는 예술성으로 다듬어졌다는 것을 보면서 경탄을 금치 못하기도 하는것이다

 

Forzosa라는 까미노 순례자 표식이 있는 이곳으로 부터 묘지까지 양옆으로

파릇한 새싹이 돋아나는 포도밭의 풍광이 포도주의 고장임을 말해주는듯 반갑고 신기하다

 

아름다운 포도밭 산책로가 끝나가는 곳에서 가파른 언덕을 올라가야 하는데

바스크어로 살모사 둥지 (Cirauqui)라는 중세 성벽일부로 둘러 싸여 있는

13세기때의 성당이 둘이 있는데 그중의 한곳이 San Roman 성당으로서

동방의 영향을 받은듯한 로마네스크 입구가 단아한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이곳에서 가장 놀랄만한 역사유적은 바로 프랑스 Burdeos에서 Astorga 까지 연결되었던

로마시대의 大路의 흔적 이다

로마시대의 도로는 폭이 5 ~ 7 m쯤 되며 배수가 잘 되도록 길 가운데가 볼록하다는 것이다

로마인들이 남겨 놓은 이 경이로운 길의 끝에서

순례자들은 Pamplona - Logrono 구간 고속도를 넘어갈수있는 새로 건설된

다리를 건너게 되는것이다

 

1세기경에 만들어지고 지금까지 남아있는 몇m의 로마 大路를 지나서

21세기 고속도로를 만난다는 것은 한순간에 타임머신을 타고 수십세기의 시간을

훌쩍 뛰어 넘는다는것은 얼마나 멋지고 신비로운 체험이 되겠는가 ?

내가 이런곳을 고속도로를 핑게로 훌쩍 뛰어 넘겠다고 생각한것이 너무나

너무나 부끄럽고 내발로 이곳을 지나 온것이 자랑스럽고 다행이라고 여기는것이다

 

Estella에는 Ega강이 끊임없이 아름다운 자연을 선물해 주고있는 도시이다

프랑스의 예술가들이 오늘날 Rua de Curridores라 부르는 거리를

아름답게 채색해 놓아서

까미노 길중에서 산티아고를 가장 잘 느끼게 해준다고 알려져있다

 

15세기의 순례자들이 "아름다운 별"(Estella)이라고 부르는 이도시는

산쵸 라마에즈(Sancho Ramires) 왕에 의하여 건설되었으며

빼어난 역사유물이 가장 많은 풍요롭고 아름다운 도시중의 하나인것이다

 

힘들고 고통스러웠던 고속도로 구간을 관통해 오면서

왼쪽발도 물집이 잡혀서 나의 인내를 시험하고 있는 시간이 힘들었었다

 

내가 남들보다 일찍 도착하지는 못했지만

내가 찾아간 알베르게에서는 환영인사가 너무나 고맙고 따뜻했었다

나를 발견한 사람마다 물한컵씩을 가져다 주었다

그들은 알베르게 입구에 물컵과 물을 준비해 두었다가

이렇게 힘든길을 걸어온 까미노 친구들에게 물을 권하는것이다

스페인에서는 식당에서도 물을 공짜로 서비스 하지 않아서 사먹어야 한다

내가 기억하기로 Estella (ANFAS)라는 이곳의 알베르게

단한곳만이 이렇게 물을 권하는것을 보고 감격했던것이다

남에게 물을 권하는것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상식으로는

부처님의 자비를 베푸는것과 동일한 자선행위가 되는것이다

그래서 우리나라 사람들의 의식속에는

집에 오는 손님에 대한 무한대의 대접을 최고의 가치로 생각하는것이다

그래서인가

세계 어느곳을 가더라도 화장실과 물을 꽁짜로 베푸는 곳은 대한민국이 유일한것이다

식당에서 반찬이 무한 리필되고 공짜로 나오는것도 우리나라 뿐인것이다

그곳 알베르게 사람들의 친절함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곳에서 다음날 부터 동키호테 서비스를 받기로 하였다

빰쁠로냐에서 내가 본국으로 짐을 보내기는 하였지만

발이 양쪽모두 고장을 일으킨 가운데 더이상 버틸수있는 힘이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