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9. 8. 17:06ㆍ꿈속의까미노순례길
추억속의 산행후기
2018-07-05 15:43:31
Estella Lizarra 에서 Los Arcos로 가는 길은 21.3 km 5 시간 30 분이 소요될것이다
어둠이 채가시지 않은 이른 새벽에 서둘러 길을 떠나는 모범생 까미노순례자들의 열정이 가득하다
이곳 Estella와 연결된 뿌엔떼 라 레이나에서 합쳐지는
솜포르트(Somport)에서 아라곤 루트로 들어오는 순례자들이
나폴레옹 루트로 들어오는
생쟝 피에트 포르의 까미노 친구들과 함께 만나
같은길을 가게되어 다른곳에서 보다 월등하게 순례자들이 많아 보였다
도시를 벗어나면 큰 로터리를 만나게 되고
이곳에서 부터 Estella 와 Ayegui 라는 도시를 이어주는
멋지고 아름다운 보도블럭이 깔린 길을 걷게된다
그 견고하고 세련된 그들의 솜씨가 큰 감동을 주기도 하는데
아마도 이곳에서는 해마다 년말이면 멀쩡한 길바닥을 뜯어내고
다시 포장하는 도로 공사를 해마다 하지는 않을것이기 때문이다 ㅋㅋㅋ
Estella에서 2km 떨어져있는 Ayegui 란 곳에는 까미노 길을 여러차례 경험한
Jose Astiz(호세 아스티스) 시장님이 후원하는 알베르게 (Ayegina)에서
이곳 까미노 순례자들이 100 km이상 걸었다는
인증서를 무료로 발급 받을수 있는 유일한 곳이라고 한다
Ayegui를 벗어나 길을 걷다보면 (Azqueta) 지름길로 가는것과
Irache 수도원으로 가는길의 이정표를 만나게 되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Irache 수도원이 있는곳을 택하는것은
아름다운 수도원을 볼수있고
이곳에서 포도주와 물이 나오는 샘을 만날수 있기 때문이다
Irache 수도원은 나바라에서 가장 오래된 순례자들의 병원이 있었던 곳으로
이곳 병원에서 순례자들에게 빵과 포도주를 나누어 주었던 전통을 되살려서
지금의 이 Irache 수도원에는 두개의 수도꼭지에서
포도주와 물이 흘러 나오게 하여
길을 가는 순례자들에게 배려와 나눔의 정신을 심어주는
휼륭한 순례자들을 위한 쉼터이기도 한것이다
사람들은 포도밭의 산지로 둘러 쌓인 이수도원에 머물면서
수도원의 담벼락에 부착된 수도 꼭지앞에서
기념촬영도하고 포도주룰 받아서 마시기도 하면서 한없는기쁨에 잠기는 모습들이 정겨웠다
Irache수도원은 958년에 설립된 베네딕트 수도회 소속이며
1054년에 Nejera 영주가 순례자 병원으로 지정했고
17세기초에는 최초의 나바라 대학으로 그역활이 바뀐적도 있다고 한다
또한 Irache 수도원은 나바라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수도원 중의 하나이며
건물은 중세 르네상스 바로크 양식의 단편들로 이루어져 있다
Azqueta 마을의 중앙 광장에는 시원한 샘물이 있고
그곳에 마련된 의자에 앉아서 잠시 쉬어 갈수도 있다
이제 고마운 마음으로 길을 나서면
목장 한곳을 지나게 되고 언덕위에서 바라보는 마을 전경이 아름답다
그리고 빌리마요르 데 몽하르딘(Villamayor de Monjardin)에서
Los Arcos까지의 13km는 까미노길의 진수를 보여주는
집도 도로도 아무것도 없는 외진곳으로 외로움을 안고 걸어야 하는것이다
그고요한 고독속에서 아침부터 떠오르는 태양을 등에 지고 걷다가
무료해질때면 뒤돌아서서 자신이 걸어온 길을 확인하기도 하면서
바람을 벗삼고 들에 피어 있는 무심한 꽃들에게 외로움을 의지하면서
힘찬 발걸음을 재촉하게 되는것이다
어제와 오늘 본격적으로 발의 통증이 심해져서 발걸음에 속도를 낼수가 없었다
내가 알고있는 복식호흡으로 발의 통증을 완화해보려고 애를 쓰지만
나보다는 보폭이 큰 외국인들을 따라서 걸을수는 없다는것을 인정해야 했다
뒤에서 따라 오는 사람들의 발자국 소리는
나의 심장소리처럼 가까이 느끼고 감지할수가 있게되는
까미노 공간의 길은 뜨거운 태양의 열기와 숨소리 바람소리 새소리뿐이다
그들이 누구였든지간에
이길위에 서있는 자들은 모두 같은 배를 타고 가는 공동운명체가 되는것이고
너와 내가 한몸처럼 연대의식을 느끼게 됨과 동시에 그들의 힘든 도전이
나의 것이되고 위로와 배려와 힘찬 응원의 박수가 필요하다는 것을
오직 육감으로 느낄수가 있는것이다 ~!!!
그래서 앞서가려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가까이 왔을때
뒤돌아서서 "부엔 까미노" 하고 인사하는것은
앞서가던 사람의 배려와 사랑의 말이 되는것이다
나를 앞질러 가건 말건 무슨 상관이냐 한다면 할말이 없다
앞질러 가는 사람들도 앞서가는 사람에게 인사하는 것은
서로에게 기본이되는 까미노길의 상식이고 예법인것이다
까미노(Camino)란 스페인어로 "길"을 뜻하며
부엔( Buen)은 "좋아" 혹은 "축복"을 뜻하는 말이라고 한다
스페인의 뜨거운 태양 아래 불굴의 의지로
까미노길을 걷는 사람들에게는
누구라도 따뜻한 격려와 사랑의 말이 필요한것이고
아마도 까미노길의 천년의 이천년의
사랑의 에너지 충전법인것 같기도 하였다
같은 곳을 향하여 걷는 사람들은 말하지 않아도
설명이 필요없는 가족같은 친밀감을 느끼게 된다
서로 다른 언어로 말하고 기쁨에 들떠서 떠들어도
그것이 무슨뜻인가
서로의 눈빛으로 확인하며 그사랑의 마음을 읽을수가 있는것이다
남녀노소를 구분하지 않고 세계의 만인들이 까미노길을 통하여
이토록 자유분방한 만남속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낼수 있다는것은
까미노길의 가장 큰 매력이 되는것이다
발의 통증 때문에 기본적인 속도를 낼수 없는 가운데
아침에 제일 먼저 출발하였지만 중간 지점에 이르러서
뒤에서 추월해가는 사람들을 배웅하게 되는 일이 많았던 오늘
세계각국에서 참여한 순례자들을 가장 많이 만났던 행운의 날이기도 하다
아르헨티나 브라질리아 독일 이태리 캐나다
사진속에 남겨진 그들의 미소가 아름답고 정답다
우리나라에는 없는 끝이 보이지 않은 푸른 포도밭과 밀밭길을 걸었던
오늘의 순간들은
나의 뇌리속에서 영원한 향기로 남아 있을 것이다
부엔 까미노 (Buen Cam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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