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rono에서 Najera(La Rioja)로 가다

2024. 9. 8. 16:47꿈속의까미노순례길

Logrono에서 Najera(Rioja)로가는 길은 30.78km 8시간이 소요되는 먼길이다

Logroneo는 전통적인 산티아고 도시로서 순례자들 덕분에 도시가 형성되었고

Rioja와 함께 알폰소 6세에 의해 오늘날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고 전해진다

순례자들은 Ebro강을 건너 도시로 들어서게 되는데

강을 건너면서 길게 뻗어있는 Rue Vieja 거리 전체에 깔려있는 돌로 만들어진

길바닥의 포장들은 그들의 정교한 솜씨와 정성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된다

시가지의 다양한 상점 주점 포도주 도가 와 공예품 가게들이 순례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1655년에 세워졌다는 알베르게가 가장 경이로운 발견이 될것이다

나의 경우에는 발이 편치 않음으로 해서 Logrono에서

순례자들의 다정한 어머니셨던 유명한 펠리사 부인의 집을 지나쳐 온것이 너무나 아쉽다

2002년 10월에 92세로 돌아가신 펠리시아 부인은 수십년간 순례자들에게

무화과와 시원한 물을 제공하면서 그사랑의 마음을 순례자들에게 전하셨다고 하는데

글을 쓸 줄 몰랐던 그분은 그녀의 집을 지나간 순례자들의 수를 종이 위에

막대기를 그려서 표시해 두었다고 한다

지금은 그녀의 따님이신 마리아 님께서 어머니의 뜻을 받들어

순례자들에게 크레덴시알 도장을 찍어주고 계시다고 한다

나는 왜 그곳을 그냥 지나쳐 왔는가 ?

보물을 놓친것 처럼 서운하기도 한것이다

아마도 이것은 내가 다시 까미노길을 가야하는

첫번째 이유가 될지도 모르겠다 ㅎㅎㅎ

물한방울도 꽁짜가 없는 스페인의 생태적인 환경에서

무화과와 시원한 물한잔을 대접 받았던 순례자들의 가슴속에는

지금도 그펠리사 부인의 한없는 사랑의 강물이 흘러 넘칠 것이다

강열한 태양의 땡볕아래 생명을 유지하는 것은

소중한 물 한방울일것이다

 

인간이 살아가면서 남에게 은혜로운 마음을 베푼다는것 만큼

값진것은 없을것이고

 

아무런 바램없는 은혜의 마음을 줄수있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고 아름다운 사람이 아니겠는가...

 

나도 펠리사 부인을 따라 가고자 하는것이다

아주 열심히 ...

이것은 나를 향한 간절한 기도이기도 한것이다

 

잔잔한 호수같은 Ebro강 넓은 다리위에서

여러개의 낚싯대를 드리우고 한없이 강물위에 시선이 꽂혀있는

늙은 농부의 근엄한 표정이 지금도 눈앞에 어른거린다

 

도시와 농촌 어느곳에서 만나는 사람일지라도

여유롭고 안정된 당당한 모습을 보여주는것이

이곳 사람들의 특색이며

나는 왜 이사람들을 한없이 부러워 해야 하는것인가...

 

개인의 텃밭이거나 포도밭가에는 어김없이 승용차들이 주차되어있고

가족끼리 아니면 일꾼들을 동반한 농부들이 일하는 모습이

선진국가의 참된 면모를 보여주고 있는것이기 때문일것이다

 

Rue Vieja 거리의 근거리에는 유일하게 중세도성의 모습이 남아있는

까를로스 5세의 문 혹은 까미노 문(Puerta del Camino)을 향하게 된다

 

대학순례증서를 갖고 있는 순례자들은 이곳 Logrono대학에서 도장을 받을수있다

Logrono에는 UNED 대학과 Universty of Rioja 대학이 있는데 두곳중에서 하나만 받으면 된다

Universty of Rioja 대학은 까미노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에 특별한 이유가 없는한

멀리갈 필요가 없다고 한다

 

거대한 평원에 펼쳐져 있는 산책로에서 순례자들은 마음의 깊은 평화를 만끽하게 된다

도시와 산천 어느곳이든지 그들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재연해 놓고 있어서

드넓은 공원의 숲속에서는 오래된 고목나무를 타고 내달리는 다람쥐가

순례자들에게 기쁨의탄성을 자아내게 하고 사진을 찍기위해서

경쟁을 벌이기도 하지만

내가 찍을려고만 하면 왜 다람쥐는 그리도 재빠르게 수풀속으로 숨어 버리는가

야속하기만 하였다

어떤 사람은 배낭을 땅바닥에 팽게치고 나무위에 올라가서

카메라를 들고 다람쥐를 기다리고 있기도 하는것이다

에쿠쿠 그러다가 언제 까미노 데 꼼포스뗄라에 갈까 ...

 

수목림과 호수가 어루러진 정감어린 Logrono 시의 Grajera 공원을 지나면

Alto de la Grajera 언덕을 지나고 Navarrete로 내려가는 길이 나오는데

그길을 내려가기 바로 직전에

1185년에 설립되고 1세기 후에 파괴된

옛 San Juan de Acre 순례자 병원 흔적을 볼수가 있는데

사람들의 뜨거운 관심이 집중되는곳이기도 한것이다

잘 정돈되어 있는 소중한 문화 유적지인 만큼

멋진 기억을 남기고자 모두가 카메라와 스마트폰에

자신의 흔적을 남길려고 행열을 이루고 기다리기도 하였다

 

Navarrte에 이르면 정성들여 만들여진 공동묘지가

지나가는 순례객들의 마음을 숙연하게 해준다

또한 세라믹 공장과 포도주 양조장 Rioja 지방 정부가

이곳의 오래된 저택을 복원하여 만든 알베르게가 유명하다고 한다

Navarrte는 Logrono 보다 훨씬 역사가 오래된 도시로서

까스띠야 왕국과 나바라 왕국이 수없이 많은 전쟁을 치룬곳이라고 전해진다

그래서 인가

마을 입구의 대저택들의 대문에는 어김없이

유명한 가문인것을 표시하는 멋진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우와 ~ 지금도 무척 자랑스러워 보인다

 

1986년 자전거를 타고 순례하다가 사고로 숨진 벨기에 사람

엘리스를 추모하는 조형물이 순례자들의 발길을 멈추게 하는데

진심으로 그가 하늘나라에서 평화롭기를 기도하게 되는것이다`

 

스페인 특유의 숨막히게 따가운 햇살아래 마지막 남은 10km는

Ventosa 라는 작은 마을에서 시작된다

세월의 흐름 따라 자동차 도로가 정통 까미노 도로를 점령한곳도 지나야 되고

다시 까미노 길에 접어들면 Alto de San Anton 까지 오르막길을 만나게 된다

 

생쟝에서 출발하여 오늘까지 일주일이 넘게 걸어오면서

만나고 헤어졌던 사람들을 길에서 다시 만나는게 되는것은 큰 기쁨일수도 있는것이다

고장이 나버린 내 발가락 때문에 남들을 앞질러 가지 못하고

뒤따라와서 앞질러 가는 사람들을 정성으로 배웅할수 밖에 없었던

안타까운 나의 처지가 오늘

오히려 많은 사람과 만나게 되는 행운의 길을 만들어주기도 했던것이다

 

나를 보고 환호성을 지르고 나의 이름을 기억하고 Lucy를 연호하면서 불러 세우고

멀리서도 쫒아와서

안아주는 순박하고 사랑이 넘치는 여성들 때문에 환희로운 순간들이 많았던 오늘이었다

어떤 남성들은 나와 똑같은 바우쳐 인사를 하면서 기뻐하는 모습이 사랑스럽기도 하였다

 

까미노길위에 서있는 사람들은 외롭다

아무도 나의 일을 대신해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끝없이 뻗어있는 길을 걸으며 땡볕에 목이 마르고 숨막히는 더위을 감당해야 하고

아픈 다리와 발뿌리에서 전해오는 칼끝에선 듯 아픈 통증도 이겨내야만 하는

순례길의 사람들은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도망칠곳이 없는 것이다

오직 나의 두발로 서서 걸어야 하는것이다

쓰러진다면 죽음이 있을뿐이다

누군가에 의해서 발견된다면 몰라도 물도 없고 먹을 음식도 없는 섬이다

사방이 푸른 물결이 넘실거리는 죽음의 바다 한가운데 홀로 떠 있는 섬

그것이 까미노 길 인 것이다

엄청난 고독의 섬이기도 한것이다

 

까미노의 순례자들에게 가장 필요한것이 무엇일까

그것은 당신의 따뜻한 미소와 사랑의 마음일것이다

격려의 한마디가 아픈발의 통증을 잊게 해준다

가벼운 칭찬의 말 한마디가 천만배의 힘이 솟게 만드는 것이다

 

동병상련(同病相憐)이라 했던가

서로의 아픈 고통을 이해하고 배려해주고

남을 존중할줄 아는 마음 하나로 까미노의 길은

서로에게

너무나 값진 은혜로운 시간이 되는것이다

 

언제끝날지 모르는 절망감에 사로잡히기도 하는 Najerila 계곡과 평원을 지나게 되면

Najera 마을이 신기루 처럼 보이게 된다

이제 가야할 곳이 정해진 안정감 때문에 발걸음에 속도를 내어 걷노라면

공업지대를 지나고 Yalde 강의 다리를 건너면

건축페기물이 쌓인 낡은 밀가루 공장이 서있다

이공장의 담벼락에는

이곳 성당의 에우제니오( Eugenio) 수사가 써놓은 유명한 문구가 있다

"순례자여! 누가 당신을 불렀는가 ?"

"어떤 감춰진 힘이 당신을 이곳으로 이끌었는가 ?"

원본글과 독일어로 번역된 글이 함께 적혀 있는것이다

 

나는 이말에 대하여 단숨에 응답할수가 있다

"나는 그분의 보이지 않는 초대장을 받고 이곳에 왔노라"고

나에게는 어떠한 의견을 표현할 의지도 의문도 없이

다만 열린문으로 그렇게 이끌려서 이곳에 도착하게 된것이다

 

왜 그곳에 가냐고 하였을때

밑도끝도 없이 그냥 초대받아서 간다고 말하는 내가

기이하고 신기하기만 하였다

하늘과 땅이 맞닿아 있는 스페인의 땅

별이 쏱아져 내리는 곳

빛이 쏱아져 내리는 곳

이곳 까미노길의 한복판에

내가 서있게 된 유일한 이유가 되는것이다

 

Najera는 Najerilla를 관통하여 옛시가지로 들어가게 된다

이곳은 거대한 바위산 아래 세워진 고대의 Rioja 지방의 수도로서

10 ~ 11세기 빰쁠로냐가 이슬람의 세력에 의해 파괴된후

나바라 왕국의 수도가 있던 곳이기도 하며

Najerilla위에 놓인 여덟 개의 아치형 다리를 통하여 구시가지가 신시가지로

이어지게 되는것이다

까미노의 유명한 자선가 후안 오르테가 이다리를 세웠다고 역사가들은 말하고 있다

 

Najera에는 유명한 성당이 많은데 역사적으로 가장 중요한 곳은

Santa Maria la Real수도원이라고 한다

이수도원은 1502년 돈 가르시아 왕의 후원으로 지어졌으며

전해오는 전설에의하면 가르시아가 사냥을 하는중에 그의 사냥매가

비둘기를 쫓아서 동굴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그동굴에서 성모 마리아가 아기 예수를 안고 있는 성상을 발견했다고 한다

동굴안에는 성모상이 모셔져 있으며 별도의 조명없이 양초한개만으로 불을 밝히고 있다고 한다

성당 아래 동굴에는 나바라 왕국의 왕과 왕비 무덤이 있다

Santa Maria la Real 수도원의

고딕 양식의 회랑 4면으로된 바로크 양식의 제단과 병풍 성가실의 좌석은

Rioja 지방 예술의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오늘 내가 찾아간 알베르게에서 내배낭의 흔적을 찾을수 없어서 황당했었다

분명하게 나의 배낭이 있어야 할 알베르게에서 방이 없다면서

나의 배낭은 어디 어디에 가서 찾으라고만 냉담하게 말했다

내가 그곳을 힘들게 찾아 갔을때는 이미 나의 배낭은 또 다른곳으로

이동되어 있었다 ~~~ !

이름이 Municipal 이다

이름도 요상하여 웃지도 울지도 못하고 Municipal을 찾아 나섰는데

그곳이 로터리 형태로 도시 계획이 된곳이라서

갔던곳을 다시 돌아나오고 다시 육교같은 계단을 오르내리기도 하였지만

찾을수가없었다

길을 가르쳐 주는 사람마다 정확하게 알고 있지를 못했던것이다

결국은 호텔에 들어가서 나의 사정을 이야기 하고 도움을 청했다

그랬다 같은 종류의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정보가 정확했던것이다

Municipal은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국립숙소가 되는것으로서

종교인들이 자원봉사하는 곳이기도 했던것이다

 

방이 없다는것 때문에 더이상 내가 필요하지 않았던 그들은

나를 냉정하게 거부했던 두집의 알베르게 사람들은

조금의 발걸음도 옮겨 놓기가 싫어서

말로만 가르쳐 주는 냉정함 때문에

아픈발을 이끌고

한곳도 아닌 세곳을 찾아 다니게 만들어서

화가 났지만 화를 낼 처지도 아니라서

그 참담한 심정이란 말할수가 없는 가운데

한참만에 집을 찾게 되었는데

내가 찾는 알베르게가 있는곳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었던

학교운동장에서 뛰어 놀던 아이들이 내말을 듣는순간

차던 공을 집어 들고

떼를 지어서 쫒아나와서

나의 길을 안내해 주었던것이다 ~~~ !!!

 

그리고 그 고된 고행을 끝내고 알베르게에 도착하자

그곳에 먼저 와 있었던 사람들이 환호성을 지르면서 반겨주는 것이다

그곳에 있는 봉사자들도 환영일색이었다

 

사설 알베르게는 30 ~50 유로까지 천차 만별이지만

국립 알베르게는 보통 5유로에서 10유로이다

그알베르게의 봉사자는 기부금 형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5 유로라고 해서 10유로를 기부함에 넣으려고 하니까

그럴 필요가 없다면서 5유로를 넣으라고 말해주었다

이얼마나 감동적인가

나을 거부했던 알베르게 때문에 거의 한시간 이상을

거리에서 고생하고 ~

예쁘고 눈이 초롱한 아이들이 떼를 지어서

내가 가고자 하는 알베르게를 말해주고는 도망치듯이

골목으로 사라저 갔다

 

다른 두곳의 알베르게 주인들은 자기들의 방이 모두 차버리니까

나의 배낭을 방이있는 알베르게로 옮겨 버린것이었다

나의 의견도 물어 보지 않고 옮겨 버린것은

엄청난 그들의 행정 서비스의 잘못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따질수있는 나의 상황이 아니었고

마지막 Municipal의 봉사자들의 정직하고

따뜻한 환대의 마음 때문에

모든 걱정이 한순간에 눈처럼 녹아 내렷던 것이다

아아 지금도 학교운동장에서 뛰어 놀던

그 아이들의 천진스러운 웃음소리가 낭낭하게 들리는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