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tella Lizarra 에서 Los Arcos (Navarra)로 가다

2024. 9. 8. 16:32꿈속의까미노순례길

순례자의 목마름을 채워주는 포도주

21.5Km / 6H

< 빠블리또 노인 >

 

일곱 번째 여정을 하려면 비야마요르 데 몬하르딘 언덕으로 오르기 전까지 다양한 마을을 지나야 합니다. 이곳은 19세기 전통주의자들이 까를로스 7세를 왕으로 추대하기 위해 자유주의자들과 전투를 치렀던 에스떼야 분지의 비탈길입니다. 순례자에게 이라체 수도원으로 이르는 숲길은 생장 피에드포르에서 론세스바예스에 이르는 피레네 산맥의 언덕을 떠올리게 합니다.
아스께따로 이르는 길에서 개암나무로 만든 근사한 순례자 지팡이를 선사하는 빠블리또 노인을 만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순례자는 언덕 위의 비야마요르 데 몬하르딘을 지나면서 외로움을 절실하게 느끼게 될 것입니다. 로스 아르꼬스에 이르는 길에서, 간간히 밭을 일구는 농부와 같은 길을 걷는 동료 순례자를 제외하면 드넓은 포도밭과 농장뿐입니다.

그러나 이 후반부의 여정은 자전거 순례자에게는 축복과 다름없는 평탄함과 편안함을 선사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길은 순례자에게 고독함과 외로움을 주는데, 이것은 새로운 도전임을 잊지 맙시다.
외롭게 홀로 떨어져있는 마을인 비야마요르 데 몬하르딘에서 일곱 번째 여정의 목적지인 로스 아르꼬스까지는 12킬로미터가 넘습니다. 이 구간에서 순례자는 어떤 마을도 만날 수 없음으로 충분한 행동식과 훨씬 많은 물을 미리 준비하여야 하며 일사병이 우려되는 씨에스타 시간을 피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에스떼야에서 첫 번째 마을인 아예기까지는 2킬로미터 정도 밖에 떨어져있지 않습니다.
에스떼야의 알베르게를 나와 직진하면 두 개의 주유소와 아름다운 성당 건물을 지납니다. 그러고 나면 도시를 빠져 나오게 됩니다. 포장된 도로의 오르막길을 오르면 에스떼야와 거의 붙어있어 도시의 일부로 여겨지는 아예기에 도착하게 됩니다.
아예기에서는 포도주 수도꼭지로 순례자에게 유명한 이라체 수도원이 눈에 잡힐 듯 가깝습니다.
아예기는 순례자에게 특별한 알베르게 체험을 하게 해줍니다. 바로 무료로 까미노의 첫 100킬로미터를 해냈다는 증명서를 제공해 주는 것 입니다. 아예기에서 순례자는 두 번째 마을인 아스께따로 직접 가는 오른쪽으로 난 길을 택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 몬떼후라 산 가까이에 있는 이라체 수도원을 거쳐 아스께따로 가기 위하여 오래된 N-111 고속도로를 건너가는 직진 도로를 택합니다.
아예기에서도 까미노 싸인을 잃어버리기 쉬우므로 순례자는 조심을 하는 것이 좋으나, 이라체 수도원을 지나는 것을 제외하고 두 길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이라체 호텔 부근에서 다시 만나게 되므로 그리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제 순례자는 책과 블로그를 통해 가장 많이 보았던 장소인 보데가스 이라체에 도착합니다.

< 보데가스 이라체 >

 

또한 포도주의 땅으로 들어온 것을 실감하게 될 것입니다. 한 잔의 포도주와 한잔의 샘물은 순례자의 마음을 풍족하게 적셔주는데, 어쩌면 이러한 것은 까미노를 빙자한 포도주 마케팅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중세시대 이 길을 힘없이 걸어야 했던 굶주린 순례자에게, 한 조각의 빵과 한 잔의 포도주는 어떤 의미였을지 생각해봅시다.

나바라의 가장 유명한 수도원 중 하나인 이라체 수도원은 평지에 있는 보데가스 이라체를 지나야 합니다.
수도원을 지나 오른쪽 길을 따라가면 한번쯤 머물고 싶은 이라체 호텔에 도착하게 됩니다. 호텔의 뒤 왼쪽으로 나있는 길을 따라 산 미겔의 들판을 지나 자동차 전용 도로의 밑을 지나는 터널을 통과하면 까미노는 바위투성이 산 위에 펼쳐진 떡갈나무 숲으로 들어갑니다. 숲으로 난 구부러진 길을 따라가면 이내 언덕 위의 작은 마을 아스께따에 도착하게 됩니다. 아스께따는 마을광장 근처의 시원한 샘물 이외에 특별한 서비스가 없습니다. 그렇지만 아스께따에는 순례자에게 개암나무 지팡이를 선물하는 빠블리또 할아버지를 만나 볼 수 있습니다. 할아버지의 집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그저 마을에서 만나는 사람 누구에게나 그의 이름만을 물어보면 친절히 가르쳐 주기 때문입니다.

아스께따에서 비야마요르 데 몬하르딘까지는 1킬로미터가 채 되지 않는데,

< 무어인의 샘 >

 

마을을 지나는 자동차 도로를 왼쪽으로 두고 마을을 나와 농장지대로 나서기 위해서 마을을 오른쪽으로 돌아나갑니다. 포도밭으로 난 까미노를 따라 걷다 보면 두 개의 아치를 가지고 있는 무어인의 샘에 도착하게 됩니다. 이곳에서 오른쪽으로 걷다보면 중세에 만들어진 샘터를 지나고 일곱 번째 여정의 가장 높은 마을인 비야마요르 데 몬하르딘에 도착하게 됩니다. 이 마을은 언덕 위에 솟아있는 아름다운 풍경을 가진 조그만 까미노 마을로 성벽에 맞대어져 있는 바로크의 화사한 탑을 가지고 있는 아름다운 성 안드레아 성당이 인상적입니다.

비야마요르 데 몬하르딘을 떠난 순례자는 이제 끝날 것 같지 않는 까미노를 따라
아득한 포도밭 사이로 내려가야 합니다. 우르비욜라와 N-111 도로를 검정 버드나무 숲의 왼쪽으로 보면서 걷기 시작하는 이 길에서는 까미노 싸인이 잘 표시되어있으며 직진으로 나가는 넓은 농지를 지나기 때문에 로스 아르꼬스까지 길을 잃을 염려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3시간이 넘게 탁 트인 공간을 침묵과 함께 걷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집 생각이 날 수도 있고 지난 시간의 어려움이 생각나기도 합니다. 이 길을 가기 전에 물통을 채울 수 있는 기회는 우르비욜라(Urbiola)에서 올레후아(Olejua)로 이어지는 아스팔트 도로와 만나는 교차점에 있는 우물입니다.

로스 아르꼬스에 도착하기 약 2킬로미터 전
왼쪽에 있는 소나무 숲 이외에는 따가운 스페인의 햇살을 피할 그늘조차도 없으니, 해가 따가운 시간은 가급적 피하세요.
로스 아르꼬스는 15세기와 16세기를 거치면서 가스띠야 왕국과 나바라 왕국의 경계에 위치한 도시로서 두 왕국 어느 곳에도 세금을 내지 않으며 두 왕국의 상업적 특성을 잘 이용해 부를 축척했던 마을이었습니다. 발코니가 있는 아름다운 집들 사이의 조그만 골목길을 지나다 보면 길은 어느새 조그만 광장 왼쪽으로 아름다운 산따 마리아 성당을 지나 까스띠야 문을 통과하게 됩니다. 알베르게는 무네스로 향하는 도로를 건너 조그만 콘크리트 다리를 지나면 정면에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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