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나 ~나바레떼

2024. 9. 7. 16:16꿈속의까미노순례길

최고의 포도주를 만나는 라 리오하주에 입성하다

22.5Km / 6H 30M

순례자는 비아나의 오래된 성채에서 까미노 싸인을 따라서 처음 들어왔던 입구와 반대편으로 도시를 빠져나가게 됩니다. 자동차 전용도로를 등지고 걸으면 로그로뇨로 향하는 붉은 아스팔트로 포장된 길로 접어들게 됩니다. 비아나에서 로그로뇨까지는 단조로운 10킬로미터 남짓의 길이 남아있을 뿐입니다.
먼저 비아나를 에워싸고 있는 과수원으로 내려갑니다. 학교와 성벽 사이의 N-111 고속도로를 조심해서 건너면 아스팔트로 포장된 길이 약 2킬로미터 정도 떨어져있는 비르헨 데 라스 꾸에바스(Virgen de las Cuevas)로 안내합니다. 많은 순례자들은 이곳에서 몸과 마음을 추스릅다. 그 후 왼쪽으로 까냐스 연못(Laguna de las Cañas)를 지나쳐 울창한 소나무 숲을 통과하면 고속도로를 건너야 합니다. 그러면 지저분한 공장지대를 지나치게 됩니다.

이제 순례자는 새로운 라 리오하주에 발을 내딛게 됩니다.
이 구간은 도로의 리모델링으로 2006년에 변경되었다고 하는데 도시로 들어가기가 상당히 불편하게 되어있습니다.

< 마리아 할머니 >

 

마지막의 내리막 구간에서 순례자는 펠리사라는 할머니가 살았던 재미있는 집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그녀의 집은 화분과 접시 같은 것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쉽게 눈에 띕니다.
펠리사는 2002년 10월 92살을 일기로 생을 마감하기 전까지 오랜 세월 동안 순례자에게 달콤한 무화과와 시원한 물 그리고 사랑을 주었다고 전해집니다. 또한 그녀는 글을 쓸 줄 몰랐기 때문에 막대기 표시로 자신의 집 앞을 지나는 순례자의 숫자를 표시했다고 합니다.
현재는 그녀의 딸인 마리아 할머니가 어머니의 전통을 이어가며 순례자의 끄리덴시알에 도장을 찍어주고 있습니다.

라 리오하 LA LIOJA

< 라 리오하 주에 입성 >

 

라 리오하는 스페인에서 가장 작은 자치주입니다.
5,000평방 킬로미터가 약간 넘는 이 땅은 크기에 비해 놀라울 정도로 풍성한 문화와 예술, 다양한 경관을 보여줍니다. 라 리오하의 북쪽 면은 에브로 강의 저지대, 남쪽 경계는 이베리꼬 산맥의 일부인 산악지대와 맞닿아 있습니다. 이 지역은 대서양 기후와 지중해 기후, 내륙의 메세타 지역의 영향이 모두 만나는 접점입니다.
그리고 몇 킬로미터만 가면 눈 덮인 산봉우리, 울창한 떡갈나무 숲, 사슴과 멧돼지가 사는 소나무 숲이 있는 라 데만다, 우르비온, 까메로스 산지가 있습니다. 에브로 강 연안을 지나다 보면 비옥한 충적토 평야가 펼쳐져 있고 포도밭의 바다가 물결칩니다.

라 리오하의 땅은 비옥했기 때문에 선사시대부터 사람이 거주했고 늘 이곳을 차지하기 위한 쟁탈전이 벌어졌습니다. 또한 엔시소 지방에 가면 공룡의 화석을 볼 수 있으며 이곳에 뻬냐 게라에 고인돌도 있습니다. 라 리오하는 다른 지역보다 로마네스크의 흔적이 강하게 남아있는데 특히 깔라오라에는 로마네스크의 자취가 많이 남아 있습니다.
라 리오하의 예술적 유산으로는 수소 데 산 미얀의 모사라베(Mozarabe; 스페인의 아랍 왕국에 살던 그리스도교인) 미술, 산또 도밍고 데 라 깔사다 대성당 같은 아름다운 로마네스크 건축, 나헤라의 산따 마리아 라 레알 성당 같은 고딕 건축 등이 있습니다. 또한 로그로뇨, 산또 도밍고 데 라 깔사다, 나헤라 같은 도시의 오래된 길, 산 미얀 데 라 꼬고야의 수도원, 다발리요와 사하사라의 성벽 등을 돌아보면 리오하에 남은 유적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까미노 데 산띠아고는 이 땅을 지나면서 여러 예술 유산을 남겼을뿐만 아니라 끌라비호 전투(Batalla de Clavijo; 9세기 이슬람교도와 그리스도교도의 전투 중 야고보 성인이 나타나 무어인들을 무찔렀다고 함)나 산또 도밍고 데 라 깔사다의 구워진 다음에도 살아나 울었다는 암탉과 수탉 이야기 같은 수많은 전설을 남겼습니다.

한편 라 라오하의 자연은 정성을 들여 땅을 일군 리오하 사람들에게 값진 선물을 주었습니다.
바로 포도주입니다. 스페인에서 리오하만큼 좋은 포도주를 생산하는 지역은 없습니다. 특히 적포도주는 세계 최고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노 호벤(Vinos Jovenes), 끄리안사(Crianzas), 레세르바(Reservas), 그란데스 레세르바(Grandes Reservas)와 같은 포도주가 생산됩니다. 이 포도주들은 오래된 떡갈나무 통에 숙성되어 균형 잡히고 풍성하며 풍부한 색깔, 적당한 산도, 섬세한 향, 기분 좋은 감칠맛을 냅니다.

< 라 리오하의 와인길 표시 >

 

‘포도주의 길’(La Ruta del Vino)을 가다 보면 가족 단위로 운영하는 포도주 창고를 방문해서 리오하의 보물을 맛볼 수 있습니다. 굳이 방문하지 않더라도 리오하 포도주 생산의 대표 지역이라고 할 수 있는 라 에라두라(La Herradura)에 있는 아름다운 주점에 가서 포도주를 먹어도 좋습니다.
맛있는 포도주와 함께 곁들일 절묘한 요리로는, 리오하 지방 고유의 야채 메네스뜨라로 만든 고기요리, 속을 채운 고추 요리, 리오하 식 감자 요리, 달팽이 요리, 양 갈비, 곱창 그리고 후식으로는 까메로 치즈, 복숭아, 마사빠네스 데 소또 등이 있습니다.

자, 이제 로그로뇨까지는 이제 정말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순례자들은 로그로뇨 시가지로 들어가기 위해 까미노에서 처음으로 만나는 큰 강인 에브로 강을 삐에드라 다리를 통해서 건너갑니다. 다리를 건너 오른쪽의 건물 사이로 이어져있는 까미노 싸인을 따라가다 보면 오래된 성벽의 일부처럼 보이는 문이 나옵니다. 레벨린 문(Puerta del Revellín)을 통과한 순례자는 광장에 도착하게 되고 여기에서 마르께스 데 무리에따라는 직선도로를 따라 계속 직진하다 보면 도로의 끝입니다. 여기에서 뚜게스 데 나헤라 거리를 따라 왼쪽으로 300미터 가량 직진하면 됩니다. 도시에서 나오려면 2명의 순례자 조각상이 있는 공원을 통과하여 지나면 됩니다. 여기에서 자동차 도로와 연결된 까미노 사인을 따라 걷다 보면 아래쪽에 나무로 우거진 자전거 도로와 연결된 산책로를 만나게 되며, 이 길은 그라헤라 공원까지 약 2킬로미터에 걸쳐서 이어져있습니다.

< 그라헤라 공원의 아름다운 저수지 >

 

로그로뇨를 빠져 나오는 이 산책길은 순례자에게 평온한 안식을 줍니다. 서두를 필요 없이 풍경을 즐기면서, 그라헤라 저수지를 둘러싸고 있는 커다란 공원에 이어진 나무 산책로를 따라 편안하게 걸음을 옮기세요. 그러면 우거진 숲 사이로 아늑한 레스토랑들이 자리 잡고 있는 그라헤라 공원에 도착하게 됩니다. 이 아름다운 저수지 주변에 자리 잡은 공원에는 순례자를 위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공원을 가로질러 저수지를 돌아가면 자동차 도로위로 평행하게 이어져있는 철망에 순례자들이 걸어놓은 작은 십자가들이 반갑게 맞이합니다.

여기서부터 아홉 번째 일정 중에서 가장 힘든 구간이 펼쳐집니다.
바로 그라헤라 언덕의 정상을 향하는 급한 오르막길입니다. 그러나 이미 10일 가까이 까미노를 걷고 있는 순례자에게 이 언덕은 그리 힘들지 않습니다. 언덕 위의 정상을 넘고 나서 고속도로 N-120을 건너가면서 공장지대에서 포도밭 사이로 직진하여 다리를 건넙니다. 그 후 A-68 도로를 넘으면 이날의 목적지인 나바레떼 까지는 내리막을 내려가기만 하면 됩니다.
내리막길은 나바레떼로 들어가는 입구가 되며 순례자는 산 후안 데 아끄레 순례자 병원의 유적지와 창고들의 옆으로 지나 마을로 들어가게 됩니다.
나바레떼는 도공의 마을답게 오래된 도자기 공장들과 창고들이 많으며 훌륭한 호텔과 오래된 알베르게가 순례자의 발길을 잡습니다. 또한 나바레떼는 까스띠야와 나바라 사이의 전투가 치열했던 장소이면서 로그로뇨보다 더 이전에 만들어진 도시답게 오래된 문장으로 장식되어있는 아름다운 집들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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