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바레떼 ~ 나헤라

2024. 9. 7. 15:59꿈속의까미노순례길

열흘만에 편안한 발걸음을 옮기며..

18Km / 5H

< 산 안똔 언덕(Alto de San Antón) >

 

나바레떼에서 나헤라에 이르는 열 번째 여정은 지금까지 여정중, 가장 쉽습니다. 벤또사를 향하는 오르막과 구간의 가장 높은 언덕인 산 안똔 언덕(Alto de San Antón)을 오르는 오르막을 제외하고는 힘든 구간이 없으며 이 오르막도 그리 높지 않습니다.
나바레떼를 나와 벤또사의 언덕길을 오르기 전 까미노를 따라 내리막을 가다 보면 1986년 자전거를 타고 여행을 하다 교통사고로 죽은 벨기에 순례자 앨리스 그래이머를 추모하는 기념비를 볼 수 있습니다. 그녀의 죽음에서 알 수 있다시피 고속도로 N-120의 확장으로 과거의 까미노 구간이 바뀌면서 자전거 순례자에게는 조금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마을을 나와 고속도로로 들어가서 걷게 되는 1킬로미터 이상의 구간에서는 주의를 하여야 합니다.

순례자는 왼쪽으로 고속도로를 빠져 나와 고속도로와 평행하게 급하지 않은 오르막길을 걸어야 합니다. 이후 길은 까미노의 오른쪽으로 지나는 고속도로와 가까워졌다가 멀어졌다 반복하면서 4개의 교차로를 건너 이어집니다.
순례자는 소떼스(Sotés)에서 나오는 길을 따라서 오른쪽으로 고속도로를 향해 진행하다 도로를 가로질러 샛길로 들어가야 합니다. 소떼스의 잘 알려진 포도주 양조장의 포도밭 사이로 왼쪽으로 조금 비스듬히 샛길을 따라 까미노를 걷다 보면 나지막한 언덕 기슭에 아름답게 자리 잡고 있는 벤또사가 내려다 보입니다.

작고 조용한 마을인 벤또사에는
까미노의 공식 협회 중에 하나인 산 사뚜르니노 협회에서 운영하는 아름답고 친절한 알베르게가 있습니다. 마을의 출구를 나온 순례자는 가파른 오르막을 통해서 산 안똔의 정상에 오르게 됩니다. 이 오르막에서 순례자는 과거 이곳에 있었던 안또니아노스 수도원의 유적을 지나치며 잠시나마 까미노의 허망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산 안똔 정상에서는 편안한 내리막길이 시작되어 멀리 보이는 나헤리야의 계곡과 열 번째 구간의 목적지인 나헤라까지가 축복받은 포도밭으로 끊임없이 이어져 있습니다. 마지막 부분의 급경사를 지나면 순례자는 나헤리아 계곡을 따라 걸으며 까미노의 아름다움을 마음껏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나 N-120 고속도로와 만나게 되는 지점에서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계속 걷다보면 순례자의 왼쪽으로는 높이 솟아있는 통신용 안테나와 불모지가 나타나기 시작하며 이내 얄데 강 위를 지나는 보행자용 다리를 건너게 됩니다.

나헤리아 강변의 리오하 언덕에 자리 잡은 아름다운 중세의 도시 나헤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 순례자를 위한 시가 쓰여진 벽 >

 

상당히 불쾌해 보이는 공장지대를 지나야 합니다.
가구가 많이 생산되는 도시인 까닭에 까미노길을 따라 부서진 가구들과 같은 폐기물들이 어지럽게 쌓여있는 창고와 오래된 공장 건물을 지나는 순례자는 더러운 공장 벽에 써져 있는 시를 보고 생각에 잠기게 됩니다. 스페인 말을 하지 못하는 순례자에게도 너무 익숙한 이 순례자를 위한 시는 에우게니오 가리바이 신부님의 작품입니다.
까미노는 다시 N-120 고속도로를 건너야 나헤라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렇지만 대부분 도시의 알베르게가 그러하듯이 순례자의 지친 몸을 쉬게 해줄 알베르게까지는 아직 2킬로미터 정도가 남았습니다.

공장지대를 지나면서 느끼는 실망감은 이 아름답고 친절한 도시로 들어오면서 점차 사라집니다. 마치 거대한 벌통을 연상시키는 구멍이 뚫려있는 붉고 커다란 바위산들을 끼고 있는 나헤라는 라 리오하의 주도였으며 10세기와 11세기를 거치면서 나바라 왕국의 본거지 역할을 했고 그 이후에는 이슬람교도들이 빰쁠로나를 무너뜨렸던 거점이 되기도 했었습니다.
나헤라는 나헤리야 강을 사이에 두고 8개의 아치를 가진 산 후안 데 오르떼가 다리가 구도시와 신도시를 연결시켜주고 있습니다. 나헤라는 특히 아름다운 기사들의 회랑과 신비한 왕가의 영묘를 볼 수 있는 산따 마리아 라 레알 수도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벤또사 마을정보 보기  
  나헤라 마을정보 보기  
  DAY10 나바레떼~나헤라 루트정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