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아군 ~ 엘 부르고 라네로

2024. 9. 5. 12:40꿈속의까미노순례길

고독한 시간, 명상과 기도가 함께하는 까미노

< 길 위에 그려진 두가지 루트 >

 

사아군에서 레온까지는 약 57킬로미터 정도입니다. 이 거리는 초보 순례자가 이틀에 걸쳐 소화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습니다. 삼 일에 걸쳐 걷는다면 여유가 많이 생길 것 입니다. 이 여유를 아름다운 레온의 건축물들을 충분히 감상할 수 있는 시간으로 정하는 것도 좋습니다. 삼 일의 여정 중 첫 번째인 스물한 번째 여정은 사아군에서 엘 부르고 라네로에 이르는 약 19킬로미터의 구간입니다. 이 구간은 편안하게 걸을 수 있는 까미노가 이어지지만 편의 시설이 부족하여 버스를 선택하는 순례자들이 증가하기도 합니다. 또한 이 루트는 지난 며칠간의 메세타보다 훨씬 더 많은 구간에 아스팔트가 깔려있어 자칫 다리에 무리를 줄 수도 있으며, 도로 주위의 나무들은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기에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한편 더욱 고독한 루트를 원하는 순례자를 위해 사아군에서 깔사다 델 꼬또를 거쳐 깔사디야 데 로스 에르마니요스까지 이르는 루트도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 길은 지나는 사람이 거의 없고 진정한 메세타 지역으로 황무지와 밀밭이 굽이치는 언덕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조용히 명상을 하거나 기도를 하기에 적당한 루트입니다.

사아군에서 스물한 번째 여정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먼저 마을 출구의 세아 강 위를 지나는 깐또 다리를 건너야 합니다. 이 다리는 교통량이 많은 까닭에 여러 차례에 걸쳐 수리되고 증축되어 중세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다리를 지난 순례자는 N-120 도로의 왼쪽으로 이어져있는 좁은 까미노를 만나게 됩니다. 길을 따라 계속 직진하면 깔사다 계곡 주위의 캠핑장을 지나게 됩니다. 주위의 밀밭은 깔사다 시내까지 이어지며 여기에서 다시 작은 다리를 건너서 도로 왼쪽으로 난 길을 따라갑니다. 다시 도로를 넘어 도로 오른쪽 까미노를 걷다 보면 버스 정류장이 나오고, 오른쪽에 산띠아고 데 꼼뽀스뗄라로 향하는 고속도로 위를 지나는 다리가 나타납니다. 여기에서 순례자는 두 가지 루트 중 하나를 선택하여야 합니다.

엘 부르고 라네로 루트 19Km /6H

< 만프레드 크레스를 기리는 대리석 십자가 >

 

베르시아노스 델 레알 까미노를 거쳐 엘 부르고 라네로로 가는 전통적인 까미노 프란세스를 걷기 원한다면 깔사다 델 꼬또에 들어가선 안 됩니다. 따라서 다리를 건널 필요도 없습니다. 까미노는 약 한 시간 반 가량을 계속 직선으로 이어집니다. 이 길은 걷기에 더할나위 없이 좋습니다. 길은 끝없는 평원 위로 이어져 있고, 작은 연못을 지나면 발데쁘레센떼 시내의 다리를 건너게 됩니다. 이윽고 오래된 뻬랄레스 성모 성당이 나타납니다. 성당을 지나면 순례자 쉼터가 나오고, 작은 시내를 건너면 1998년 이 길에서 생을 마감한 독일인 순례자인 만프레드 크레스를 기리는 대리석 십자가를 만나게 됩니다.

이제 스물한 번째 여정의 첫 번째 마을인 베르시아노스 델 레알 까미노가 눈앞에 펼쳐집니다.
약 200명의 사람이 살고 있는 이 마을의 알베르게는 대단히 친절하며 바는 간단한 음식을 먹는 사람들로 흥청거립니다. 마을 출구에서 순례자는 까미노를 따라서 앞쪽으로 작은 나무가 있는 길로 직진해야 합니다. 이 길은 엘 부르고 라네로까지 자동차 도로와 평행하게 이어지며 두 시간정도 걸립니다. 약 한 시간 반 가량이 지났을 무렵 까미노의 머리위에 산띠아고 데 꼼뽀스뗄라로 향하는 고속도로가 지나갑니다. 편안한 길이지만 자동차 도로와 평행하게 걷는 것은 정신적 인내를 필요로 하는 일 입니다. 머리 위 송전선을 지나 오래된 십자가상까지 지나치면 엘 부르고 라네로에 도착합니다. 엘 부르고 라네로는 인구가 300명이 채 되지 않으나 순례자를 위한 각종 편이 시설이 준비되어 있는 작고 소박한 마을입니다.

깔사디야 데 로스 에르마니요스 루트 14.5Km /4H 30M

버스 정류장에서 N-120 도로를 건넌 순례자의 앞에 산띠아고 데 꼼뽀스뗄라로 향하는 고속도로 위를 지나는 다리가 보입니다. 다리를 넘으면 바로 산 베니또 수도회의 재미있는 이야기가 숨어있는 깔사다 데 꼬또가 나옵니다. 드디어 레알 거리로 들어서면 커다란 광장이 나타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마을의 출구가 나옵니다. 마을의 출구에는 곡식을 쌓아둔 창고들이 들어서있습니다. 이제 순례자의 눈앞에는 넓은 평원이 펼쳐져 있으며, 밀밭 길을 지나면 사아군에서 출발하는 기차를 만나게 되는 철로를 넘어야 합니다. 여기에서부터 까미노는 떡갈나무가 무성한 나지막한 언덕 위로 구불구불 이어집니다. 순례자는 그늘 아래서 뜨거운 햇빛을 피할 수 있고, 새들의 지저귐 이외에는 적막이 가득한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길은 명상과 기도에 많은 도움을 줍니다. 또한 숲이 끝나는 지점에서 약 1킬로미터 정도를 직진하면 오른쪽으로 검정 버드나무 숲 사이로 순례자를 위한 쉼터와 샘물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 후 완만한 언덕길을 오르면 깔사디야 데 로스 에르마니요스에 도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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