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9. 5. 12:13ㆍ꿈속의까미노순례길
아쉬움을 뒤로한채 레온을 떠나고..
레온을 빠져 나오기에는 많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레온에서 산 마르띤 델 까미노에 이르는 스물네 번째의 구간은 산 마르띤 델 까미노까지가 약 25킬로미터에 달하고, 비야르 데 마사리페까지는 약 22킬로미터에 달합니다. 산 마르띤 델 까미노 루트로 걷는다면 평균 주행거리보다 약 5킬로미터가 더 길기 때문에 약 7시간 가량을 걸어야 합니다. 그러나 길은 평탄하고 단조로워 어려움이 없습니다. 순례자는 도시 주위에 급하게 만들어진 주택가와 창고, 향기로운 포도주 냄새가 날 것 같은 포도주 저장고를 지나쳐 좁은 농로를 지나게 됩니다.
레온까지 꾸준하게 걸어온 순례자라면 지난번 경험했던 가슴 개운한 평원을 기대하게 되지만 라 비르헨 델 까미노까지는 참고 견뎌야 합니다. 라 비르헨 델 까미노는 1505년 성모가 발현한 곳으로 새소리와 더불어 조용하고 평화로운 곳입니다. 이곳에서 까미노를 따라서 약 3킬로미터 정도를 걷다 보면 순례자는 고속도로와 자동차 전용도로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곳을 지나게 됩니다. 이곳에서 까미노는 오른쪽과 왼쪽의 두 갈래로 갈라지게 되므로 어느 쪽으로 갈지 결정해야 합니다. 왼쪽으로 이어지는 오래되고 한적한 까미노를 걸어서 가까운 비야르 데 마사리페까지 걷고 여기에서 하루를 마감할 수도 있습니다. 반면에 정면으로 이어지는 까미노를 따라서 N-120 도로와 나란히 걷다 보면 비야당고스 델 빠라모를 거쳐 스물 네 번째 날의 목적지인 산 마르띤 델 까미노에 도착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는 레알 까미노인 산 마르띤 델 까미노 루트를 추천합니다.
레온을 빠져 나오기 위해서
찬란한 르네상스 양식의 건축물들이 단지를 이루는 산 마르꼬스 단지를 지나야 합니다. 공립 알베르게에 머문 순례자라면 대성당과 레알 바실리카 산 이시도르를 지나면 어렵지 않게 산 마르꼬스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유유히 흐르는 베르네스가 강을 지나는 다리를 건너면 복잡한 시가지가 교통 체증과 함께 끄루세로 지구까지 이어집니다. 이어지는 까미노는 기찻길과 나란히 지나가며 커다란 슈퍼마켓에 도착하기 전에 있는 십자가 광장에 다다르면 기차길이 멀어집니다. 이 광장을 지나가면 레온의 위성도시인 뜨로바호 델 까미노 입니다. 레온의 베드타운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하게 해내고 있는 뜨로바호 델 까미노는 항상 교통량이 많습니다. N-120 도로를 건너면 오래된 포도주 저장고와 함께 불규칙적인 주택들과 공장지대가 어지럽게 보입니다. 이 부근에서는 노란색 까미노 사인을 잃어버리기 쉽다. 창고 사이로 지나가는 길을 찬찬히 살펴 길을 잃지 않도록 주의하자. 포도주 저장고를 지나면 십자가상이 보이고 여기에서 N-120 도로를 왼쪽으로 두고 나란히 걸으면 됩니다. 순례자는 주유소를 지나 성모가 발현하였다는 라 비르헨 델 까미노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 라 비르헨 델 까미노 >
라 비르헨 델 까미노에 들어오면
각종 서비스를 즐길 수 있습니다. N-120 도로 왼쪽에 있는 라빠스 거리에는 샘터와 공동묘지가 있습니다. 라 비르헨 델 까미노에 도착한 순례자는 각자의 체력과 상황에 맞추어서 두 개의 까미노 중 하나를 선택하여야 합니다. 왼쪽으로 가는 까미노는 비야르 데 마사리페 루트라고도 불리며 레온에서부터 약 22킬로미터에 이르는 루트입니다. 이 루트를 선택한 순례자는 다음 일정에서는 아스또르가까지 약 29킬로미터를 걸어야 합니다. 육체적으로 힘들지라도 이 루트는 도로와 인접해 걷는 오른쪽 까미노보다 훨씬 조용하며 지루하지 않습니다. 정면으로 향하는 까미노는 발베르데 데 라 비르헨과 산 미구엘 델 까미노, 비야당고스 델 빠라모를 거쳐 산 마르띤 델 까미노에 이르는 약 25킬로미터의 루트입니다. 라 비르헨 델 까미노에서 나오기 위해서는 출구에 있는 마지막 신호등에서 왼쪽의 인도를 따라서 걸어서 자동차 전용도로와 평행하게 걷습니다. 어렵지 않게 순례자는 뿌엔떼 이 오스삐딸 데 오르비고에 이르는 두 가지 까미노가 있음을 알리는 커다란 표지판을 만나게 됩니다.
산 마르띤 델 까미노 루트 25Km /7H
< 어느덧 순례자의 걸음에 여유가 느껴진다. >
이 루트는 표지판의 정면에 있는 까미노로 N-120 도로와 평행하게 만들어진 보행자 길입니다. 산 마르띤 델 까미노에 이르기까지 자동차 전용도로와 나란히 걷기 때문에 자동차의 소음이 심할 것이라고 이 길을 외면하는 순례자들도 많습니다. 그렇지만 레온과 아스또르가를 이어주는 AP-71가 완성되어 이 도로에는 교통량이 많지 않습니다. N-120 도로와 나란히 걷다가 왼쪽으로 전진하여 A-66 도로의 밑을 지나는 터널을 지나면 커다란 안테나가 있는 곳까지 평범한 오르막을 올라야 합니다. 이어서 순례자의 왼쪽에 이 루트의 첫 번째 마을인 프레스노 델 까미노로 이어지는 좁은 샛길이 보입니다. 까미노는 다시 N-120 도로와 나란히 이어지며 물푸레나무가 이름다운 발베르데 데 라 비르헨에 도착합니다. 10세기부터 존재했다고 전해지는 인구 200명의 이 작은 마을의 끝에서 왼쪽으로 이어지는 까미노를 따라 약 1.5킬로미터만 가면 산 미겔 델 까미노에 도착합니다.
산 미겔 델 까미노에는 순례자를 위한 바와 레스토랑 향로로 구운 빵을 파는 가게가 있습니다. 이제 스물네 번째 여정의 목적지인 산 마르띤 델 까미노까지는 11킬로미터 정도가 남아있을 뿐입니다. 마을을 나와서 걷다 보면 왼쪽으로 아름다운 분수대를 가지고 있는 호텔을 지나게 됩니다. 이곳에서 알폰소 1세와 그의 아내 도냐 우라까가 전쟁을 벌였다고 알려져 있는 비야당고스 델 빠라모까지는 꾸준히 걸어도 1시간 반 가량이 걸립니다. 덧붙여 2개의 주유소 이외에는 특별히 눈에 띄는 것도 없이 지루한 길이 이어집니다. 마을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알베르게를 지나 까미노를 따라 N-120 도로를 건너야 합니다. 마을의 중심을 통과하여 작은 운하를 건너면 언덕 위에 샘터가 있고, 까미노 싸인을 따라서 다시 N-120 도로를 건넌다. 그리고 운하와 도로 사이로 이어진 직선 도로를 따라 1시간가량을 걷다 보면 산 마르띤 델 까미노에 도착합니다.
비야르 데 마사리페 루트 22Km / 6H
라 비르헨 델 까미노 출구의 표지판에서 왼쪽으로 이어지는 까미노를 따라 가다보면 까미노 사인은 A-66 도로의 밑을 지나는 터널과 철길위로 이어집니다. 비야르 데 마사리페 루트의 첫 번째 마을인 프레스노 델 까미노까지는 약 3킬로미터 정도입니다. 커다란 유리창이 있는 인상적인 가구점에 도착하면 마을에 도착한 것입니다. 마을을 나서면 얼마 되지 않아서 주위가 평원으로 변하며 좁고 꼬불꼬불 이어지는 까미노를 따라가게 됩니다. 순례자가 철길을 지나면 1킬로미터도 되지 않아서 두 번째 마을인 온시나 데 라 발돈시나와 만나게 됩니다. 이어지는 길은 대도시의 소음과 어수선함에 지친 순례자를 위로해줍니다. 또한 종종 지나치는 시원한 떡갈나무의 그늘은 거대한 평야를 통해 길게 늘어져 있습니다. 이렇게 6킬로미터를 걷다 보면 왼편으로 포도주 저장고를 지나면서 초사스 데 아바호에 도착합니다. 이제 비야르 데 마사리페 루트의 마지막 목적지인 비야르 데 마사리페까지는 한 시간 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마을을 빠져나와 높은 송전탑을 지나면 다시 주위는 그림과 같이 고요해집니다. 마을 입구에는 까미노를 기리는 벽화가 세워져 있으며 마을 왼쪽으로 알베르게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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