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9. 5. 12:04ㆍ꿈속의까미노순례길
길고 지루했던 메세타가 끝나다
24.5Km /7H
아스또르가에서 라바날 델 까미노에 이르는 스물여섯 번째의 구간의 거리는 24킬로미터 정도로 길지 않지만 고도가 870미터에서 1,150미터까지 올라갑니다. 메세타가 끝나게 되는 이 구간에서 순례자는 새로운 풍경을 볼 수 있고, 종종 쉴 수 있는 마을들은 충분한 서비스가 있는 곳입니다. 레온의 지루한 황무지가 끝난 것을 기념이라도 하듯 눈앞에는 거친 레온의 산맥들이 펼쳐집니다. 과거 이 고장은 마라가떼리아로 불렸다고 합니다. 우리의 남도 지방을 연상시키는 짙은 황토색의 밭과 기후는 사람들을 폐쇄적으로 만들었는데, 그런 이유로 이 지방의 사람들은 아직도 같은 지방의 사람들끼리 혼인을 하는 풍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이 지방은 소박하고 부지런한 농부와 목동들이 사는 약 50여 개의 마을이 이루어져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 여정의 핵심은 마라가떼리아 마을의 포근한 정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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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라가떼리아 마을의 건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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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바날 델 까미노 >
여정의 목적지인 라바날 델 까미노는 이러한 마라가떼리아 지방의 정취가 살아있는 마을입니다. 그래서 이를 즐기기 위한 순례자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입니다. 또한 라바날 델 까미노의 베네딕토회 수사들의 작은 수도회 미사에서는 황홀한 그레고리안 성가를 들으며 기도 할 수도 있습니다. 까미노를 걷다 보면 다음 여정의 하이라이트가 되는 폰세바돈을 멀리서 볼 수 있습니다. 폰세바돈은 까미노 프란세스에서 가장 높은 곳입니다. 충분한 휴식을 가지면서 폰세바돈을 마음에 새겨보는 것도 좋습니다.
순례자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스또르가를 출발하려면
순례자는 산따 마리아 대성당을 지나, 도시 출구의 산 뻬드로 성당을 지납니다. 이윽고 순례자는 마드리드와 아 꼬루냐를 연결하는 오래된 N-VI 도로를 건너 산따 꼴롬바 데 소모사 길로 접어들게 됩니다. 건널목에는 바와 상점들이 늘어서 있으며 친절한 까미노 싸인을 따라 계속 직진하여 발데비에하스 소성당 쪽으로 오래된 에세 오모 수도원을 만나면 발데비에하스에 도착하게 됩니다. 발데비에하스는 인구 150여명 정도의 작은 마을로 에세 오모 수도원 이외에는 특별한 볼거리도 없고 순례자를 위한 서비스도 없습니다. 마을을 지나 공장 지대를 지나면 A-6 도로와 만나게 됩니다. 도로를 지나면 까미노는 세 갈래로 갈라지지만 헤르가 강의 다리 앞에서 다시 만납니다. 순례자를 위한 까미노는 세 갈래 길 중에서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길입니다. 다리를 건넌 순례자는 왼쪽으로 무리아스 데 레치발도로 이어지는 길을 택할 수도 있고,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까미노를 따라서 까스뜨리요 데 로스 뽈바사레스를 들려볼 수도 있습니다.
까스뜨리요 데 로스 뽈바사레스를 지나는 까미노는
붉은 황토 빛의 부드러운 땅입니다. 마을의 출구에는 작은 운동장이 있는데 산따 까딸리나 데 소모사 직전의 레알 까미노와 만나기 전까지 한 시간 가량 완만한 오르막을 올라야 합니다. 무리아스 데 레치발도라는 서고트식 이름을 가지고 있는 이 작은 마을에는 17세기에 만들어진 마라가떼리아 전통양식의 소박한 집과 산 에스떼반 성당과 같은 건축물을 만날 수 있습니다. 까미노는 무리아스 데 레지발도에서부터 흰색의 작은 자갈로 이뤄진 황토 빛의 길로 이어집니다. 마을을 등지고 이어지는 이 길은 약 4킬로미터에 걸쳐서 완만한 오르막길로 산따 까딸리나 데 소모사까지 순례자를 인도합니다. 마을에 거주하는 주민이 채 50명도 되지 않는 이 작은 마을은 순례자들이 까미노에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레온의 이라고 산 아래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마을을 지나는 레알 거리를 지나면 마을의 끝에서 십자가상을 만나게 되고 길들이 만나는 지점에서 200미터 정도 도로를 걷다가 오른쪽의 까미노를 걸어야 합니다. 약 한 시간 정도 꾸준히 오르막을 걷고 나면, 멀리 폰세바돈의 모습이 보입니다.
이제 엘간소에 도착한 것입니다.
엘 간소에 다다른 순례자는 마을의 입구에서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레알 거리를 따라 마을을 통과하여야 합니다. 엘 간소에서부터 스물다섯 번째 여정의 마지막 목적지인 라바날 델 까미노까지는 약 1시간 반에 걸쳐서 오르막과 내리막이 계속 반복됩니다. 송전탑을 지나면 순례자의 앞길에 레게리나스 계곡의 시내가 지나고 평화스럽게 보이는 평원과 순례자의 쉼터로 안성맞춤인 떡갈나무를 만나게 됩니다. 100년은 넘어 보이는 커다란 떡갈나무는 순례자에게 하루의 여정이 거의 끝났음을 알려주는 표지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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