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9. 4. 11:51ㆍ꿈속의까미노순례길
마침내 산티아고 데 꼼뽀스뗄라에 입성하다
20.5Km / 6H
이제 뻬드로우소에서 산티아고 데 꼼뽀스뗄라까지는 20킬로미터가 남았습니다. 가는 방법이 두 가지가 있는데, 순례자는 이 여정을 시작하기에 앞서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뻬드로우소에서 15킬로미터 떨어진 몬떼 도 고소에서 하루의 여정을 마치고 다음날 아침 일찍 출발하여 산티아고 데 꼼뽀스뗄라의 대성당 미사에 참가하는 방법이 하나입니다. 다른 방법은 뻬드로우소에서 20킬로미터를 하루의 여정으로 걷고, 산티아고 데 꼼뽀스뗄라의 저렴한 모텔에서 밤을 보내고, 다음날 깨끗하고 편안한 복장으로 12시 대성당 미사에 참가하는 것입니다. 두 가지 방법 모두 장단점을 가지고 있으나 어차피 여정의 최종 목적지인 산티아고 데 꼼뽀스뗄라의 아름다운 유적들을 보고 느끼고, 감격하며 즐기기에는 온전한 하루를 모두 써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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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티아고 시내로 입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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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티아고 대성당에서 미사드리는 순례자 >
산티아고 데 꼼뽀스뗄라에서 100여 킬로미터를 더 걸어 유럽 대륙의 마지막인 피스떼라와 무시아를 향하는 순례자, 한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파리로 돌아가는 저가 항공을 타야 하는 순례자 모두에게 반드시 이 아름다운 성인의 도시에서 하루를 보내길 권합니다. 거의 40일 가까이 편안한 집을 떠나서 지구 반대편의 거친 땅을 스스로의 힘으로 걸어온 순례자의 체력은 거의 한계에 다다릅니다. 발에는 터졌다 아물었다 몇 번을 반복한 물집의 고통이 남을 것이고, 무릎은 시큰거리고, 어깨는 배낭의 무게에 짓눌린 채 파스 냄새를 풍길 것입니다.
그러나 감격과 기쁨의 날이어야 마땅할 이 여정은 기대에 못 미칩니다. 산티아고 데 꼼뽀스뗄라를 향하는 고속도로와 수많은 차로 들이 실타래처럼 얽혀있는 풍경 뿐입니다. 또한 주변 마을은 도시화 되었고, 거대한 축구 경기장과 라바꼬야 국제공항은 순례자의 길을 멀리 돌아가게 만들었습니다. 거기다 몬떼 도 고소의 거대한 알베르게의 소란함은 진정한 순례의 의미를 퇴색시킵니다.
그러나 이 여정의 기쁨과 아름다움은 산티아고 데 꼼뽀스뗄라 도시 깊숙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산 마르꼬스의 언덕을 달려 처음으로 산티아고 대성당의 탑을 바라보는 당신은 이미 순례자의 왕입니다.
뻬드로우소를 빠져나오는 까미노는 다양합니다.
제일 간단한 방법은 오래된 시청 건물의 뒤쪽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서 축구장을 만날 때까지 걷는 것입니다. 새로 만들어진 길을 따라가면 체육관 건물과 학교를 지나서 산 안똔이라는 마을에 도착 할 수 있습니다. 마을을 지나면 까미노 프란세스에서 마지막으로 걷게 되는 넓은 녹지가 있고, 어렵지 않게 아메날을 만나게 됩니다. 그러나 아멜날을 통과하는 길은 아주 복잡하고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까미노 싸인을 놓일 수도 있습니다.
순례자는 마을 출구의 N-547 도로를 넘어 유칼립투스 나무 사이로 편안하게 이어지는 완만한 오르막을 오르면 라바꼬야 국제공항에서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하늘을 나는 비행기와 지팡이를 짚고 37일을 걷는 순례자 자신의 모습은 묘한 대조를 자아내 감상에 젖게 만듭니다.
다시 나무가 우거진 숲길을 걸어 시마데빌라를 지나면 길이 원래 까미노의 모습을 찾아가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편안함은 파데사에서 만들어 놓은 거대한 공장지대를 만나면서 무참히 깨져버립니다. 이어지는 까미노를 따라 바레이라 언덕을 오르면 다시 N-547 도로를 만나게 되고, 얼마 걷지 않아서 N-634 도로를 넘으면 산 빠이오가 나옵니다.
산 빠이오에서 라바꼬야에 이르는 길은
까미노가 새롭게 만들어져서 상당히 편안합니다. 까미노 싸인을 따라 라바꼬야 국제공항으로 향하는 고속도로 밑으로 이어지는 터널을 통과하면, 까미노는 거의 왼쪽으로 90도 정도 꺾입니다. 여기에서 순례자는 라바꼬야로 내려가는 아스팔트 포장길을 만나게 됩니다. 라바꼬야를 지나는 순례자는 산 로께 소성당 방향으로 내려가지 말고, 교구 성당이 있는 왼쪽으로 돌아나가서 N-630 도로를 건너 빌라마요르로 이어지는 까미노를 걸어야 합니다.
< 땀에 젖은 얼굴을 씻는 순례자 >
뻬드로우소에서 10킬로미터를 걸어온 순례자의 얼굴은 땀으로 젖어있을 것입니다. 라바꼬야 시냇가에서 땀에 젖은 얼굴과 손을 씻으며 잠시 쉬었다가 약 500미터 정도 부드러운 언덕을 오르면 빌라마요르에 도착입니다.
아직까지도 시골의 정취가 남아있는 빌라마요르에서 부드러운 언덕을 오르면 네이로가 나옵니다. 여기에서부터 근사한 떡갈나무를 따라 산 마르꼬스까지 내려가는 길에 순례자를 위한 캠핑장과 갈리시아의 지방 방송국인 TVG를 지나게 됩니다.
산 마르꼬스와 몬떼 도 고소는
같은 지역이라고 보는 것이 좋습니다. 바로 눈앞에 있을 것 같은 조급함에 까미노를 내리 걸어 지나칠 수도 있으나 산 마르꼬스 소성당의 왼쪽으로 유명한 몬떼 도 고소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순례자가 이곳에서 처음으로 꿈처럼 떠오르는 산티아고 데 꼼뽀스뗄라 대성당의 탑을 봅니다. 그러나 흐린 날이나 여름철 유칼립투스 나무가 너무 무성하게 자랐다면 대성당의 탑이 보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포장도로를 따라 내려오다 보면 왼쪽으로 몬떼 데 고소의 거대한 알베르게 단지가 보입니다. 만약 이곳에서 여정을 마칠 순례자가 아니라면 서둘러서 계단을 내려가서 산 라사로로 향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리를 건너 고속도로와 사르 강, 철길 위를 지나 꽁꼬르띠야 까미노 공원을 만나면 산 라사로에 도착한 것입니다. 왼쪽으로 이어지는 보도를 따라서 지루하게 걸어가는 순례자는 산 라사로 지역의 출구에서 폰떼 도스 꼰체이로스 거리를 빠져나가 사립 알베르게에 머물 수도 있습니다.
< 산티아고 대성당 >
계속 직진하여 아베니다 데 루고 거리를 지나면 산티아고 데 꼼뽀스뗄라의 구시가지가 나옵니다. 대성당까지는 아직 한참을 걸어야 합니다.
뽀르따 도 까미뇨를 지나면 성인의 숨결이 느껴지는 산 뻬드로 거리에 도착합니다. 좁은 아니마스 거리, 세르반떼스 광장, 사끄라 길, 아사베체리아 도로를 지나야 대성당 옆의 쁠라데르시아 광장에 있는 것입니다. 윤이 나도록 닳아버린 돌로 만든 도로를 따라 아치를 통과하면 마침내 오브라도이오 광장이 나타납니다. 이제 순례자의 왼쪽에 그토록 갈망했던 산티아고 데 꼼뽀스뗄라 대성당이 보입니다.
대성당 앞바닥의 표시석에 한발을 내딛어봅시다.
이제 순례자는 성인의 품에 안긴 것입니다. 공식적인 까미노의 완주를 위하여 순례자는 대성당의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가면 이층에 자리 잡고 있는 순례자 사무실에서 끄레덴시알에 마지막 스템프와 꼼뽀스뗄라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참고로 대성당을 참배하는 순례자와 관광객들이 모이는 대성당 주변만이 산티아고 데 꼼뽀스뗄라의 전부가 아닙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아름답고 고색 찬란한 도시를 가볍게 구경하는 데에도 꼬박 하루가 걸립니다. 고풍스러우면서도 현대적인 시설들을 갖추고 있는 성인의 도시에서 느긋하고 편안한 하루를 보내길 바랍니다.
어느 관광지와도 마찬가지로 6월에서 8월말까지 산티아고는 방학을 맞은 학생들과 관광객, 순례자가 뒤섞여 혼잡합니다. 이 시즌에는 깔끔하고 저렴한 모텔과 호텔은 이용이 불가능합니다. 더군다나 맛있는 레스토랑은 줄을 서도 쉽사리 테이블을 차지할 수 없고, 거리는 온통 통제가 불가능한 왁자지껄한 웃음 소리로 넘쳐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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