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n Juan de Ortega에서 Burgos(Burgos)로 가다

2024. 9. 2. 12:27꿈속의까미노순례길

산 후안 오르떼가(San Juan de Ortega)에서 아게스(Ages), 아따뿌에르까(Atapuerca), 비얄발(Villalval),

까르떼뉴엘라 리오비꼬(Carderuela Riopico), 오르바네하 리오삐꼬(Oorbaneja Riopico),

까스따냐레스(Castanares) Burgos(Burgos)로 가는 길은 26.1km 7 시간 30분이 소요된다 13/5 2018

 

산 후안 데 오르떼가에서 출발하여 부르고스까지 가는 오늘은

정확하게 생쟝에서 출발하여 오늘까지 12번째 되는날이다

 

이곳 산 후안 오르떼가에서 부르고스로가는 루트는 3가지가 있는데

첫번째 여정은 로그로뇨와 부르고스를 연결하는 고속도로를 따라가는 길이고

두번째 여정은 중세부터 가장 많은 순례자들이 걸어오던

아헤스와 아따뿌에르까 비야프리아를 거치는 길이다

 

첫번째와 세번째길은 고속도로와 나란히 걸어가기 때문에 편하기는 하지만

대형트럭들이 만들어 내는 소음과 공장지대를 통과해야 하는 정신적인 피로감 때문에

아름다운 풍경과 역사적인 가치를 간직한 두번째 길을 따라 가노라면

길가에 세워진 대형 십자가를 만나기도 하고 오롯한 자신만의 생각에 잠길수도 있는것이다

 

아따뿌에르까를 통과하는 전통까미노길을 가기위해서는

과거 마드리드에서 출발했던 오래된 철도 구간을 통과하여 직진하는 흙길을 따라 걷는다

아헤스로 가기위해 마을을 빠져나오면 흙으로 된 담장을 가로질러 떡갈나무 숲으로 걸어 가게된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철길이 나오고 세갈래로 나뉘어졌던 길도 이어지면서

커다란 두개의 떨갈나무와 나무로 된 십자가 언덕에 이르게 되고

언덕의 왼쪽으로 18세기에 세워진 비르헨 델 레보로( Virgen del Rebollo) 성당이 보인다

이곳으로 부터 작열하는 스페인의 태양아래

끝없이 걸어야하는 스페인의 고유의 황무지가 기다리고 있는것이다

 

나바라의 왕이었던 가르시아의 무덤이 있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이곳 아헤스와

아따뿌에르까 마을에 이르는 까미노길은

성인 산 후안 데 오르떼가의 노력으로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고 전해진다

아따뿌에르까에 이르는 길은 드넓은 평원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나바라 왕국과 까스띠야 왕국의 전투에서 목숨을 잃은

나바라의 왕 가르시아를 기리는 죽은 왕의 경계석을 만나게 된다

 

이제 순례자들은 유럽 대륙에서 제일 오래 되었다는

인류의 발상지 아따뿌에르까에 입성하게되는것이다

 

마을 입구에는 최초의 인류인 "안테세소르"의 유적으로 가는 샛길이 있다

마을에서 3km 떨어져 있는 이유적의 발견은 인류최초의 동굴생활과

매장의 관습 등 고고학적인 엄청난 가치를 지니고 있는것이다

 

만약에 아따뿌리까에서 머물곳을 찾지못했다면

이마을의 출구에서 오른쪽으로 빠져 나와서

올모스 데 아따뿌에르까(Olmos de Ataquerca)라는

예쁘고 아담한 알베르게에서 머물수도 있는것이다

 

까미노길은 이곳 올모스 데 아따뿌리까에서도

다음 마을인 비얄발과 까르데뉴엘라 그리고 리오 삐고로 이어지는것이다

 

이제 까미노길은 올모스 데 아따뿌리까 마을의 출구에서

왼쪽으로 나있는 오르막 길을 따라가야 한다

 

이길은 숲길로 이어지고 철조망과 평행을 이루며 까미노길이 이어지고 있다

떡갈나무 숲으로 이루어진 완만한 언덕을 올라

정상에 이르면 눈앞에 펼쳐지는 광활한 평원이 내려다 보이는것이다

 

부르고스 성당의 높다란 탑이 까스떼나야의 초원과 지평선 사이로 보이고

돌과 나무로 만들어진 커다란 십자가상을 지나면 내리막길의끝에서 비얄발에 이르게 되는것이다

 

특별한 전설이 없는 조그마한 마을 비얄발과

다음 마을인 까르데뉴엘라 리오 삐꼬는 아주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고

2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까르데뉴엘라 리오 삐꼬와

오르바네하 리오 삐꼬 또한 조그마한 bar가 있을뿐 전형적인 시골 마을이다

 

오르네바하 리오 삐꼬의 출구에서 자동차 전용도로를 따라 다리를 건너고

이곳에서 순례자들은

다시 부르고스를 어느쪽으로 갈것인지결정해야 하는것이다

 

다리를 건너 정면으로 이어지는 아스팔트 길은 까스따냐레스(Castanares)를 통과하는 길이고

다리를 건너 오른쪽으로 간다면 처음 산 후안 오르떼르가에서 부르고스까지 가는 루트 중

세번째인 N속도로와 평행을 이루는 비야프리아를 지나는 까미노와 만나게 되는것이다

 

까스따냐레스를 지나서 부르고스로 향하는 길을 따라 걸어가는 순례자들은

아름다운 아르란손 강을 건너

나무로 우거진 산책길을 통하여 부르고스 역사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길이 될것이다

 

까스따냐레스로 가는 길도 두가지가 있는데 오른쪽을 선택하면 부르고스 공항의 철책을 따라가야 하며

왼쪽을 선택하면 농로를 따라서 조용한 길을 걸을수가 있지만 까미노 싸인이 없어서 주의가 필요하다

이제 대도시 부르고스에 도착한 순례자들은 알베르게에 도착하기 위해서는

도시의 반대편까지 중심부를 관통하게 되며 4km가 넘는 먼 길을 걸어가게 되는것이다

 

부르고스는 까미노를 위한 도시라고 할수없지만 중세부터 여러가지 산업이 발전했던 도시로서

순례자들을 위한 시설과 서비스가 완벽하다 할수 있다.

884년 디에고 로드리게스 뽀르셀로스에 의해 처음 아르란손 강변의 언덕에 만들어진 이마을은

1035년 까스띠야 왕국의건설과 1075년 주교 교구의 이동으로 큰도시로 발전되었다고 한다

 

부르고스를 대표하는 산따 마리아 대성당과 같은 아름다운 성당 건축물과 오래된 거리는

순례자들에게 중세의 장엄한 풍경을 아낌없이 보여주는 아름다운 도시이지만

나에게는 까미노길에서 두번째로 맞이하는 큰 충격의 사건이 기다리고 있는 도시이기도 하였다

 

순례자의길은 자기자신의 깊은 자아를 찾아 떠나는길이고 인간의 원초적인 외로움을 안고 떠나는길이다

 

까미노의 순례길은 서로 다른 모습의 얼굴과 언어를 사용하는

수많은 사람들과의 만남과 헤어짐이 교차하는 축복의 광장이기도하다

 

발의 통증 때문에 어쩔수없이 나를 추월하여 걸어가는 사람들을 배웅하며

인사를 해야만 했던 나의 지난 시간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나를 기억하고 환호하는 모습에 감동하고

감격스러운 순간들이 사진속에 담겨지기도 하였다

진정으로 그들이 나의 건강 상태를 걱정해주는 따뜻한 배려의 마음 때문에

땡볕속의 타는듯한 고통이

한순간에 사라지고 기쁨이 충만한 시간들이 되었다

 

이러한 가운데 나혼자있는 시간이 찾아오면

내 주위을 감싸고 있는 나무와 꽃들이 나의 그윽한 벗이 되고

이도시를 닮아있는 예쁜 돌맹이를 찾는

나의 시선이 맹열하게 내마음을 사로잡고 땅바닥에 고정되기도 하는것이다

그리고 어느순간엔가

내마음 한가운데로 몰래 비집고 들어와서

오늘의 화두가 된것은 나의 둘째인 문이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하게 되었다

 

한아이의 부모 된자의 마음이란

자식을 생각할때 가슴이 찢어질듯 아프고 불쌍하다는

막막한 슬픔이 고통스럽게 밀려오는것이다

 

인간은 누구나가 부모를 선택하여 태어나는것은 아니지만

그러나 부모는 누구라도 자기 자녀에게 좋은것을 줄려고 소망하는것이다

 

내가 오늘 울어야 했던것은

내가 내아이들에게 좋은 환경을 줄수없었던

나의 능력과 환경이

불가항력적인 것이었다는것

그리고 그것은 변명의 말이 아니라

어쩔도리가 없는 안타까움속의 속수무책이었다는 것이다

그럴지라도 나는

내아이들에게 나의 능력의 한계에서 발생한 불행함이

자녀들에게 평생의 짐이 되게 한것을 자책하게 되는것이고

그것을 회복하기 어렵다는

절망감 때문에 탄식하고 통곡하게 되는것이다

 

나는 나의 삶안에서 최선을 다했는가?

 

그러하다

나는 내가 버릴수있는 모든것들을 버렸으며

내아이들의 둥지가 허물어지지 않도록

내가 할수있는 일이란

나의 목숨을 걸고 온몸으로 방어막이가 되어

그 모진 세월과 사투를 벌리며 죽지 않고 살아있는것이었다

나의 개인적인 삶이란

추호도 없었으며

끝이 보이지 않은 끈질긴 고난의 세월이었다

 

그러나 지금

그 결과가 허무한것이고

내가 아이들에게 소망하고 바라는것과는

전혀

다른 세상의 아이들로 자랐다는것에 절망하게 되는것이다

 

나는 나에게 부여된 어머니로서의

평범한 책임을 다하고 싶은것 뿐이였으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인간의 도리를 다하고자 했던것이다

그것이

그리 하찮은 것이고 비난하여도 마땅한것이 되는가?

 

내가 아이들에게 하고 싶었던 말이란

아름다운 세상에 태어난것을 기뻐하고

남에게 피해를 남기지 말라는것이고

할수만 있다면 남에게 덕을 베푸는

배려의 삶을 살아야 한다는

아주 단순한것들이었다

 

우리둘째 문이에게는 특별한 신의 은총을 타고난 지혜가 있어

한번도 눈을 흘기고 꾸짖어 본 적이 없는 아이로 자라났다

 

한번도 "사랑의매"라는 것을 들어 보지않았던 이 아이에게

주어진 그 방만한 자유로움이 통제력을 잃고

권력으로 작용할때에는

자기자신의 몸을 다치게 할수도 있다는 무모함이 된다는것 !

 

나중에는 남의 영역을 침범하여 마구 휘저어버리는

광폭한 파괴력의 쓰나미가 될수도 있다는것 !

 

모든것들이

자기주장이 옳은것이라고 생각하는 강박관념이

습관되어 버린듯

어떠한 문제 앞에서도

일방통행식의 답과 결론만이 존재하는것이다 !

 

남들이 가지고 있지 않은 지혜로운 판단력으로

언제나 승승장구했던 문이에게는 그럴수밖에 없었던일인가 ?

남을 존중하고 남의 입장이되어 생각하고

배려할 줄아는 마음과

상대방의 마음을 평화롭게하는 겸손함의 미덕이 필요한것이다

 

이세상에는 완벽한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자의 사람인자를 보더라도

작대기 두개가 서로 기대고 있는 형상이 사람"인"자인것이다

성서속의 아담과 하와의 이야기를 빌리지 않더라도

사람은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면서

이해하고 서로 양보할때 비로소 행복해 질수가 있는것이다 !

 

절대로 이겨야 한다고 생각하지마라

절대로 손해를 보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마라

 

세상의 험한 파도를 넘어살아가는 인생길에는

절대로 이겨야 하고 절대로 손해를 보지 않아야

성공적인 삶이 되는것은 결코 아니니까 말이다

 

사람이 이세상에 태아나서

가장 소망하는것은 행복하게 사는것이 될것이다

남들이 가지고 있지 않은 모든 행복의 조건을

가지고 있는 문이가

진정으로 입문하여 배움을 가져야 할것은

따뜻한 배려의 마음과 겸손함의 미덕이 될것이다 !

 

이것을 무기로 획득할수만 있다면

우리 문이의 인생에서 어떠한 모진 비바람도

뚫고 나가는

"행복한 인생의 항해"가 너의 것이 될 것이다 !

 

너의 광활한 지식의 창고는

너를 무의식중에 해치는

무서운 칼날이 잠재되어 있을수도 있는것이고

그러한 위험에서 너를 보호하고 싶다면

 

너를 버리는 겸손함과

배려의 정신이 너의 무기가 되어야 하고

기도의 화두가 되어야 하는것이다 !

 

그래야 사람은

진정으로 아름다워 질수가 있는것이다 !

 

너에게는 이 조그마한 두개의 덕목이

너를 끝없는 행복의 나라에 살게 할것이고

하늘에 감사하는 삶이 될것이다 !

 

너는 너무나 많은 좋은것들을 받아든

사람으로 태어났음으로

그에 합당한 의무와 책임도 다하는 세상을 살아야하는것이다

 

이것이 우리 문이에 대한 까미노길의 응답이며

너의 미래에 대한 "하늘의 축복"의 말이 될것이다 ~ !

내가 배낭을 찾아야 하는 알베르게는

산 후안 (San Juan) 이라는 부르고스의 도시 끝쪽에 있었다

 

과거 까스띠야 왕국의 수도 였었고

스페인의 역사와 예술 그리고 귀중한 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는,

산업발전을 이룩한 거대도시 부르고스는

호기심 많은 내눈동자를 필요이상의 시간속에 붙잡고 있었던것 것일까. .

내가 산 후안이라는 알베르게 도착하였을때

여성 호스피텔리아는 방이 없다는 말로서 나를 냉혹하게 거부하고 있었다

 

그렇다 그동안 나의 배낭을 택배서비스로 보내는 알베르게에서

그날 숙소가 정해져 왔기 때문에 방이 모자라서 다른곳으로 가야하는

사고가 일어날줄은 꿈에도 예상을 하지 못했던것이다

 

까미노의 성수기인 7~8월에는 방이 모자라기 때문에

순례자들은 잠을 못자고 새벽부터 일어나서

걸어야하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는 책에서 읽기도하였고

까미노의 카페에서 들어서 미리 알고는 있었지만

지금은 그러한 성수기도 아니었고

오늘 내가 이곳에서 이런 일을 당할줄은 몰랐던것이다

그곳의 호스피텔리어는 내가 당황해서 다시물어보고 하는것이 귀찮았던가

나의 이름을 물어보고는 예약이 되어있지 않아서 방이 없다는 것이다 !!!

사실은 내가 처음 배낭을 택배서비스로 보냈던

알베르게 호스피텔리어는

나에게 택배봉투 쓰는 요령을 가르쳐주면서

내가 택배를 보내는 알베르게에

예약은 순례자가 본인이 해야한다는것이다

호스피텔리어들이 대신 해줄수가 없다는것이다

 

그것은 그들만의 상도의로서 지켜지는 예의처럼 들렸었다

그래서 나는 그런줄만 알고 있었던것이고

나중에 다음 알베르게에 전화를 걸어서 예약을 시도해 보았지만

모두 스페인어 전용이었고 아무도 영어로 대답하는 사람이 없었다

 

심지어는 내가 서울에서 생쟝의 오리손 알베르게 예약을 시도했을때도

스페인어로만 예약이 가능했던것이고 예약을 할수가 없었던 것이다

 

이제 망서림이나 생각할 여유도 없이

무거운 가방을 둘러매고 다음 목적지를 향하여 떠날수 밖에 다른 도리가 없었다

 

다른 남자 순례자 두사람도 난감한 표정으로 서있는것을 보고 나의 갈길을 재촉하게 되었다

나의 배낭속에는 작은 돌맹들이라고는 하지만

여섯개의 도시를 지나오면서 주은 여섯개의 돌과

어머니에 대한 묵상때 특별히 세명의 딸을 위한 돌 3개

그리고 어머니의것 한개를 합하면

모두 열개의 돌맹이가 됨으로 예전의 배낭무게를 능가하는

중압감으로 발걸음이 칼날위에 선것처럼 고통에 짓눌리게 되는것이다

 

이것이 얼마나 바보같은 무모한 짓인가를 생가하면서도

나는 그것을 버리지 못하고 꾸역꾸역 그것을 끌어안고

죽을듯이 걸어가고 있는 나는 누구인가 ?

 

이러한 나자신이

내가 나를 어쩌지 못하는 나자신이 너무나 싫지만

이것이 나의 참모습이고

불행이기도 하겠지만

이것이 나만의 고유한 장점이 되기도 할것이다

길바닥에서 쓰러져서 잘수는 없기 때문에

있는힘을 다하여

도착한 두번째의 알베르게의 호스피텔러는

친절했지만 방이 없다는것이다

정말 미안하다는것이다

 

그리고 빨리 다음 알베르게로 가야한다는것이다

방을 차지 하고 싶다면 다른 사람보다 빨리 가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나는 더이상은 갈수가 없을것 같아서

황망하게 서있을때 어떤 젊은 여성 순례자 두사람이 내앞에 나타난것이다

 

그들도 나와같은 입장이라서 금새 친해질수가 있었다

아직은 미혼으로 보이는 젊은 두여성은

나에게 말을 걸어왔고 반갑게 인사를 나누게 된것이다

 

그래서 내가 이동네의 성당에서 혹시 잠 잘수가 있는지

알아 볼수가 있느냐고 물었다

 

나는 스페인어를 못하기 때문에 혹시 가능한가를 물어본것이다

그런데 그중의 나이 먹은 여성이 스페인어가 가능하다면서

그앞에 있는 성당으로 갔다가 왔는데 안된다고 거절당했다는것이다

그때는 시간이 너무 늦었기 때문에

우리가 함께 택시를 타고 다음 목적지로 가면 어떠냐고

내가 제안했을때 그들은 흔쾌히 승락했었다

그리고 택시를 부르는것은

자기들이 카운터에 말하겠노라고 했었다

 

그럼 이곳에서 저녁 먹는 것을 먼저 해결하자고 그들이 말했었다

그래서 간단한 저녁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서 나는 레스토랑 안으로 들어갔고

두여자 중에 한여자만 주문을 위해서 나와같이 레스토랑으로 들어갔었다

 

나이 먹은 한여자는 다른 사람에게 무엇인가 정보를 얻기위해서

이동네 사람인듯한

나이든 남성과 스페인어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내가 먼저 음식을 받아 들고 레스토랑 밖에 있는 테이블에 앉아서

저녁을 먹고 있는데 그나이 먹은 여자가 갑자기 닥아와서는

자기들은 지금 늦기 전에 9시 까지 다음 목적지로 뛰어서 갈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니까 너는 이곳에서 혼자 택시를 타고 다음 목적지로 가라고 말하는것이었다

 

나에게는 아예 의견을 물어보지도 않고 자기들만 가겠다는것이다 ~~~ ㅋㅋ

 

그녀들은 나의 대답같은것은 들을 필요도 없다는듯이

한순간에 내눈앞에서 멀어져 갔었다

그때 그순간의 황당함이란. . .

어이가 없는 절망감에 눈앞이 아득해 지는것이다

그들은 달리듯이 내가 따라 올까 무서웠던 것인가

뛰어서 그곳을 벗어나고 있었다 ~~~ !

그들은 그랬었다

방이 없다면 자기들은 1인용 침대를 둘이 사용할것이라고 했었다

 

그러니까 다음의 알베르게에서도

내가 있는 것이 그들에게는 방해가 되는것이다

걸음이 자기들 처럼 빠르지도 못하기 때문에

더욱 나를 서슴없이 버리고 도망치듯이 떠나버린것이다 !

 

내가 그곳에서 택시를 탈려면 다시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

레스토랑에 부탁해서 택시가 올려면

몇십분 아니면 한시간이 될수도 있는것이다

나는 일어섰다

그리고 그녀들이 사라진 쪽을 향하여 달리기 시작했다

내가 그녀들을 미워하기 보다는 어둠이 깊어지면

아무도 없는 산길이 무섭기 때문인것이다

 

멀리서라도 앞에 사람이 있다는것은 얼마나 큰 위안이 되겠는가?

나혼자서 어두운 밤길을 걷는다는것은 정말 공포스러운것이다

다급해진 내가 죽을 힘을다하여 달려서 그녀들을 따라 갔지만

어느순간엔가

흔적도 없이 내눈앞에서 사라지고 없었다

스페인의 밤 8시는 섬머타임이 적용되고 있어서

그시간에 해가 지는것은 아니다

대낮처럼 환하게 밝아서 걷는데 별 지장은 없지만

집도 없는 산길이 이어진다는것은 치명적인 공포스러움이 되는것이다

그리고 까미노길의 알베르게는 보통 저녁 9시에

모두 문을 닫아 버리고 강제 취침을 하기도 하는것이다

내일의 먼길을 걸어야하는 순례자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함인것이다

 

알베르게가 문을 닫아 버리면 어디 가서 호소 할곳이 없어지는 것이다

도시처럼 차가 지나가는것도 아니고

집이 있다고 하더라도 굳게 닫혀진 대문이 열릴것 같지는 않았던것이다

절대로 ~~~ !

스페인의 작은 시골 마을의 집들은 한낮에도 인적이 드물고

사람들은 친절하지만 외부인에게 개방적인것은 절대 아닐것이라고 생각되어졌다

 

한마을을 지나가는 길은 보통 3 ~ 4km이다

사람 사는곳은 어디나 비슷하게 3 ~ 4km 떨어진 곳에 다른 마을이 형성된다는 것을

까미노 길에서 알게 되었고 확인하게 된것이다

 

그러니까 나는 이미 6km를 뛸듯이 걸어서 이곳까지 왔고

다시 3km를 알베르게를 찾기 위해서 질주하고 있었던것이다

매순간마다 무서움이 엄습하여 오지만 어쩔수가 없는것이다

나무와 수풀이 욱어진곳은 어두컴컴한것이다

그리고 끝없는 산길이 이어지고 있었다

 

그런데 소나무들이 울창하게 욱어진 곳에 다달았을때

하늘을 찌를듯이 수많은 돌무더기 위에

우뚝솟아 있는

커다란 나무 십자가를 만나게 된것이다

 

순간적으로 갑자기 울음이솟구쳐 올라왔다 ~

얼마나 다행인가 하는 안도감이 들었고

볼을 타고 흐르는 눈물이 가슴을 따뜻하게 적시고 있었다

유난히 푸르게 보이는 밤하늘이

푸른 솔숲사이에서

다른세상의 고요함을 전해주고 있었다

 

나는 몇번인가

그돌무더기 나무 십자가 주위를 맴돌다가

내가 가야할 길을 찾아서

아쉬움을 뒤로 하고

앞을향하여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었다 !

이제 솔숲을 빠져나와서 저멀리 나무숲이 보이는가 했었다 ~

그런데

저멀리 어스름 달빛아래 무엇인가 둔탁하게 움직이는 커다란 물체가 보였다

아직 해가 지지 않은 벌판이 마치도 캄캄한 밤의 어스름 달빛으로 보이는것은

그거리가 나와 너무 멀었기 때문인것이다

 

내 앞 정면으로 천천히 여유만만하게 걸어오는것은 커다란 짐승이었다 !

아아 ~ 나는 그순간 너무 놀라서 뒤로 자빠질것 같았다 !

 

아프리카의 정글에서 보는 그사자의 형상을 한 물체가

서서히 정면에서 나를 향하여 걸어오고 있는것이다

 

나는 돌아서서 뛸수도 없었다

이미 그짐승은 나를 확인한 상태에서 나를 향해 걸어 오고 있는것이다

내가 만약 뛴다면 저짐승은 틀림없이

자기의 평소 실력의 몇배의 빠른 속도로 나를 향해 돌진할것이 아닌가 ?

 

그래서 나는 절대로 뛸수도 돌아설수도 없는 공간에 서게 된것이고

오직 두눈을 똑바로 뜨고 저 닥아오는 사자와 마딱뜨려서

정면 승부를 걸어야한다는 생각이

나의 뇌리를 전광석화처럼 스치고 지나가는것이었다

 

내가 가지고 있는것이란

스틱 두개 뿐이고 내주위에는 내가 올라가 숨을 만한 나무 한그루가 없는것이다

그리고 사자는 나보다 나무를 더 잘 탄다는 사실을 깨달았을때

모든것을 체념하고 정면을 향하여 숨을 죽이고 걸어가고 있는것이다

 

그참혹한 죽음의 시간속에

발걸음을 옮겨 놓을때 마다 내앞으로 더욱 가까이 닥아온 것은

사자가 아니라 커다란 스페인의 우람한 황소였던것이다 ~ !

그런데도 나를 향하고있는 황소의 시선이 무서웠고

나를 공격해 온다면 나는 속수무책으로

이곳에서 죽음을 당하게 될것이라는

생각때문에 그어이없는 공포가 나를 못견디게 하는것이었다

아아 절규하는 나의신음 소리가 저 소에게 미칠까

두려움을 삼키면서

한발자국씩 변함없는 속도로

사자 소를 마주보고 앞으로 걸어가고 있었을때

어느순간엔가

그커다란 사자 소가 내앞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틀었던것이다 ~ !

그사자소는 푸른 초원의 한가운데 있는 호숫가로

둔탁한 발걸음를 옮겨 놓고 있는것이었다

 

아마도 목이 말라서 물을 먹을려고 가고 있는것 같았다

그넓은 호숫가에는

이미 다른소가 한마리 한가롭게 물속에서 목을 축이고 있었다

 

아아 나는 그순간 너무나 기뻐서 울음을 터트릴것 같은

흥분 상태가 되었고

터질듯한 가슴을 진정시키면서

조금도 흐트러짐없는 발걸음으로 걸어가고 있었던것이다

얼마나 무서웟던 순간이었는가 . . .

이세상 누구라도

두번다시 겪고 싶지않은 절망의 순간일것이다

 

이제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보니까

한없이 드넓은 초원에 방목하고 있는 소들이

아직도 여기 저기에서 풀을 뜯고 있었던것이다

 

끼리끼리 다정하게 아니면 혼자서 그렇게

한가롭게 그하얀 늦은 밤을 즐기고 있었던것이다

그목장의 넓이는 상상을 초월할 만큼 커보였는데

그목장을 관통하는 길이만 2km는 넘는것 같았다

 

이제 저녁 어스름이 내려앉는 밤하늘이 어둑어둑 해지고

그푸른 목장의 초원이 끝나는곳에는

아련한 불빛이 반짝이는 먼곳의 도시가 보이고

고속도로와 일반도로가 교차하는

벌판으로 작은 마을이 양쪽으로 보이고있었다

 

왼쪽길의 작은 마을에 집이 몇채 보이고 오른쪽으로

고속도로가 뻗어있는 곳에는

집이 보이지 않아서 아주 한참을 걸어야 할것 같았다

 

아마도 아침까지 걸어야

저도시의 불빛에 도달할것 같았던것이다

 

내가 묵을 알베르게를 발견하기 위해서는

날이 밝아오는 새벽까지 걸어갈수도 있다는 생각에

눈앞이 캄캄해지는 순간이기도 하였다

 

지나가는 차도 드물고 집도 없고 집이 있다고 하더라도

한밤중에

사람을만난다는것은 엄청난 두려움이 될수도 있는것이다

그런데 저멀리 내눈에 익숙한 사람의 모습이 나타났다

 

나를 버리고 도망치듯이 사라졌던 두젊은 여성들이

왼쪽으로 가는 마을길과

오른쪽으로 가는 도시의 길을 놓고 의논을 하는듯

그시간에 한길 복판에 서서

어디로 갈것인가를 망서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나는 그순간에 생각을 했다

나는 왼쪽의 마을길로 내려가서 그마을의 큰집앞에서

잠이 오면 그집의 대문앞에서 잠을 청할것이라고~~~ !

 

혹시나 내가 위급한 상황일때 도움을 요청할수도 있을것이란

생각을 하면서 급한 발걸음을 옮겨놓고 있었다

 

이제 그녀들과는 절대로 상관없는 내가 된것이다

그들이 나를 버린것만으로 끝장이 나버린 우리들의 만남은

냉혹한 약육강식의 삶의 법칙에 의해서

서로에게 절대로 필요없는 그런 존재가 되어버린것이다 !

 

어처구니없는 슬픈인연의 우리들이 되어버린것이다 !

 

벌써 시간은 거의 9시를 향하여 달려가고 있었다

그녀들에 대한 나의 생각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되었고

그녀들의 그림자는 또한 순식간에 사라지고 없었다

어디로 간것일까 ?

내눈에는 전혀 보이지가 않게된것이다

 

내가 죽을 힘을 다하여 목장지대의 언덕을 내려와서

작은 일반도로를 타고 걸어가고 있었을때였다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서

자동차 한대가 내가 걷고있는 도로위에 나타난것이다

그순간 나는 생각할 여유도 없이 양손에 스틱을 잡은 손을

하늘 높이 치켜들고

자동차가 달려 오고있는 길의 한복판에 버티고 서있었다

 

그리고 내앞에 머물게 된 자동차로 닥아가서

나는 알베르게에 방이 없어서 밤새도록 걸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니까 나를 좀 태워줄수 없느냐고 물었다

 

다행히도 그사람은 영어를 알아듣는사람이었고

자기가 2km앞에 있는 알베르게 까지 차를 태워주겠다고 하는것이다 !

 

내평생에 처음 실행해보는

책속에서만 읽었던 히치하이킹은 이런것인가 ?

염치불구하고 선한 얼굴의 시골 농부 아저씨의 차를 타고 가게 되었는데

얼마지나지 않아서 저앞쪽으로 걸어가고 있는 여성 두사람이 보였다

 

그들은 도시의 불빛이 보이는곳을 향하여 걸어가고 있었던것이다

내가 그사람에게 내가 아는 사람들이니까 함께 태워달라는 말은 할수가 없었다

 

그차는 소형차이기도 하지만 뒷좌석에는 농기구 같은 물건이 가득히 실려 있었기 때문에

빈자리가 보이지 않았고 그러한 염치없는 부탁은 할수가 없는 나의 처지가 아닌가 ?

 

내가 무슨 죄를 지은 죄인이 된것 같은 마음이 가득했지만

어쩔수가 없이

그녀들을 지나쳐서 자동차는 아무도 없는 밤길을 꿈결처럼 달려서

어느집앞에 멈추게 된것이다 ~~~ !

 

그곳은 이층으로된 아담한 집이엇는데 입구에 작은 불빛이보였고

아직은 문을 닫지 않은 상테였다

나는 차에서 내리기 전에 그분에게 고맙다면고 인사하면서

내가 가지고있는 작은 기념품이라도 줄려고 찾으니까 갑자기 잘 찾아 지지가 않았다

 

그러니까 그분은 절대로 그러지 않아도 된다면서 괜찮다는것이다 !

 

그선한 농부의 주름진 얼굴은 진정한 천사의 모습을 하고 있었던것이다 !

 

 

그고마운 마음이란

이루 말할수없는 하늘의 은혜로 기억되는 것이다

그분이 너무 고마워서 눈물이 고일듯 감격하여 작별을 고하고

알베르게에 들어갔을때

중년의 호스피텔리아가 8 EUR 인데 괜찮으냐고 하는것이다

 

8 EUR가 아니라 80 EUR라고 하더라도 나는 잠을 자야 하는것이다

 

내가 배정받은 방은 이층 꼭대기에 있었고 2층 침대하나가 남아 있을뿐이었다 !

 

그녀들이 이곳에 온다고 하더라도

방이 없게되는구나 ~ 생각하면서 그래도 걱정하는 마음이 들었다

 

내가 그집에 도착한 그시각은 밤 9시 정각이 될 즈음이었고

그호스피텔리어가 사무실 정리를 끝내고 있는 참이었던것이다

 

그작은 불빛이 보이는 곳으로 내가 들어갔었던

알베르게의 대문이 지금도 눈앞에 선하게 떠오르는것이다

그알베르게의 이름은 산타페(Santafe )인것이다

 

인간은 참으로 나약한 존재이기도 하지만

인간은 인간스스로의 힘으로 사는것이 아니라 나를 보호해주는

어떤 힘에 의해서 지켜지고 보호되어 살아간다는 생각이 들어서 눈물이 흘러 내렸다

 

그밤중에 땀투성이의 내옷과 내발과 배고픔 그런것들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오직 침낭을 펴고 삐걱거리는 철 침대의 소리가 요란하지 않게 조심하면서

자리를 펴고 두발을 펴고 꼼지락 거리면서 침낭속으로 들어감과 동시에

평화로운 꿈속으로 빠져든것이다

 

깜깜한 방안에서 남들이 깰까봐 불도 켜지 못하고

창문에 비치는 어스름 달빛에 의지하여

그렇게 잠자리에 들게된 나는 그날밤

그토록 온몸을 감싸는 따뜻한 온기로 꿀맛같은

잠을 잘수가 있었던것을 영원히 잊을수가 없는것이다

 

그밤을 한번도 깨지 않고 깊은 잠을 자고 난 이른 아침에

마음은 가볍고 상쾌할뿐만 아니라

어디서 생겨난 힘인가 날아갈듯이 몸도 가벼워진것 같았다 !

 

생각해보니까 어제 하루일정의 26.1km를 걷고 부르고스에 방이 없어서

3개의 마을 9 km를 얼떨결에 더 걸어온것을 합치면 모두 35.51km의 먼길을 걸었던것이다

 

내가 어떻게 상처투성이의 온전하지 않은 몸으로 그먼길을 걸어올수 있었는가 ?

거대한 파도에 떠밀려서 이곳까지 온 것같은 신비로운 착각에 사로잡히기도 했던것이다

 

스페인 사람들의 영원한 민족영웅 엘시드의 고향 부르고스의

산후안(San Juan) 에서 내가 거부되었다는것은 나에게 너무나 슬픈일이었다

 

그러나 3개 마을을 9 km를 한달음에 걸었던

대낮처럼 밝았던 공포의 밤길에서

생기발랄한 두젊은 여성 순례자들에게 일순간에

버림받고 절망했던 악몽같은 순간들이

오히려 나를 살려주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기도 한것이다

 

바람결에 고요한 숲속의 공기처럼 나와 함께 호흡하시는

그분의 은혜로운 보살핌으로

내가 살아서 숨쉬는것을 알아가는 신비로운 까미노길의

이시간들을 무엇이라고 표현하기 힘든

몹시도 가슴이 뜨거워지는 행복함으로 충만해지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구름위를 걷는듯 가없는 기쁨에 잠길수가 있었고

내가슴속에 오래도록 기억될 사랑의 도시 부르고스로 남아있게 된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