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lorado에서 San Juan Ortega(Burgos)로 가다

2024. 9. 2. 12:35꿈속의까미노순례길

벨로라도(Belorado)에서 또산또스(Tosantos), 에스삐노사 델 까미노(Espinosa del Camino),

비야프랑까 몬떼스 데 오까(villafranca Montes de Oca)

산후안 데 오르떼가 (San Juan de Ortega)까지의 거리는 24.5km 이며 7시간이 소요되는 거리이다

 

벨로라도(Beldora)의 산티아고(Santiago)숙소(Albrgue)의

역사깊은 풍모와 이곳 사람들의 따뜻한 친절함을 가슴에 품고 새벽길을 나선다

동쪽에서 떠오르는 태양을 등지고 산들바람까지 등을 떠밀어서 걸어가게 하는듯한

까미노길 특유의 애교스러운 적합한 조건에 감사하는 마음을 품게 되는 오늘은

극심한 발의 통증에서 벗어나서 보행에 속도감과 자신감이 붙게되었다

 

멀리 아득한 지평선 넘어 정해진 목적지로 달리듯이 몽롱한 의식속에 걷노라면

길가에 무심하게 피어있는 작은 꽃들이 탄성을 자아내게 아름답기도 하다

 

벨로라도를 나와 또산또스를 거쳐 에스빠노사 델 까미노에 이르는 구간은

짙푸른 초록의 밀밭의 평야지대로 이어지고 있었다

N-120 고속도로를 따라 오른쪽으로 걷노라면

"에스삐노사 델 까미노"에서 "비야프랑까 몬떼스 데 오까"에 이르는

까미노길은 고속도로와 분리 됨으로

순례자들은 호젓한 평온한 까미노길을 걷게 된다

그러나 현대의 순례자들에 비해 중세의 순례자들은

이길이 악몽같은 공포의 순례길이었다고 전해진다

비야프랑까의 오까산에 숨어서 순례자의 지갑과 목숨을 노리는

산적과 늑대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벨라도스을 떠나 5km 지점의 또나또스(Tosantos) 마을에는

거대한 돌산에 몇개의 동굴이 뚫어져 있으며

순박하고 단순한 모양의 소성당 "라 뻬냐 성모의 바위 성당"으로서

또산또스에서는 매년 9월 8일 뻬냐의 성모를 기리는 축제가 열린다고 한다

 

까미노길은 마을의 뒤쪽 출구로 이어지며

고속도로 오른쪽에서 점점 멀어지면서 짙푸른 밀밭사이로

아름다운 산책길이 이어지고 비얌비스따 성당의 시루엣이 보이고

마을의 샘터를 지나면 에스삐노사 델 까미노로 향하게 된다

 

에스뻬노사 델 까미노는 아름다운 전원 풍경의 목조건물들이 특색을 이루는 마을로

은퇴한 스페인 노인들이 여생을 보내기를 선호하는 평화로운 모습이다

마을의 출구는 성모 승천 성당을 오른쪽으로 두고 있으며 왼쪽으로 은퇴한 바로셀로나의

사업가가 운영한다는 사설 알베르게가 보인다

 

 

산 후안 데 오르떼가(San Juan de Ortega)는 12 ~17세기에 교황과 주교 왕과 귀족

그리고 평범한 사람들의 헌신과 노력으로 이룩된 까미노에서 가장 오래된 유적의도시이다

이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정성으로 스페인의 외딴 마을이었던 이곳이

안전하고 쾌적하며아름다운 공간으로 발전되었다

 

산 후안 데 오르떼가는 오래된 산림으로 둘러 싸인 아름다운 마을로

로마네스크와 고딕,바로크 양식의 우아한 건물이 경이롭게 서있다

"빛의 기적"으로 불리우면서 지금도 눈으로 확인하고

경험할수가 있는 기적이 일어나는 곳이기도 한것이다

 

빛의 기적이란

춘분(3월 21일)과 추분(9월 21일) 은 선과 악의 상징이며 낮과 밤의 길이가 같은 날이다

이날이 되면 산 후안 데 오르떼가에는 단순한 우연이라고만은 할수가 없는

신기한 현상이 성당의 주두에 일어난다고 한다

 

오후가 되면서 약 10분 정도 햇빛이 성당 주두의 부조를 비춘다

처음으로 그리스도가 태어날 것이라고 성모에게 나타난 대천사의 부조부터 시작하여

예수 탄생, 예수를 경배한 동방박사, 목동들에게 예수가 태어났다고 알려주는 장면을 차례로 비춘다

첫번째 부조에는 성모는 천사가 아니라 주두를 비추는 빛을 바라보는 것처럼 보인다고 한다

 

빛이 만들어내는 신비로운 자연현상이자

잊을수없는 형이상학적인 경험인 이현상을 "빛의 기적"이라고 부르게 된것이다 ^^ * 오오!

 

빛의 기적 때문이었을까...

까미노길 열흘째 되는 오늘

전혀 생각지도 못했고 나의 삶안에서 깡그리 지워버렸던

나의 어머니를 떠올리게 되었고 혼절할것 같은 울음이 솟구쳐 올라서

"어머니 죄송합니다 어머니 죄송합니다 어머니 죄송합니다 "를

되뇌이면서 울며 울며 걸었다 통곡하며 걸었다

 

어머니 죄송합니다

절대로 용서하지 않겠다고 했었던 내 어머니

절대로 용서 못한다고 내 가슴에 못을 박았던 내 어머니를

나는 그렇게 용서하고 놓아 드릴수가 있었던 것이다

 

누구 때문이었을까

절대로 이까미노길의 화두가 될수 없었던 나의 어머니를

한순식간에 불현듯 찾아 오게 하고

나를 절규하게 만드는 죄송함으로 가득 채우게 하신 분은 누구실까

 

나의 흐느낌은 참으로 오랫동안 계속되었고

아무도 없는 들판에는 진초록 밀밭의 푸른 물결이 파도 처럼 일렁이고 있었다

 

그러하다 내아버지는 내가 3살 되던해에

좌익세력에 의해 희생되시고 그고난의 시간은 뼈속에 칼끝으로

새기는 끔찍한 아픔이요 암흑으로 각인되었다

 

나는 내어머니를 용서할수가 없었을때

그 고통에서 헤어 나오고자 몸부림치는

생각하는 꼬마 철학자가 되기도 하였던것이다

 

내가 초등학교 4학년때

미움으로 가득한 내가 고통스러워서

나의 어머니를 "여자"로 객관화 시켜서

바라봄으로서

용서하기로 했었던것이다

 

그러나

나스스로가 미움의 고통에서 빠져나오기 위하여

어머니를 가엾은 눈으로 바라보고

이해함으로서 용서가 된것은 아니었던 것이다

 

나는 저 푸른 들판의 밀밭사이로 불어오는

태초의 신선한 바람을 마시고 심호흡을 하면서

이제 얼음짱 처럼 차가웠던 냉혹함으로

어머니를 원망하던 마음은

사라지고 따뜻한 생명의 바람이 샘솟는듯 하였다

그리고 다시금

가슴이 뜨거워지는 눈물이 한없이 흘러내렸다

 

내가 이까미노길에서 어머니를 만나게 될줄은 꿈에도 몰랐었다

 

내가 이까미노 길위에 서게된것은 분명히 어머니가 될수가 없는것이다

내삶안의 절벽

그끝자락에서 이제 진정으로 용서하고

순백의 영혼으로 돌아가고 싶은

명제는 때문에

목숨을 걸고 여기에 오게된 것이다

 

말이란 생명력을 가진다

쉽게 말해서

성서에서 말로서

세상을 창조하셨다고 기록되어 있듯이

악한 말은 악함으로

좋은 말은 좋은것으로 생명력을 갖게 되는것이다

 

나는 내가슴속에 깊게 꽂혀있는 가시들을 뽑아 버렸고

내어머니를 진정으로 용서하게 된것이다

내가슴속에서 바늘처럼 날카롭게 자라고

내영혼을 아프게 했던 악한 말들이 사라지게 된것이다

 

나는 내가 낳은 세자녀를 내어머니께 드렸다

내가 사랑하는 이아이들을 지켜주시라고 소망드리면서

 

내가 도시마다 하나씩 마음에 새기며 주어온 돌중에서

내 어머니의 돌이 제일 아름답고 커다란 것이다

윤이와 문이와 희이의 돌도 하나씩

그래서 네개의 돌이 이도시를 설명해주고 있는것

 

산 후안 데 오르떼가의 돌들은

내어머니의 돌이다

내사랑하는 자녀들의 돌이 된것이다

 

벨로라도를 출발하여 산 후안 데 오르떼가에 오는동안

세개의 도시를 지나면서

그동안 만나고 헤어지기를 거듭했던 사람들을 다시 만나 기뻐하기도 하고

나와 비슷한 동년배의 남녀 순례객들과의 만남도 즐거웠고

이태리 여성 세명과의 만남은

나의 삼자매가 사랑이 넘치는 삶을 함께하기를 바라는 롤모델이 되어 내앞에 서있는듯해서 특별한 기쁨을주기도하였다

그들은 저녁시간에 카페에서 다시 만나기도 하였는데 그들은 삼자매였던것이다

세명이 얼굴이 닮아서 자매라는것을 내가 맞히기도 하여서 그들의 반응은 뜨겁고 행복한 모습을 보여주었던것이다

 

들에 핀 꽃들이 세개가 피어있어도 그꽃들이 윤이가되고 문이가 되고 희가 되어서

그들이 다정하고 행복한 삶을 살기를 바라는것은 나의기도가 되는것이다

 

아마도 마지막에 나의 뇌리를 스치고 자니가는 생각 때문에 소르라치게 놀라고

슬픔의 저깊은 골짜기로 떨어지고 있었다

 

우리시댁에는 영희라는가정부 아이가 있었고 우리시댁에 오래 근무한 오간호사가 있었고

쥐를 기가막히게 잡는 개가 있었고 그개가 낳은 새끼가 여러마리있었다

시모님께서 개새끼 세마리를 이웃집에 분양해주셨는데

그개새끼 세마리에게 먹이라고 쇠고기 3근을 사다가 주셨다

.

.

내가 낳은 아이들이 그 개새끼 세마리보다 못한 . . . 한다면 당신은 어떠하신가. . .

 

초록은 동색이며 깜둥이는 깜둥이를 낳는다는 것이 진리인것이다

 

내말은 인간은 누가 보지 않아도 바르게 살아야 한다는것이다

인간은 귀천을 떠나서 하늘에 부끄러움이 없이 살도록 노력해야 된다는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