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9. 2. 11:52ㆍ꿈속의까미노순례길
Castrojeriz(까스뜨로헤리스)에서 Fromista(프로미스타)로 가다 24.9km Albergue Centro Municipal 9.00uro 식사 5.00uro(5/17 2018 16번째 )
까스뜨로헤리스에서 프로미스타로 가는길은 모스뗄라스(Mostelares)라는
황량한 고원지대의 오르막길로 시작된다
해발 940km의 가파른 오르막길을 피하고 싶다면 까스뜨리요 마따후디오스(Castrillo Matajudios)로
돌아 가는것이 좋을것이라고 안내책자에 쓰여있다
까스뜨리요 마따후디오스(Castrllo Matajudios)라는 지명은
"유태인들을 죽인성"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힘든 코스마다 피해다니다 보면 얼마 못가서 집으로 돌아가는 사태가 벌어질지도 모른다
오늘의 목적지인 프로미스타(Fromista)까지 25km의 코스를 따라 걷다보면
산띠아고로 가는 까미노와 까스띠야의 운하가 합쳐지는곳이며 부르고스에서 빨렌시아로 넘어가게 된다
모스뗄라레스(Mostelares) 언덕을 내려가면
부르고스와 빨렌시아를 구분지어주는 삐수에가 강 주위의 뿌엔떼 이떼로 마을 에 가지전
성 니꼴라스 성당이 있다
이곳에는 이탈리아 수도회인 성 야고보 형제회가 있으며
이들은 산띠아고 순례길이 처음 만들어졌을때 부터 지금까지
중세시대의 전통을 지켜가면서 순례객들에게 정성을 다하여 영접하고 있다
띠에라 데 깜뽀스는 외로움과 신비로운 감흥이 동시에 느껴지는
끝없이 펼져진 푸른 밀밭의 평원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계속해서 이어지는 이떼로 데 라 베가에서 보아디야 델 까미노까지 8km의 평원은
힘들겠지만 순례자들에게 밀밭과 하늘이 만들어 내는 푸른 지평선의 끝없는 고요가
말할수 없는 기쁨으로 충만한 신비로운 산책의 시간이 되게 할것이다
이제 순례자들은 인적없는 조그만 마을인 뽐뻬드라사를 지나고 삐수에르가 운하를 만난다
운하를 지나고 띠레라 데 깜뽀스 황무지를 지나다 보면 보아디야 델 까미노 (Boadilla del Camino)가 보이게 된다
이제로 부터 보아오던 작은 언덕들과 구릉이 끝나고 마침내 광활한 대지에 끝없이 뻗어있는 평원이 펼쳐지는것이다
그러나 레온까지 이어지는 이아름다운 평원은
한겨울에 세찬 눈보라와 여름날의 지독한 땡볕의 열기를 숨기고 있다는것을 알아야 하는것이다
1345년 이곳에는 성당이 세곳 그리고 순례자 병원이 두곳 있었지만
지금은 Santa Maria 성당만 남아있는것이다
보디아야 델 까미노에서 가장 상징적인 유적은
성당 뒷편에 있는 15세기 고딕양식으로 만들어진 심판의 기둥으로 불리우는
원주탑으로 섬세하고 아름다운 장식으로 유명하다
이기둥은 지방 사법권을 상징하며 범죄자를 결박하고 판결을 내리는데 사용되었다
이마을을 벗어나게 되면 마침내 길게 뻗어있는 까스띠야 운하를 따라 걷게 된다
이길위에는 검정 버드나무가 우람하게 아름답다
17세기 후반 엔세나다(Ensenada)의 후작이 까스띠야의 각도시들과
Satander 항구까지 물품을 수송하기 위해 만든 수로로
당시의 시민들의 신기술의 이정표가 되는것이다
공사가 완공되지는 못했지만 길이가 270km에 이르고 휼륭한 수문들이 있는데
그중에서 Fromista의 4중 수문이 가장 휼륭하다
순례자들은 이수문을 건너 가면서 Fromita에 입성하는 기쁨을 만끽하게 되는것이다
Fromista는 가장 매력적인 중세의 유적들과 비밀스런 이야기를 가득하게
품고있는 살아있는 도시라고 한다
도시를 감싸고 있는 드넓은 밀밭으로 인해 중세부터 스페인의 농경중심의 도시였으며
도시의 이름도 곡식을 뜻하는 라틴어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프로미스따(Fromisa)는 11세기 스페인 로마네스크 양식의
성마르띤 성당이 가장 빛나는 아름다운 건축물로 남아있다
마을 중앙에 자리잡은 성 뻬드로 성당과 순례자 병원있는 광장이
순례자들에게 가장 즐겁고 행복한 휴식의 공간으로 제공되고 있다
날마다 조금씩 익숙해지고 성장해온 탓인가
나도 어느덧 까미노길의 노장의 냄새를 풍기면서
오늘같이 짧은 일정은 목적지에 반나절 정도에 도착하는
몇몇 안되는 선두 그룹의 주인공이 되었다
태백산 한라산 설악산 지리산 안가본 산이 없는 산의 마니아로
주말마다 날아 다니던 8년세월의 꿈결같은 시간이 있었다
이곳 스페인에서의 패배자의 보행은 상상할수도
없는것이기도 하지만
주께서 뜻하시는바가 있어서일까
목숨만은 구할수있었던 피레데산맥의 정상 대피소에서의
구사일생의 기적이 나를 마냥 겸손하게하고 감사하게 하는것이다
일끽 도착한 알베르게는 돌계단으로 올라가서
넓다란 베란다 공간이 마련되어있는 2층 벽돌집
그리고 유난스럽게 파란하늘이 손에 잡힐듯 가깝고
하얀 솜털구름을 타고
신선놀음하고 있는 알프스에 온것 같다 ㅋㅋ 하하
나의 과장이 좀 너무 나간것인가?
아무렴 어떤가
오늘 만큼은 내가 최고의 째지는 기분인것을
누군들 말릴수가 있겠는가 ?
아베르게 도착하면 제일먼저하게 되는 빨래와 샤워도 말끔하게 해치우고
높다란 빨래줄에 널려있는 빨래가 바람에 날아 갈듯이 너울너울 춤을 추고있다
저신선한 하늘 바람에 펄럭이면서 잽싼 동작으로 건조되어가는 모양이 상쾌하다
사람들은 삼삼오오 모여 앉아서 잡담하고 한가롭게 차를 마시고
어떤이들은 캔 음료수와 맥주를 홀짝이면서 한껏 기분 좋은 휴식을 즐기고 있다
나도 방에서 나와서 높다란 베란다 2층 한쪽에 마련되어있는
길다란 의자에 모자를 뒤집어 쓰고 엎드려 누워서
따사로운 햇살 찜질을 시도했다
한여름 땡볕을 방불케하는 5월의 햇볕에 허리를 찜질하고 있었다
오오 역시 나는 참 신기한 아이디어 여왕이얌 ㅋㅋㅋ
발도 아프고 허리가 싸늘하게 식은것 처럼 아파왔었는데
신기하게도 땡볕의 찜질에 시원하게 아픔이 사라지는것이었다
그리고 물집으로 얼룩진 발의 상처도 강열한 햇볕에
노출시킴으로서 시원해지는 치료효과를 보게된것이다
그렇게 엎드려서
그 따뜻함에 매료되어있는 사이에 어느덧 잠이 들었다
용케도 길다란의자에서 떨어지지도 않고 한시간 동안이나 잠이들었다
후후훗...깜짝 놀라서 일어났을때는 옆에서 노닥거리던 아르헨티나 친구들도
그자리에 그대로 술을 마시면서 나에게 엄지손을 치겨들고 밝은 미소로 인사한다
옛날에 어머니들이 바닷가에 가시면 모래밭에서 모래찜질을 하시던 모습이 눈에 선했다
허리가 아파서 떠올린 나의 생각이 적중하여 스페인의 강열한 햇살 찜질 마사지로
아픈 허리도 가벼워지고 발가락의 상처도 꾸덕꾸덕 해진것 같아서 마냥 행복한 기분이되었다
그리고 잠시동안의 꿀잠은 프로미스타가 나에게 퍼붓는 최고의 감미로운 추억이 되었다
어느덧 산들바람이 시원한 오후가 되었다
남아있는 시간들이 아까워서 길다란 돌계단을 장난치듯이 내려가서 산책길에 나섰다
마을의 한복판에 있는 분수대앞에서 어떤 중년의 남성이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자청하여서 귀한 몇장의 사진을 얻었다
골목마다 스페인 특유의 아기자기한 건축물들이 아름답고 정갈하여 혼을 빼앗기고 있는 사이에
산책길에 나선 벨기에 여성 엘레나를 만나 함께 마을길을 걸었다 함께 사진도 찍었다
내가 벨기에를 방문한적이 있다는 말을 듣고 반색을 하면서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힌국에는 와본적이 없다는 그녀 그러나 기회가 된다면 반드시 한국을 방문하겠다고 약속했다
돌아오는길에 수풀이 무성한 풀밭에서 풀을 베고 계시는 할아버지를 만났다
예쁜 강아지가 할아버지옆에서 맴을 돌면서 꼬리를 살랑살랑 흔든다
노쇄하신 할아버지의 주름진 얼굴에는 인자한 미소가 가득하다
한가로운 저할아버지의 평화로운 일상이 행복한 삶의 척도가 되는것이다
중세의건축물인듯 빈집들이 여기 저기 보이고
골목골목들이 까마득한 옛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사람이 살지 않는 허무러진 집들이 음산해 보이고
인적없는 적막감이 조금은 으시시한 언덕길에서
발걸음을 재촉하여 숙소로 돌아왔다
이곳에서는 주위에 레스토랑이 없어서 알베르게 식당에서 저녁을 해결하기위해
미리 준비해둔 재료를 들고 식당으로갔다
예상했던것 보다 많은 사람들이 순서를 기다리고 서성이고 있었다
나도 그줄의 일행이 되었다
그런데 나보다 훨씬 앞줄에 서있었던 이태리 여성이 나보고 저녁을 같이 먹자고 한다
그래서 내가 승락을 못하고 머뭇거리자 하는말이
자기가 지금 스파게티를 만들고 있는데 혼자서 다 먹지 못할 만큼 많아서
그러니까 나랑 같이 저녁을 먹고 싶다는것이다
그렇게 까지 말하는데 내가 거절할수는 없는일이 아닌가?
그래서 그녀가 만드는 스페게티 요리 솜씨를 엿보게 되었다
맛을 내는 스파게티의 비결이 어떤것인지 알게 된 것이다
그녀가 만든 스파게티는 정말 내가 먹어본 스파게티중에 최고의 맛이었다
쫄깃쫄깃하고 스파게티의 면에 스며든 재료의 식감이
아무도 흉내를 못낼만큼 깊은 맛을 내면서
그녀가 이태리 스파게티의 진수를 보여준것이었다
예쁘고 아름다운 스테파니
스파게티도 으뜸으로 잘 만들고
샹냥하고 다정다감한 그녀때문에
한껏 행복한 저녁식사가 된것이다
메세타고원의 극한의 외로움은 이렇게 많은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하여
더없이 행복한 순간 순간을 만들고 기쁨이 충만한 시간들로
프로미스타의 까미노의 밤은 그렇게 깊어 갔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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