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rradillos de Templarios(떼라디요스 데 로스 뗌쁠라리오스)에서 Bercianos로 가다

2024. 8. 31. 13:22꿈속의까미노순례길

Terradillos de Templaridos(떼라디요스 데 로스 뗌쁠라리오스)에서 Bercianos(베르시아노스)로 가다

Bercianos Albergue 5.00uro 식품 5.00 uro 5/20 2018 (19번째날)

 

어제는 26.8 km의 먼길을 걸어야하는 과중한 부담감 때문이었을까

내가 묵어야할 목적지의 알베르게에 방이 없어서 비몽사몽 땡볕속을

3.2 km를 더 걸어서 이름도 어여쁜 모라티노스(Moratinos)라는곳에 여장을 풀었다

 

사막의 한복판 오아시스 같은 모라티노스(Moratinos) 알베르게

젊은 호스피텔리어가 자체운영하는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면서

미국에서 오셨다는 순례자 남성과 진지한 대화의 시간도 가졌었다

 

자신은 공직자로서 은퇴를 했고 그즉시 이곳으로 왔다면서

나이 많은 내가 까미노길을 걷는 이유가 무엇인지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영어실력이 나의 뜻을 전부를 전달하기는 어렵지만

한마디를 하면 열마디를 알아듣는 성실함이

얼마나 건강한 삶을 살아온 것인가의 척도가 되는것이 어서

그분이 존경스러웠고 나 또한 잠시 동안이지만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늦은오후 산책길에 만났던 고색창연한 역사깊은 땅굴의 유적지가

오래도록 신비로운 향기를 내뿜고 아름답게 기억될것이다

 

오늘도 어제처럼 맑은 하늘빛 붉게 물든 동녁에서 햇살이 솟아오르고

모라티노스(Moratinos)를 떠난 발길이 닿아야하는곳은 베르시아노스(Bercianos)이다

 

모라티노스에서 베르시아노스까지의 실질적인 거리는 17km 정도로 짧은거리의 일정이다

왜냐하면 내가 어제 머물러야하는 알베르게에 방이 없어서 3.5km를 더 걸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까 오늘은 아침부터 마음이 한가롭고 여유로와서 발걸음도 가볍고 상쾌하다

 

그리고 떠오르는 생각 하나가 있었다

그것은 결코 좋은 생각은 아니지만

나의 소중한 공간안에 파리가 한마리 앵앵거리면서

접근한다면 기분좋은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

 

까미노 이곳에서는 모든 미움과 싫음

자체를 정화시키는 능력의 인격이 필요하다

 

아아 그런데 나는 그인격의 넓이와 깊이가 한참이나 함량 미달인가

내공간안으로 무단으로 처들어와서 앵앵거리는 파리에게 무한자유를 허용할수가 없는것이다

 

아고고 나는 인내심이 밴댕이 눈꼽만한 사람인가 ~

벌써 부터 그생각만 하면 짜증이 날려고 하는

내가 미워서 저 사막속으로 마구마구 도망치고 싶은것이다

 

"아니야 괜찮을거야 어제 방이 없어서 내가 한마을을 먼저 왔기 때문에 그녀는 결코 오늘 나를 따라오지는 못할것이야"

 

그랬다 문제의 그녀가 이제로부터, 오늘부터 알베르게에서 다시 만나는

룸메이트가 되는 일은 없을것이라면서 나자신을 위로하면서 걸어가고있었다...

 

내가 어제 본의 아니게 강제로 선택받아서 묵었던

모라티노스(Moratinos)라는 동네는 955년에 쓰인 옛날 문서에 등장하는

마을이며 산 니콜라스 (San Nicolas)마을과 함께 팔렌시아 마을의 마지막 마을이다

 

모라티노스Moratinos)와 산 니콜라스9San Nicolas) 중 어느곳을 택하든지 12.2km전방에 있는 레온 주에 있는 첫번째 도시

사하군(Sahagun)에 도달할수가 있다 이곳을 중세 수도의 명칭인 " 클루니" 라고 부를 때 가장 번성했다고 한다

 

사하군(Sahagun)에는 오래된 양식의 무데하르 양식의 성당이 있다

 

중세때 쓴 모든 안내서에는 명성과 찬절함이 널리 알려진 스페인 클루니 수도회 소속 산 베니또(San Benito) 수도원이 있다

이수도원 덕분에 이도시가 발전했다고 한다 산 베니또(San Benito) 수도원은 11세기 프랑스에서 온 수사가 알폰소 7세의

후원으로 설립된곳이라고 한다

 

이수도원은 산띠아고 순례자들에게 밀가루를 1300~2000 Fanega를 소비하면서 오늘날 처럼 저녁과 아침을 제공했다고 한다

 

이제 깔사다 데 꼬또(Calzada del Coto) 는 끝없이 계속되는 밀밭과 포도밭 언덕에 자리 잡고 있는 작은 마을이다

이마을에는 산띠아고로 가는 두 갈래길이 갈라진다

 

그첫번째 길은 로마시대의 길인 트라야나 가도 (Via Trajana)로 가는 오래된 길로서 고대로 부터 많은 사람들이

이길을 순례자의 길이라고 불렀다 이길에는 지금도 늑대가 출몰한다고 한다

두번째 길은 베르시아노스(Bercianos) 엘 부르고 라네로, 렐리에고스를 지나 만시야 데 라스 물라스까지 가는길이다

 

이길은 평지로서 나무가 무성하여 휴식하기에 좋은 길이다 까를로스 3세는

이길을 "레알 까미노 프란세스( Real Camino Frances)라고 명명하고 순례자들의 이용을 독려했다고 한다

나도 오늘 까미노 Frances를 택하여 마지막 여정지 베르시아노스(Bercianos)로 가고 있는것이다

 

 

까미노에는 전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모여든다

서로 다른 언어로 말하고 서로 다른 얼굴 모양을 하고 서로 다른 피부색깔을 하고 모여든 사람들은

서로의 목적이 다르다고 하더라도 이곳에 온 이유의 지향점이 같기 때문일까 오래전에 헤어진 형제처럼 서로에게 다정하고 친밀하다

 

성서속의 한장면이 그려지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언어들이 어울려서 각자가 자기나라말로 말해도 그 눈빛 하나로 그뜻을 알아차리는 교감능력은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것이다

 

사람은 모든것을 알고 있으면 호기심이 없어진다

까미노에서 만나게 되는 모든 외국인들이 서로에게 호감을 갖게 되는 것은

모르는것에 대한 신비한 이끌림 때문이 아닐까 생각하는것이다

서로을 알고 싶어하고 친절하고 다정한 교감을 이루는것

그것이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민족끼리

서로 사랑하고 살도록 하기위한

태초에 하느님께서 의도하셨던 강열한 의지였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는것이다

 

까미노는 출발지점으로부터 종착지점까지 거의 한달 동안의 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날마다 함께 짝을 이루고 걷지 않아도

까미노의 어느 지점에선가는 서로 만나 함께 걷기도하고 함께 같은 숙소에서 잠을 자기도 하고

함께 만나 식사를 즐기면서 친구가되기도 하는것이다

 

그래서 까미노가 세계의 모든 사람들에게 가장 좋은 만남의 장소가 된다는것에 매력을 느끼게하는것이다

 

그러나 구슬이 아무리 많으면 무엇 하겠는가 정성들여서 꿰어야 보물이 되는것이다

친할수록 예의를 지키라고 했다 가정안에서나 국제무대에서나 지켜야할 규범을 지키지 못하면

자기자신의 행복도 지켜내지 못하고 남의 행복을 갈가먹는 처지곤란한 방훼꾼이 되는것이다

 

몇일전부터 알베르게에서 계속 같은 방을 쓰게된 태국의 방콕에서 왔다는

나보다는 10년은 아래인 한국여성을 오늘 아침 알베르게설 나서면서

오늘 이후로는 그녀를 만나지 않아도 되겠구나하는 생각에 안도의 한숨을 짓기도 했었다

 

까미노 길에서는 필연적으로 만나게되는 사람들의 인연은 서로에게 힘이되고

격려가 되어야 마땅함에도 그것을 분간못하는 사람을 만나면 어쩔수없이 사람 공해속을 헤메이게 되는것이다

경상도 고창이 고향이라는 이여자는

입이 잠시도 멈출수가 없는 습성 때문에 쓸때없는 말상대가 되어야 하는

나에게는 극심한 스트레스가 되는것이었다

 

같은 한국인이라고 같은방을 배정해주는 호스피텔리어들의 친절함 때문에

어쩔수 없이 같은 방을 배정받았던 어느날은

나의 침대에 스마트폰 콘센트가 없다는 핑게를 대고

그여자를 피해서 다른방으로 간적이 있는데

하필이면 나의 침대뒷편에 붙어있는 침대가 그녀가 알고 있는 사람의것이라서

말할 상대를 놓친 그녀가 그곳으로 옮겨와서 그녀와

밤11시가 되도록 계속해서 떠들기를 멈추지 않아서 잠을 잘수가 없었다

 

오늘은 내가 어제 방이 없어서 3.2 km의 먼길을 통과하여 이곳에 왔고

그리고 또한 그녀는 발이 심각하게 아프기 시작했기 때문에

절대로 나를 따라올수 없을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쾌재를 불렀던것이다 ㅋㅋㅋ

 

그런데 어느덧 한낮이 지나고 계속되는 땡볕아래 정신이 혼미해지는 힘든 걷기가 한참일때에

그녀의 갑작스러운 등장은 가절할듯 가슴이 내려 앉는 충격적인 일이기도 했던것이다 (ㅋㅋㅋ)

 

그녀는 나를 만나기전에 함께 걸었던 한국여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그여자가 자기보다 잘 걷지를 못하는데

어느날인가 자기 보다 목적지에 먼저 도착되어 있었다는것이다

 

그래서 그것은 분명히 그여자가 택시를 타고 간것인데 거짓말을 한다는 것이다

 

자기가 분명히 앞서서 걸었고 그러면 자기가 먼저 도착해야 하는것인데

그여자가 목적지에 먼저 도착해 있었다는것이다

 

그여자가 택시를 타고 도착해놓고 거짓말 한다고 흥분해서 야단인것이다

이곳은 마라톤 경주 대회가 아닌것이다

누구와 경쟁하기위해 이곳에 온것이 아닌것이다

매사에 아무런 영양가 없는 이런 이야기에 질겁을 했던것이다

이러한 고창여자의 말들은 참으로 듣는사람을 피곤하게 만드는것이다

알베르게 식당에서 고창여자가 말했던 그거짓말했다는 여성을 만났는데

고창여자보다 후배라는 그여자는 남편과 함께 왔었고 눈치없기로는 고창여자 보다 한수 위였다

 

알베르게 식당과 부엌은 많은 사람들이 공유해야 하는곳이라서

장시간 그공간을 사용해서는 안되는곳이다

 

부엌이 있는곳도 있고 없는곳도 있는데 부엌이 있으면 까미노 친구들에게

참 좋은 저녁식사의 기회를 제공해주는 좋은 만남의 장소가 되는곳이다

 

그러나 한국인들의 이러한 무신경한 습성 때문에 사교의 좋은 장소가 아니라

정반대의 결과를 초래하는 스트레스가 가중되는 장소가 되기도 하는것이다

 

그런데 내가 그곳에 도착했을때 그들도 부엌에서 저녁식사 준비가 한창이었다

내가 그들의 다음 차례여서 기다리게 되었고 나도 함께 식사준비를 하게되었다

 

고창여자의 후배라는 여성이 나와는 인사도 나눈적이 없는데

"그릇을 한꺼번에 두개씩 사용하면 안돼요" 하면서 지적을 하는것이다

 

불판은 세개뿐이기 때문에 그들이 두개를 쓰고 내가 하나를 쓰고 있는것이다

여러 사람이 그릇을 사용하기 때문에 냄비의 뚜껑이 없는것도 있는것이다

다른 사람도 기다리기 때문에 내가 끓이는 찌게가 빨리 끓어야

다른사람이 식사준비를 할수가 있는것이다

 

내가 뚜껑이 없어서 작은 계란 후라이팬으로 뚜껑삼아 덮었다고

이 아주머니가 잔소리를 하시는것이었다

그래서 대답대신 얼른 커다란 도자기 접시를 찾아서 뚜껑으로 덮었다

 

세곳의 불판을 모두 사용중인데 누가 계란 후라이를 한다고 그런 지적을 하는가 ?

그러나 이러한 여자와 내가 입씨름을 할수는 없는것이다 !

 

세살먹은 어린아이도 지적당하는것을 싫어한다

백발이 성성한 노인도 지적당하는것을 싫어한다

인간은 누구나가 지적당하는것을 싫어하는것은 인지상정이다

 

남에게 아무런 망서림도 없이 지적하고 훈계하는것은 남의 영역을 무단으로 침략하는

무뢰한인것이다 남의 인격을 짓밟는 불한당과 같은 것이다

 

그런데 이고창여자의 후배라는 여자는

계속해서 내옆에서 신경을 곤두세우고 나의 행동을 주시하고 있는것이다

 

물이 끓어서 준비해온 야채와 쇠고기다짐육를 넎고 집에서 만들어간

고추가루 다데기를 넣고 소금간으로 찌게를 끊이는것을 옆에서 뚫어져라 지켜보고 있었던 이여자가

집에서 된장가지고 왔냐? 고 묻는다

"아니요?|" 그럼 고추장이냐? " 아니요"

 

그러고 있는 나에게 그여자가 하는 말이

"그런것을 만들어가지고 오니까 짐이 무겁지 " 그러는것이다

 

도대체 이여자가 나의 짐이 무겁다는 것을

어떻게 알고 나에게 그런 말을 하는 것인가?

 

저녁밥 먹으려다가 밥을 먹기도 전에 속이 뒤집어져서 밥을 먹을수가 있겠는가 ?

 

내가 나중에 고창여자에게

너가 말하던 그여자가 너의 후배냐? 그러니까

질색팔색을 하면서

그여자는 자기후배가 아니라고 딱 잡아 떼는것이었다

 

그 고창여자의 후배라는 여자는 남편도 있었다

그리고 태국에서 왔다는 또 다른 젊은여자 두사람과

그렇게 다섯사람이 한팀을 이루고 함께 식사를 하는 사이였음에도

고창여자가 후배가 아니라고 나에게 딱 잡아 떼는것은

그후배라는 여성이 나에게 하는짓꺼리를 옆에서 다 보고 있다가 질겁을 한것이다

나는 하도 어이가 없어서 더이상 그후배라는 여자의 말에 대답을 하지 않았고 못들은척 했었다

그랬더니 이여자가 그때서야 제정신이 돌아왔는지

"아이고 음식을 아주 잘 하시는가봐요"

"어디서 그런것은 배워오셨나요" 하면서

아무 대답없는 나에게 온갖 칭찬의 말을 혼자 지껄이다가 슬그머니 사라져버렸다

 

잠시도 입이 가만히 있지를 못하는 고창여자가 그동안에 나와 주고 받은 이야기를

그여자에게 전하고 둘이서 신바람이 나서 찧고 까불었던 행적이 한눈에 훤히 보이는것이다

 

왜 까미노에까지 와서 남의 말로서 그 아까운 시간을 허비하는가 ?

사람이 말이 많아지면 거짓말이 태반이고 언제나 그거짓말은 탄로가 나는법이다

그고창여자는 집떠난지가 한달이 넘었고 8개월을 유럽여행을 한다고 했었는데

내가 생장에서 5월 2일 출발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때 자기도 그날 생장에서 출발했었다고

말해서 스페인을 여행한지가 한달이 넘었다는 그여자의 말은 몽땅 거짓말이었던것이다

 

왜들 이러고 사는것인지 참으로 딱한 노릇인것이다

나는 그녀가 악의적으로 나에게 거짓말을 하는것은 아니라고 이해하면서도

그녀와의 접촉을 피해서 도망갈곳이 없어서 난감한 시간을 보내게 되었던것이다

나는 그고창여자가 나와 만나던 첫날 부터 자기의 파트너라고 소개한 프랑스 남자가 있었다

 

그런데 이고창여자가 그남자와 함께 3일동안을 파트너되어 걸으면서

남들은 가지 않는 경치좋은 곳을 찾아서 남들이 걷는 두배길이의 길을 걸었노라고 자랑했었다

 

묻지도 않는 프랑스 남자의 부인이야기 까지 하면서 프랑스 남자가 자기부인과 전화 통화까지 하게

해주었다는 말을 하고 있었는데 결코 이해하기가 힘든 대목이 아닌가 ?

 

우리들이 20.km의 거리를 걸었다면 그고창여자는 그남자를 따라서 40 km를 걸었다는것이다

많이 걷고 빨리 걷는것을 자랑하기를 좋아하는 이여자는 그남자를 따라서 강행군을 하다가 발병이 난것이다

 

그프랑스의 남성은 보통키의 남자이지만 남성의 보폭이 크기 때문에 그것을 따라잡기위한

무리한 강행군으로 심각한 발의 통증이 생긴것이다

 

발의 복숭아뼈가 있는곳에 심각한 통증이 생긴것은 물집이 생기는것과는 차원이 다른

심각한 발의 손상을 말해주는 것이고 한국에서라면 한의원에서 몇일동안 침을 맞아야 하는 심각한 증상인것이다

 

처음에는 오른쪽 발목이 아팠는데 그래서 왼쪽발목에 힘을 주고 걸었더니 이제는 왼쪽 발목까지 양발이 아프게된것이다

 

나역시 양발의 물집때문에 걷는것에 말할수없는 고통을 참고 견디는 중이었고 그리고

오른쪽 발목이 아파서 집에서 예비로 사온 "케토톱"이라는 파스를 오른쪽 발목에 붙이고 다니고 있었다

그것은 나의 왼쪽팔목이 시큰거려서 무거운 가방의 무게를 지탱하지 못하고 넘어질수도 있는 불상사를 예비하여

특별이 챙겨온것인데 팔이 아픈것이 아니라 나의 발목이 아프게 되어서 3일동안 3개를 쓰고 7개가 남아있었다

 

그곳 스페인의 마을은 가는곳 마다 하나의 약국만 있었다

그러나 산중의 깊은곳에서는 버스도 없고 인터넷도 없고 약국은 더욱 없는것이다

이고창여성이 주는 스트레스가 너무나 힘들었지만

그녀가 아무 치료없이 강행군을 하게 된다면 발의 상태가 더욱 심각해질것이고

걷기를 포기하는일이 발생할것이다 그것보다 불행한 일은 없을것이다

그래서 나는 내가 가지고 있는 파스를 나눠줄수밖에 없었던것이다

 

다행히도 그파스는 아주 신통하게 약효가 좋았기 때문에

나는 나머지 3개로 3일을 버티고 모자라면 다음 도시에서 사면될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그녀가 상처가 난 발을 절대로 조심스럽게 다루고 달래가면서 걸어야한다는

나의 말에는 귀를 기울이고 실천하기를 바랬었다

내가 어쩔수없는 처지의 그녀에게 나의 귀한 파스를 건네주고서도

내가 쓸때없는 헛수고를 하는것은 아닌가 걱정하기도 했었다 ㅋㅋㅋ

 

그러나 그녀는 내가 예상했던대로 눈만 뜨면 남들과의 걷기경쟁에서

지기싫은듯이 마구마구 앞장서서 걷기를 좋아했던것이다

나는 날마다 남들보다 빠른 새벽에 출발하지만 발이 아파서 중간쯤에서

모든 사람들을 배웅하면서 뒤쫓아오는 사람들을 환영해주는

사람이되어서 날마다 맨끝에 목적지에 도달하는것이 일과처럼 되풀이 되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언제나 나를 보란듯이 앞서가고 의기양양했었다

그프랑스 남자를 따라 다닌지 3일 되던 날인가

그날 저녁 그프랑스 남자는 오늘까지만 함께 걷고 내일 부터는

다른길로 가야한다면서 고창여자에게 공개 이별을 예고하고 있었다 ~~~ !!!

 

그녀가 발병이 나서 더이상은 함께 할수가없기 때문에 혼자서 가겠다는것이 아닌가 ?

만인이 보는 가운데 이별은 또 무엇인가 ?

그남자는 새벽일찍 사라지고 다시는 길에서 만난적이 없었다

그녀가 발병이 나도록 그남자와 동행하고 얻은것은 무엇인가?

 

그리고 까미노에서 한국사람끼리 몰려 다니면서끊임없이 시시콜콜한

일상의 잡담으로 시간을 보낼려면

그 먼곳 까미노까지 갈 필요가 없을것이란 생각도 하는것이다

 

내가 까미노에 오기전 한국에서 여러곳의 카페에서

성토대상이 되는 한국인들의 성숙하지 못한 매너애 대한 글을 많이 보았다

특히 최근 스페인의 북부 갈리시아 지방의 순례자들의 숙소에서는

한국인들은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곳이 있어서 충격을 받았었다

 

남들과 함께 공유해야하는 알베르게의 식당에서

삽결살을 사다가 굽고 소주파티가 아닌 와인 파티로 모든 자리를 점령하고

웃고 떠들고

몸보신한다고 닭을 사다가 인삼을 넣고 삼계탕을 끓이는 행위등으로

한정된 공간의 부엌을

자신들만을위한 공간으로 활용함으로서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준다는 생각을 못하는 것이 문제가 된것이다

 

남의 입장을 배려해야한다는 것은 누구나가 지켜야하는 기본 예의가 되는것이다

 

예로부터 우리나라의 식사 예법은 엄격했었다

그러나 우리가 서양문화를 받아들이면서 배웠던

서양의 식사 예법에는 더욱 엄격한 철학이 숨어있었다는것을 몰랐던것 같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하게 되었던

서양식 식사예법에는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말들이 난무한다

플리즈 ~ 엑스큐즈미 ~ 이 말과 동반하게되는 뜻은

내가 상대방에게 내손으로 집어 올수있는 거리의 소금과 후추 따위를

좀 집어서 배달하여 달라고 요청하는 말의 시작인것이다

 

내가 하면 될것을 왜 그렇게 해야하는가 하는 의구심과

하지않아도 되는 그들의 간지러운 부탁의 말이 멋적고 우숫꽝스럽기도 했던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그들의 식법예법안에는 엄청난 의미의 철학이 숨어있다는것을

깨우치게 하여 주었던 마을의 문화센터 영어 선생님이 계셨다

 

주재원의 부인으로 영국으로 이주하여 대학에서 공부도 겸하게되었던

그분은 서양사람들의 식사예법속에 감춰진 비밀을 이렇게 설명했던것이다

 

인간의 각자에게는 고유한 경계선 (the boundary line) 있다는것이다

 

나의 심장을 중심으로 둥글게 원을 그리듯이

보이지 않는 선으로 둘러 처있는 경계선이 있기 때문에

내가 남으로부터 이경계선을 침범받으면 안되는것이고

나도 남에게도 이경계선을 지켜주어야 한다는것이다

 

이것은 남의 인격을 존중하는 것이고

남을 존중함으로서 자신도 남에게 존중받게 된다는것이다

그리고 그 예법이 식탁위에서 부터 시작된다는것이다

 

때문에 내가 아무말없이 손을 뻗쳐서 남의 앞에 놓여있는 소금을 가져오게 되면

다른 사람의 고유한 공간안에 무단 침입자가 되고 만다는것이다

 

 

어찌하여 남의 입장 같은것은 생각지도 못하고

남에게 극심한 스트레스를 제공하며 힘을 빼버리고 상처를 주는 말만 하는것일까. . .

 

인사성없고 앞만보고 경쟁하듯이 경직된 얼굴로 남의 앞을 미친듯이 앞질러 가던

태국에서 왔다는 젊은 여자와 고창여자 일행들은 이날 이후로

끝끝내 산티아고의 대성당에서는 한사람도 만날수가 없었다

 

산티아고의 그길은 아무나 갈수있는곳이지만 아무나 산티아고에 들어올수있도록 허락되는것은 아닌것이다

산티아고길에서 세계에서 모여드는 수많은 외국인들중에서 유난히 한국사람들만 특별하게 표시가 나는것이다

사람을 대하는 태도들이 경직되어있고 눈치를 보지 않으면 적대감정을 가지고 있는것처럼 긴장된 표정이다

웃는 얼굴을 하는 사람을 잘 찾아볼수가 없고 인사를 나눈다고 하더라도 경쟁상대로 보고 무슨 말을 하던가

편안한 말상대가 되지 못하고 상대의 기를 꺽으려고 하기 때문에 올바른 대화를 하기가 힘이드는것이다

 

물론 모든 한국인들이 다 그렇다는것은 아니다

한국의 젊은이들이 예절 바르고 국제 매너가 최고인 사람도 많지만

극히 일부문의 사람들이 다른 사람을 의식하지 않고 행동하는

무신경한 사람들 때문에 전체 한국인들이 문제가 되는것이다

 

최근에 잘 나가는 어느 잡지에 기고된 젊은 한국청년의 글을 보면

까미노에서 필연적으로 만나게 되는 한국여성들에게 인사를 하면

몇살이냐 집이 어디냐 장가는갔느냐 등의 신원조회수준의 질문공세 때문에

날마다 새벽부터 일어나서 한국 아주머니들을 피해 도망다니는

젊은 청년의 피곤함이 안스러웠던것이다

 

자신을 자기아들과 같은 나이라서면서 대놓고 아들 대하듯 해서

까미노에서 졸지에 남의 아들이 되어버린 자신의 처지가 기막히다고 토로했던것이다 ㅋㅋㅋ

 

 

태국에 거주한다는 그여성은 이러한 내마음을 아는가 모르는가

그날도 내옆에 까지 쫓아와서 그녀 혼자만의 말들로서

내가 물어보지도 않은 말들을 끊임없이 쏱아놓고 있었던것이다

 

내가 처음 그녀를 만났을때 이것 저것 물어보기 좋아하는 그녀의 질문공세 때문에

내가 프랑스와 스페인 45일 여행을 하게된것이라고 말하자

 

내말이 멈추기도 전에 자기는 80일동안의 유럽을 여행하고 있는중이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하던말을 멈추고 한동안 멍하기도 했던것이다

 

그런데 이여성은 상대방의 말에 대하여 반드시

경쟁하듯이 되받아서 자기 자랑을 하는 버릇이 있었던것이다

그것이 완전히 습관이 되었는 여성이었던것이다

 

인도네시아에서 살아본적도 있다는 이여성은 남편자랑도 대단하였고

나의 남편에 대한것에도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집요하게 물었었다

 

어떻게 이런곳에 여자가 혼자 가도록 허락했느냐는것이다

자기는 왜 혼자서 왔는가?

 

그리고 나이가 들어보이는데 몇살이냐고 했었다

그래서 내가 웃으면서 내가 그렇게 늙어 보이냐고 하기도 했었다 ㅎㅎㅎ

 

심지어 내가 어디에 살고 있는것까지 신원조회해서 나를 어디에다가 취직을 시키려는가 ?

정말이지 이것은 질색을 할일이 아닌가 ?

 

발이 심각하게 병이 났는데도 죽을 힘을 다하여 빨리 걷기로 나를 뒤쫒아온 그녀는 참 대단한 것이었다

도로와 찻길이 나란히 붙어있는 한없이 긴 까미노의 평원은 숨막히게 뜨겁고 힘든 길이었다

그리고 약간은 울퉁불퉁한 흙길이 나에게는 부담스러웠다

방이 없어서 걸었던 날의 무리한 일정이 발에 물집이 잡혀서 말할수없는 통증이 힘들었던 것이다

 

그래서 나는 차가 거의 다니지 않은 찻길로 올라서서 걸었다

도랑이 파인 수풀 한발자국만 건너면 아스팔트 찻길이다

 

그녀는 그러한 나를 보고 가만두지를 못했다 ?

왜 그곳으로 가느냐 ? 여기가 나무 그늘이 있어서 걷기가 좋지 않느냐?

아무도 없는 그길위에서 그녀는 너에게 쉬임없는 질문 공세를 퍼붓고는 하였었다

 

발도 아팟지만 사실은 그녀를 피하기 위해서 찻길에 올라선 내마음을 모르는 그녀는

말하지못하면 죽는 병이라도 걸린 사람처럼 굴었고 나또한 엉뜽한 부담감에 시달리면서 걸었다

 

그런데 멀리서 어떤 남성이 버람처럼 우리들의 뒤를 쫓아오고 있었다

까미노사람들은 나처럼 찻길을 걷는것을 금기시하여 찻길에 잘 올라서지 않는다

물론 나도 까미노 보행자 도로를 따라 걸어야 하는것을 알지만

그녀와 내가 떨어져 있어야 내가 숨막혀서 돌아가시지 않는것이다 ( ㅋㅋㅋ)

 

어쨌든 그서글서글한 음성의 중년남자가 등장한것은 그녀와 나에게 모두 행운이었던것이다

눈깜짝할 사이에 우리를 추월하여 등장한 이남자는 흙길을 걸었고 자연스럽게 고창여성과 짝을 이루었다

 

길에서 만난 두사람은 서로 말못하면 죽는 사람들처럼 잠시도 멈춤없는 말을 주고받으면서 걸어갔다

그녀와 그남자는 서로가 하늘이 내려주신

동반자를 만난듯이 기뻐하며 짝짝꿍이되어서 빠른 걸음으로 내앞에서 서서히 멀어져갔다

 

참으로 좋은 날이다 그녀와 나에게 더없이 좋은 행운을 안겨준 그중년의남자가 고마웠던것이다

그녀에게는 말할 상대가 생겨서 행운이고 나에게는 메세다의 고독이 한없는 평화로운 시간을 허락해준것이다

나는 그녀를 그 이후에 한번도 만날수가 없었다 ~

까미노 데 산띠아고 꼼빠스뗄라의 대성당에서 3일동안이나 머물렀지만 그녀를 그곳에서 찾을수는 없었던것이다

 

" 까미노에서 누구와 경쟁하고 또 이겨서 무엇을 하겠다는것인가 ? "

 

*** 이것은 내가 그녀에게 던지는 안타까운 마지막 질문이 되는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