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9. 1. 12:20ㆍ꿈속의까미노순례길
Carrion de los Condes(까리온 데 로스 꼰데스)에서 Templadillos de los Templarios(떼라디요스 데 뗌블라리오스)에가다 26.8km
Terradillos Molay에서 방이 없어서 3km 더 걸었다 Albergue morarinos 10.00 uro 식사 4.00uro (5/19 2018 18번째날)
까리온 데 로스 꼰데스 (Carrion de los Condes) 의 산따 마리아 (Santa Maria del Camino)성당은
나에게 특별한 성모어머니에 대한 사랑을 남기게 한곳이기도하다
내가 간직하고 다니며 내조국의 안녕을 빌었던 태극기와 성조기
그분의 돌보심을 기원했던 감격이 아로새겨진곳이기도 한것이다
수녀님들이 운영하는 알베르게 앞 광장에는 하늘높이 솟아있는
아름다운 성모상이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순례자들의 마음속에 감동으로 닥아오신다
카메라를 들고 성모님과 내가 함께 하는 사진을 찍기위해서
광장 아래 주차되어 있는 자동차들 사이로 오가면서 뱅뱅 맴을 돌면서 사진을 찍었다
광장 벤취에 앉아서 한가롭게 늦은 오후의 따사로운 햇살을 즐기시던 할아버지가
태극기와 성조기를 성모어머니와 매취시켜 사진을 찍으려고 애쓰는
나의목적을 알아 차리시고 엑스트라를 자청하고 나서신것이다
태극기와 성조기가 벤취에서 나란히 바람에 펄럭이는 곳을 향하여 손을 들어
환영의 표시를 보내시며 환한 미소을 지으시는 새하얀 은발의 할아버지가 너무 멋지셨다
나의 사랑 나의 조국을 응원해 주시는 할아버지가 계셔서
성모어머니께 드리는 이평화의 기도가 온세상에 영원무궁하기를 빌었다
하지만 이러한 우리들의 모습을 보고 지나가던 어떤 중장년의 노신사는
"양키 고 홈 ! " 이라고 말해서 깜짝 놀라기도 하였다
그것은 스페인 몰락을 말해주는 아픈 역사의 상처가 순간적으로 뛰쳐나왔던 말인것이다
미대륙의 발견으로 스페인은 해가 지지 않는 첫째가는 세계의 패권국가였었다
그러나 미대륙의 승전국가로 떠오른 미국 때문에 그 많았던 상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
그러한 반전의 늦은 호후의 산타 마리아 성모어머니와의 광장에서의 멋진 만남은
전세계가 스페인의 식민지였던 잊었던 사실을 떠올리게 하고 미국으로 인하여 모든것을
상실하였던 스페인의 아픔을 들여다 보면서 마음으로부터 쏘리 쏘리를 연발하면서
은발의 할아버지와 아쉬운 작별을 고했던 어제 오후의 그림들은 오랫동안 잊지 못할 추억이 될것이다
메세타 메세타 한없이 둥그런 노란 쟁반 같은 끝없는 황무지의 지평선은 말이 없다
하늘과 땅이 마주 하고 내뿜는 푸른 하늘빛과 땅의 초록 물결이 한없이 고요하고 눈부시게 빛난다
오늘 내가 걸어야하는 길의 출발지는 까리온이고 떼라디요스까지의 거리는 26.7km이다
걸어도 걸어도 끝이없는 지평선으로 이어지는 아무도 없는 황량한 벌판인것이다
너무나 멀고 험한 지루한 고행의 시간이 될수도 있는 있는것이다
눈을 감고 걸을까 때굴때굴 굴러서 갈까
오늘 따라 앞서가는 사람도 뒤따라오는 사람도 없는
땡볕속을 걸어가는 나의 등뒤로
햇살이 만들어내는 긴그림자가 외로워 보인다
한없이 나를 따라오는
길다란 그림자가 외로워 보일때 나도 따라서 외로워진다
그외롭움이 벗이되고 힘이 되는 것은
"내가 왜 어찌하여 이곳에 있는가" 의 물음이 될것이다
천군만마의 힘이되는것은
"너는 누구의 부름을 받았는가" 가 심금을 울리는 물음이 될것이다
"나는 주님의 초대를 받았어요 "가 심금을 울리는 눈물이 될것이다
*
먼지 진흙 태양과 비가 산띠아고 순례길이다
그리고 천년이 넘는 세월속에
수 천 명에 수 천 명을 곱한 순례자들
순례자여 당신은 어찌하여 이곳에 있는가 ?
어떤 신비한 힘이 당신을 이곳으로 이끌었는가 ?
그것은 별들의 땅 산띠아고 꼼빠스뗄라(Santiago Compostela)도 아니고
대성당들도
나바라(Navarra)의 산악도 아니며
리오자(Rioja) 와인도 갈리시아(Galicia) 해산물도
까스띨라(Castilla)의 넓은 벌판도 아닐것이다
순례자여 누가 당신을 불렀는가 ?
어떤 감춰진 힘이 당신을 이곳으로 이끌었는가 ?
그것은 까미노에서 만나는 인연들도
시골의 픙습도
역사와 문화도 아니며
깔자다(Calzada)의 닭들도 가우디의 궁도
폰페라다(Ponferrada)의 성채도 아닐것이다
스쳐지나가면서 보는 모든 것과 모든 것을 보는 즐거움
그러나 더 심오한 곳에서부터 나를 부르는 소리
나를 밀어주는 힘
나를 이끄는 힘을 나 자신도 설명할 길이 없다
오로지 저 위에 계신 분만이 아실 것이다
ㅡ Eugenio Garibay 수사
*나헤라로 들어가는 길 밀공장 담벼락에 스페인어와 독일어로 써있다 *
지평선 넘어 감추어진 깔사디야(Calzzdilla) 분지를 지나가면 레디고스(Ledigos)와 오늘의 목적지
떼라디요스(Terradillos)와 만난다
까리온을 떠나서 오래된 수도원을 지나고 아스팔트로 이어지는 지방도로를 따라걷는 5~6km 되는길은 나무들이
무성하여 걷는것이 지루하지 않다
그리고 1065년에 지어졌다가 흔적만 남아있는 벤네비베레(Benevivere)수도원 근처는 숲이 더욱 무성하여 쾌적하다
이제 교차로에서 세시간 정도 평원지대를 걷게되고 아키텐의 로마 도로와 겹쳐지게되는것이다
까리온에서 17.2km 전방에 있는 깔사디야 데 라 꾸에사(Calzadilla de la Cueza)는 움푹 파인 분지라서
그곳에 도착하기 전까지 까미노에서 보이지 않는것이다 공동묘지 탑만이 아득히 보일뿐인것이다
마을이름은 아키텐공화국 로마도로에서 비롯되었으며 마을입구의 알베르게의 수영장은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신기하다
6.2km 전방에 있는 레디고스(Ledigos)는 산띠아고 성당외에 알베르게 두곳 밖에 없는 작은 마을이지만
이곳 성당에 보존된 야고보 사도 세 성상에 대단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성상은 순례자 야고보 사제 야고보 전사 야고보를 상징한다
오늘의 목적지 떼라디요스 데 로스 뗌쁠라리오스는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템플기사단에 속해있던곳으로
사설 알베르게 쟈쿠에스 데 모라이(Jaques de Molay)는 내가 묵어야 할 숙소였다
오오 아침부터 사람들이 빨리 빨리 서두르는것을 보고서도 나는 속도를 낼수있는 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에
무리를 하지 않고 걸어서 였기 때문인가 알베르게에 도착했을때는 방이없었다
방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배낭과 함께 밖으로 내팽개처지는 상황이 발생된것이다
무거운 배낭없이 걸어도 힘든 상황인데 이제 10kg이 넘는 배낭을 메고 가야한다
이곳에는 알베르게가 한곳 밖에 없기 때문에 정보 빠른 사람들이 앞으로 내달려갔기 때문에
인터넷 불통인 내가 길거리에서 자게 될지도 모르는 위급한 상황에 맞딱뜨린것이다
그곳에서 망서리고 있을 수는 없는것 발빠르게 배당을 메고 길을 나선것이다
요번에는 몇곳을 건너뛰어가야 잠잘곳을 얻게 될까하는 절맘감이 눈앞이 아질해온다
나의 배낭속에는 무게가 가장 많이 나가는 돌맹이가 배낭 바닥 가득히 자리 잡고있는것이다
가방 무게 때문에 생쟝 피에뜨 포뜨에서 그렇게 혼이 나고서도 가방속에다가 다시 돌맹이를 채워서
무게에 짓눌려 걸어가는 까꿍이 Lucy 날아 다니는 Lucy가 얼마나 한심하고 딱한가 !
나도 이러한 내가 싫어졌지만 어쩌랴 걷고 또 걷고 얼마를 걸었을까 정신이 혼미해질 만큼 날씨가 무덥고
햇볕이 쨍쨍 소리를 내면서 내려쪼인다
쉴곳도 없고 그길위에는 아무도 없고 오직 나혼자 끝없이 걸어가고 있는것이다
마을도 보이지 않고 찻길에 차도 하나 지나가지 않는 황량한 벌판을 얼마나 걸었을까...
가방의 무게 때문에 걸음걷는것도 불안정하기 짝이 없다 그러나 그대로 땅바닥에 주저앉을수는 없는것이다
포기란 내인생사전에 없는것이니까 숨이 막히는 땡볕속을 죽을 힘을 다하여 질주하듯이 걷고 싶지만 내마음대로 되는것이 아닌것이다
아침 나절에 태국 방콕에 살고있다는 고향이 경북 고창이라는 여자가 나를 지나쳐서 밀고 나가는것을 보고
발을 다쳐서 저렇게 무리하면 안될것인데 하고 걱정했던 내가 문득 생각이 나서 더욱 내가 한심한 여자가 된것이 절망스러웠다
3.5km 전방에 있다는 그 알베르게는 2시간이 다되어도 나타나지를 않았다 그길의 거리가 더 멀어진것이 아니라
내가 정상속도로 걷지 못하기 때문에 시간이 그렇게 지체되는것이다 저 앞에 손에 잡힐듯이 보이는 알베르게 간판이 보이는데도
좀처럼 도착이 되지 않아서 타는 목마름에 고통 받았던 순간이 잊혀지지 않는것이다
그렇게 눈앞이 가물가물해지는 현기증까지 겪으면서 도착했던 알베르게( Albergue )는 morarinos(모라리노스) 였고
나를 어떤 이유에선가 그토록 냉혹하게 밖으로 갱개쳐버린 알베르게는 평생두고 잊지 못할 쟈규리 모라이(Jacques Molay)였다
너무나 혹독하게 땡볕에 구워지고 바람에 시달리고 발바닥은 가방의 무게로 짓눌려서인가 물집이 잡히고 아프기 시작했다
그러나 사람들이 붐비지 않는 호젓한 알베르게에서 빨래하고 샤워하고 식당에서 식사하고 차한잔 마시는 여유로움속에
알베르게 앞에 커다란 동산처럼 무게있게 자리잡은 땅굴 움막의 유적지를 감상하고 산책할수있어서 행복한 시간으로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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