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8. 31. 12:27ㆍ꿈속의까미노순례길
LEON(레온)에서 Villadegos del Paramo(비야당고스 델 빠라모)로 가다 22.3km Albergue Mazarife 5/23 2018 (22번째날)
레온에서 비야당고스 델 빠라모까지의 거리는 약 21.5km이다
레온에서 비야르 데 마사리페까지의 거리는 22.3km정도이다
안내서에 표시된 두곳중에서 어느곳을 선택해서 걸을것인가를 결정해야했는데
조금 길고 멀어도 도시공해를 벗어나서 걸을수있는 조용한 흙길의 보행자 도로를 따라 걷기로 하였다
레온은 스페인에서 가장 아름다운 스텐인드글라스로 장식된 대성당이 있는곳이다
성모 마리아를 주보로 모시는 이성당은 스페인 고딕 양식의 걸작으로 꼽힌다
내가 레온을 더욱 마음깊이 새기고 사랑하게 되는것중의 하나는
우리나라를 지켜주는 주보 성인도 레온과 같은 성모 마리아님이라는 사실인것이다
그것은 우리나라가 1945년 8월 15일에 해방되었다는것에서 근거하는것이다
카톨릭신자들에게 생명처럼 지켜지는 축일이 예수탄생 축일이며
그다음으로 지켜지는것이 성모 성인 대축일이 8월 15일인것이다
지금의 대성당은 2세기경 로마시대에 커다란 목욕탕 자리에 로마네스크 양식의 성당이 있었다고 하는데
그성당을 허물고 1205년에 공사를 시작해서 1301년에 성당의 일부분을 완성했으며 그이후에도
400여년에 걸친 공사가 진행되었으며 신에 대한 인간의 염원이 빚어내는 예술혼의 진수를 보여주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당으로 완성하게 되었고 수세기를 지난 지금도 변함없는 사랑과 칭송을 받게하는것이다
그 아름답고 웅장한 대성당의 모습은 볼수가 없는 아쉬움속에 언젠가 내가 다시오기를 소망하는 꿈을 남겨두고
기부제로 운영되는 식당을 찾았을때는 빵과 음료와 커피로 아침식사를 하는 순례자들이 가득히 넘치고 있었다
중세때에 이곳에는 수많은 성당과 수도원이 있었고 가난한 이들을 위한 병원이 있었다고 하는데
그병원을 이어받은 베네딕또 수도원이 오늘까지 보존되어 온다는것은 대단한 역사의 가치를 느끼게 하는것이다
15세기 이전의 유럽에 존재하였던 호스피탈(hospital)은 오늘날의 병원이 아닌 순례자들의 숙박시설을 겸한
치료시설이었다는것이다 그래서 알베르게 주인을 지금도 이곳에서는 "호스피텔리어"라고 부르고 있는것이다
서기 70년 경에 로마인들이 금광채굴을위해서 레온에 정착하였으며 로마군인들의 기지가 되었다는것이다
10세기에는 아스투리아스(레온) 왕국의 수도가 되어 번성하기 시작하였다고 한는데
후일 그리스도교가 이슬람지배에 항거하는 레콩키스타의 전진기지로 발전하게되는 레온왕국은
오늘날의 스페인을 존재하게 했던 원초적인 탄생의 발상지였다고 말할수가 있는것이다
지금 내가 걸어가고 있는 스페인 북부 지역의 까스띠야 레온 지방
그리고 남부지방 까스띠야 라만차는
우리들에게 너무나 정답게 익숙한 세르반테스의 동키호테의 탄생지이고
동키호테의 고향이기도 하지만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가 있는 가장 큰 자치주이기도 한것이다
까미노를 가슴에 품고 살아온 사람들은 잠들어 있는 시간까지 아까운것일까
새벽어둠을 뚫고 노란 화살표를 따라
돌로만들어진 도로포장위에도 어김없이 반겨주는 조개모양의 표식을따라
감사와 사랑의 마음을 간직하고 꿈결같은 까미노는 시작되는것이다
빛의 도시 레온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의 감동을 연상시키는
이른새벽의 어둠을 밝히는 가로등 불빛이 아름답고 황홀하다
도시의 거리마다 다른 모양의 건축물들이 저마다 멋진 조명등으로 빛을 밝하며 그윽하다
무엇보다도 순례자들의 마음을 압도하는것은 한없이 걸어도 끝날것 같지 않은 드넓은 광장이었다
손으로 깍아 만든 돌로 땅바닥을 장식하고 사람들의 쉼터로 꾸며진 이도시의 공간들은
레온의 부유함과 유구한 역사를 유감없이 보여주는 자긍심의 땅 평화의 땅이었던것이다
부러움과 감동으로 가득한 드넓은 광장의 끝자락에는 돌로 만들어진 우뚝솟은
대형 돌 십자가조형물 아래에는 지쳐서 주저앉은 맨발벗은 순례자가 하늘을 바라보며 깊은 명상에 잠겨있었다
이제 오래된 넓은 석조 다리를 건너면서 고대로 부터 지금까지 변함없이 주절이 주절이 흘러가는 작은 강물을 만난다
그리고 이곳 사람들이 아직도 깊은 잠에 빠져있는 고급스러운 주택단지가 이어지고
스페인 사람들의 예술혼이 깃든 초현대식 건축물이 도시공간을 아름답게 장식하고 있는곳을 지나가게 된다
스페인 사람들의 생활양식이 눈에 보이는 포도주 보관실로 쓰였다는 땅속의 포도저장고를 만날수가 있고
도시와 도시를 이어주는 고속도로길을 건너가는 커다란 지하도를 빠져나가면 황토색 붉은 메세따의 까미노와 함깨 하게되는것이다
앞서가는 순례자들의 발길을 따라서 아무 생각없이 내어 딛는 발걸음속에는 한없는 고요가 가득하다
날마다 뜨거운 햇살속에 내마음을 빼앗기고 그윽한 기쁨으로 충만하게 하는것은 짙푸른 하늘빛이다
퍼내고 퍼내어도 마르지 않는 바닷물처럼 싱싱하고 짙푸른 바다같은 청색의 고결한 하늘빛
날마다 날마다 싱그러운 바람을 타고 빨려들어가는 맑디 맑은 청정의 바닷빛깔의 하늘이 내기쁨의 보물창고였다
아무리 마셔도 질리지 않은 싱그러운 맑디 맑은 공기는 페부를 가르고 내영혼을 드맑게 하는 생명의 바람이었다
눈길이 가는곳 마다 피어있는 작은 들꽃들은
타는듯 붉은 황토길에서도
작열하는 태양볕 아래서도 방긋 웃는 싱그러움으로 나타나서
뜨거운 기쁨의 탄성을 지르게 하는 까미노의 숨어있는 벗이되었다
너는 나의 외로움의 벗이 되었고
고통을 이겨내는 힘이 되었고
깊은 절망의 어둠을 밝히는 영혼의 등불이 되어주었다
내가 울며 울며 걸어가는 까미노의 땅바닥에 심어진 가엾은 나의 천사
작고 어여쁜 하늘이 내려 주신 나의 천사
한없는 기쁨을 주는 아주 작은 나의 천사의 무리들이었다
이제 라 비르헨 델 까미노에 이르고 이곳에서 1505년 5월 엘리사벳의 성모 방문 축일에 목동 알바르 시몬 페르난데스가 성모님을 만났던
발현 장소에 성모성당이 세워졌으며 이성당에는 레온 지방의 수호 성인이신 성모 마리아 성상이 모셔져 있다는것이다
그리고 성모 발현을 승인한 주교님은 우미야데로 성당(Ermita del Humilladero)이라고 이름을 지었다고 하는데
1961년에 현대식 성당으로 재건축되면서 "까미노의 성모 성당"이라고 명명 되었다고 한다
또한 까미노의 성모가 일으킨 기적 중에 가장 많이 알려진것은 1522년에 일어난것으로
신앙심 깊은 까스띠야 출신 노예가
그당시 이슬람교도 주인의 박해로 쇠사슬에 묶여서 나무 우리에 가두어 두었는데
그래도 이 노예가 도망 갈것이 두려워서 주인이 나무 우리위에 올라가서 매일 밤 지키게 되었는데
신심깊은 노예가 매일 성모님께 자신을 자유롭게 해달라고 간절한 청원기도를 드리게 되었고
어느날 밤엔가 나무 우리가 "까미노의 성모 성당"까지 날라가서 노예와 주인을 내려놓았다고 한다
그래서 노예와 주인은 감동을 받고 평생동안 성모를 섬기며 살기로 결정했다고 전해진다
지금도 이성당에는 기적의 일부였던 사슬과 나무우리가 남있다고 한다
까미노의 성모 마리아의 기적의 발현지인 라 비르헨 델 까미노에서
약 3km 지나서 복잡한 고속도로와 자동차 전용도로를 통과하면 두갈래 길에서 왼쪽길을 택하면
조용하고 평화로운 까미노의 흙길을 걸어서 비야르 데 마사리페에 도착하게 되는것이다
붉은 황토색의 들길이 끝없이 이어지고 작은 마을을 지나가고 다시 만나는 들판에는 내가 좋아하는
소나무가 무성하게 무리를 지어서 자라고있고 그나무 아래 마련되어 있는 순례자들을 위한 쉼터는
누구나가 쉬어가는 좋은 공간이 되고 있는것이다
그곳에 앉아서 과일도 먹고 물도 마시고 사진도 찍어서 추억을 간직하는 즐겁고 평화로운 장소가 되는것이다
푸르디 푸른 하늘에는 유난히 하얀구름이 촘촘하게 떠서 흘러가고 있었다
그곳의 나무 벤취에서 부엔 까미노(Buen Camino)를 밤을 새워가며 수를 놓아서
나의 까미노의 대장정을 기도해주었던 우리 둘째의 친구 권 선생님에게 오늘도 변함없는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자
혼자서 여러장의 사진을 찍으면서 한가롭게 행복한 시간을 보내기도 했었다
까마득한 지평선 저쪽 멀리에 오늘 내가 가야하는 비야르 데 마사리페가 보이는듯 아득하다
커다란 나무에 꽃이 무성하게 피어있는 나무들이 소나무들과 정답게 나란히 서있는곳에서
이마을을 알리는 커다란 그림 홍보물이 서있었다
빌라 데 마사리프(Villar de Mazarife)
그리고 앙징맞은 작은 순례자 조형물이 "부엔 까미노"를 외치는듯 반갑다
오늘 내가 도착해야 할 알베르게(Albergue de Jesus)도 길안내 표시판에 쓰여있었다
60여명이 수용가능한 사설 알베르게 가족들이 운영하는듯 매우 친절한 젊은 호스피텔러가 어여쁘다
넓은 정원의 뜨락에는 파라솔이 펼쳐져있고 사람들이 모여 앉아서 썬텐을 즐기기도 하고 수돗가에서 빨래를 하고
물장구를 치면서 마냥 즐거운 분위기다 드넓은 정원의 끝에는 조형물로 보이지 않는 오래된 함선이 높다랗게 담장위에 전시되어 있었다
이깊은 내륙안쪽에서 바다 내음이 그리운 함선이 닻을 내리고 패잔병처럼 담위에서 벌을 서고 있는 모습이 못내 가슴이 아픈것이다
비록 난파선이 되어 이곳 황무지 레온의 메세따 고원으로 끌려온 노예가 되어 버렸지만은 언젠가는 저먼바다을 향하여
일어나서 뛰어갈거야 하는것 처럼 그잔잔한 모양의 호소에 가슴이 아릿아릿해지는것이다
남자도 여자들도 물가에 서서 빨래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세탁기도 있지만 오늘 처럼 바람 시원한날 오후에는
단 몇분이면 빨래가 마를것이기 때문에 모두들 마당에 마련된 수돗가에서 세탁하기를 즐기고 있게 된것이다
내차례가 되어서 세탁하고 세탁물을 담장 옆에 가즈런하게 붙어있는 줄에다 열어 놓고 사워를 끝내고 잠시 쉬고자 침낭속으로 들어갔다
얼마나 많은 시간이 흐른것일까 후다닥 후다닥 소리 천둥번개소리에 깊은 잠에서 깨아난 나는 혼비백산하여
빨래가 널려 있는 아래층으로 줄 달음 치고 있었다 아이고 뭐니나 빨래 줄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가슴이 내려 앉는다
그래서 리셉션룸으로 달려갔다 그젊은 호스피텔리어가 내가 온 이유를 먼저 알고 소돗가로 가보라는것이다
자기가 누구의 것인지는 몰라도 그곳에 있는것을 몽땅 걷어서 그곳에 널어 두었다는것이다 ~ !
아까 내가 빨래 했던 수돗가에는 지붕이 쳐 있었다 미쳐 보지 못했던 광경이고 그곳에는 나의 옷들이 여러곳에 분산되어 널려 있었다
그모습을 수돗가에서 지켜보던 젊은 남성 순례자가 웃으면서 자기도 그랬다면서 말하는것이다
일부는 비에 젖었지만 천둥번개의 소낙비를 맞았다면 다시 세탁하는 어려움을 겪어야 하는 것인데
착하고 어여쁜 호스피텔러의 도움으로 단잠을 자고 일어나서 옷까지 안전하게
비에 젖지 않고 찾아올수있었다는것이 얼마나 기분 좋은일인가
나는 옷을 걷어서 나의 방으로 돌아오는길에 아까 정원뜰에서 꽃삽으로 소꿉놀이를 하던
조그만 소녀가 정원 뜰안에서 아직도 열심히 놀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저아이도 자라면 엄마처럼 다정하고 예쁜 삶을 열심히 살게 될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방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침대주위에다 아직은 건조되지 않은 빨래를 열어 놓고 쌀과 야채와 다른 식재롤 들고 식당으로 갔다
내가 식당에 들어섰을때에 깜짝놀랐다 갑자기 모두들 루우시 ! 하고 외치는 사람들이 있었다 ~
그곳에는 빰쁠로냐로 부터 여러곳에서 서로 만나게되는 남미 친구들이 대거 모여 앉아서
식사 를 준비중이었는데 나를 보고 식탁에 앉으라고 하는것이다
나는 내가 식사준비를 해야한다고 말하니까 그럴 필요가 없다는것이다
오늘은 자신들과 함깨 저녁식사를 하자는것이다
그중의 한사람은 내가 한국에서 왔다는것을 알게되면서
동양의학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물어 왔었다 사십대 중반을 넘어선 이남자가
왜 이렇게 집요하게 동양의학에 관심이 많을까 ?
했는데 본격적으로 공부를 하고 싶다는것이다 그러니까 인생의 대전환을 모색하고 있는것이다
그중에는 생장에서 부터 함께 왔었던 친구도 있었고 내가 만들어준 스파게티의 맛을 잊지못한다면서 나를 대하는
그들의 열정적인 인간에 대한 사랑에 감동하는 날들이 너무나 많았는데 오늘 또한 저녁을 함께 하자는것이다
내가 들고간 재료는 써볼기회도 없이 방치된 상태였고 대형냄비에서는 그들이 준비하는 음식이 끓고 있었다
다른 냄비에 미리 만들어 놓은 재료는 엄청 많은 양파가 올리브오일에 볶아진 상태로 있었다
어쨌든 그들은 사양하는 나를 기여코 자리에 앉게 하고는 포도주를 곁들인 식사를 함께 하게된것이다
그들이 만든 음식의재료는 소갈비였는데 너무나 맛있었다는것이다
양파와 올리브오일이 들어간다는것만 알뿐 이음식을 어떻게 만들까하는 신기한 궁금중에 사로잡힐만큼
우수한 음식 솜씨를 발휘한 남성은 나이 지극한 아르헨티나 사람이었다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다시 만나게 되는 사람들과의 인연으로 달콤한 와인까지 곁들인
Jesus Albergue 에서의 저녁 만찬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유쾌하고 행복한 시간이 되었던것이다
다른 외국인들도 나를 보면 브라질리아 아르헨티나 친구를 말할만큼 그들의 나에 대한 열정적인 애정 표현은 대단했었다
까미노 내내 타는 목마름의 갈증을 해소시켜주는 달콤한 청량음료같은 사랑과 우정을 보여 주었던 진짜로 사랑스런운 친구들이었다
꿈이란 꿈을 꾸는 자에게만 오는 행운이라는것도 잊지 않기를 바라고 그가 말하는대로 그가 언젠가 한국에 온다면
그가 동양의학 내지는 대체한의학에 대한 기술이라도 터득할수 있는 기회를 잡기를 기원해보는 마음이 되는것이다
오늘의 이모든 좋은것들은 하늘이 내게 베풀어 주신 은혜인것이다
5월 23일 LEON - VILLAR de MAZARIFE 21.3 km Albergue - Jesus 즐겁고 행복했던 날의 밤은 그렇게 깊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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