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야프랑까(Villafranca del Bierzo)에서 오 세브레이로( O Cebreiro) 로 가다

2024. 8. 30. 12:58꿈속의까미노순례길

비야프랑까(Villafranca del Bierzo)에서 오 세브레이로(O Cebreiro )로 가다 28.9km Albergue-Municipal 6.00 5/28 2018 (27번째날)

 

라 크루즈 데 이에로 (La Cruz de Hierro) 철십자가

비야프랑까(Villafanca del Bierzo) 의 용서의 문(Pueta del Perdon) 이

나의 잠재의식속에서

숙제를 풀지 못한 아이의 눈물처럼

새벽어둠을 헤치고 걸어가는 나의 발걸음에 채찍이 되어서 아프다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떠오른다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스칼렛 오하라의 외침같은

자가발전의 격려의 말도 무위로 끝나버리는

외로움과 소외감을 어쩌지 못하고 슬퍼지고는 하는것이다

 

땅바닥에 주저 앉아서 두발로 발버둥치면서

아이처럼 소리치면서 울고 싶어지는

발아래 천길낭떠러지가 나를 못견디게 하고 있는것이다

 

비야프랑까의 역사 깊은 성당과 성채와 수도원등의

아름다움도 나를 제외한 모든이들을 위해 존재하는것인듯

격렬한 절망의 파도가 나를 죽음보다 강열한 비감에 잠기게 하는것이다

 

스페인의 신비로운 황무지 메세타 지역

까스띠야 레온에서 서북부 갈리시아로 이어지는 전략적인

통로에 위치하는 아름다운 고도 비야프랑까를 떠나가는 마음은

내도록 눈물바람으로 얼룩져 있는것이다

 

깊은 잠에 빠진 도시의 어둠을 밝히는 가로등 불빛은

검푸른 바닷속같은 새벽하늘이

내영혼의 흐느낌을 잠재우게 아름다웠다

 

멀지 않은 곳에서 다리를 건너고

깊은 터널의 가장 자리로

아스팔트 도로가 순례자들을 맞이 하고 있는것이다

 

메세타 지역에서는 볼수없는 나무들이

무성하게 자라나는 길을 한없이 따라 걸어간다

 

밝아오는 아침의 맑은 기운이 내 눈물을 멈추게 하였는가 ~

앞과 뒤를 돌아보아도 사람의 그림자를 찾을수가 없었다

 

언제나 순례자들의 눈앞에 정다운 모습으로 보여지던

조가비는 어디로 간것일까 !

 

돌로만들어진 표지석도 흔적을 찾아 볼수가 없는것이다

노랑색의 까미노 표식도 길바닥의 어느곳에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도로의 보호대가 순례자들을 넘지못하도록 설치되어있는 길가에서

갑자기 길을 잃은것은 아닐까 하는

두려움에 사로 잡혀서

가는길을 멈추고 어찌해야할것인지를 결정해야 했었다 ~

 

다시 돌아가기에는 너무나 멀리 혼자서 울면서 걸어왔던것이다

N-V1으로 표시되는 이고속도로에는 지나가는 차들이 하나도 없었던것이다

내가 걸어온 이길은 입구에서 까미노 표식을 보고 왔던것은 확실하지만

오랫동안 까미노 표식을 볼수없다는것은

길을 잃었다는 불안감이 나를 무섭게 압도하고 있었던것이다

 

갈길을 멈추고 한참을 기다리고 있었던 그순간에

멀리서 젊은 청년들 세명이 걸어오고 있었다

얼마나 반가웠는가 모른다

그들도 나를 확인하고 고개를 끄덕이는듯 하였다

그들도 길을 잃은것으로 착각하고 방황하는 마음인듯 하였던것이다

 

내가 다시 갈길을 재촉하고 안심하고 걸어가고 있는 이길은

작은 물줄기가 바위를 타고 흘러가고 있었다

 

산과 산이 마주하고 있는 사이의 하늘은 손바닥만하고

고속도로와 함께 뻗어나간 까미노의 길옆에는

푸른 나무들이 하늘높이 치솟아서

서로서로 키재기를 경쟁을하는듯이 무성하였다

 

도로 옆길로 가면 갈수록 아름드리 고목나무들이 즐비하고

맑은 물소리도 새소리와 함께

깊은 계곡의 향기를 뿜어내고 있는것이다

 

어디 쯤에선가 하늘높이 솟아 있는 고속도로 교각 밑을 지나기도 하고

처음에 접했던 작은 개울물이 하얀 포말을 이루며 푸른 수풀속에서

거대한 물줄기로 자리를 잡아가는 모양이

한강의 시원이 되는 우리나라 태백산의 검용소를 보는듯

신비로운 감동을 불러일으키고 있는것이다

 

우리나라 태백산의 검용소만큼의 위용은 없고 미약하지만

메세타 고원의 깡마름을 씻어내는 신선한 물줄기가

이곳에서 솟아난다는것은

얼마나 기쁨 가득한 이곳 사람들의 놀라운 행운인가 ?

 

아무것도 생존할수 없는 절망의 땅 메세타를 기억속에 떠올리면서

도저히 상상이 되지 않았던 이곳에서

생명을 움트게 하는 생명수가 흘러 넘친다는 것은 신의 축복인것이다

 

비야프랑까에서 5km 전방에 있는 페레헤(Pereje) 마을의 작은 바에서

차와 센트위치로 간단한 아침식사와 휴식을 취하고 다시 길을 나서면

발카르세 강 옆으로 여전하게 이어지는 도로가 울창한 숲길을 만나게 해준다

 

5월의 한껏 푸른 초록의 큰나무들이 하늘이 보이지 않게 하는

꿈같은 초록의 색깔에 휩싸인 그길을 즐기며 걸어가면

트라바델로 (Trabadelo)라는

현대적인 건축물들의 아름다운 작은 마을이

순례자들에게 편안한 휴식의 공간을 제공하고 있는것이다

 

트라바델로 마을을 지나 다시 이어지는 숲길을 지나가다 보면

태초의 신비로움이 가득한 숲속에서

발카르세 강의 물줄기가 거대한 물줄기가 되어

힘차게 순례자들을 따라오고 있는 환희에 잠기게 되는것이다

 

신기하게도 차가 지나다니지 않은 도로를 따라 걸어가면

초현대식 발카르세 휴게소와 호텔을 만날수가 있고

마침내 순례자 동상이 서있는 라 포르테리아에 이르게 되는것이다

 

그곳 라 포르테리아에서 산티아고까지는 190km 가 남았다는 기록을 확인하게 되는것이다

그곳 라 포르테리아에서 론세스바에스까지의 거리는 559km가 된다는것도 확인하게 되는것이다

 

BUEN CAMINO, PEREGRINO !

이렇게 순례자들을 축복하는 인사도 잊지 않아서 좋은것이다

 

라 포르테리아 마을을 지나고 다시 이어지는 숲길을 걸어가노라면

발카르세 강을 다시 만나고 산만큼이나 높다란 고가고속도로 아래로

예쁜꽃들로 장식된 발카르세 마을이 사람들을 기쁨에 충만하게 하는것이다

 

이제 밤나무숲으로 둘러싸인 루이뗄란(Ruitelan)마을의 고풍스런 성당은

성 프로일란이 평생을 기도와 명상으로 여생을 보냈으며

동굴위에 세워진 그의 성당 때문에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고 한다

 

라스 에레이아스(LAS HERRERIAS) 마을은 중세부터 대장간으로 유명한곳이며

오래된 전통가옥들과 물래방아와 같은 경관이 아름답고

푸른 초원에 방목하는 소들이 보는이들의 마음을 즐겁게 하는것이다

 

라 파바(LA FABA)라는 작은 마을은 예전에 소들을 방목하던 초원이었다고하며

18세기에 종탑을 세우면서 재건된 성 안드레 성당에는 바로크 양식 의 아름다운 봉헌화가 있다

 

라구나 데 까스띠야 마을을 지나면 순례의 마지막 지역인 갈리시아(GALICIA) 지방으로

들어서게 되며

라구나 데 가스띠야 (LAGUNA DE CASTILLA) 는 해발 1000 미터 이상되는

초원위에 높은 산들이 병풍처럼 둘러있는 마을이며

이곳에서 순례자들은 독특하고 유명한

이지방의 전통 가옥인 오레오(Horreos)를 처음보고 확인할수가 있는것이다

 

갈리시아 지방에서 처음만나게 되는 오 세브레이로( O CEBREIRO)는

카톨릭신자들에게 가장 소중한 성체와 성배의 기적이 일어난 곳으로

마음으로 부터 깊이 각성하게 되는곳이기도하다

 

1300년 Barxamaior의 한 주민이 폭풍우를 뚫고 미사를 드리러 올라왔다

미사에 참석한 사람이 한명이라는 이유로 조금 성의없는 미사를 집전하던 사제가

성체와 포도주에 축성을 하려는 순간 성체는 살로 포도주는 피로 변했다고 한다

 

12세기에 나타난 이 기적은 유럽 전체에 알려졌고

수많은 참배객들이 이 성당을 찾아와서

크리스탈로 장식한 주전자와 은으로 만든 유물함을 봉헌했다고 한다

 

그이후 1488년 이사벨 여왕이 그 이야기를 듣고

산띠아고 순례길에서 돌아오던중에 그 기적의 성배를 더 안전한 곳으로 옮기려 했다

그러나 성배를 실은 말이 마을 밖으로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 성배는 다시 오 세브레이로의 성당 안에서 현재까지 보관되고 있다는것이다

 

이러한 성체성사의 기적과 함께 오 세브레이로의 또다른 한명의 사제가

오늘날의 산띠아고를 부활시킨 기적의 역사를 간직하게 했다는것이다 ~ !!!

 

오 세브레이로의 마을 초입에서 엘리아스 발냐 (Elias Valina)의 흉상을볼수있는데

그는 오 세브레이로의 교구 신부로서 까미노 데 산띠아고를 부활시키는 일에

자신의 일생을 바친 사람이었고 1989에 이곳에 묻혔다

 

그는 노란색 페인트 칠을 한 화살표를 처음 만들었으며

까미노에 대한 연구를 체계적으로 조직하고

까미노의 친구 협회를 설립하고 강화한 인물이라고 한다

 

실로 이러한 그의 노력이 없었더라면 현재의 까미노 데 산띠아고는

소수의 신앙인의 순례길로 남아 있을것이라고 한다

단 한명의 노력으로 까미노의 부활의 기적이 일어난것이라고 한다

 

작지만 매년 수많은 순례자들이 반드시 들린다는 이 마을은

로마시대 이전부터 존재했던

소박한 전통을 보여주고 있으며 아름다운 경관을 간직하고 있다

 

더욱이 오 세브레이로 근교에는 오스 안까레스 산맥이 펼쳐져 있는것이다

울창한 숲을 가로지르며 시원하게 흐르는 맑은 물줄기가 있고

2000 미터에 달하는 고지에는 대뇌조 곰 같은 동물들이 살고 있다고 한다

지천으로 피어나는 야생화의 동산

작고 아름다운 꽃으로 색칠되어진듯 아기자기한 마을의 돌로지어진 집들은

인간의 심오한 예술감각이 발휘된 정성으로 꾸며진 흔적속에서

구름위를 걷는듯 활홀한 꿈길을 걷는 즐거움으로

그높은 오름길이 고통을 잊은 시간이었고 행복이 가득한 시간이었음에

새삼스럽게 감동하게되는것이다

 

인간의 삶이 자연에 매몰되어 그기쁨이 충만한것 만큼 행복한일도 없는것이다

수많은 들꽃들의 미소가 눈물겹도록 아름다웠고 행복했었다

 

가벼운 등산로가 여러곳에 조성되어 있어서 등산을 좋아하는 순례자들에게

행복한 시간을 가질수 있게 한다는 이곳이 사랑스럽다

나도 이곳의 등산을 할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참으로 많이

행복해 질수가 있을것 같아서 많은 기대를 하게되는것이다

내가 다시 이곳으로 돌아올수 있을까.. 그것은 신만이 아는 비밀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