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8. 25. 15:03ㆍ추억속의산행후기



★♪까꿍♪★
열두 선녀님들의 수다
추억속의 산행후기
2011-06-03 15:27:23
설악에 한번 올라본 사람은
그화려한 자태에 마음을 빼앗겨 일생동안 잊지 못할 사랑에 빠져 살게 된다고 한다.....
앞사람 쫒아 가기 바빠서 무턱대고 올라갔다가
정신없이 산을 내려와
집에 와서 가만히 생각해 보니
앞사람 뒷통수 밖에는 생각 안난다는
초보산꾼의 어리둥절함을
아직도 벗어나지 못한 산타기 3년의 여정속에서
이번 설악등반은 네번째의 만남인것 같다
그랬었다....
맨처음 대청봉 꼭대기에 도착하여
숨돌릴 틈도 없이
사통팔달 병풍처럼 펼쳐진 꿈만 같은 비경에
지친발길 얼어 붙어
넋을 놓고 있을때
어느덧 점심을 다 비운 사람들이
점심 먹으라고 손짓하며 야단이던 그때가
아련하게 떠오른다......
백담지구..설악지구..장수지구.. 오색지구 이렇게 네개의 지구로 나뉘어
남북으로 미시령과 한계령을 울타리삼아 펼쳐진 설악산은
수많은 등반코스 중에서 우리가 처음 계획했던 길은
오색지구....대청...비선대였지만
단풍관광 절정기의 지체..혼잡 때문에
장수대...대승령....12선녀탕으로 행선지를 바꾸었다..
금강산의 수려함
지리산의 웅장함을 두루 갖춘 명산중의 명산 설악산을
오른다는 것은
오랜 가뭄끝에 돌풍을 동반한
적지 않은 빗줄기가 쏱아 질것이란 예고에도 아랑곳없이
산을 향한 발걸음이 멈춰지지 않는 설레임으로 밤잠을 설쳤다...
한라산 지리산에 이어 남한에서 3번째로 높은 설악산 주봉은
대청봉 (1708 m) 이며 올망졸망 어우러진 산봉우리만도 700여개에 달하는 산....
온몸을 적시는 빗줄기에
등산화속까지 질퍽해져서
천근처럼 무거워진 다리가 진흙속에 미끄러져 딩굴어도
코끝을 스치는 푸른 나뭇잎의 숨결이 싱그럽기만 하였던 기억들이
눈앞에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고 ....
지난번 처럼 알람이 울리지 않아서 온갖 호들갑을 떨지 않기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7시간 산행에 맞춰 야답역에서 4시 45분에 출발하는 차를 타기 위해서는
택시를 타고 여유만만하게 도착할수있었다..
정다운 얼굴들을 만나고 어둠을 가로지르며 힘차게
장수대매표소에 도착한 시간은 아침 8시...
분명 왔었던 곳이련만...낮선 것일까...
새롭게 보이는 것일까....
내어쩌다가...
토정비결이 사나워서...
산행후기를 써야할 처지가 된지라...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입력시킬 려고 두리번 거리며 애를 쓰고 있다가...
아오스팅 아우랑...
바르비님이랑 잽싸게 잡아 댕겨서는
사진 한장 찰카닥 함시롱 기억의 흔적을 남겼다... ㅎ
( 비야 오지 말아라...)
첫발을 내어 딛으며 고운 산행되기를 염원하였다..
지난 6월
하행길 장수대에서 소낙비를 만나.....흠뻑 젖었고
잠시후
비가 그친 푸른 하늘에 곱디고운 쌍무지개가 떳을 때의 감동이
문득 되살아 나고 있었다....
오색물감으로 곱게 빗질 한듯 타오르는 단풍의 물결을
그려 보는 마음은....
얼마 가지 않아
대승폭포와 만날때 떡갈나무 잎사귀처럼 바스락 소리내며
속절없이 부서져 내리고 있었다.
88미터의 이곳 대승폭포는
금강산의 구룡폭포와 개성의 박연폭포와 함께
우리나라 3대 폭포의 하나라고 하지만....
가뭄 탓이련가...
작게 틀어 놓은 수도꼭지에서 물새듯이..
똑똑 덜어지는 구슬같은 물방울들이 희미하게 바라다 보일뿐...
흰비단 치맛자락이 바람에 춤추듯 떨어져 내리던
커다란 물줄기는 어디로 사라져 간 것일까....
깍아지른 메마른 절벽이
가슴이 오그라들듯이 애처롭다....
구룡폭포야....박연폭포야.....
잘 있어야 한다..
잘 견디어 주어야 한다....
< 철부지 개망난이가 만들어 움켜쥐고 있는 커다란 핵폭탄을
우리의 가슴으로 막아내는 그날까지.....>
잘 있어 주어야 한다.....
남자들은 왜 산에 오르는가....?
나무꾼처럼 예쁜 선녀님을 낚아 가기 위함인가....? ㅎㅎㅎ
또 여자들은 어이하여 그연약한 몸으로
기를 쓰고 산에 오르는가...?
선녀로 위장하여 노총각 낚시 바늘에 엮이고 싶은 것일까...ㅎㅎㅎ
오늘 일어나서는 아니될 부정한 사건들이
우리 솔향기 산악회에서 발생하였다....
어떤 아주머님께서 어쩌다가 유부남에게 눈이 맞춰지자...
어쩔줄 몰라 하다가...
간통죈가 몬가로 잡혀가서...
판사님으로 부터 엄중한 문책을 당하자 하신 말씀인즉....
판사님 제몸이 언제부터 국가에서 관리 했시요?....했다는군요...
대승폭포앞 너른 바윗돌 위에서
앞뒤사정이 우찌 되었는지 내는 잘 모르겠는데
요번 산행 대장님이신 오인근 가나다라님께서
속초에서 오신 산악회 회원님들과 인사를 하라신다...
얼떨결에 인사도 나누고 사진도 합동으로 찰칵찰칵 찍었다...
요즈음 속초에서는 양미리랑 도로목이가 엄청 많이 잡힌다꼬 하니깐.
혹시나 그통통하고 맛있는 것 좀 얻어 묵을까 싶어서
대장님이 시키는 대로 얼릉 사진도 찍었지 만서두....
후다닥 하고 보면 총각같은 우리 대장님이 겁나게 잘생기서
문제가 발생한것 같아서 내심 찜찜하기가 그지 없었어라....
또한 달리보면은...
그곳 속초에서 오신 산꾼님덜은
맑고 푸른 동해 바닷물을 얼메나 맘놓고
퍼묵꼬 살았길래 조리도 이쁠가..하는 생각이 들더마요...
우찌되었든지간에
무지 어여쁜 젊은 아가씨같은 속초 산우님들에게
홀딱 반해 버린 솔향기님들 좀 보소...
아고야....
뜯어 말리느라꼬
한참씩이나 열받았지만....우찌 하겠어요..
너무 잘생기고 멋들어진 우리 솔향기님들 땜시로
그쪽 속초산우님들이 먼저 눈짓을 보냈는지 모르지 않아요?...ㅎㅎㅎ
시상에 비밀은 없다고 했으니까..
누가 먼저 살자고 옆구리 콕콕 찔렀는지 두고 보면 들통이 나겄지요...ㅎㅎㅎ
갈증에 목마른 산비탈은 깡마른 나뭇잎과 먼지로 뒤덮히어
알수없는 분노처럼 스멀스멀 피어 오르는듯 한데..
나혼자만의 생각일까....
이땅에 몸을 뉘이고 사는 모든이들의 가슴에 돌덩이처럼 내려앉은
핵폭탄이야기와
점점 엉뚱한 방향으로 주인 잃은 뗏목처럼 흘러가는 외교의 깃발은
오직 혼자만의 고립무원의 세계로...
비참한 종말을 향해 떠내려 가는 것은 아닐까..
참으로 다른세상을 살게된 안타까움이 떠날줄을 모르네여...
정치의 정자도 모르던 그때가 아마도 행복한 시간이었는지도 모르겠네여..
머리가 나쁘면 손발이 고생한다더만..
정말 틀린말이 아님을 이해하게 되었네여..
언제나 오름산길은 힘이 드는법..
오늘도 내가 왜 산에 와서 이고생인가 하는 한탄으로
가쁜숨을 몰아 쉬며 후회 하였는데 2시간만에 대승령(1210 m)을 지나 점심을 먹었다...
낙엽은 커녕..
바람에 흩날리는 건 먼지요...
비비 말라 비틀어진 나뭇잎뿐..
황량하기 그지없는 산길이지만..
100 m 미인이라고 하였던가...
멀리 보이는 산은 그리움으로 사랑으로
그윽한 눈빛이 되어 가슴속으로 스며들었다...
형형색색 곱게 물든 낙엾이 현란하게
아름답다는 백담사계곡이 아련히 내려다 보이기도 하였다..
지구온난화와..
환경파괴가 가져다 준 가혹한 징벌인가...
세계희귀생물 분포서식지로서 유네스코 생물보존지역 (1982년 )으로 지정된
국내유일의 설악산..
그목마름이 내도록 가슴 아픈 산길....
그래도 산골짜기 곳곳에서 마주치는 알밤 다람쥐는...
인기척에 놀람없는 의젓함으로
바윗틈새로 숲속으로 줄달음 칠때면...
기쁜 탄성이 절로 새어 나왔다..
비를 한껏 머금은 구름이 갈길을 재촉하고
장난꾸러기 동자가 작심한듯이 펼쳐 놓은
울퉁붍퉁한 돌맹이길....
날카로운 너덜바위길은
조그마한 방심도 허락하지 않는
아무리 열심히 걸어도 시간을 앞당길수 없는 인내로
시험당하는 고행길이 되고 있었다....
오후 2시 10분....
뽀얀 안개비가 살금살금 고양이처럼 내리다가 드디어...
이술비가 되어
볼을 간지럽히며 본격적으로 내리기 시작하였다..
고맙기도 하셔라.....
산행시작 6시간만이니....지금껏 내리지 않고 참아 준 그고마움이
이를때가 없고...웃음이 방글방글 피어나는 마음이 되었다...
더워서 비옷을 입기가 싫지만...
비옷을 꺼내어 배낭 등받이 사이에 끼우고.
비닐커버로 배낭만 챙기고 모자를 깊숙히 눌러 썼다...
제발 이정도 가랑비만 내렸으면 하는 마음으로 걷는 발걸음이 가볍다...
모자위로 살속으로 차츰 스며드는 빗방울이 시원하게 느껴지기도 하여 기분이 좋았다..
이제부터 벼랑끝 곡예산행이 시작되고 있었는데...
어디쯤에선가...
저야래 강줄기가 내려다 보이는 언덕바위와 만났다..
선녀들의 놀이터 같이
무도장처럼 넓다란
하얀 바윗돌이 갑자기 깍아지른 절벽을 이루면서
십여미터가 훨씬 넘는 폭포와 마주 하고 섰다...
가파른 바윗돌 위에
널려있는 밧줄을 잡고 까마득한 아랫쪽을 향해 걸어내려 가야 한다....
어느 장인의 솜씨련가..
수만년 물길로 다듬어진 커다란 바위돌 작은호수...
옥빛물결이 넘실대는 12선녀탕의 첫번째 복숭아탕...
신비에 가까운 섬세한 손놀림으로 빚은
하늘을 닮은 물빛이 너무 고아라...
푸른 달빛을 닮아 일렁이는 복숭아...
복숭아탕....
신비롭게 반짝이는 그옥빛 물속에
몸을 담근 사람은 복되리니...
허물벗은 값진 삶이 되리니...
가슴속 깊은 곳에서
용솟음 쳐 흐르는
생명의 환희를 나는 보았다...
지난 여름날...
지구를 살킬듯이 휩쓸고 지나간 폭우가
아직도 그때의 공포스런 광경을 연상케 하며 처참한 상처를 드러내 보이고 있었다..
주황색 쇠파이프로 연결된 철제 다리가 끊어진채 곳곳에 널려 있었고
반쯤 떠내려가다가 간신히 붙어있는 다리를
짓뭉게 지기까지한 다리를 가느다란 밧줄 하나로 동여 매어
등산객이 목숨 걸고 오르내리게 한곳을 지날때는
너무 무서워서
이고운산을 지키는 사람들에게 한마디 하고 싶은 심술이 삐죽이 튀어 오르고 있었다..
자연이 우리에게 내리는 재해가 아무리 크다하여도
우리에게는 또다른 선택의 여지가 주어지지 않는....
우리의 생명을 잉태시킨 모태와 같은지라...
땅속에 스며드는 물처럼
고운손으로 쓰다듬고 어루만지고 끌어 안아야 한다...
폭우가 할퀴고 지나간 자리가 너무 넓고 깊어서
고칠 엄두도 내지 못하는듯..
계곡을 가로지르고 사람들을 건너게 했던
철제구름 다리 대신 새로 만든 임시변통 통나무 다리는
발한쪽만 잘못 디디면 밑으로 꼬꾸라 질것 같은 두려움이 었고
그다리와 이어진 작은 나무 계단은 까꿍이의 간을 콩알만하게 하기를
한번도 아닌 여러번이 었다...
( 참내....그작은 나무계단을 만든 장본인이야 새처럼 냉큼냉큼 걸었겠지...!! )
하는 생각이 들어서
지금도 만나기만 혀봐...
걍 꿀밤을 한대 아프게 줄꺼얌...
아직도 분이 안플려서...강원도지사님에게 따질려고 했는데
밥하는 일로 바빠서 가는 것을 포기 하고 말았지..롱.
설악을 보면
그마음에 사랑을 품게 된다고 하였더라...
기묘하고 절묘하게 서로 다른 모양의 폭포수에
끊임없는 눈길을 빼앗기며....
내려 왔던 기나긴 하산길은 한시도 마음 놓이지 않는 사투였었다...
쉬임없이 오르내리는 급경사길에
바위틈에 박혀있는 주황색 철책을 부여 잡고
발디딜곳을 찾아 수없이 많은
가랑이 찢어지기 (?) 스트레칭 을 하다가..
그렇게 조심하였는데도...
한순간 비에 젖은 바위에 미끄러져
바위아래로 떨어질뻔 했는데 ...
등에 따게비처럼 붙어있는 배낭이 휩쓸려 내려가지 않게 버티어 주어서
철책에 가슴이 걸리고...
통통한 암멧돼지 한마리가 바위돌과 철책사이에 끼인채로
바둥바둥 거리는 모양새가 되어 버렸다...
뒤따라 오던 남자후배님이 (도와 드릴까요? ) 하는 바람에 기절하고 (아니요~) 했지롱..
죽을 힘을 다하여 밑으로 떨어지지 않고 빠져 나오긴 했는디...
( 아고야...우찌 그리도 창피스러운지...에혀 몬사릉...)
엉덩이 바지가 엉망이고....오늘도 변함없이 우아한 까꿍이의 스타일이
한순간에 꾸깃꾸깃 해졌다요...참내...
너무나도 힘들고 창피하기도 해서...
내 다시는 산에 오나봐라...그랬는데요..
내사랑아....용서해 줄꺼징.....크하하
마지막 산행 두시간은 정상에서 볼수 없었던 단풍의 절경을 만끽하며 내려왔었다..
빨갛게 또는 샛노랗게 물든 단풍이 어두운 구릉지에서
하늘가를 향하여 일렁일때면 그빛깔이 너무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다...
그예쁜 붉은 단풍이 허공중에서
별처럼 떨어지고....
곱게 쌓여....
푹신한 붉은 양탄자 같은 숲길을 걷는
호사스러움에
비를 맞으면서도 하늘을 나는듯 행복하기만 하였다....
나의 손끝에 붙잡힌
흠집없는 붉은
작은 시신들.....
나의 어느 책갈피속에서...
고이고이 숨어 있다가
먼후일 언젠가...
우리들의 오늘의 이 감동적인 만남을
향기롭게
생생하게 추억토록 해줄것이다....
복숭아선녀탕에서 만난 선녀님과의 수다는 이것으로 맺어야 할것 같아요..
이글을 읽으신 님의 고운생각도 적어 보시면
좋은 후기가 될것 같아요.
언제나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2006년 10월 24일 까꿍이가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