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봉산

2024. 8. 24. 15:36추억속의산행후기


★♪까꿍♪★

예지(銳智)의 눈빛을 간직한 응봉산

추억속의 산행후기

2011-06-03 16:25:33


칠흑같은 어둠속

희미한 여명이 드리운 밤하늘에는

우람하게 내려 앉은

검은 산그림자가

태초의 정적에 휩쌓여 있었다.

 

응당 보여야 할 별들은 구름속에

숨어 보일듯 말듯 수줍어 하고

갓 구워 낸 알멩이에서

우려낸 커피향처럼

 

늘상 우리들에게 다정하고 신선하게

젖어드는

아름드리 소나무숲에서 불어오는

싸아한 솔향기바람은

상쾌하기만 하였다...

 

오랫만에 평생 옆지기랑 함께하는 산행인지라

챙긴다는 것이 먹을것만 열심히 챙기고는

무박야행산행에 필수인 등불은

까맣게 잊고 있었다...

 

아고야...이깜깜한 밤길을 우찌 걸을까요...

걱정할 사이도 없이 옆지기의 손에 들여진

환한 등불....

 

(오와 파랑새님은 정말 희망의 파랑새님셔요..)

부모님이랑 동행할때 드릴려고 준비해 두었는데

그등불을 우리 부부에게 빌려주신 일등효자 파랑새님

감사해요 ^^*

 

가족모임등으로 예약이 취소된 부분을

고맙게도 선진항공버스 윤두희사장님의

배려로 회사식구들로 가득히 메워진 우리일행은

저마다 이마에 별처럼

반짝이는 환한 등불을 달았다...

 

손에 손에 등불을 빛추이며 걷는 산길....

어둠속을 헤집고

희망의 빛을 맞으러 가는

정결한 등불의 행열이

어두운 산계곡에

길게 길게 이어지며

별처럼 반짝이고 있었다...

 

2006년 12월 31일

저녁 야탑역에서

10시 45분에 떠나야할 버스는

느긋하게 지체하고 거의 11시경에

응봉산 일출산행이 시작되었다..

 

덕구온천 입구 주차장에

도착한 시간은

2007년 1월 1일 하고도 4시간이 진행된

새벽이었다..

 

제야의 종소리를 들으며

가족사랑을 기원하고

밝아오는 미래에 대한

알수없은 꿈에 부풀었던 지난날의

추억이 흑백영상이 되어 눈앞에 아른거리고...

 

창밖 어둠속에서는

산행회원들을 위해

해맞이 떡국을 끊이려고

대형버너에 불을 지피고

오인근대장님과 회장님등

남정네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수고로운 시간을 인내하고 있었다.

 

고기도 마늘도 통째로 넣어서

올한에는 모두가 대박을 터트리라는

메시지로 알고 얌얌 맛나게 먹었다...

그런데 이새벽에 먹는 떡국이

입에 찰싹 달라 붙게 맛있는것은

왠일일까요....

 

곰곰히 생각하여 보니 아마도 남성이

끊여주는 것을

가만히 앉아서 받아 먹는 행복함

때문일거라는 생각도 잠시...

후다닥 나의 뇌리를 스치는 생각하나가 있었다..

 

이떡국으로 인하여

먹기 싫은 나이를

강제적으로 기습적으로 먹게 해주신

오인근산악대장님이

살짜기 미워지기 시작하였지만

어쩌랴...

일단은 맛있으니까 한그릇 뚝딱하고...

따지는 일은 나중에 하기로 하였다

(기대하셔요 대장님..ㅎㅎㅎ)

 

강원도 삼척시 가곡면과 경북 울진군 북면의

경계선에 위치한 해발 998.5m의 응봉산은

울진군쪽에서 보면 매의 형상을 닮았다하여

매봉산이라 부르기도 하고

울진쪽 온정골에는 약600년전 사냥꾼에 의하여

발견되었다는 덕구온천이 있다..

 

삼척쪽으로는 신비롭고 환상적인 천혜의 비경을

자랑하는 용소계곡이 있어서

전문산악이들의 사랑받은 산행처가 되고 있다.

 

옛재능선길-헬기장-정상-

원탕- 효자샘-용소폭포-선녀탕-덕구온천주차장에

도착하는 5시간30분간의 산행이 시간에 맞추어

차곡차곡 진행되었다...

 

몇백년은 넘었을 소나무군락지

솔숲사이를 거닐며

불빛에 비추인 아름드리 노송의 의연함에

절로 감탄하고

애국가에 삽입된 그청아한 바람소리가

이곳이 본향인양

물결치는 소리로 들여오메..

듣는이의 가슴을 뭉클하게 하고 있었다...

 

평소보담은 훨씬 무게가 나가는 배낭 때문에

자꾸만 가는길을 멈추게 되니

구겨지는 까꿍이의 체면이 말이 아닌 산행이 되고 있었다..

 

어둠속에

평지를 이룬 그길..

애써 손본 흔적을 찾을길 없는

그길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멋진 산길로

이어져 있어서

얼마나 많은 세월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발길로

그역사를 이루며 묵묵히 지켜왔는지를

한눈에 알아 보게 하고 있었다...

 

응봉산

매의 예지로 빛나는 산

그정상에 서면

푸른 동해 바다가 한눈에 들어 차고

푸른 바다 한 가운데에서

두둥실 떠오르는 태양.

 

어둠을 삼키고

티없이 맑은 소망의 한해가

방실거리며 구름속에서

붉게 붉게 타오르고 있었다...

 

바다를 향해 서있는

사람들의 가슴속에는

수줍은 새아씨처럼 숨어버린

햇살에도

서기충만하여

기념사진 찰칵대며

새로운 한해를 축하하고 있었다..

 

어둡고 사악한 것들이 빛속에

사루어져

가정마다 희망과 사랑

꿈과행복이 튼실한 나무로 자라나기를...

모두가 소망하며 두손을 모았다..

 

우리들의 원대한 꿈과 행복은

먼곳에 있지 않고 가까운곳에 있으며..

행복이란 아주 작은것들로 부터 시작된다..

 

정원을 가꾸듯이

헌신과 배려의 마음으로

가정마다 풍성한 꽃이 피어나게

작은 꽃밭을 가꾸어 가자..

 

내가 주지 않으면 얻어 질것이 없는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는 오자성어...

너무 흔해 빠져서 세일을 하여도

팔려 나가지 않지만

언제나 마음속에 간직하고 실천해야할

우리들의 덕목이 아닐런지요..

 

튼튼한 가정이야 말로 튼튼한 국가의 기틀이 되고..

개인도 국가도 뿌린대로 거두어진다...

그것이 세상의 진리이고 철칙이 아니겠는가...

 

가슴에 내려 앉은 바윗덩이 처럼

북핵이 건재하는 한

남의 일인양 딴전을 부릴수 없게되었다..

 

혼돈의 오늘을 만든것도 너와 내가 아닌가

변명하고 핑게대지 말자.

매처럼 날카로운 눈으로 세상을 지켜보자

드높은 기상으로 날아 올라

드넓은 세상을 보고 배워야 한다.

 

자신의 조그마한 이해득실 때문에

눈먼 위정들의 먹이 사슬이 되어 오욕의

역사를 다시 되풀이 할수는 없는것이다

 

정치와 경제 그모든것들이

위정자들의 몫이며

놀이와 콩나물값에 울고 웃는

호시절은 지나갔으며

 

이땅의 모든이들이

무엇이 옳고 그른지 옥석을 가려내는

위대한 시민이 되어야

그어둠의 명제를 풀수 있을것이다

 

나는 보았었다

힘이 없으면 무장해제를 당하고...

내땅에서도 자유롭게 죽을 권리마저 박탈된다는것을...

 

이글로벌 시대에도 야만은 존재하며

암묵적으로 행사되어 지고 있음에...

 

국태민안(國泰民安)

언제쯤이면 이사자성어를 나랏님에게

맡기고 유유자적하는 그날이 올려는지...

 

우리들은

누구보다도 많은 위대한 정신유산을 가지고 있다...

그지혜로운 마음이

들불처럼 일어나고 번져가기를 소망하여 보는

새아침이 밝아 오고 있었다...

 

하산하는 길은

꼬불꼬불 가파른 급경사길을 예고 하고 있어서

조심하는 마음으로

더이상 지체하지 못하고 하산하기 시작하였다.

 

산아래에는 봄날같아 보송한 흙길이었지만

정상 가까이에서는

아이젠을 해야 걸을 만큼

얼어붙은 눈길의 연속이었는데

내려 갈때도 아이젠을 계속 사용하고 있었다..

 

자연경관이 뛰어나게 아름다운 계곡을 따라

작고 아기자기한 장난감처럼

보이는 7.8개에 이르는 다리들은

맨처음 중국을 비롯하여

오스트렐리아 프랑스 독일 영국

샌프란시스코 금문교까지

세계각국의 유명한 다리들을

튼실하게 재현해 놓아서

처음에는 실소를 금치 못했었다..

 

나중에 보면 볼수록

참 잘하였다는 격려의 마음이 솟구쳐 올랐다.

자연경관과 잘 어울릴 뿐만 아니라

그정성이 가득하여서

보는이의 마음을 기쁨으로 가득하게 채우고 있었다..

 

온통 바위협곡을 이루고 흘러 넘치는

물줄기가

깊이를 알수없는 커다란 용소를 만들고

병목처럼 좁은 곳으로

흘러 가는 물줄기는

또다른 용소를 만들고

팔자 모양으로 이리저리

굽이굽이 이어지는 폭포와 용소들의

자태가 비경을 이루고 있어서

 

꿈속을 거닐듯 환희에 젖어드는 마음이 되었다

어쩌면 그리도 아름다울까...

누구의 손길로 빚은 예술혼일까...

 

자손만대에 천만년을 이어져 가기를

우리들의 값진 자산이 아니겠는가...

 

그맑은 물빛에 어린

선한 마음...

수려한 모습의 사람들....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만 바라 보아도

우리는 행복해 하지 않는가...

작은 들꽃의 아름다움에 탄성을 지르는

소박한 꿈이 영글어 가는 행복한

우리들의 영토를 지켜내야 한다...

 

사진을 찍을려고 카메라를 꺼내 들었지만

밧데리 소진으로 한컷도 못찍고

용소폭포의 멋진 모습은

가슴속에 꼬깃꼬깃 새겨 넣으며 걸었다...

 

계곡입구쪽에 이르러서는 아이젠을 벗어

배낭에 넣고 계곡을 따라 내려가니

덕구온천 발원지여서

따뜻한 온천수가 용솟음치고

발을 담글수 있는 커다란 족욕시설물이

친절하게 등산객을 맞이 하고 있었다.

 

호텔온천이 예약되어 있어서

족욕할 필요는 없고 머뭇거리는 사이에

언제 뒤따라 오셨는가...

날고뛰는선수님이

옴메나...어디서 개구리 한마리를 잡아서

높이 들어 보였다..

아고..정말 날고 뛰는 선수님이 맞네여..

(참 맛있는 놈이라며 입맞을 다시고 계셨지만)

어쩔수 없이 놓아 주신 선수님

올한에는 복 많이 받으실거에요..ㅎㅎㅎ

 

시멘트로 이어진 냇가 옆길을

느슨하게 걷고 있다가 갑자기 꽈당하고 넘어졌다..

세멘트 바닥 옆길에 고인물이 얼음판이되었고

흙바람에 덮인것을 미쳐 볼수가 없었다...

 

왼쪽 엉덩이가 먼저 땅에 부딛치며 튕겨져

오르는 압력이

언젠가 처럼 척추를 흔들고

감전된것처럼 끔찍한 아픔이 고동치고 있었다...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한참동안이나 그자세로 엎드려 있었다..

이제 큰일났다 싶었는데

다행히도 혼자서 일어 날수 있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걱정하는 마음

산우님들의 걱정어린 시선이 못내 죄스러웠다..

조금 조심하지 않고서...

다왔다고 까불대고 엉덩이를 땅바닥에

부딪쳐서 누가 이기냐 내기를 하는것인지...

에구구..한참은 고생하게 생겼네요

 

주차장에 사람들이 빼곡하고

식당에도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였는데

한시라도 바삐 온천욕을 해야 할것 같은데

만원사례라서

발붙일곳이 없다고 하였다...

 

서울가는길에 좋은 곳을 골라서 해야한다는

의견에 모두 차에 올라 출발한 시간이 11시 40분..

허리의 통증이 앉은 자세를 고통스럽게 하고 있었다

몸살인가 으실으실 춥기도 하고

삼척으로 올라가서 영동고속쪽으로 가는것이 아니고

울진쪽을 향하여 차는 신바람나게 달리고 있었다

 

와..

바다다..

아담하고 예쁘게 정돈된 마을풍경이

그림처럼 지나가고...

그러다 보면 아픔도 잊은듯

잠이 들었다...

 

비몽사몽 눈을 뜨니

내륙으로 내달리는 차는

한폭의 산수화를 펼친듯

풍요롭고 아름답기만 하여서

계속해서 차를 타고

마냥 달리고만 싶다는

어린아이같은 나의 생각에

혼자 피식 웃기도하고

이렇게 뱅글뱅글 돌아가 주시는

기사님이 여간 고마운것이 아니었다

얼마를 달렸을까..

부석사로 유명한 영주 부근이었고

사우나시설이 잘 되어진 풍기였다

 

넘어져 다쳤을때는 맨처음

얼음찜질을 하여야 한다는 생각이 떠올라

냉수로 냉탕으로 온몸이 얼음짱이 되게 하였다..

그다음 온탕의 순서로 한시간이 넘는 사우나로

하나도 아프지 않은듯 기분이 날아 갈듯하였지만..

영 온전한 것은 아니었다..

오늘의 이아픔을 이한해의 이정표로삼아

모든일에 조심하고 신중하게

살아야 겠다는 생각을 하여 본다

 

모든일과 사물은 보는 이의 관점에 따라

이루어지는 결과도 판이하게 다른 모습일수가 있다.

긍정적인 사고와 순리를 거스르지 않는 기다림

많이 사랑하고 많이 웃을수 있는 복된 한해가

꿈이 이루어지는 한해가 되어 지기를 .....

사랑하는 솔향기산우님들께 기원합니다

 

2007년 1월 3일 까꿍이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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