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봉산

2024. 8. 24. 15:41추억속의산행후기


★♪까꿍♪★

갯벌의 향기 가득한 서산 팔봉산

추억속의 산행후기

2011-06-03 16:21:05


우리들의 몸과 마음이 한해중

가장 바쁜 시기

아플 여가도 괴로워 할 여가도 없이

업무상의 회식 선후배와의 만남

친구끼리 가족간의 사랑챙기기...

일년간의 노고에 대한 손익계산서

뽑아 내기까지

 

누구에게나

파김치가 되어 버린 자신을

가장 여유롭게 돌아 볼수 있고

마음을 가다 듬을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숨막히듯 돌아가는 일상의 굴레어서 벗어나

차창 밖을 지나가는

아스라한 풍광에 시선을 묻어둔채

홀로이

상념의 바다에 빠져 보는 것도

신선한 삶의 충전이 되고

 

낮 선 곳으로의 여정..

그리고 등산은

나에게 유일한 삶의

사치로운 여유공간이기도 하다

 

꼭 잡은 두손에

따스한 온기를 느끼며

서로의 가슴속 깊이

맥박치는 심장의 고동 소리를 들으며..

낮선곳으로의 두려움없는 동행...

부부끼리

연인들끼리의 여행이야 말로

기쁨이 충만한 삶의 환희로움이 아니겠는가...

 

삶에 대한 절망이 없이는

삶에 대한 참된 사랑도 없다는

까뮤의 말을

새삼스러이 음미해보는

허허로운 마음의 곳간...

 

의롭게 산다는것..

투정하지 않고 동화되어 가는 삶 안에는

슬픔보다는

풍요로운 꿈이 있어

우리들을 언제나

새롭게 신명나게 하지 않는가...

 

오늘 2006년을 떠나 보내는

송년 산행은

충청남도 서산의 팔봉산이다

 

강원도 홍천에도 팔봉산이 있어

그비경이 으뜸이라 하였는데..

춘천의 오봉산이 기억속에 아름답게

채색되어 버린것을 생각하면

 

여덟개의 서로 다른 봉우리가 빚어내는

아기자기한 산세가

눈앞에 훤히 보이는듯 하여진다..

 

서해안 고속도로 시대가 열리면서

더욱 주목 받게된 태안반도와 함께

산꾼들의 매혹적인 쉼터가 된듯한 팔봉산...

 

어둠이 내려 앉은 새벽 7시 7분

야탑역에서 버스 두대가 출발하기는 처음..

60여명의 산꾼들이 만족한 결과는 아니지만..

 

아무것도 없는

텅빈공간에서 18명이 머리를 맞대고

재 창단한 솔향기산악회..

3개월만에 일구어 낸 소중한 수확이니

서로 마주 보며 맞잡은 두손엔

힘이 넘치고 사랑이 넘친다..

 

서산시 어송 삼거리를 지나고

주차장에서 잠시 가벼운 맨손체조로 몸을 푼뒤..

9시 20분에 왕복 3시간의 산행이 시작되었다..

 

서태사 송림숲 길을 향한

평평한 비포장도로길...

알록달록 원색의 물결이

길게 꼬리를 물고 길 가득히 넘친다..

 

봄날 처럼 따스한 날씨에

처마밑에 가지런히 정돈되어

걸려 있는 푸른 시레기가

겨울단장을 끝낸 마을 풍경을

더욱 정겹고 따사롭게 느끼게 하였다...

 

평지와 같은 오름길..

알게 모르게 높아 가는 고도 때문에

10분도 채 지나지 않아서

가쁜 숨을 몰아 쉬고

젖어 드는 땀방울에 너도나도 껍질을 벗듯이

방한복을 벗어서 챙긴다..

 

울창하게 자란 소나무숲이

시야 가득히 향기롭게

젖어 들고

올망졸망 여덟개의 산봉우리중

8봉으로 오르는 산길이 잡혔다..

7봉 6봉 5봉 4봉을 지나고

정상인 3봉(362m)과 2봉을 끝으로

제1봉을 바라 보면서 하산하여

해안에서 회와 함께 송년의 밤행사가 이어진다..

 

한시간 남짓 오름산길이 멈춘곳에는

8봉이 자리하고 있고

막힘없이 조망되는 서해바다가

눈앞에 아득하기만 한데....

 

운무에 휩쌓인 먼산 그림자는

한폭의 수묵화를 보는듯 아름다웠다..

 

손을 뻗치기만 하면 잡힐듯이

내려 앉은 서해 갯벌위에는

실개천인듯

아직도 반짝거리며 흐르는

가느다란 물길이 보이고

 

밤이 오면..

다시금 가득히

물이 차오르기 전....

 

회색빛 갯벌에서

수백수천 마리의 게들이

경계의 레이다를 쫑긋이 세우고

 

앙징맞은 집게 손으로

열심히 밥퍼먹기를 하다가는

작은 새들의 날개짓에도

순식간에 갯벌속으로 자취를 감추는

일사분란한 그들의 행동감각이

신비롭게 가슴속으로 파고 들고 있었다...

 

살금살금....

인간의 손길로는

도저히 종잡을 수 없는

얄미운 그들의 모습이

저 먼 갯벌속에서

꼼지락 거리고 있는것만 같아서

한참 동안이나 발길이 떨어 지지 않았다...

 

<너....잡히기만 혀봐..두거...히이..>

 

9개의 산봉우리가

병풍처럼 펼쳐져 있어서

9개의 마을을 품어 안은듯

아늑한 정기에 쌓여 있고

태안반도가 내려다 보이는

산세가 수려하다.

 

실제 산의 봉우리가 아홉개인데

작은 봉우리를 제외한 팔봉산이라

이름하였으며

매년 12월말이면 제외된 그작은 봉우리가

자기를 넣치 않았다고 울었다는 전설이 있으니..

그작은 봉우리가 태안반도로 옮겨가서

백화산이 되었다고 한다..

 

동해고속도로가 건설되기 전까지는

대중음악 가사에 빠짐없이 등장했던

노랫말의 발상지..

만리포.연포 방포 해수욕장의...

낙조의 아름다움이 극치를 이루는

그리움의 포구가 아니겠는가...

언제라도

우리들의 선한 안식처가 되어 주는

어머니의 품속같은 서해바다...

 

8봉에서 4봉까지 이어지는 능선길은

아담하고 포근하여

마을 뒷산의 정겨움이 묻어나는

흥겨운 발길이 되고 있었지만

 

팔봉산 정상인 3봉에 오르기 위해서는

깍아 지른 암벽위로 10m가 넘는 철계단을

오르고 밧줄을 타고 오르는

위험한 순간도 있어서 긴장 되기도 하였다

 

몇년전 이곳에서

밧줄이 끊어 지는 바람에

동창들과 함께 산행했던

10년지기 산꾼이 하반신 마비가 되었다는

안타까운 일도 있어서 일까..

손이 작은 사람은

잘 잡혀 지지 않을 만큼

굵은 밧줄을 잡으면서

다시는 그러한 일이 없기를 기원하였다...

 

암벽을 뛰어 넘은 용기에 가슴 벅차오르고

드넓은 갯벌을 등진 절경앞에서

멋드러진 포즈로 깔깔대고 환하게 웃으며

추억을 남기는 산꾼들의 즐거운 모습에

찍사님들의 셔터 터트리는 소리마저 경쾌하게 들렸다...

 

커다란 바위암반이 뒤엉켜서 산봉우리를

이루고 있는 암산 제2봉우리..

누구의 도움이 없이는 감히 오를수도 없는

정상을 간신히 올라가서

바위돌위에 위태롭게 서거나

앉아서 기쁨의 탄성을 지르며

사진찍기 대회가 열렸다...

 

이제 다음 사람들을 위하여

발걸음을 옮겨야 함에도 잠시

숨을 멈추이고...

금강산처럼 멋드러진 위용을 자랑하는

제1봉의 수려한 자태를 바라보며

제2봉과 제3봉 사이길로 하산해야 하는

아쉬움을 달래었다....

 

성인 한사람이 겨우 통과 할수 있는

일명 산부인과 바위 용굴..

그곳을 모든 산꾼들이 통과하기에는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도 하여서인지..

그옆에 철계단이 높이 놓여있어서

위험과 정체를 면케 하고 있었다..

 

초대받지 않은 산꾼들의 행열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가운데

가파른 암벽에 설치된 철교는

올라가고 내려가는 사람이 동시에

오르내리지 못할 만큼 협소하고 좁아서

 

올라 오고자 위태롭게 서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미안하고 민망하기 그지없었다..

 

예산 때문이셨습니까...

속좁으신 밴뎅이 사촌형님이라서 입니까....

조금만 신경쓰면 모든이가 행복해지는

진리를 아시옵니까...

 

가을을...

그리고 겨울을 함께 맞이하고 보내고 있는

다정한 산우님들의 얼굴에는

밝은 햇살같은 웃음이 방글거리고

말하지 않아도

서로 마주 보는 눈빛에서

넘치는 사랑의 마음이

가슴마다 파도처럼 일렁입니다...

 

산벗님이시여...

감사합니다

어떠한 수식의 말로도 다 하지 못하는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해산물에 회에 매운탕에...

정다운 웃음 가득한 성찬의 송년잔치상에 앞서...

새임원님들의 보고와 인사가 있었습니다

 

가족이상의 끈끈한 마음의 정으로

모범을 보이시고 솔선수범하여

3개월 동안 애쓰신 임원진의 활동이

3년처럼 길고 힘든 수고로움의 시간이었음을 기억합니다

물심양면으로 애쓰신 그희생을 감사드리며

솔향기의 든든한 토양이 될것이라 믿어 집니다

 

무엇보다도

혜운선배님의 열열한 후배사랑이

솔향기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셨고

회원 한사람 한사람이

모두가 솔향기의 주인이심을 기억해 주실것을

부탁하셨습니다.

 

영리목적이 아닌

이익단체가 아님으로

우리 모두가 한사람 한사람

이솔향기의 주인이십니다

모두가 뜨거운 열정으로 힘을 합쳐서

올해 보다 발전된 모습으로

내년 이맘때쯤이면 기쁨이 두배되는

솔향기산악회가 되리라 믿습니다

 

가는 해야 잘 가렴...

슬픔도 아쉬움도 외로움도

지는 해의 날개위에 올려 놓아

멀리 떠나 보내고

 

옷깃을 여미며

새날을 맞는

정결한 마음의 의식에

잠겨야 하는 시간....

 

서해바다와 팔봉산의 정기

가득채운 마음에

행복한 웃음과 건강

희망과사랑이 넘치도록

술잔 가득히

축배의 잔을 높이 들었다...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하는 그대가

솔향기의 주인이심을

잊지 않으시기 바랍니다

 

모두가 행복한 산행이 되도록

무엇이 보탬이 되는지

골똘히 생각하는

까꿍이가 되겠습니다

 

닥아오는 새해에는

산우님들 모두에게

행운이 가득한 한해가 되시길...

 

2006년 12월 25일 까꿍이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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