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illion

데뷔/결성: 1980년대 초반

활동/시기: 1980년대, 1990년대

멤 버: 스티브 호가스(Steve Hogarth, 보컬), 마크 켈리(Mark Kelly, 키보드), 피트 트레와버스(Pete Trewavas, 베이스), 이안 모슬리(Ian Mosley, 드럼), 스티브 로더리(Steve Rothery, 기타)

<반지 전쟁>으로 유명한 소설가 J.J.R 톨킨(J.J.R. Tolkein)의 소설 <The Silmarillion>에서 그룹명을 따온 마릴리온은 1980년대 영국의 네오 프로그레시브 물결을 주도했던 대표적인 그룹이다. 그들은 1970년대 제네시스(Genesis), 예스(Yes), 제트로 툴(Jetro Tull) 같은 프로그레시브 록 밴드의 음악적 방법론에 1980년대에 태동한 뉴 웨이브의 감수성을 가미시켜 프로그레시브 록의 새로운 물결을 일으켰다.

복잡한 악곡 전개와 록적인 필이 강했던 1970년대 프로그레시브 록에 비해 마릴리온의 네오 프로그레시브는 세련된 키보드 음(音)이 많이 도입되고 쉽게 귀를 잡아끄는 친근한 멜로디로 무장되어 있다.

마릴리온은 그룹의 음악을 책임지는 리더의 교체로 인해 크게 두 시기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 시점은 내면의 세계를 탐구하는 가사와 몽환적이고 진솔한 목소리의 주인공 피시(Fish)가 이끌던 기간으로, 데뷔 싱글 'Market square heroes'을 발표한 1982년부터 솔로 전향을 선언한 1988년까지이다. 밴드의 최고 전성시대라고 말할 수 있다.

피시를 주축으로 기타 스티브 로더리(Steve Rothery), 키보드 마크 켈리(Mark Kelly), 드럼 이안 모슬리(Ian Mosley, 1984년 2집 앨범 <Fugazi>부터 참여), 베이스 피트 트레와버스(Pete Trewavas)로 구성된 마릴리온은 이 기간동안 앨범과 싱글 차트를 휩쓸며 네오 프로그레시브의 개척자로 추앙 받았다.

1983년 데뷔작 　<Script　 For A Jester's Tear>가 7위에 랭크된 것을 시작으로, 1984년 <Fugazi> 5위, 1985년 <Misplaced Childhood> 1위, 1987년 <Clutching At Straws> 2위 등 모든 앨범이 톱 텐에 진입하여 커다란 인기를 누렸다.

특히 피시의 어린 시절 경험을 토대로 만들어진 컨셉트 음반 <Misplaced Childhood>는 그룹의 최고 명반이자 네오 프로그레시브 메탈의 위대한 바이블로 남아있는 작품이다. 시적인 가사와 흡인력 강한 멜로디와 사운드는 묘한 여운을 남기며 대중들의 가슴을 촉촉히 적셨다. 발라드 넘버 'Kayleigh', 'Lavender'이 단적으로 증명한다.

하지만 피시는 정점에 올라선 마릴리온을 뒤로하고 1988년 9월 독립 선언을 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그가 앨범 재킷마다 등장하는 제스터(Jester)라는 마스코트는 물론이고, 가사, 사운드 등 모든 부분을 총괄했기에 멤버들과 팬들의 충격은 매우 컸다.

마릴리온은 그러나 그룹을 계속 끌고 가기로 결정하고 1989년 유로피언스(Europeas) 출신의 보컬리스트 스티브 호가스(Steve Hogarth)를 철저한 오디션 끝에 받아들였다. 주위의 우려와 달리 스티브 호가스는 멤버들과 잘 융합하면서 피시에 버금가는 카리스마와 역량을 발휘했다. 2기 마릴리온의 출발이었다.

전반기 마릴리온의 사운드가 네오 프로그레시브의 전형을 보여주었다면, 스티브 호가스가 가세한 후기 마릴리온은 메인스트림 록에 근접한 양식을 선보였다. 상업적으로도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었다.

1989년 <Second's End> 7위, 1991년 <Holidays In Eden> 7위, 1994년 <Brave> 10위 등 피시 시절만큼의 인기를 누리지 못했지만 명성을 이어가기에는 충분했다.

이후에도 마릴리온은 꾸준히 앨범을 발표하며 네오 프로그레시브의 음악세계를 펼쳐나갔다. 그리고 오는 5월 새 앨범 <Anoraknophobia>를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