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berty X

2024. 9. 30. 12:00팝아티스트

 
 
2003년 브릿 어워드가 배출해낸 신인!

지난 세기말 즈음 영국의 팝 필드는 비틀스라는 팝 역사상 가장 위대했던 그룹의 복고 열풍이 뜨겁게 휘몰아쳤다. 바로 오아시스, 블러 등으로 대변되던 1990년대 브릿 팝 밴드들이 '제 2차 브리티쉬 인베이젼'의 주역으로 급부상하며 비틀스를 재조명하는데 앞장섰던 것이다.

기성세대들도 비틀스의 재림에 흥분했다. 1970년대 록의 황금기 시절, 영국밴드들의 미국밴드에 대항한 막강 브랜드 파워가 재현되는 순간이었다. 비단 록뿐만이 아니다. 세기말과 뉴밀레니엄에 걸쳐 영국과 전 유럽을 강타한 댄스 팝도 핫 이슈였다.

스파이스 걸스와 올 세인츠, 아토믹 키튼, 슈가베이브스 등은 여성 팝의 전성시대를 예고했고, 그 여세를 몰아 브리티쉬 모던 록 시장에 대항한 보이밴드들의 음악도 상품성을 인정받았다. 웨스트라이프나 블루의 성공만 봐도 짐작이 간다. 전지구촌에 브리티쉬 팝을 효과적으로 마케팅하는데 이들의 역할이 무엇보다 주효했던 것이다.

이미 매체를 통해 '영국 팝의 가장 모범적인 답안'이란 평가를 받은 리버티 엑스(Liberty X)의 음악도 마찬가지다. 그들의 사운드에는 선배들의 브리티쉬 팝이 지닌 달콤 섹시하고 경쾌한 댄스 파티가 코어를 이룬다.

리버티 엑스는 여성멤버 켈리(Kelli), 미쉘(Michelle), 제시카(Jessica), 그리고 남성멤버 케빈(Kevin)과 토니(Tony)로 구성된 5인조 혼성 댄스 팝 그룹. 멤버 구성의 다양함이 특징이다. 남녀 혼성에다 흑백의 조화가 인상적이다. 때문에 리버티 엑스의 사운드에는 흑인 음악과 백인 음악이 공존한다.

영국의 팝 아이돌(Pop Idol) 프로그램인 <Pop Stars>에서 고배의 쓴잔을 마셨지만 여기 출신이라는 점도 리버티 엑스의 음악을 간접적으로 말해준다. 영국 차트 5위로 데뷔한 처녀작 <Thinking It Over>와 더불어 발매와 동시에 싱글 차트 넘버원에 오른 'Just a little'의 성공은 순식간에 그들을 글로벌 스타 자리에 치켜올렸다.

게다가 그 곡으로 2003년 <브릿 어워드>에서 '최우수 영국 싱글' 부문을 수상했으니, '신예 탄생'이라는 영국 언론의 호들갑도 어느 정도 수긍이 간다. 그것을 토대로 지난해 겨울, EP 앨범 <Jumpin'>을 발표해 전세계적으로 팀을 알려나갔고, 결국 최근에 발표된 소포모어 앨범 <Being Somebody>에 대중들은 눈독을 들이지 않을 수 없다.

음반은 R&B를 토대로 댄스, 발라드 등을 버무린 지극히 영국적인 팝 음악이다. 영국 차트 5위를 기록한 첫 싱글 'Jumpin'외에도 매력적인 발라드 'Everybody cries'뿐만 아니라 'The last goodbye', 'Close your eyes' 등 나머지 곡들도 브리티쉬의 향취가 사뭇 강하다.

일단 리버티 엑스가 틴 팝 그룹이라는 점은 <V2> 레이블의 의도된(?) 판매 전략이 반영되기 마련이고, 그들 또한 그런 측면을 쉽게 벗어나긴 어렵다. 그래서 이들의 음악은 다분히 상업적이다. 허나 다른 한편으로는 현재의 음악적 트렌드를 제대로 꿰뚫고 있으며 주류 팝 씬을 효과적으로 선택, 활용하고 있는 영리한 그룹임을 증명해 주기도 한다.

그뿐인가. 그간 퓨전 재즈계의 거장 존 맥러플린(John McLaughlin) 등 실력 있는 뮤지션, 엔지니어들과 접촉하며 팝 아이돌이 갖는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려는 움직임도 한층 이들의 퀄리티를 높이는데 결정적이었다.

리버티 엑스는 지난 2월 14일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MTV 아시아 뮤직 어워드>에서 “새 앨범 프로모션을 위해 당분간 아시아와 유럽 투어를 강행할 예정”이라며 공연에 대해 강조했다. 댄스 팝 그룹이더라도 리버티 엑스의 음악이 멋질 수밖에 없는 이유도 가수로서의 기본적 마인드의 충만함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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