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d Rock

2024. 9. 28. 12:08팝아티스트

 
 
에미넴(Eminem)과 키드 록(Kid Rock)

“누가 더 까발리는지 한번 재보자!”

대중음악에서는 때로 상궤를 벗어난 음악이 주목을 받고, 더욱이 시장에서까지 두각을 나타내는 이변이 연출된다. 말하자면 '아니 이 음악이 그렇게 많이 팔렸단 말야?'하는 놀라움을 제공하는 것들이다. 에미넴과 키드 록과 같은 뮤지션에 동질의식을 느낀 일정 팬들이 존재한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멀티 플래티넘을 기록했다는 판매고 소식을 접하게 되면 저절로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된다. 지금 음반시장과 인기차트는 이 두 이단아의 것이다.

작년 키드 록의 앨범 는 지금까지 미국에서 800만장이 팔리며 스매시 히트했다. 에미넴의 앨범 도 거뜬히 300만장의 판매량을 넘어섰다. 에미넴의 진가는 올해 들어 확연히 발휘되어 후속 신보 는 발매 첫 주에 176만장이 팔려나가는 선풍을 기록했다. 이는 사운드스캔 집계 사상 N-싱크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차트 데뷔 첫 주에 많이 팔린 수치라고 한다. 당연히 '틴 퀸'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신보 첫 주간 판매수량은 추월했다. 첫 싱글 'The real slim shady'도 현재 팝 차트 4위에 올라 이런 계열 노래로선 이례적 성공을 거두고있다.

앨범도 차트 데뷔와 동시에 1위로 치솟았고(6월 22일 현재 3주 째 정상) 이 때 2위로 데뷔한 앨범이 키드 록의 이었다. 그가 지난해 슈퍼스타로 비상하기 이전에 낸 앨범의 곡들을 다시 재구성한 반(半) 신보임을 감안한다면 대단한 기염이다. 만약 키드 록이 전적으로 신곡으로 된 앨범을 내놓았다면 에미넴과 흥미로운 라이벌 접전을 펼쳤을 것이다.

우리 입장에서는 먼저 이 두 사람의 음반이 왜 이처럼 미국 팝 시장을 호령하고있는지 그 이유가 궁금하다. 답은 간단하다. 마치 독침처럼 찔러대고 쏘아대는데서 오는 쾌감과 후련함이다. 하지만 그런 감정은 그들과 그들의 음악이 '정상'이라는 인식에서 오는 게 아니라 어디까지나 '이단'이라는 데서 오는 느낌이다(음악은 특히 록은 원래 조금 '비뚤어져야' 소비자 호응이 창출된다).

하드코어와 거친 입담의 맞수

음악스타일을 굳이 규정하자면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 콘 그리고 림프 비즈킷에 적용되는 하드코어로 분류되며 두 사람의 음악이 하드코어 힙합에 기초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에미넴은 힙합 성향에 철저하며 키드 록은 메탈과 컨트리 록의 성향을 보인다. 이 부문 아티스트가 그렇듯 두 사람 모두 딴 이름을 써 슬림 셰디라는 또 하나 가명을 병행하고있는 에미넴은 신보에 등장하는 마샬 매터스가 본명이며 키드 록은 로버트 제임스 리치가 진짜 이름이다.

에미넴과 키드 록을 이해하는데 놓쳐서는 안될 중요한 공통분모가 있다. 바로 거리낌없이 언어들을 뿌려대는 것이다. 속어 비어 욕설이 난무하고 스타들도 누구 가릴 것 없이 이들 도마에 올라 마구 난도질된다. 특히 성적으로는 일종의 '까발리기 잔치'다. 도저히 우리 수준으로는 상상하기 어렵다.

둘이 얼마나 거친 입담으로 표현의 자유를 만끽하는지 보기로 하자. 먼저 에미넴. 노래 중간에 asshole, suck, tits, dick, pussy, fuck 등과 같은 말은 기본이며 관계묘사도 위험수위를 넘나든다. '요! 그녀의 bush를 봐, hair잖아? /이 계집을 그 자리에서 발가벗겨 fuck하는 거야/ 걔가 뻗어버려서 온 것 자체를 잊어버릴 때까지..'

그의 신보 수록곡을 잘 들어보면 파멜라 앤더슨과 토미 리 불화의 원인은 불화이며 심지어 가구까지 던진다는 내용, 윌 스미스는 자신의 앞가림과 음반 판매고에 관심을 둔 나머지 랩에 욕설하나 없어 도무지 자질이 없다는 내용이 나온다. 림프 비즈킷의 프레드 더스트와 카슨 달리가 논쟁을 벌였는데 알고 보니 누가 먼저 크리스티나 아길레라와 성관계를 가졌는가에 대한 것이었다는 과연 설인지 사실인지 헷갈리는 얘기도 등장한다.

맞든 틀리든 일단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 대담함과 용기(?)에 귀가 번쩍 뜨이게 된다. 리키 마틴과 뉴 키즈 온 더 블록을 작살내는 노랫말도 있다. 이러니 반응이 미지근할 수가 없다.

무차별 언어가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지는 키드 록에게서도 여실히 나타난다. '뚜쟁이 콘테스트가 없으니까, 내가 뚜쟁이 국가대표야. 그러니 대학과 교육을 엿먹이는 거야' '게이 안돼. 절대 안돼. 난 ass하곤 안 놀아. 하지만 내가 리버라치 광채로 록 하는 것을 보라구!'

커트라인은 존재하지 않는다. 뚜쟁이 찬양으로 유명한 그는 자신을 '뚜쟁이 국가대표(pimp of the nation)'로 공언한다. 심지어 클린턴 대통령까지 뚜쟁이라고(그래서 맘에 든다고) 했다. 이유는 이렇다. “클린턴은 백악관집무실에서 르윈스키와 그 짓(blowjob)을 하지 않았는가. 그야말로 뚜쟁이 아닌가! 그리고도 그는 잘도 빠져 나왔다. 그런데도 여전히 부인이 있지 않나! 그는 나의 영웅이다.”(그는 클린턴 대통령과 만나 사진촬영도 했다)

노래에 유명인의 실명이 많이 나오는 것은 에미넴 이상이다. 메탈리카의 명곡 'Sad but true'를 샘플링한 신보의 첫 싱글 'American bad ass'에는 자니 캐시, 그랜드마스터 플래시, 데이비드 알란 코의 이름이 나온다. 설사 그들을 힐난하는 내용이 것이 아니더라도 키드 록의 노래 역시 에미넴의 것처럼 실감난다.

하지만 그들 속을 들여다보면 석연치 않은 구석도 많다. 이 정도 되려면 그 삶은, 적어도 스타덤에 오르기 이전의 삶은 본인들의 말대로 쓰레기(trash)여야 한다. 에미넴은 처참한 성장기를 보냈다고 하지만 어머니는 완강히 부인하고 있으며 키드 록의 경우도 사생활은 쓰레기는커녕 도리어 정상에 가깝다. 키드 록은 1971년 생, 에미넴은 1974년에 태어나 둘 다 아직 현역 20대이지만 키드 록은 혼자서 주니어라는 아들을, 에미넴은 킴(신보의 16번 째 곡의 주인공)이라는 여성과 사이에 제이드라는 딸이 있다.

특히 키드 록의 경우는 노래로선 일탈의 극치를 보여주면서 자신은 일부일처와 '솔직히 애들은 잘 키워야 한다'는 전통적 가족가치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해댄다. 뭔가 우리가 속고있다는 생각도 든다. 게다가 두 사람은 모두 백인이다. 백인이라고 해서 다 중산층이거나 보수적일 리야 없지만 하드코어 힙합이라는 흑인의 본령을 침범한 것은 '자극을 통한 상업성'이 깔려있는 것 아니냐는 혐의를 받기에 충분하다.

환대와 함께 쏟아지는 비판

에미넴은 애초부터 '백인이 왜 힙합을 하느냐'는 의혹을 샀다. 그가 오늘날 슈퍼스타로 비상하는데 가장 큰 조력자이자 앨범을 만들어준 닥터 드레도 주변으로부터 “왜 푸른 눈의 백인 애를 키우느냐”는 항의를 받았다고 한다. 그가 백인이었기에 더 여성 비하론자, 허무주의자, 가정폭력의 주창자라는 일련의 비판이 쏟아졌는지도 모른다.

빌보드 편집장 티모시 화이트는 고정 칼럼에서 “에미넴의 는 세상의 고통을 이용해 돈을 벌고있는 앨범”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한 바 있다. 키드 록도 그 못지 않게 일각에서 팬을 우롱하고 있는 사이비 섹스 갓이요, 장사꾼 야수이자 광인으로 낙인찍혀있다.

이 대목은 록의 아티스트 진실성과 관계하는 유서 깊은 담론이므로 앞으로도 논란이 거듭되겠지만 일단 그들이 비교적 늦깎이 성공사례라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에미넴은 떠오르기 전 1996년에 앨범 을 냈으나 나즈나 AZ를 본뜬 형편없는 백인 래퍼라는 혹평과 '넌 백인이야. 뭘 래핑한다는 거야. 가서 로큰롤이나 해!'라는 놀림만이 메아리로 돌아왔다. 더욱이 딸의 생일을 앞두고 요리 일에서 해고되는 역경이 겹치면서 그는 잔뜩 독이 오를 수밖에 없었다. “정말 최악의 시간이었다. 그 앨범 이후 내가 쓴 라임은 갈수록 분노에 분노를 쌓아갔다.”

키드 록의 경우는 일찍이 1990년 란 앨범을 냈으나 당시 같은 백인 래퍼인 바닐라 아이스의 열풍이 불면서 그 앨범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으며 다음 와 자신의 독자적 인디 레이블인 탑 독에서 낸 3집 도 실적이 아주 나쁘진 않았으나 역시 실패였다. 신보는 바로 이 저주받은 앨범들을 다시 만들고 엮은 것이다.

이런 고행 말고도 그들의 분노가 기획의 산물이 아닌 내면적 폭발임은 그들이 공히 충격적 주변의 죽음을 경험했다는 점에서 알 수 있다. 키드 록은 5년 전 폴이라는 이름의 사촌이 입에 총을 넣고 쏴 죽은 사건으로 혼돈에 휩싸였으며(이 일로 왼팔에 PAUL이라는 문신을 새겨넣었다) 에미넴 또한 열 아홉 되던 해 자신에게 음악의 길을 인도해준 삼촌 로니가 자살해 정신적 공황을 맞았다.

이런 일과 잇따른 삶의 정규코스 이탈이 그들을 음악에서나마 '통렬한 자유'를 맛보도록 내몰았을 것이다. 음악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그들 자신의 변을 듣는다.

“내 음반은 18살 밑의 애들은 듣지 못하게 되어있다. 하지만 그들이 들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난 그 애들에게 책임이 없다. 난 그렇다. 난 역할 모델도 아니고 그렇다고 주장하지도 않는다.”(에미넴)

“생각할 건 아무 것도 없다. 구할 나라도 없다. 내 공연은 개인적 자기치료 과정일 뿐이다. 그냥 와서 자신을 쏟아내면 된다. 여자라면 가슴을 드러내면 되고 사내라면 맥주를 마시면 된다!”(키드 록)

솔직히 그들에게 책임을 물을 것은 없다. 다만 그들을 통해 미국 자본주의사회가 쏟아내는 패자(敗者)라는 어두운 일면, 찌꺼기의 일단, 그 모순을 본다. 그들의 앨범 판매량으로 순수성을 검색하기보다는 먼저 그들과 수요자의 메시지 공감대를 클릭해야 할 것이다. '백인도 충분히 분노할 거리가 있다'는 그들의 주장은 누가 뭐라 해도 옳다. 사람들은 이런 아티스트가 없으면 대중음악이 황폐화되었다고 비판하고, 막상 나오면 분노를 세일하는 상품이라고 공격한다. 그것이야말로 논리의 모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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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드 록(Kid Rock)이 새 앨범에 들어갈 신곡의 녹음을 끝마쳤다. 앨런 로드하우스(Allen Roadhouse) 레코딩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이번 작업은 본인이 프로듀스까지 맡았으며 현재 LA에서 마지막 믹싱 작업 중이다. 그의 대변인은 “새 앨범의 첫 싱글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라고 밝혔으며 앨범 타이틀 역시 아직 미정이다.

그는 얼마 전에 자신의 백 밴드인 트위스티드 브라운 터커 밴드(Twisted Brown Trucker Band)의 기타리스트 제이슨 크라우스(Jason Krause)의 결혼식을 위해 축하 파티를 열었다. 그 자리에서 밴드 동료들과 레너드 스키너드(Lynyrd Skynyrd)의 'Sweet home alabama', 롤링 스톤스의 'Jumping jack flash', 레드 제플린의 'Rock & Roll' 등을 연주했다. 한편 최근에는 자신의 약혼녀인 파멜라 앤더슨과의 관계가 좋지 않다는 소문이 떠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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