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nny Rogers

2024. 9. 27. 08:40팝아티스트

 
 
1980년대 초반 우리나라에서 컨트리 음악의 인기 몰이에 공을 세운 가수는 덥수룩한 수염으로 유명한 케니 로저스(Kenny Rogers)다. 그는 분명 컨트리 아티스트지만 1980년대 초반 당시 국내에서 사랑 받았던 'Lady', 'Islands in the stream', 'We've got tonight', 그리고 'Don't fall in love with a dreamer' 등은 정통 컨트리 음악과 거리가 멀었다.

1980년 6주간 정상의 자리를 지키면서 그의 대표곡이 된 'Lady'는 코모도스(Commodores) 출신의 흑인 싱어 송라이터 라이오넬 리치(Lionel Richie)가 작곡했고, 1983년 돌리 파튼(Dolly Parton)과 듀엣으로 녹음해 2번째로 1위에 등극한 'Islands in the stream'은 디스코의 지존 비지스(Bee Gees)의 맏형 배리 깁(Barry Gibb)이 만들어 준 곡이었으며 시나 이스턴(Sheena Easton)과 함께 한 'We've got tonight(1983년 3위)'은 미국의 록큰롤 싱어 송라이터 밥 시거(Bob Seger)의 노래를 리매이크 한 것이다. 그리고 킴 칸스가 만들고 함께 호흡을 맞춘 'Don't fall in love with a dreamer(1980년 4위)'도 컨트리팝이라기 보다는 어덜트 컨템포러리 발라드다.

케니 로저스가 이렇게 컨트리뿐만 아니라 대중적인 성인 취향의 소프트 팝도 막힘 없이 잘 소화할 수 있었던 이유는 196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팝그룹 더 퍼스트 에디션(The First Edition)과 포크 밴드 뉴 크리스티 민스트렐스(New Christy Minstrels)에 몸담은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노래를 부른 케니 로저스는 컨트리 가수였지만 국내에서 인기를 얻은 그의 노래들은 정통 컨트리가 아니었다. 케니 로저스의 사례는 정통적인 컨트리보다 팝적인 감성을 살린 컨트리팝이 보편적으로 사랑 받는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1938년 8월 21일 미국 텍사스주의 휴스톤을 고향으로 태어난 케니 로저스는 1960년대부터 음악 경력을 쌓았다. 그가 맨 처음 시도한 음악은 재즈였지만 재미를 보지 못하자 더 퍼스트 에디션(The First Edition)과 뉴 크리스티 민스트렐스(New Christy Minsrels)같은 그룹에 가담해 새로운 영역에 도전했다.

그러나 그가 대중들로부터 눈에 띄기 시작한 것은 1972년 솔로 아티스트로서 활동을 개시 한지 5년이 지난 1977년 싱글 'Lucille(5위)'을 발표하면서부터이다. 농부인 남편과 4 자녀를 버릴 수밖에 없었던 한 여인의 인생사를 담은 이 진솔하고 구슬픈 곡은 당시를 평정하고 있던 신경 말초적인 가사로 유흥 지향적인 디스코에 카운터 펀치를 날려 대단한 성공을 일궈 냈다.

1970년대 후반부터는 스크린에도 손길을 뻗쳐 <갬블러>, <카워드 오브 더 카운티> 등의 영화에 출연하고 주제가도 직접 불러 지속적인 인기를 유지했다. 절정의 인기에 있던 1980년대 초반에는 많은 여가수들과 듀엣 곡들을 취입했다. 위에 열거한 킴 칸스, 시나 이스턴, 돌리 파튼 외에도 자기보다 연상의 컨트리 싱어 도티 웨스트(Dottie West)와 짝꿍을 이뤄 'Everytime two fools collide'를 불러 여가수와 가장 잘 어울리는 남자 가수라는 명예를 재확인했다.

1984년 킴 칸스, 흑인 싱어 제임스 인그램(James Ingram)과 화음을 맞춘 'What about me(15위)'를 끝으로 지금까지 이렇다 할 싱글 히트곡을 생산하지 못한 그는 올해 힙합 그룹 퓨지스(Fugees)의 멤버였던 와이클레프 진(Wyclef Jean)과 'Buy me a lose'를 공개하는 등 현재의 음악 씬을 이해하고 적응하려는 노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웃 아저씨처럼 후덕한 인상에 바리톤 음색을 소유한 남부 출신의 케니 로저스가 부르는 노래들은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슬프고 기쁜 일들을 가감 없이 진실하게 전한다. 그래서 이 턱수염 가수의 노래를 들은 사람들은 그 곡에 자신의 감정을 이입하고 그것에 동화되는 마력에 빠져든다.

정통 컨트리 신봉자들은 컨트리팝 아티스트들을 폄하하지만 그들로 인해 컨트리 음악이 미국이라는 경계선을 넘어 많은 나라들에서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게 한 공로는 높이 평가돼야 한다. 그 중심에 당당히 서 있는 가수가 케네스 도날드 로저스(Kenneth Donald Rogers)란 본명을 가지고 있는 케니 로저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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