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로라도 ~ 산 후안 데 오르떼가

2024. 9. 5. 13:38꿈속의까미노순례길

오랜만에 평안함을 느끼는 까미노

24.5Km / 7H

벨로라도는 순례자를 위한 모든 종류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을입니다.
이런 마을을 떠나기 전날 순례자는 앞으로의 여정을 생각하며 유혹에 빠지기 쉽습니다. 열세 번째 여정은 거리가 길지 않은 대신 해발 고도를 400미터 가까이 올라야 하는 부담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평소에 비해 조금 일찍 여정을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벨로라도를 나와 또산또스를 거쳐 에스삐노사 델 까미노에 이르는 구간은 아주 완만한 구릉이 이어지는 평야지대입니다. 순례자는 지난 며칠간의 여정과 같이 N-120 고속도로와 나란히 도로의 오른쪽을 따라 이동해야 합니다. 에스삐노사 델 까미노에서 비야프랑까 몬떼스 데 오까에 이르는 까미노는 다행스럽게도 고속도로와 떨어지게 됩니다. 순례자는 실로 오랜만에 느끼는 평안함과 호젓함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현대의 순례자에 비해 중세의 순례자에게 이 길은 악몽과 같았을 것입니다. 오까산에 숨어서 순례자의 지갑과 목숨을 노리는 산적과 늑대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비야프랑까 몬떼스 데 오까를 출발하기 전에는 충분한 휴식과 필요한 행동식 그리고 식수를 충분히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오까산의 정상을 넘는 떡갈나무와 소나무 숲으로 이루어진 오르막 숲길과 목적지인 산 후안 데 오르떼가로 향하는 내리막길에서는 순례자를 위한 서비스가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날씨가 좋지 않다면 마지막 구간의 일정을 조금 변경하는 것도 좋습니다. 오까산 숲 속의 날씨는 언제라도 시시각각 변하기 쉬우며 숲 속에서 길을 위험도 많아지기 때문입니다.

삼각형 모양의 마을인 벨로라도를 관통하는 마요르 길을 따라 걸으면
브레또네라 성모 수도원이 오른쪽에 보입니다. 수도원을 두고 따라 내려오면 N-120 고속도로를 만나게 됩니다. 고속도로를 가로질러 띠론 강 위를 지나는 다리를 넘으면 그때부터 고속도로를 오른쪽에 두고 나란히 이어져있는 까미노를 걸으면 됩니다.
길다란 대도시의 거리(누에스뜨라 세뇨라 데 라 브레또네라의 수도원은 오른쪽에 위치합니다.)는 N-120 고속도로와 다시 이어지며, 이곳에서 띠론 강을 넘어가는 보행자 다리로 가기 위해 도로를 건너갑니다. 주위를 가득 메우고 있는 아름다운 밀밭을 따라 길을 걸으면 주유소가 나오며 왼쪽으로 산 미겔 데 뻬드로소(San Miguel de Pedroso)로 빠지는 샛길이 나옵니다. 길을 지나쳐 약 30분쯤 좁은 까미노를 걷다 보면 왼쪽으로 순례자를 위한 쉼터와 작은 샘물이 나옵니다.

< 라 뻬냐 성모의 바위 위 성당 >

 

이제 오까산의 굽이치는 풍경 안에 자리 잡은 조그만 마을인 또산또스가 바로 눈앞에 있습니다.
까미노를 따라 오른쪽으로 마을에 진입하면 바로 또산또스 입니다. 마을에는 오래되었지만 상냥한 알베르게가 있습니다. 또산또스의 입구에서 정면에 보이는 거대한 돌산에는 몇 개의 동굴이 뚫려있으며 가운데에 소박하고 단순한 모양의 소성당이 보입니다. 라 뻬냐 성모의 바위 위 성당으로 또산또스에서는 매년 9월 8일 뻬냐의 성모를 기리는 축제를 엽니다. 까미노는 마을 뒤쪽의 출구로 이어집니다. 고속도로를 오른쪽에 두고 점차 멀어지면서 아름다운 밀밭 사이의 산책길을 걷다 보면 어느새 밀밭 사이로 비얌비스따 성당이 보입니다. 이곳은 특별한 이야기도 레스토랑이나 바와 같은 서비스도 없습니다. 이 초라하고 조그만 마을의 샘터를 지나 에스삐노사 델 까미노로 향합니다.

까미노는 다시 밀밭 사이로 이어지며

약 1킬로미터 후 공원을 오른쪽으로 끼고 고속도로를 건너 가다보면 왼쪽으로 마을이 보입니다. 에스삐노사 델 까미노에는 전원풍의 아름다운 목조건물들이 특색을 이루는 마을로 은퇴한 스페인 노인들이 여생을 보내기에 적합해 보이는 평화로운 모습입니다. 마을의 출구는 성모승천 성당을 오른쪽으로 두고 이어져있으며 왼쪽으로 바르셀로나의 은퇴한 사업가가 운영한다는 사설 알베르게를 볼 수 있습니다.

< 산 펠리세스 수도원의 유적 >

 

까미노는 계속 밀밭 사이로 이어지고 언덕에 올라서면 멀리 비야프랑까 몬떼스 데 오까가 보입니다.
내리막을 내려오면 부르고스를 만든 사람이라고 알려져 있는 디에고 뽀르셀로스 백작이 말년을 외롭게 보낸 산 펠리세스 수도원의 유적을 만나게 되며 이내 고속도로와 만나 오까 강을 건너면 마을에 도착합니다. 이 마을은 1075년 알폰스 6세에 의해 까미노의 순례자를 위해서 만들어졌다고 전해지며 그 일환으로 부르고스 주교의 거처를 옮겼다고 합니다.마을의 알베르게는 오래된 학교를 개조하여 사용되고 있으며 14세기에 만들어진 산 안또니오 수도원장 병원은 닫힌 채로 세월의 무상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필리핀에서 가져온 조개껍데기로 장식한 아름다운 세례반을 가지고 있는 산띠아고 성당을 왼쪽으로 끼고 오래된 병원의 모퉁이를 돌아 까미노는 오까산을 향한 험한 비탈길로 이어집니다.

길은 떡갈나무와 소나무로 우거진 숲을 지나게 되며 이내 오른쪽으로 순례자 기념비를 만나게 됩니다. 이 기념비는 1936년 이곳에서 살해된 순례자를 기리기 위한 것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 지점에서 까미노는 철책을 가로질러 내리막을 내려가면 조그마한 시내가 나오고 열세 번째 여정의 구간에서 가장 어려운 험한 오르막 비탈길을 만나게 됩니다. 떡갈나무로 된 거대한 숲을 통해 산의 정상을 오르면 거대한 고원지대를 만나게 됩니다.

이제 길은 어렵지 않은 내리막 산책길로 변합니다.
이 구간의 마지막 목적지 산 후안 데 오르떼가의 수도원이 이제 손에 잡힐 듯 다가옵니다.
12세기~17세기를 거치면 만들어진 까미노의 가장 오래된 마을 중 하나인 산 후안 데 오르떼가의 까미노는 로그로뇨에서 부르고스를 지나는 자동차 전용도로와 만납니다. 이 도로는 각별한 주위를 기울여야 합니다. 실제로 이곳에서는 많은 순례자들이 사고를 당하였고 까미노를 세계문화유산에 등재시킨 유네스코에서도 이 구간을 주의구간으로 경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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