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9. 5. 13:23ㆍ꿈속의까미노순례길
끝없이 고독한 황무지 길
21Km / 6H
< 끝없어보이는 길을 떠나는 순례자 >
약 21킬로미터의 열여섯 번째 여정은 고원의 오르막을 제외하면 어려운 구간은 없습니다. 그러나 끝없는 황무지 구간을 걷다보면 고독감과 외로움이 쌓여 정신적으로 힘든 점도 있습니다. 특히 이 여정에서는 가운데 위치한 온따나스 이외에는 순례자를 위한 서비스가 없기 때문에 출발 전 충분한 준비를 해야 합니다.
열여섯 번째 여정은 까스띠아 메세타의 전형을 볼 수 있고, 특히 온따나스와 산 안톤의 허물어진 성벽을 지날 때면 시간 여행을 떠난 것 같은 기분에 휩싸일 것입니다. 또한 이 길에서 순례자는 과거 번성했건 까스띠야 지방의 쇠락을 목격할 수 있습니다.
열여섯 번째 날의 목적지인 까스뜨로헤리스에 도착하기 전 산 안똔 수도원을 지나게 되는데 고딕양식의 아케이드가 아름다운 이 수도원은 과거 ‘산 안똔의 불’이라고 불렸던 피부병을 치료하고 돌봐줬다고 합니다. 오르니요스 델 까미노를 빠져 나와 농경지의 넓은 오르막길을 오르면 첫 번째 메세타가 나타납니다. 너덜지대처럼 돌이 많고 좌우로 펼쳐져 있는 들판을 따라 약 한 시간 반 정도 길을 오르면 고원지대가 나타납니다. 이곳에서 아로요 산 볼과 마을 어귀의 십자가상이 손에 잡힐 듯 선명하게 보입니다. 어떠한 이유인지는 알 수 없으나 1503년 아요로 산 볼은 주민들에 의해 마을이 버려졌다고 전해지는데 기록상으로는 그 전인 1352년 나환자를 위한 병원이 이곳에 존재했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사람들이 살지 않는 수수께끼의 마을인 아로요 산 볼에는
< 아로요 산 볼의 알베르게 >
독특한 알베르게가 있습니다. 원래 전등, 화장실, 샤워 시설조차 없는 조그맣고 볼품없던 이 알베르게는, 너무나도 친절한 봉사자 때문에 유명한 곳이었습니다. 때문에 이 알베르게에는 중세 순례자의 삶을 체험하고픈 순례자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습니다. 그러나 현재에는 순례자를 위한 편의 시설을 완비하여 더욱 좋은 알베르게로 많은 순례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선택은 각자의 몫이지만 밤하늘 쏟아지는 별빛을 이불 삼아 분위기 있는 하룻밤을 보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여기에서 숙박을 하지 않더라도 잠시 지나치며 구경을 하는 것도 좋습니다. 마을로 들어서기 전 순례자는 산 볼 계곡을 지나는 조그마한 다리를 건너야 하고, 온따나스로 향하기 위해서는 오르막길을 지나 고속도로를 주의해서 건너야 합니다.
바위 위로 나있는 길을 지나 한 시간 정도 걸으면 언덕의 정상에 다다르게 되고 멀리 온따나스가 보입니다. 힘든 언덕은 아니지만 끊임없이 이어지는 메세타를 이기기 위해서 체력 배분에 주의를 기울이도록 합니다. 언덕을 내려와 마을로 들어서면 마을 입구에 시원하고 깨끗한 샘물이 나옵니다. 또한 주위에 소박한 바와 관광객을 위한 안내소가 보이며 이 길은 마을의 끝으로 이어집니다.
온따나스는 순례자들에게 완벽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을로
두 개의 편안한 알베르게가 있습니다. 온따나스에서 까스뜨로헤리스까지 10킬로미터의 구간은 자전거 순례자들과 도보 순례자들의 선택이 갈라지는 곳입니다. 자전거 순례자들은 편한 도로를 이용하는 것이 좋으며 도보 순례자는 도로를 넘어 도로와 나란히 지나가는 완만한 언덕길을 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한적한 좁은 길을 따라 까미노를 걷다 보면 산 빈센떼 수도원의 폐허를 만날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3~4킬로미터 정도 지나다 보면 14세기의 아름다운 산 안똔 수도원을 만날 수 있습니다.
< 산 안똔 수도원의 아치 >
산 안똔 수도원은 수도원 건물과 성당 건물을 아름다운 고딕양식의 아치가 좌우로 연결하고 있습니다. 과거 이 아치는 수도원의 문 구실을 했으며 밤에 이곳에 도착하거나 문밖에서 밤을 지새는 순례자를 위해 아치의 왼쪽 선반에 음식을 놓아두었다고 합니다. 산 안똔 수도원을 만든 성 안토니오파의 수도회는 1095년 프랑스에서 만들어졌으며 특히 이 수도회는 하느님과 우주에 관한 독창적인 믿음과 순례자에 대한 깊은 애정으로도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과거 유럽의 대 재앙이었던 ‘산 안똔의 불’이라는 병을 치료하는 능력 덕택에 유럽 전체에 약 400개의 병원을 가지고 있기도 했습니다. 현재 어떤 순례자의 노력 덕택에 이 수도원에서는 2002년부터 알베르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산 안똔 수도원에서 까미노의 상징적인 마을인 까스뜨로헤리스에 이르는 길은 평탄한 자동차 도로를 따라가야 합니다. 길을 지나는 자동차들은 도보 순례자들에게 엄청난 소음과 위협을 줍니다. 덧붙여 자전거 순례자는 도보 순례자를 빠르게 지나치면서 올라!를 외쳐댑니다. 그러다보면 멀리 지평선 끝에 언덕 위 까스뜨로헤리스의 성이 보입니다. 까스뜨로헤리스로 향하는 마지막 구간은 특별히 지루하며 마을에 들어서고도 알베르게로 가기 위해서는 다소 가파른 언덕에 길쭉하게 자리잡고 있는 마을의 거의 끝부분까지 이동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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