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세브레이 ~ 뜨리아까스떼야

2024. 9. 4. 12:08꿈속의까미노순례길

성 로께 언덕에서 순례자 동상을 만나다

22Km / 6H

< 알또 산 로께 언덕의 순례자 기념비 >

 

오 세브레이로에서 뜨리아까스떼야에 이르는 서른 한번째 여정은 총 22킬로미터로 뽀이오 언덕의 오르막을 제외하고는 평탄한 평지와 내리막을 걷는 까미노로 이루어져있어 그리 힘들지 않는 루트입니다.
여정의 시작에는 갈리시아의 하늘 가장자리가 가벼운 순례자의 발걸음을 맞이하며 약 한 시간 가량을 걸으면 성 로께 언덕의 유명한 순례자 조각을 만나게 됩니다. 뽀이오 언덕의 정상 뒤로 까미노는 여정의 목적지인 뜨리아까스떼야까지 편안한 내리막으로 이어집니다.
이 여정의 까미노는 산띠아고 성인이 잠들어있는 갈리시아 지방의 특색을 잘 나타내주는 곳이며 비옥한 땅과 목장, 시원한 샘물이 흐르는 루트입니다. 그러나 오 세브레이오를 넘어온 순례자가 안심하기에는 조금 이릅니다. 그들의 앞에는 출발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갈리시아를 지나는 까미노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자리잡은 해발 1,335미터의 뽀이오 언덕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겨울에 눈이 쌓여있을 때 이 오르막은 순례자에게 상당한 인내심을 요구합니다. 그러나 정상의 고원에 오르면 멀리 안까레스 산맥과 꼬우렐 산맥의 그림 같은 풍광을 감상 할 수 있습니다.
뽀이오 언덕에서 여정의 마지막 목적지인 뜨리아까스떼야의 오르비오 계곡에 이르기까지 순례자는 숲 속의 좁은 산길과 밤나무 숲 사이를 내려오면 됩니다. 앞으로 산띠아고 데 꼼뽀스뗄라에 이르기까지 순례자의 여정에는 이와 같은 오르막과 내리막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갈리시아는 순례자를 위해 산띠아고가 선사하는 선물입니다.

알베르게에서 나와 걷게 되는 까미노는 두 가지로 나뉩니다.
첫 번째는 뽀소 데 아레아 산으로 오르는 짧은 오르막길로 소나무 숲 사이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내려오다 보면 오른쪽으로 여정의 첫 번째 마을인 리냐레스로 내려가는 길이 나옵니다. 언덕의 정상에서는 북쪽으로 삐오르날 산맥의 나비아 고개의 정상이 보이고 안까레스 산의 봉우리들도 보이며 남쪽으로는 로우사라 계곡과 실 분지, 꼬우렐 산맥이 보입니다. 오 세브레이로에서 리냐레스로 이동하는 또 다른 방법은 알베르게에서 돌아 나와 마을 출구에서 LU-634 도로를 따라서 멀리 돌아가는 것입니다. 한 겨울 눈이 아주 많이 내렸을 때를 제외하고는 첫 번째 까미노를 추천합니다.
리냐레스는 오 세이브로에서 약 3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한 마을로 고속도로와 인접하여있는 바와 몇 개의 건물이 전부입니다. 자작나무가 마치 터널을 이룬듯하게 우거져있는 까미노는 산 로께의 언덕까지 이어집니다. 이곳에는 조각가 아꾸냐가 만들어놓은 바람을 뚫고 걸어가는 거대한 순례자의 동상이 계곡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구름이 능선 위를 흐르며 동상 주위를 지나면 그림 같은 풍경이 만들어집니다. 까미노를 걷기 위해서는 순례자 동상에서 도로의 맞은편으로 넘어와야 합니다. 이어지는 좁은 까미노는 뻬네도 봉우리까지 이어지며 안까레스와 꼬우렐 산맥의 비탈길이 보입니다.

< 아름다운 고원지대의 모습 >

 

순례자의 동상이 서있는 산 로께의 언덕에서
다음 마을인 오스삐딸 다 꼰데사까지는 30분 정도가 걸립니다. 현재는 그 자취도 찾아볼 수가 없으나 9세기 이 마을에는 가똔 백작의 부인이었던 에힐로 백작부인이 순례자를 위한 병원을 만들어서 꼰데사(Condesa; 백작)이라는 단어가 사용되었다고 전해집니다. 마을에는 오 세브레이로에서 보았던 성당의 건축 양식과 유사한 성 후안 성당이 순례자를 맞아줍니다.
마을 출구에서 도로를 돌아가서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까미노를 걷다가 왼쪽으로 빠지면 뽀이오 언덕의 산자락에 위치한 수수한 전원마을인 빠도르넬로에 도착하게 됩니다. 빠도르넬로에서 뽀이오 언덕의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짧으나 매우 가파르고 험합니다. 중세의 뽀이오 언덕에는 성 후안 기사단의 기사령이 있었다고 알려져 있으나 현재는 고속도로의 양쪽에 순례자와 관광객을 위한 2개의 바와 작은 모텔이 있습니다. 정상을 올라온 순례자에게 뽀이오 언덕은 또 다른 축복을 선사합니다. 다음 마을인 폰프리아까지 순례자는 도로와 나란히 이어지는 아름다운 고원지대를 통과하며 카메라 셔터를 누르게 될 것입니다.

폰프리아는 좁은 고원지대의 마지막에 위치한 마을로
이 마을을 지나고부터 약 1킬로미터 정도 지난 지점부터 순례자는 가파른 내리막을 걸어야 합니다. 이곳에서 어떤 아주머니가 허기진 순례자에게 크레페를 주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선의로 착각한 순례자가 크레페를 한 조각 베어무는 순간 아주머니가 터무니없이 엄청난 크레페 가격을 요구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폰프리아에서 다음 마을인 비두에도까지는
약 2.5킬로미터로 까미노가 두 갈래로 갈라지게 되는데 라마스와 빌라르를 통과해 먼 길을 돌아가는 오른쪽 까미노는 오래된 LU-634 도로를 따라가는 루트로 자전거 순례자가 이용하기에 좋습니다. 도보 순례자들이 선택하는 왼쪽의 까미노는 오르비오산의 아름다운 풍경과 스물 한번째 여정의 목적지인 뜨리아까스떼야를 멀리 조망할 수 있는 매력적인 루트입니다. 비두에도는 허름한 시골 주택 이외에는 인적도 드물며 순례자를 위한 특별한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지 않습니다. 마을을 통과하여 깔데이론 산의 중턱의 목축지 사이를 지나는 까미노는 상당히 가파르며 계곡을 지나야 합니다. 여기에서 순례자는 아름다운 오르비오 산의 풍경을 감상하기 좋으며 뜨리아까스떼야가 멀리 내다보이는 피요발까지 상당히 가파른 내리막을 내려가야 합니다.

피요발은 주민이 10명도 되지 않는 초미니 마을로
여기에서 여정의 목적지인 뜨리아까스떼야까지는 채 한 시간이 걸리지 않습니다. 금작화가 가득한 평화로운 숲을 걷다 보면 LU-634 도로 만나게 되고, 도로를 건너면 돌담에 둘러 쌓인 오솔길을 따라 한참을 걷게 됩니다. 이 길은 중간에 커다란 밤나무가 있는 작은 마을인 빠산떼스와 라밀까지 이어집니다. 라밀은 뜨리아까스떼야와 거의 붙어있는 마을로 마을의 입구에는 1993년 산띠아고의 해를 맞아 만들어진 4층짜리 알베르게가 있습니다. 순례자는 이미 서른 한 번째의 여정을 무사히 마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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