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자 준비물 챙기기

2024. 9. 3. 08:29꿈속의까미노순례길

2018-07-13 22:43:22


배낭의 무게는 인생의 무게와 같습니다.

산띠아고 가는 길을 걷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는 순례자가 겪게 되는 첫 번째 난관은 자신의 일정과 자금에 맞게 항공권과 열차표 예매를 마치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순례자에게는 까미노를 걷기 전까지 두 번의 난관이 더 남아 있습니다. 처음이 ‘어떤 배낭에 어떤 신발을 준비하나?’이며, 두 번째는 오랜 도보 순례에서 맞닥뜨리게 될 육체적 정신적 어려움에 대한 준비와 노하우 즉, 도보 순례 노하우의 체득과 연습 부분입니다. 이제 까미노 순례를 위한 일반적인 준비물에 관하여 초보 순례자처럼 하나하나 준비해 보기로 하겠습니다. 해외여행 특히 걷기여행이나 배낭여행을 해보았던 경험이 있는 순례자라면 크게 어렵지 않게 까미노 순례를 위한 준비물을 챙길 수 있을 것입니다. 반면, 해외여행 경험도 많지 않고 걷기 여행도 처음인 초보 순례자의 경우에는 배낭, 신발, 옷 등등 고민이 끊임없이 많을 것입니다. 아무런 대책 없이 ‘가면 어떻게 되겠지’, 혹은 ‘옛날에는 이런 현대적인 모습으로 순례를 하지도 않았고, 지금도 다큐멘터리에서 보면 너무나 가벼운 샌들 차림의 외국인도 많이 있던데 뭐가 고민이랴’, ‘나는 진정한 순례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완전히 굳히고 집에서 입고, 신던 복장 그대로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는 초보 순례자도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수의 순례자들이 산띠아고 가는 길을 준비하며 현대의 풍족한 삶이 주는 다양하고 복잡한 수많은 장비에 기가 죽어, 차라리 중세의 순례자가 가졌던 부족함의 순례를 기꺼이 택하고자 하기도 합니다. 그럼 이런 것은 어떨까요? 과연 중세에는 이런 고난의 순례자만 있었던 것일까요? 아이러니하게도 신분의 계급과 자본의 계급의 엄격했던 중세의 유럽에는 실제로 돈으로 순례자를 사서 순례를 대신 하게하고 자신은 편안히 자신의 영지를 돌보던 사람들도 많이 있었다고 전해집니다. 요지는 중세에나 현대에나 순례의 준비는 자신의 상황에 맞게 준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철저하게 준비했다 하더라도 막상 그 길에서 순례자는 항상 부족함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며 또 어떤 순례자는 청바지에 샌들을 신어도 아무런 부족함을 느끼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번 파트는 어렵게 도보 순례를 떠나는 초보 순례자가 보다 안전하고, 보다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최고의 선택이 아닌 최선의 선택을 제시할 것입니다. 따라서 아래의 제시된 조건 중에서 자신의 상황에 맞춰 취사선택을 하는 것이 최고의 선택임을 말하고자 합니다.

먼저 순례자가 명심해야 할 사항은 자신의 어깨에 메어진 배낭의 무게가 앞으로 자신이 맞닥뜨려야 하는 인생의 무게와 같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물품을 잔뜩 넣은 부족함이 없이 갖추어진 배낭은 그만큼의 무게로 순례자의 어깨를 짓누를 것이며, 또 필요한 물품도 챙기지 않은 순례자는 틀림없이 주위의 동료 순례자에게 걱정을 끼치고 나아가 그들에게 선의를 강제로 요구게 된다는 점입니다.

짧게는 30일 길게는 40일이 넘게 순례자를 감싸는 몸의 일부가 되어야 하는 몇 가지의 준비를 잘못 선택하게 되면 자칫 오랫동안 준비한 산띠아고 가는 길을 중도에 포기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산띠아고 가는 길은 전문적인 등반 코스가 아닙니다. 특별한 순례자가 아니라면 야영을 할 필요도 없고 야외에서 취사를 해결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기간 야외를 걷게 되는 순례자의 장비는 가볍고 튼튼한 등반장비를 준비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입니다. 평소에 사용하는 복장과 물건을 가지고 자유롭게 떠나는 산띠아고 가는 길도 나름의 의미를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국내에서도 마찬가지이나 하루 이틀 혹은 일주일 정도라면 큰 문제가 없겠지만 이렇게 긴 도보 순례 길에서 순례자는 눈과 비, 바람, 진창과 햇빛과 함께 한 달이 넘게 길을 걸어야 합니다.

준비물 선택의 조건

1. 짐의 무게

자신의 체력을 넘어선 장비무게는 순례 길을 더욱 지치게 만들고 자칫 순례를 포기하게 하기도 합니다. 반대로 새털처럼 가벼운 짐은 순례의 즐거움을 높여주고 시각을 넓혀주어 기분 좋은 까미노를 즐길 수 있게 도와줍니다. 수많은 까미노 선배들의 경험에 따르자면 까미노에서는 자신의 어깨에 오른 욕심의 무게를 하나씩 버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실제로 까미노 초반부의 알베르게에는 욕심을 버린 순례자들의 놓고 간 수많은 물건들을 볼 수 있습니다. 자신이 구매하고 싶은 모든 장비와 의류는 필요하지 않은 것이 없겠지만, 배낭에 넣기 전 ‘이것이 없으면 까미노를 걷기 없을 정도로 꼭 필요한 것인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계절에 따라서 조금 달라지겠지만 일반적으로 까미노 순례에 적당한 짐의 무게는 남자의 경우 10킬로그램 미만, 여자의 경우에는 7킬로그램 미만으로 꾸리는 것이 좋습니다.

2. 성능

순례자가 준비하는 모든 장비의 성능은 까미노를 걷는 능력과 즐거움을 크게 좌우합니다.
순례자는 장비를 선택하기 전에 장비가 신뢰성 있고, 사용에 효과가 있으며, 사용하기 쉬운지 확인해야 합니다.

3. 무게와 부피

까미노에서 순례자는 보통 하루 약 8시간 이상을 걷게 됩니다.
모든 장비들을 배낭에 넣어서 짊어지고 가야하며 거기에 약 1리터 정도의 물과 먹을 음식 등을 넣고 다녀야 합니다.
때문에 모든 장비들이 가능한 가볍고 부피가 작아야 합니다.

4. 비용

이 글을 쓰고 있는 저도 산 친구들이 ‘장비만 히말라야’ 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으로 부릅니다. 항상 새롭고 좋은 브랜드의 등산 장비만 보면 사고 싶은 마음에 밤잠을 설칠 때도 있습니다. 말 그대로 정말 어리석고 불명예스러운 행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까미노 장비를 구입함에 있어서는 브랜드에 집착하지 말고 먼저 계획한 예산에 맞추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비싼 선택이 항상 최선의 선택은 아니며 자신에게 필요한 기능이 있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기 때문입니다.
근사한 디자인과 특정한 기능의 추가는 품질과 성능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자신에게 불필요한 기능과 디자인이 추가된 신제품은 오히려 무겁고, 비싸기 때문입니다.

5. 특징과 기능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자신에게 필요한 기능이 있는 것이 최선의 선택입니다. 당신이 까미노에서 만나게 되는 계절과 관계되는 변수에 장비의 초점을 맞춰 검토해야 하는 것입니다.
디자인은 주요 고려대상이 아니라 부가 고려대상임을 명심하여야 합니다.

6. 조언

까미노를 걷는 순례자들은 전문 등반가가 아닙니다. 따라서 장비 선택에 있어서 선배 순례자의 경험은 그들의 경험일 뿐입니다. 빈번하게 온라인에서 까미노 정보를 공유하는 모임을 보면 장비에 관하여 조언을 구하는 무수한 질문들이 넘쳐납니다. 그리고 이러한 질문에는 또 상대의 상태도 알지 못하면서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책임질 수 없는 조언을 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따라서 장비를 구매하기 이전 최종 조언은 자신과 성별과 신체구조가 비슷하며 자신과 비슷한 시기에 순례를 한 까미노 선배를 찾아 조언을 구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7. 미래

순례자가 구매하게 되는 장비는 등반에 필요한 장비로 국내에서는 특히나 가격이 매우 비쌉니다. 물론 브랜드도 없고 성능도 떨어지는 저가의 장비를 구매한다고 해도 한 번에 여러 가지를 구매하게 되면 비용이 만만치 않게 필요하게 됩니다. 한번 쓰고 버릴 용도가 아닌 이상에야 순례를 마친 후 길이 주는 매력에 빠져서 당신도 도보여행자나 등반 애호가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고려해서 장비를 구매하는 것이 좋습니다.

8. 품질

좋은 품질의 장비는 당연하게도 조금 더 혹은 상당히 더 가격이 비쌉니다. 명품을 구입하라고 조언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이런 장비가 더 오랜 기간 동안 상태가 유지될 수 있고 성능이 더 좋으며 더욱 신뢰할 수 있습니다. 자신에게 값어치가 있는 장비를 구입하라는 조언을 하고 싶습니다. 비슷한 디자인의 제품이라도 집 근처 마트에 비치되어있는 제품과 전문 등산용품점에 비치되어있는 제품은 재질부터 다르다는 것을 고려해야 합니다.

9. 날씨

순례자가 준비하여야 할 장비 특히 등산복은 첫 번째로 그 장비를 사용하는 주인이 걷게 되는 까미노의 시기와 날씨에 맞추어 구입을 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까미노에 적합한 시기는 봄과 가을로 전반적으로 여름의 기온은 우리나라보다 조금 높고 겨울은 기온이 조금 낮습니다. 스페인 북부의 계절은 국내와 비슷하므로 계절에 맞춰 장비를 구입하면 큰 무리가 없습니다. 날씨에서 한 가지 고려해야 할 사항은 30~40일을 걸어야 할 순례자는 지속적으로 비와 바람, 눈과 뜨거운 태양을 걷게 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국내의 도보여행에서도 마찬가지이지만 순례자는 한여름 강렬한 태양아래서 무거운 배낭을 메고 걷게 될 것이며, 겨울에는 황량한 메세타의 찬바람을 이기며 걷게 될 것입니다. 또한 스페인 북부는 국내와 다르게 겨울이 우기이므로 눈과 비에 알맞은 장비를 구입하여야 할 것입니다.

다음은 일반적인 까미노 순례에 준비하는 물품들입니다. 표를 보면 쉽게 알게 되겠지만 빠져있는 물품 보다는 훨씬 더 많은 품목이 리스트 되어있습니다. 단, 이것들을 모두 가져 갈 필요는 없다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이 중에서 반드시 필요한 물품을 다시 선별해서 배낭을 꾸릴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소소한 순례 물품을 잊지 말고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평상시에 사소한 준비물들도 산띠아고 순례 길에서는 매우 유용한 물건이 됩니다.

아주 사소한 것들이 절대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이다.

아서 코난 도일 (Arthur Conan Doyle)

설마 이런 물건들이 순례 길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하고 챙기지 않거나 무시하게 되는 작은 물건들이 있습니다. 젓가락은 없을지라도 스푼과 포크는 보통 알베르게에도 비치되어 있습니다. 그렇지만 매년 수천 수만 명이 바로 그 스푼을 사용합니다. 게다가 여러분의 능숙한 젓가락질을 보는 서양인의 눈이 경외감으로 가득 차는 재미있는 경험을 할 수도 있습니다.
비행기에서 나누어주는 귀마개와 안대를 챙기세요. 순례자의 숙면에 큰 도움을 줍니다. 빨래 집게를 챙기고 그것에 이름을 쓰세요. 알베르게에 빨래 줄은 있어도 빨래 집게는 매우 부족합니다. 또 바람이 센 까미노에서는 당신의 귀중한 옷가지가 날아가 버릴 수 있습니다.
휴대용 삼구 플러그를 챙기세요. 조금 오래된 알베르게에서는 전기 플러그 쟁탈전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처방 받은 약이 없다면 지사제만 챙기세요. 까미노에도 약국은 있습니다.
사이즈가 큰 방수 팩이나 비닐 지퍼백을 챙기세요. 비 오는 날 여러분의 침낭과 전자 제품, 마른 옷가지를 안전하게 챙길 수 있습니다. 더욱이 대부분의 알베르게 샤워 실에는 옷걸이가 없습니다.
파라코드 팔찌를 챙기세요. 평상시에는 그저 그런 패션 액세서리 일지 몰라도 알베르게에 빨래줄이 부족하거나 갑자기 배낭이 망가졌을 때 등산화 끈이나 벨트가 끊어졌을 때 매우 유용한 물품이 됩니다. 단, 사용 후 원상태로 만들 수 있는 매듭 법을 숙지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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