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erican Folk

2024. 5. 23. 09:26음악창고

음악창고

2012-08-14 21:23:10


 
 
'포크(Folk)'라는 단어를 "옛날부터 전해 내려오는 운율, 후렴구, 멜로디를 가지고서 작곡된 곡"으로 말하고 있다. 영국으로부터 신대륙으로 이주해온 백인들의 음악인 포크음악은 유럽의 포크 음악과는 다른 것이다. 미국의 포크 음악은 남부와 남서부 지역에서 흑인음악과 여러 다양한 방식으로 혼합되었다. 1930-40년대 미국의 정치적 급진파(공산주의자들을 포함해서)들은 빈곤과 대공황에 저항하는 과정에서 구전민중문화를 탐구했고, 일부는 포크송을 수집했다. 아메리칸 포크의 아버지로 불리우는 우디 거스리(Woody Guthrie)가 미국 공산주의 청년동맹의 맹원이었던 사실이나, 피트 시거가 매카시즘 당시 공산주의자로 오인받았던 것도 이런 뿌리가 있는 것이다.

아메리칸 포크 음악의 음악적 뿌리는 컨트리 음악과 다르지 않고, 그 음악적 형식도 상당히 유사하다. 포크 음악의 '순수성' 이데올로기는 어쿠스틱 악기가 만드는 '자연음'과 '진실의 노래(song of substance)'로 상징되었다. 포크 음악의 악기 구성이 간단한 이유는 포크 음악이 가사에 담긴 진실된 메시지의 투명한 전달을 목표로 만들어진 음악이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초기 포크 음악은 피아노와 같은 악기를 부르주아 가정의 악기로, 일렉트릭 기타를 속물적이고 상업적인 악기로 치부했고, 하모니카나 밴조 정도를 추가하는 것만으로 악기 구성이 완료되었다.

우디 거스리는 전통 포크를 모던 포크로 다듬은 아티스트이자 평생 동안 방랑하며 포크 음악을 수집하고 자신의 창작곡을 남긴 선구자였다. 그는 피트 시거와 함께 구전 민요였던 포크 음악을 창작자가 있는 예술 작품으로 변모시켰다. 그러나 포크 음악은 매카시즘의 시기에 감시의 대상이 되었다.

포크 음악의 '진실의 노래'를 추구하는 정신이 온전히 받아들여질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존 바에즈와 킹스턴 트리오, 피터 폴 앤 메리가 등장하면서 '포크송 리바이벌'이라는 포크 음악의 부흥이 시작되었고, 존 바에즈와 밥 딜런은 포크의 정신에 충만한 노래들과 실천으로 포크 음악의 왕과 여왕으로 군림했다.

특히 밥 딜런은 이제까지의 포크 음악에서 한발짝 더 나아가 시적인 가사, 강렬한 보컬, 곡조와 박자를 무시하는 듯한 창법으로 포크 음악은 물론 일반 팝 음악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1965년 뉴포트 포크 페스티벌에서 밥 딜런은 상업적인 악기로 치부되던 일렉트릭 기타를 들고 나와 '포크 록'이란 새로운 장르의 출발을 알렸다. 그러나 대중은 아직 그의 변화를 이해해 주지 않았다. 60년대 중반 이후 포크록은 포크 음악에 있어 하나의 대세가 되었고, 버즈(The Byrds), 마마스 앤 파파스, 사이몬 앤 가펑클 등이 포크 록 그룹이었다.

그러나 1970년대 포크 록과 포크 음악은 더 이상 시대를 이끌어가는 음악으로서의 힘을 잃었고, 그 명맥마저 위태롭게 되었다. 한국에서는 포크 음악 아티스트들로 분류되는 랜디 뉴먼, 제임스 테일러, 레너드 코헨, 돈 맥클린 등은 포크 뮤지션보다는 싱어송라이터로 분류된다. 어쨋든 포크 음악은 이런 싱어송라이터(이탈리아에선 '칸타토레')들을 통해 명맥이 유지되었고, 외국에선 안젤로 브란두아르디, 조르주 무스타키, 프랑소와 아르디, 루치오 바티스티 등이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했다.

1970년대 말 이후 예전의 순수 포크는 사실상 자취를 감추었고, 포크 음악 공연장은 사실상 추억을 공유하는 이들의 동창회 같은 분위기로 유지되었다. 그러던 것이 1980년대 들어 수잔 베가, 트레이시 채프먼 등과 같은 여성 포크 뮤지션들의 등장으로 이어져 가고 있다.

한편 포크 음악이 점점 더 먹고 사는데 지장없는 이들을 위한 음악이 되는데 반기를 들고 나온 포크 음악이 바로 안티 포크(Anti Folk) 운동이었다. 아니 디프랑코 같은 뮤지션은 자신의 인디레이블을 설립하고, 음악적으로는 펑크, 힙합 등 이질적 장르를 섞고 정치적으로는 페미니즘적이고, 사회주의적인 내용을 담아 '이지 리스닝 팝'의 하나가 되어 가고 있던 포크 음악의 정신을 되살리려 하고 있다.

혹자는 인디 록을 미국 대학생들의 포크 음악이라고 말하는 이도 있는데, 어쨌든 현재의 포크 음악은 어쿠스틱 기타를 통해 재현되지 않고, 그 정신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 만큼은 명확한 듯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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