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8. 24. 14:59ㆍ추억속의산행후기
★♪까꿍♪★
바람부는 칠보산
추억속의 산행후기
2011-06-03 16:49:06
충북 괴산군에 자리한 칠보산(778m)
속리산 국립공원에 속하며
백두대간의 중심에 위치하고...
느티나무 괴(槐)를 쓰는 지명이 말해 주듯
수백년 묵은 아름드리 느티나무가
험한 산세와 더불어 바위암벽과 절경을 이루며
신선이 놀던 자리라 이름한다 하네요...
자빠진(?)김에 쉬어 간다고
별일없이 지난주 산행에도 불참하고
엿가락 처럼 온 몸의 마디가 늘어지게 쉬었는데도..
깊이를 알수없는 어둠속으로 침잠하여 가는
나의 센티멘탈리즘이여...
새희망과 기대에 충만하였던 신년의 인사가
엊그제 같은데...
시간의 회오리 바람은 빨리도 돌아 갔나 보다...
2007년 3월 4일 분당 야탑역 아침 7시...
구정 명절과 또 한주...
20여일 만에 다시 만나는 얼굴들 이지만
몇년만의 만남인듯
진심으로 호들갑스럽게 반갑기만 하였다...
강풍을 동반한 빗줄기가 전국을 강타할 것이란
일기예보는 새내기 산꾼들의 의기를 꺽으며
따뜻한 안방 침대속으로 염치없이 밀어 넣는
불도저 역활을 하고 있었다...
<삐리리....>
늦은밤..
아니면 산행 첫새벽에 울려대는
<삐리리....>
산행불참 문자 메시지...
한순간 일지라도 운영진들의 가슴에
배신당한 첫사랑의 아픔 만큼이나 진한 파장을
남긴다는 것을 기억하시고...
신중을 기해 주시오면 아니될까요....?
<삐리리....>
하지 마시고 약속하신 대로 나오세요...!
빗사이로 못가면
빗줄기를 타고 가시면 되어요....ㅎ
몸과 마음이 흠뻑 젖어 오돌오돌 떨기도 하며..
쏱아지는 빗물에 밥을 말아 먹기도 하면서...
산꾼들의 가슴속에 나이테가 하나씩 아로새겨지고....
두려움없는 산행의 기쁨속으로 잠겨들게 되는것을....
비온뒤에 무지개가 뜬다는 사실도 기억해 주세요
무지개를 만나기 위해서는
빗속을 걸어가야 하는 것도 잊지 마시구요
그것이 진정한
산꾼들의 통과의례라는 것도 이해하여 주세요..!
8시 55분..
쌍곡휴게소 주차장에서 내려
산길 오를 채비를 하며 먼 산 꼭대기에
하얗게 휘몰아 흐르는 비구름이
못내 걱정스럽기도 하였으나
아직은 한방울의 비도 오지 않았음에
빗나간 일기예보에 쾌재를 부른다...
가슴속에 착가라앉은 우울한 마음의 찌꺼기들이
산을 오르기 위해 맑은 냇물이 졸졸 흘러 넘치는
징검다리를 건너며 안개처럼 사라져 버렸다..
이것이 위기에 강한 산꾼들의 특성일까...
산이 우리에에 주는 무한한 정화의 능력일까...
<물렀거라 ~~ >
어디서 솟아 오른 호기일까...
<물렀거라 ~~ >
우리가 산에서 내려가 출발하는 시간까지..
비야 오지 말아라 ~~
<물렀거라 ~~ >
코끝에 스치는 솔바람이 상쾌 하여라...
촉촉한 물기 머금은 산바람은
계곡 산자락 입구에서
깊은 산중에서만 볼수 있는 기품있는 노송의 자태를
더욱 생생하게 피어나게 하고 있었다..
구봉능선을 넘고 칠보산을 넘어 보매산을 넘어 도마재
서당교로 종주 하려면 비가 오지 말아야 한다...
산에 오른지 얼마 가지 않아서 밧줄을 잡고
오르기 시작한 암릉바위산...
이제 그만인가 싶으면 다시 나타나는
절벽과 마주하고
좁은 산허리를 위태롭게 감아 돌면서
밧줄을 타고 내려가고 올라가기를
끝도 없이 반복한다...
바람에 출렁이는 산자락...
구봉능선....아득한 벼랑이라도
지극히 위험하여 보이지만 실제로 타보면
편안하고 안전한 ...
아기자기한 산들을 몇번인가
오르내리며 점차 높아지는 바람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잔뜩 물기를 머금었던 나무들은 돌풍이 휘몰아 치면서
커다란 물방울을 뚜둑뚜둑 떨어 트리고...
희뿌연 안개가 비가 되어 옷깃을 적셔 올때...
비옷을 챙겨 입고 발길을 재촉한다...
바람의 언덕..
눈만 돌리면 양옆으로 아득한 절벽을 이룬
좁은 산길을 걸을때는 세찬 바람에 날려
계곡 아래로 곤두박질 칠것 같은 두려움으로 종종 걸음치고
이토록 거대한 바람의 소용돌이에 온몸을 맡기고 서 본적이 없어
더욱 경이로운 충격에 잠긴다....
이바람을 나무들은 어이 견디어 낼까...
거대한 바람의 회오리에도
유연하게 흐느적 거리며 기쁨의 탄성같은
비명을 질러대는 나무들의 영롱한 음향....
양지바른 구릉지에서..
절벽위..바위틈에서...
산골짜기 마다에서
서로 다른 모습으로 수백년을
뿌리내리고 살아온
멋스런 노송의 의연한 자태야 말로
칠보산을 빛내는 보석처럼 보였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송이 마저 그향이
어떠할까는 말로는 표현 못할
가치를 지녔을 것이다..
내가 바람이 되어 이산에 동화되고 싶었다..
구름이 되어 비를 내리고 싶었다..
빛이 되어 이계곡을 어루만 질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었다.....
온산을 삼킬듯이 울어대는 돌개바람 마저도
땅속으로 스며드는 물처럼
품어 안아 달래는 듯 싶은 산의 전경이
신비롭고 경이롭기만 하였다..
손바닥 한뼘 만한 칠보산 팻말 앞에서
헤헤 거리며 증명사진 찍어대고..
조금 내려간 산아래 너른 바위에 점심상을 차렸다...
구름에 가려 달은 볼수 없지만..
정월 대보름인 오늘...
몇가지 나물과 고기...
각자가 꺼내 놓은 진기한 찬들로 진수성찬이다..
수많은 성상...
수천년의 농경사회가 일구어 낸
향기 짙은 정월대보름날의 아름다운 풍속들은
세월에 따라 자취도 없이 희미하여 졌지만...
농민들의 타는 목줄기를 시원하게
적셔 주던....
갖가지 재료들로 한층 업그래이드 되어 진
막걸리의 향취가
혀끝에서 더없이 달콤하기만 한데...
어디서 불어온 바람기둥인가...
한순간에 점심식탁을 빨아 올리니...
뒤집어 지고 쏱아지고 엎질러지고
날아가고 아우성이었지만...
먹는 즐거움을 빼앗아 가지는 못하였다...
점심도 마치고 30여분만에 청석고개에 이르니...
하산하는 길과
보배산(775m)을 오르는(2시간 30분)갈림길에서..
모두가 이리 갈까 저리 갈까 의견이 분분하고
비올까 두려운 하산길팀의 주장이 우세한 지라
임전무퇴를 주장하던 얄팍한 나의 자존심이 무색하여
<대장님 혼자서 가시라>고 윽박질르니
어쩔수 없는 대장님도 하산팀에 합류하시고
보배산 연장산행은 다음을 기약하며 취소되었다..
내려 올수록 바람이 잔잔하여 좋았다
노영애님의 50회 산행 축하연이 기다리고 있어서 참 좋았다.
소리없이 내리는 가랑비 임에도
비가 오는것 같지 않은 느낌이 드는것은 어인 일일까...
이슬비에 솔잎새가 더욱 진한 초록빛으로 생기가 넘쳐나고...
아침에 산자락 입구에서 본..
분홍빛 꽃망울의 수줍은 봄의 전령...
진달래가 바람속에서 환하게 웃으며 달려 온다...
임전무퇴의..... 정신으로
붕우유신...신의를 지키며 사는것이 얼마나 아름다울까...
꿈꾸던 유년시절이
뜬금없이 뇌리를 스치고 지나가네요....
벗과의 신의가 목숨처럼 지켜야 할 도리라면..
부부의 연이란
사람인(人)자의 형상처럼 서로를 위태롭게 기대고
하나를 이루고 있어서
어느 한쪽을 떼어 버린다면.
함께 몰락할 수 밖에 없는 ...
정말 열나고 신경질나는 사이 같아요...!
<에혀...몬사릉...>
누가...왜...어떻게....어쩌자고...이처럼 요상스럽게
부부를 만들어 놓았을까.... 몰러요...!
어디가서 따져야 속이 시원해 질까요...!
누구 아는 사람 있으시면 말 좀 해 조 봐요....ㅎ
선친께서 무릎관절이 굳어 오랫동안 고생하셨기에
그명예롭지 않은 유산을 이어 받을까 두려워
온갖 수단을 동원하여 함께 산행에 참가하도록 하여
솔향기에 깊이 뿌리를 내리게 되었는디요...
시대의 변화에 따라 적극적으로 변신 할줄 모르는
우직함이 스스로를 탈락시키는 고배를 마시며
솔로를 꿈꾸던 나에게는 한동안 이지만
날개를 달아 주었었지요...!
그것이 어찌 룰루랄라 신나는 달콤한 시간일수 있남요...!
왜 갑자기 없었던 관심이 발동해서
짝꿍이의 먼 산행에 따라 나섰다가
무릎이 고장이 나서 아픕니다...
그아픔이 전염이 되어서 함께 아픕니다 그려...!
부부의 연이란..
죽어 땅속에 묻힐때까지
풀수없다는 결혼주례사의 말씀이
진정 실감나게 들려 오고 있습니다요..!
옛날에 부모님 말씀을 잘 듣자 오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 하였는디요...
어부인님 말씀을 잘 듣자 오면
살아가는데 아무 지장이 없다고
고쳐서 쓰면 어떠 하올런지요...?
히히.....
<아님 말구요..흥 ~~ !>
노영애님 50회 산행을 진심으로 축하해요~
<고래잡으러 가자~>는 그말이
그말인줄은 예전엔 미쳐 몰랐네요 !
정숙하여야 할 차안에서 신명나게 웃은죄
용서를 청하옵니다 ~ 꾸벅 ~
조 ~오 껍데기 ..<발음주의요망> 생산공장이
이비인후과(?)가 아닌....
모랬더라....
아.....<ㅇㅇ기과> 라는..
근엄하신 동의보 박사님의 명강의를 듣고 난 다음에
듣는것이 금시초문이라...
얼마나 놀래고 우수꽝 스러운지...
울어야 할지 웃어야 할지..
통 몰라 하다가
요즘에는 비수기여서
엄청 값이 비싸다는 친절한 정보까지 주셔서
암튼....얼마나 웃었는지..
아직도 허리를 못펴고 있습니다요..!
날로 발전해 가는 명품브랜드
조 ~오 껍데기 막걸리는
노영애님표 칼칼한 오징어 샐러드
새콤달콤한 오징어 샐러드와 너무나
잘 어울려서 신나게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만...
술이 아닌 참이슬을 좋아 하시는
산꾼들의 안주욕심이 58년(?)들을 노리고 있다고 하니..
무슨 말인지 저도 알수 없지만
해당 되시는 분들은 각별히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이번의 강풍이 아시아는 물론이고
우리에게도 육해공에 걸쳐 전분야에서
막대한 피해를 입히고 지나갔다고 하는데요.
모든 솔향기님들께서는 무탈하게 하산하여
일상생활에 임하고 계시오니 무한히 감사합니다
바람부는 칠보산에서
봄날님을 만나고
가방이 없으신 가방맨을 뵙게 되어
무지 반가웠습니다
임전무퇴의 정신으로 도전해 오세요 ~..
행복한 날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솔향기 ~ 화이팅 ~ *
2007년 3월6일 까꿍이가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