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관산(天冠山)

2024. 8. 23. 16:14추억속의산행후기


★♪까꿍♪★

천관산(天冠山)의 봄

추억속의 산행후기

2011-06-03 16:56:12


아파트 창밖에는

샛노랑 물감을 뿌려 놓은듯

잔잔한 꽃망울을 터트린 노란 산수유 한그루와

아파트 키만큼이나 우뚝하게 자란

우람한 자목련 꽃나무가

밤마다 남몰래 봉긋한 꽃망울을 부풀려

아직은 차갑기만한 바람속에서

여유로운 몸짓으로 헤적이며

보는이의 가슴에 반가움의 탄성을 자아내고 있었다

 

(아고..깜짝이야..얄밉기도 하지...)

자세히 눈길을 주지 않으면 미쳐 몰랐을 ..

소식도 없이 어느사이

우리곁에 와버린 봄이 감미로워라...

 

남녁땅에는

광양 구례 화엄사에는 붉디 붉은 홍매화가

장엄한 진홍색으로 물들이고

섬진강변 청매실밭에도 매화나무와

왕벚꽃 산수유나무가

화사한 꽃망울을 터트리며 온통 꽃천지를 이루었다는데..

 

마음은 벌써 그곳으로 달려가 그윽한 꽃향에 빠져들고..

남해바다

다도해가 한눈에 보인다는 천관산(天冠山)은

떠나기도 전에 그몽환적 절경에 가슴이 차올라

봄여행이 주는 싱그러운 환희에 젖어드는 새벽 6시 20분

정다운 산우님들을 가득실은 버스가 야탑역을 출발하여

어둠에 잠긴 고속도로를 막힘없이 질주하기 시작하였다

 

전라남도 장흥군의 천관산(723m)은

한반도 남단에 위치하며

지리산 내장산 월출산 변산의 능가산과 더불어

호남의 5대명산중의 하나로 꼽힌다

 

먼 남쪽의 끝자락...

그곳으로 갈때 마다 가슴이 뛰노는 설레임으로

가득한 것은 무엇 때문일까...

어둠이 걷힌 차창밖으로

파릇한 잎새들이 돋아난 들판을

초록빛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바둑판처럼 잘 정돈 된 논과밭이

남쪽으로 갈수록 짙은 초록으로 무성하게

물결치듯 봄바람에 일렁이고 있었다...

 

생명이 있는 모든것들은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나서

존재의 존귀함을 알리는...

신비로운 계절 봄이

생명의 봄이

환희의 봄이

차창밖으로 줄달음치며

달려가고 있었다

내마음도 무작정 따라 달리며

지칠줄 모르는

봄의 여정을 만끽하고 있었다...

 

얼마 만큼 왔을까...

소나무 밭사이로 활짝 핀 진달래가

분홍색 물결을 이루며

기쁨의 환호성을 지르고 있었다..

 

담양군을 지났을까..

나주역을 지나고

영암 강진 완도의 이정표가

그곳에 가고싶은 유혹의 충동에

사로잡히게 하고 있었다...

(에구구...언제 철이 들건지..ㅎ)

 

그림동화속의 마을처럼

아담하게 솟아 오른 산아래

끝없이 펼쳐진 짙푸른 논밭의 대평원

곡창지대...

소담스럽게

반듯하게 지어진 기와지붕이

어느곳 보다 아름답고

풍요로운 마을 전경으로 각인되고 있었다..

 

다른때 같았으면 산행 중반에 들었을 시간인

11시 17분에 장천재 휴게소에 도착...

봄볕이 완연한 들판에 진초록 보리밭이

시야에 가득하게 들어 오고

갓피어난 붉은 동백꽃나무가

남녁 꽃잔치의 진수를 보여 주는듯

산객들의 넋을 빼앗아 놓고 있었다...

 

천관산 산행 코스는

장천재에서 봉황봉 천관산 구정봉

천관능선을 타고 천관사로 하산하는 4시간의

산행이 시작되었다...

 

처음 한시간은 금새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히는

급한 오름길이었는데

바위가 요상하게 생긴 양근암 할미바위를 지날때 쯤에는

나무가 자라지 않는 고산지대 능선길로 이어지고 있어서

온 산이 한눈에 들어오는

구름위를 걸어 가는듯

걷는 기쁨으로 가슴이 충만하여 진다...

호남에서 기암괴석의 경관이 수려하기로는

영암 월출산이 으뜸으로 치지만

웅장하고 철옹성처럼 굳건하여 접근이 만만치가

않은 반면 천관산은 월출산에 비하여

결코 뒤지지 않는 기암괴석이 수없이 솟아 있으면서도

순하고 부드럽기가 이를데 없어서 북서쪽을 제외하고는

어느쪽으로든 쉬어가며 두시간이면 충분히 오를수 있는 산이기도 하다

상봉에 오르는 사이 암봉 아홉개가 하나의 암봉군을 이룬 구정봉을

비롯하여 관세음보살이 불경을 실은 돌배의 석선(石船)

용아홉마리가 승천했다는 구룡봉(九龍峰)

주옥으로 장식한 천자의 면류관을 닮았다는 천관산의

크고 작은 기암괴석들은 천연의 조각예술을 보는듯

신비로운 아름다움을 간직한 산이었다...

 

뛰어난 산세 때문에 지제산 천풍산 풍천산 신산(神山)등

여러 이름으로 불려온 천관산(天冠山)은

보물1점과 문화재 2점을 지닌 천관사와 장천재를 함께 묶어

1998년 10월 10일자로 전남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장천재(長川齋)는 조선후기 실학자로서

천관산의 인문지리서 지제지(支提誌)를 펴낸 위백규등

여러 학자가 수학한 곳이다

그리고 산기슭의 고인돌 집단지구인 방촌지석묘군과

위계환가옥(중요민속자료 제161호)

위성룡 위성학 가옥 (민속자료 제6.7호)등의

문화유적이 많이 남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은빛물결을 이루는 억새와

신의 손길로 빚은듯한 기암괴석의 천관산의 매력은

다도해의 조망과 어우러지면서 그빛을 발하고

천관산의 일몰이 장관을 이룬다고 전한다...

 

천관산의 산행은

진달래가 피어나는 늦은봄이나

억새가 피어나는 늦가을이

가장 좋은 때라고 하는데

해풍때문일까..

진달래의 꽃망울은

꼭다문 아가씨의 입술처럼

열어 보일수 없다는듯

단단하게 맺혀있고...

 

연대봉에서 구정봉(환희대)에 이르는

40만평의 산등성이에서 바라보는 다도해의 조망은

수만개의 별을 뿌려 놓은듯 황홀하다는

은빛억새밭의 장관 만큼이나

수려한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었다..

 

꿈길에 만나는 고향산천일까...

사방팔방으로 펼쳐진 마을전경과 푸른 논밭이

그림같은 남해 바다위에 점점이 떠있는

이름모를 섬들이

언제까지나 눈길을 뗄수없는 정겨움으로 남아있다..

 

날씨가 맑은 날이면

바다쪽으로 제주도 한라산이 신비롭게 나타난다 하며

해마다 가을이면 천관산 정상 억새평원에서

억새축제가 열린다고 하니 언젠가 다시 올수 있기를

기원하며 봉화대인 연대봉에 이르니 천관산(723m)정상이다

 

연기가 피어 오른다 하여

연대봉이란 이름을 얻은 천관산 봉화대는

왜적의 침입을 감시하기 위해 고려 의종 3년 (1149년)에

봉화대를 쌓고 처음 봉화를 올렸다고 전해진다.

왜적이 침입했을때

장흥의 억불산(510m)과 병영의 수인산(561m)과

교신을 하였으며 수많은 세월속에 무너져

기단석만 남아 있던것을 1986년 3월 새로 쌓은것이라 한다

왜구로 부터 이땅을 지키려던 선조들의 충혼이 살아 숨쉬는

소중한 곳이기도 하였다....

 

한없는 몰아지경으로 함몰되어 가는 다도해의 풍광...

돌들의 신비로운 조각예술에 눈길을 빼앗긴채...

맛있는 무엇이든지 맛있는

점심성찬은 화기애애한 가운데 진행되었다..

 

먼길을 달려 왔음에

갈 길 또한 멀어서

마음만은 바쁘게 제시간에 닿으려고

구정봉에서 천관사로 이어지는 하산길...

그곳에도 어김없이 기묘하게 생긴 돌들의 행열이

널려 있어서

걷는이의 발걸음이 즐거움으로 가득하였다

 

하산하여 4시간의 산행을 마무리 하고

3시 30분에 서울로 출발하였다

목포시내로 돌아

영산강의 푸른 물줄기를 바라보면서

또다른 남국의 정취에 젖어 드는

멋진 봄나들이 길이 되고 있었다

 

언제 다시 와 볼까....

오늘 새로 오셨던 축구사랑님의 친구분들...

얼굴도 미쳐 익힐 시간도 없이 지나가 아쉽기만 한데..

앞으로도 좋은 산행지에서

다시 만날수 있기를 바랍니다

솔향기의 스타찍사님으로 등극 하실것 같은

예감의 동해님...

늘 함께 할수있기를 희망합니다

 

꽃잎처럼 화사한 봄 햇살에

시원한 바람소리

솔바람 소리가...

지축을 울리며 콸콸 쏱아져 내리던

천관산의 물소리가

심장의 박동처럼 들여 오던 산등성이가

오래도록 나의 기억속에서

아름답게 피어 날것 같습니다

함께 했던 모든 산우님들께 감사드려요

 

2007년 3월 27일 까꿍이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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