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lissa Etheridge

2024. 9. 30. 12:07팝아티스트

 
 
미국 출신의 여성 록 싱어 송라이터 멜리사 에더리지(Melissa Etheridge)는 10년 전, 음악 인생의 정점에 오르며 유명세를 탄 인물이다. 지난 1994년 MTV를 강타했던 스매시 싱글 'I'm the only one', 'Come to my window'로 최고의 전성기를 내달렸고, 이듬해 그래미상 '최우수 여성 록 가수' 부문을 수상하며 명예도 안았다. 또한 멀티 플래티넘을 획득한 4집 음반 <Yes I Am>의 메가톤급 히트 이후로는 자신이 레즈비언임을 커밍아웃하며 '이슈 메이커'로서도 화제를 뿌렸다.

허스키 보이스의 걸출한 가창력과 폭발할 듯 터지는 고출력 록 사운드를 품고 있는 그녀의 음악은 아메리칸 로큰롤에 그 뿌리를 둔다. 힘차고 거세다. 꽤나 남성적이다. 때문에 브루스 스프링스틴(Bruce Springsteen)과 존 멜론캠프(John Mellencamp) 같은 베테랑 로커들과 비교되곤 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1990년대 메인스트림 진출에 성공한 세릴 크로우와 엘라니스 모리셋, 메레디스 브룩스(Meredith Brooks), 셀비 린(Shelby Lynne), 리즈 페어(Liz Phair) 등 후배 여성 록 뮤지션들에게도 크나큰 영향을 끼쳤다. '전설적인 여성 록 싱어 재니스 조플린의 90년대 부활'이라는 매스컴의 찬사가 결코 아깝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멜리사 에더리지가 평단의 호평과 대중적 사랑을 동시에 거머쥔 배경에는 동성연애자라는 사실을 당당히 밝힌 내적 솔직함 때문이다. 음악적으로 한창 물오른 1995년, 7년 동안 연인 사이였던 여류 영화감독 줄리 사이퍼(Julie Cypher)와 결혼식(2000년 이혼)을 올려 세간의 이목을 끌었고, 지난해는 28살의 여배우 타미 린 마이클스(Tammy Lynn Michaels)와 또 한차례 약혼하는 등 기행을 일삼았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여성의 권리 신장에 앞장선 그녀는 이 시대의 진정한 '페미니즘 전사'나 다름없다.

그녀의 사생활은 곧 음악을 통해 온전하게 발가벗는다. “난 동성연애자라는 걸 숨기고 싶지 않다. 그런 것들이 노래로 얼마든지 표현 가능하지 않는가?!” 한동안 결혼생활에 집착한 나머지 4집 <Yes I Am> 이후로 그녀는 별다른 음악 활동을 강행하지 않았다. 물론 그간 세 장의 음반을 더 발표했지만 신세대 여성 로커들의 파워에 한껏 밀려나 있어야만 했다.

“이제 새로운 사랑을 찾은 만큼 나를 사랑해준 팬들에게 다시 보답해줄 작품을 만들고 싶다!”

불혹을 넘긴 나이에도 불구하고 최근 에더리지는 전작 <Skin> 이후 3년 만에 8집 <Lucky>를 공개하는 열정을 과시했다. 신보는 “조플린과 스프링스틴을 가장 존경한다”는 그녀의 말처럼, 블루스와 로큰롤의 경계에서 꿈틀거리는 생동감 넘치는 록을 구사한다. 중년 록 싱어의 활기차게 솟구치는 경쾌한 로큰롤 에너지와 메시지는 여전히 강렬하고 위풍당당하다. 오프닝을 열어 재치는 'Lucky'를 비롯해서 'This moment', 'Secret agent', 'Giant', 'Kiss me' 등의 트랙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게다가 요란한 어쿠스틱 록 넘버 'Will you still love me', 건반과 스트링 편곡으로 무장한 애절한 록발라드 'Meet me in the dark', 펑키 그루브감이 매력적인 로큰롤 'Come out tonight' 등도 인상적이다. '여성 브루스 스프링스틴'이라는 말이 그냥 나온 게 아니다. 1995년 5집 <Your Little Secret>, 1999년 6집 <Breakdown>에서 작업 파트너십을 가져간 존 생크스(John Shanks)의 세밀한 프로듀싱도 그녀의 신작에 강한 메리트를 제공한다. 멜로디 훅(Hook)이 수려한 리드 싱글 'Breathe'(Greenwheel의 오리지널)은 화려하게 비상하던 10년 전의 전성기를 떠올리게 만든다.

'팝아티스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Mellow  (1) 2024.10.01
Melissa Manchester  (1) 2024.10.01
Megadeth  (5) 2024.09.30
Meco  (1) 2024.09.30
Lighthouse Family  (2) 2024.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