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sse Lindh

2024. 9. 29. 09:18팝아티스트

 
 
*스웨디시 팝의 뉴 로맨티스트

팝 음악 변방(邊防)의 역사 속에서 스웨덴이라는 국가가 갖는 존재감은 꽤나 무겁다. 아바(Abba), 에이스 오브 베이스(Ace of Base), 카디건스(The Cardigans) 등의 경우에서 파악되듯, 스웨디시 팝은 특유의 스타일을 앞장 세워 시대별로 전 지구촌을 호령해왔다. 또한 메이저 코드를 주로 애용, 밝고 낙천적인 분위기의 음악을 추구하는 것이 그들만의 특징적 캐릭터. 고로 강성으로 목소리 톤을 높이기보다는 인상적인 훅(hook)이 가미된 듣기 편한 스타일을 선호한다.

지금 소개할 라세 린드(Lasse Lindh) 역시 그런 케이스에 잘 부합하는 중고 신인이다. 18살 때 본격적으로 음악 사이클의 페달을 밟았던 그는 밴드와 솔로 활동을 연이어 거치며 썩 괜찮은 작품들을 잉태, 평단의 환호성을 한 몸에 얻었다. 하지만 대중적 피드백은 극히 미흡해 어쩔 수 없이 잠시간의 휴지기에 들어갔다.

그런 그에게 음악적 구명정을 내려 준 곳이 바로 신생 레이블인 라브레이도(Labrador). 보금자리를 찾은 라세 린드는 명 프로듀서인 클라에스 브요르클룬(Claes Bjorklund)까지 만나며 성공 시대의 화려한 개막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끝마쳤다.

이런 과정 속에 세상의 빛을 본 <You Wake Up At Sea Tac>(2003)은 기대 이상이다. 영국에서의 순조로운 녹음 작업에 과도히 기뻐한 나머지, 마지막 날 술을 떡이 되도록 마셔 돈을 다 쓴 뒤의 비참한(?) 경험을 앨범 커버와 제목에 반영했다는 후문부터가 우선 남다르다.(Sea Tac은 공항을 의미한다고 한다.)

작품은 한마디로 다채널 록의 전범(典範)을 시범한다. 스웨디시 팝의 정통성을 유지하면서도 다양한 음악 소스들의 도입에 소홀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콜드플레이(Coldplay)와 트래비스(Travis), 그리고 엘리엇 스미스(Elliott Smith) 등이 교대로 출몰, 듣는 이들의 청각 센서를 흡족케 한다. 스웨덴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영국과의 음악적 교신을 성공리에 일궈냈다고 보면 거의 정확하다. 첫 싱글로 발표된 'The stuff'를 비롯해 'bruised', 'Walk with me', 'Computerwelt', 'Trigger happy' 등, 전 곡에서 라세 린드만의 탁월한 음악적 감수성이 잘 살아있다.

스웨덴이 팝 음악의 강국임을 다시금 확인케 해주는 수작 LP이다. 유럽의 많은 매체에서는 이미 스웨덴의 새로운 음유 시인 라세 린드의 음악을 동향 출신의 그룹 켄트(Kent)와 비교, 'The Best Swedish Album So Far'라 정의 내린바 있다. 이제 이 평가가 진실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것은 여러분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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