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melot

2024. 9. 27. 08:23팝아티스트

 
 
멜로딕 메탈 신의 새로운 강자인 카멜롯(Kamelot)은 더 이상 랩소디(Rhapsody)의 그림자 밴드가 아니다. 1999년에 발매된 <The Fourth Legacy>, 2001년 등장했던 <Karma> 등의 두 마스터피스를 통해 그들은 그간 랩소디에게만 몰렸던 계열 팬들의 표심을 얻어낸 지 오래다. 또한 멜로딕 메탈 세(勢)가 취약한 미국 출신임에도 불구, 본고장인 독일이나 북구 유럽 메탈 그룹들의 작품 수준을 훌쩍 뛰어넘는 결과물로 늘상 놀라움을 안겨주었다.

그리고 2003년, 카멜롯은 신보 <Epica>를 내놓으며 음악 내적, 외적으로 또 한번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무엇보다 미로(Miro), 샤샤 패스(Sascha Paeth) 등, 멜로딕 메탈에 오랜 기간 투신해 온 두 달인들이 전작들에 이어 이번에도 엔지니어링과 프로듀스를 맡아 제 3차 사운드 업그레이드를 견인했다. 기타리스트이자 리더인 토마스 영블러드(Thomas Youngblood)와 보컬 로이 칸(Roy Khan)은 이를 놓치지 않고 모조리 흡수, 자신들만의 사운드트랙 주조를 위한 음악적 발판으로 삼았다

프롤로그를 지나 스타트는 'Center of the universe'가 끊는다. 멤버들의 유기적인 콤비네이션이 초반부터 불을 뿜는 곡이다. 이어지는 'Farewell'와 'The edge of paradise' 역시 마찬가지. 곡들을 통해 에픽 메탈(epic metal)의 전범(典範)이 무엇인지를 대번에 확인할 수 있다. 'Wander'와 'on the coldest winter night'는 그들의 주특기 중 하나인 파워 발라드 넘버들이다.

음반의 절정부이자 압권은 단연 'Descent of the archangel'과 'A feast for the vain'. 강력한 메탈 비트를 시종일관 내뿜으며 긴장감을 최고조로 이끌어낸다. 뒤를 받쳐주는 현악기 음색의 공로 덕분이기도 하다. 미드 템포의 'Lost & damned' 또한 탁월한 완성도를 뽐낸다.

이 외에도 도입부의 여자 보컬의 아름다운 목소리가 일품인 'Helena's theme' (어드밴스드 CD이기에 누구인지는 확인 불가능하다.), 작품 전체를 갈무리하는 'The mourning after'와 'III Way to Epica' 등을 통해 카멜롯의 폭 넓은 사운드 스펙트럼을 만끽할 수 있다.

앨범에서 카멜롯은 결코 '극한의 스피드'에만 집착하지 않는다. 능숙한 템포 조절, 어쿠스틱과 일렉트릭을 오가는 짜임새 있는 구성력 등을 무기로 잘 정돈되었으면서도 유연한 사운드 그림을 그려낸다. 무엇보다 메탈이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는 미국에 이런 소리 메커니즘을 구사하는 공동체가 존재한다는 사실부터가 반갑다. 그들이야말로 현재 지지 부진한 성과물들로 팬들의 아쉬움을 사고 있는 랩소디를 대신할 에픽 메탈의 뉴 리더. 이번 음반이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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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마이너 마켓으로 전락한 지 오래지만 나름대로 두터운 지지층을 거느리고 있는 멜로딕 메탈 계의 새 강자로 부상한 그룹 카멜롯의 네 번째 음반. 멜로딕 메탈 세(勢)가 취약한 미국 출신인 이들은 매번 독일이나 북구 유럽의 메탈 밴드들의 여느 작품을 뛰어넘는 결과물로 팬들을 사로잡아 왔다. 1999년에 발매된 <The Fourth Legacy>도 작년에 공개된 <Karma>와 '마스터피스 논쟁'을 유발할 만큼의 높은 완성도를 뽐내는 음반이다.

이 음반에서 카멜롯은 '극한의 스피드'에만 집착하는 많은 그룹들과는 달리, 능숙한 템포 조절과 어쿠스틱, 일렉트릭을 오가는 짜임새 있는 구성능력을 보여주며 '잘 정돈되면서도 한편으론 유연한 사운드'의 정경을 그려내고 있다. 클래식 사운드의 확보가 요청되는 곡에서는 밀도 높은 오케스트라 편곡을 깔고, 'Nights Of Arabia'와 같이 이국적인 분위기를 살리고 싶은 곡에서는 민속 악기를 이용한다. 심포니 엑스(Symphony X)처럼 프로그레시브적인 접근을 가하기도 하고 'New allegiance'와 같이 웅장한 스케일의 할리우드 메탈(Hollywood metal)을 시도하기도 한다. 말하자면 메탈 종합 블록버스터인 셈이다. 이들의 이런 방법론은 팬들과의 교신채널을 넓혀 '그 곡이 그 곡 아냐?'라는 편견으로부터 벗어나려는 것으로 보여진다.

보컬과 기타리스트인 동시에 밴드의 음악 감독으로 활약하는 토마스 영블러드(Thomas Youngblood)는 음반 제작을 위해 보컬 로이 칸(Roy Khan)이 거주하는 노르웨이까지 날아가는 지극 정성을 보였는데, 그 결실인 듯 둘의 호흡은 어느 때보다도 최상이며 이음새가 매끄럽다. 미로(Miro), 샤샤 패스(Sascha Paeth) 등 멜로딕 메탈에 오랜 기간 투신해 온 인물들이 엔지니어링과 프로듀스를 맡은 사실도 사운드 업그레이드에 큰 힘이 되었다.

이렇게 비미(非美)적 소리샘을 구현하는 메탈 밴드가 미국 내에 존재한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아무튼 외적으로 내적으로 건실한 멜로딕 메탈 음반. 그간 랩소디(Rhapsody)에게만 애정을 몰아주던 메탈 마니아들에겐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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