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rehouse

2024. 9. 21. 10:34팝아티스트

 
 

데뷔/결성: 1989년

활동/시기: 1990년대

멤 버: 씨제이 스네어(CJ Snare, 보컬) 빌 레버티(Bill Leverty, 기타) 페리 리차드슨(Ferry Richardson, 베이스) 마이클 포스터(Michael Foster, 드럼)


너바나(Nirvana)의 <Nevermind>가 침묵했던 세대 의식을 일깨운 1991년은 격동의 시기였다. 사람들은 치명적인 커트 코베인(Kurt Cobain)의 노호 아래 결집했으며 'X 세대'라는 구심점 안에서 하나가 되었다. 하지만 그 격렬한 파고도 모든 것을 다 잠재우지는 못했다. 파이어하우스는 그 해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서 너바나를 제치고 '헤비메탈/하드 록 부문' 신인상을 수상했다. 작은 이변이었다. 그들은 끝나 버린 줄 알았던 메탈의 마지막 외침으로 기록되었다.

파이어하우스는 '팝 메탈의 최종 직계'라 불릴만한 밴드다. 이들이 등장했던 1990년 이미 팝 메탈, 유사한 LA 메탈 씬은 극도의 교착상태에 있었다. 기존의 기득권 인사들은 초기의 생생한 그 무언가를 잃었으며, 슬로터(Slaughter)를 비롯한 얼마 되지 않는 신인 그룹들이 선전했으나 힘이 부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1990년 공개된 <Firehouse>라는 음반은 그 극심했던 건기 끝에 내린 단비였다. LA 메탈의 경쾌한 드라이브와 애잔한 록 발라드가 잘 균형을 이룬 이 앨범은 그런지의 사각지대에서 웅크리고 있던 메탈 팬들에게 구원과도 같은 존재였다. 밴드는 빌보드 싱글차트 상위권에 오르며 히트한 'Don`t treat me bad'와 'Love of a lifetime'으로 비범함을 내보이며 주목받았다. 한편으론 자신들이 단순히 팝 성향 그룹이 아님을 입증했다. 보컬의 깊은 성량에 강력한 기타가 뒷받침되며 수준급의 하드 록 볼륨을 뽑아내는 'Overnight sensation'과 'All she wrote'는 앨범의 숨은 명작이다.

확실히 씨제이 스네어(CJ Snare)의 목소리에는 뿌리치기 어려운 유혹이 담겨 있었다. 발라드에서는 섬세한 감성으로, 헤비한 곡에서는 거친 톤으로 승부 하는 그의 보이스는 팝 메탈 계의 정상급 보컬리스트로서 손색이 없었다. 그 이중적 매력은 후속작 <Hold Your Fire>와 <3>에서도 어김없이 잘 드러났다. 'When I look into eyes', 'Here for you'에서는 포근함을, 'Reach for the sky', 'Love is a dangerous thing'에선 메탈 밴드 본연의 모습을 접할 수 있었다.

시대의 트렌드에 요동하지 않고 정체성을 꿋꿋이 지켜온 파이어하우스는 1998년 내놓은 <Category 5>에서 변화를 일면 수용했다. 모던 록의 형식을 약간 따온 이 음반은 지금까지의 행로에서 크게 비껴가지 않으면서 한결 세련되고 말끔해진 인상을 전했다. 그 타협안은 'Acid rain', 'Get ready'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휘황 찬란한 장신구 없이 악기와 보컬로만 이뤄내는 하모니로 팝 메탈의 메신저 역할을 톡톡히 해오고 있는 파이어하우스는 2000년 통산 여섯 번째 작품 <O2>로 무뎌지지 않은 날을 들어 보였다. 팝 메탈의 거의 유일한 생존자로 고독한 싸움을 진행하고 있는 이들은 유행과는 상관없이 자신들의 음악에 내실을 기하고 있다. 그 집념이 고달파 보이지 않는 것은 어디선가 이들의 곡에 공감하며 흥겨워할 누군가가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팝아티스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Fleetwood Mac  (2) 2024.09.22
Fixx  (2) 2024.09.22
Fine Young Cannibals  (1) 2024.09.21
Fall, The  (0) 2024.09.21
Faith No more  (0) 2024.0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