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와 쿠바의 음악 1

2024. 5. 23. 08:59음악창고

음악창고

2012-08-14 22:04:41


 

★ 쿠바와 쿠바의 음악 1 (박창학님의 홈페이지에서 옮겨옴)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들은 <쿠바CUBA>라는 나라의 이름에서 먼저 무엇을 떠올리시는지?
수도 아바나와 아바나 산 시가(1), 럼주와 칵테일 쿠바리브레 cubalibre, 혹은 이제 몇 남지 않은 사회주의국가, 그리고 쿠바 혁명, 피델 카스트로Fidel Castro와 체게바라Che Guevara의 나라, 아마추어 야구, 배구 등 스포츠 초강국, 그리고 미국으로의 망명...
어쩌면 세계사에 약간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라면 케네디와 쿠바 위기 등을 떠올리실지 모른다. 그리고, 영화에 흥미를 가진 분들은 토마스 구티에레스 알레아Tomas Gutierrez Alea, 산티아고 알바레스Santiago Alvarez 등의 이름들을 떠올리고 계실지도 모르겠다.
북한이라고하는 사회주의 체제와 대립하고 있다는 현실을 감안할 때, 우리가 가지고 있는 사회주의 국가, 쿠바의 이미지가 그다지 밝은 것만은 아니라고 하는 사실을 여기서 다시 한 번 되풀이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또한, 당연히 쿠바라는 나라를 좋아할 리가 없는 쿠바 출신의 망명 인사들과(그렇지 않고는 망명이라는 길을 택할 이유가 없으므로)그들의 주된 활동 무대이자, 정치적으로 쿠바 혁명 이후 줄곧 쿠바와 대치하고 있는 미국이라는 채널이, 우리가 쿠바에 대한 몇 안 되는 정보를 얻게 되는 유일한 길이라고 하는 점도, 그와 같은 결과를 낳게 하는 중요한 원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 글은 음악에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쓰여지는 글이므로, 이와 같은 이미지가 타당한 것인가 혹은 그렇지 않은가에 대한 생각은 여러분들 각자의 판단에 맡기기로 하고, 단지 잘 알려지지 않은 한 나라의 음악을 소개하기 위해서 필요불가결하다고 여겨지는 역사적, 사회적 배경을 먼저 간단히 적어보는것으로부터 출발하기로 한다.


소위 <라틴 음악>이라고 하는 것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쿠바라고 하는 나라는 피해 지나가는 것이 불가능한, 유수의 <음악 대국>들 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근년, 라이 쿠더Ry Cooder가 중심이 되어 쿠바의 거물급 음악인들의 음악을 세계에 소개한 <부에나 비스타 소시얼 클럽Buena Vista Social Club>의 앨범이 그래미의 주목을 받는 등, 미국과 유럽 각지에서 커다란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또한 이 앨범의 성공을 계기로, 그룹의 멤머 형태로 참가했던 콤파이 세군도Compay Segundo, 이브라임 페레르Ibrahim Ferrer, 루벤 곤살레스Rube´n Gonza´lez, 엘리아데스 오초아Eliades Ochoa, 오마라 포르투온도Omara Portuondo 등 거장 음악인들의 작품들이 세계 시장에 속속 새롭게 소개되고 있는 현실은, 쿠바 음악이 지금껏 쌓아온 음악적 깊이와 힘을 가깝게 느껴 볼 수 있는 더 없이 좋은 기회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2)

그러면 먼저 세계 지도 상의 위치를 떠올려 보는 것으로부터 복습(?)을 시작해 보기로 하자.
북아메리카 대륙의 아래 쪽에 미국과 인접하여 멕시코가 자리를 잡고 있다. 그리고 그 모양이 점점 좁아져서, 남아메리카 대륙과 이어지게 된다. 멕시코의 위치에서 시선을 조금 오른쪽으로 옮기면, 카리브 해를 사이에 두고 <서인도 제도>로 불리우는 섬들이 보인다. 쿠바도島는 그 섬들 중에서 제일 크고, 길쭉한 섬이다. 그리고, 쿠바는 그 섬을 비롯한 다수의 크고 작은 섬들(약 1500개에 이른다.)로 구성된 나라의 정식 명칭이다. 이른바 중남미권에 속하는 나라들 중의 하나인 것이다.
<북중미>보다는 <중남미>라는 단어에 익숙해져 있는 우리들로서는 북아메리카보다는 남아메리카에 더 가까울 것 같은 막연한 이미지를 품게 되지만 쿠바의 경우, 실은 플로리다 해협을 사이에 두고 마이아미와 마주 보는 위치에 자리 잡고 있다. 미국 령인 푸에르토 리코보다도 오히려 훨씬 미국과 가까운 곳인 것이다. 크기는 한반도의 절반, 인구는 우리나라의 약 4분의 1정도로, 수도 아바나의 인구는 그 중 약 5분의 1을 차지한다.
이처럼 작은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쿠바가 세계의 음악에 끼친 영향은 지대하다.
극히 단순한 예를 들어 보기로 하자.
어디선가 한 번 쯤은 들어 본 적 있을,음악의 장르를 나타내는 명칭들 중에서, 쿠바로부터 출발한 것들을 나열해 보면 다음과 같다.
하바네라habanera(물론 스페인어 식의 발음로는 아바네라), 차차차cha-cha-cha, 맘보mambo, 손son, 룸바rumba, 구아히라guahira, 구아라차guaracha, 파창가pachanga... 물론 이것들은 쿠바가 낳은 음악 장르(여기에 예를 든 장르들은 모두 무곡, 다시 말하자면 댄스 음악들이다.)들 중의 일부분에 불과하다. 물론, 현재로서는 이와 같은 이름들로부터, 사교 댄스의 이미지 이상은 떠오르지가 않는 분들 또한 적지는 않을 지도 모르지만, 각 장르들에 관한 이야기는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하고, 이번 회에서는 쿠바라는 나라에 관한 이야기들을 좀 더 진행시켜 보기로 한다.
다만, 이제는 비교적 그 본래의 모습이 알려져 있는 편이라고 할 수 있는 탕고, 삼바의 이미지가 같은 이름을 걸고 있는 사교 댄스의 이미지와 얼마나 다른 것이었던가를 잠시 떠올려 주시기를 바란다.





현재 우리가 <쿠바>라고 부르는 나라의 존재가 유럽 중심의 세계사의 무대에 처음으로 등장하게 되는 것은, 다름 아닌 콜롬부스의 <신대륙 발견>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리고, 현재 이 지역이 <서인도 제도>라고 불리우게 된 것 역시 콜롬부스의 오해로부터 비롯된 일이라고 하는 점은, 너무도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1492년의 제1차 항해시에 이미 스페인 인들에 의해 그 존재가 확인된 이 섬은, 1511년 그들의 손에 의해 정복된다.
당시 이 곳에 살고 있던 원주민의 수는 약100만명에 이른다고 하나, 다른 남미 대륙의 원주 민족들과 마찬가지로, 스페인 인들로부터 전파된 새로운 병균과, 그들로부터의 학대로 인해 이후 약 100년 사이에 거의 전원 전멸하게 된다. 그리고, 그대신 부족한 노동력을 보충하기 위해 이후 약 300년 동안 ,아프리카로부터 100만 여명에 달하는 흑인 노예들이 끌려 오게 되는 것이다.그리고, 브라질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이러한 역사적 배경은 아프리카 기원의 수 많은 민속 리듬들을 중심으로 그 모습을 갖추어 간 쿠바의 음악이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게 되는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쿠바의 인종 비율 중, 압도적인 다수를 차지하는 것은 흑인계 혼혈로 전체 인구의 약 60퍼센트에 달한다. 그 나머지는 흑인 15퍼센트, 백인 25퍼센트의 비율로, 이와 같은 문화의 융합 현상 또한 음악적 발전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비옥한 토지와 열대성 기후라고 하는 지리적 조건과 흑인 노예들의 풍부한 노동력을 중심으로, 쿠바는 일찍부터 사탕수수, 담배, 커피 등의 생산지로서 개발되는것과 동시에, 스페인과 남아메리카 대륙 간의 식민지 무역의 중계지로서도 오랫 동안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특히 사탕수수의 경우는 19세기 후반까지 세계 제1위의 생산국이자 수출국으로서 군림한 바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경제적 이윤의 대부분이 스페인에 의해 착취되고마는 현실은, 필연적으로 독립을 위한 저항을 불러 일으키게 된다. 1864년, 그리고 1895에 일어난 두 차례의 독립전쟁을 통해, 1902년에 드디어 쿠바는 독립을 성취하게 된다.
특히 1895년의 제2차 독립 전쟁을 주도했던 호세 마르티Jose´ Marti´는 쿠바 독립의 아버지로서 국민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고 있어서, 시인이기도 했던 그가 남긴 시들을 가사로 한 노래들과, 그를 찬양하는 노래들은 현재에도 많은 음악인들에 의해 다수 만들어지고 있다.
그러나, 쿠바의 독립은, 20세기에 들어서서 독립을 이룩한 대부분의 나라들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쿠바인들의 손에 의해 이루어진 것만은 아니었다. 쿠바를 중심으로 한 카리브 지역의 이권을 노린 미국의 개입으로 일어난,미국과 스페인 간의 전쟁에서 미국이 승리한 것으로부터 비롯된 결과이기도 했던 것이다.
명목 상의 독립을 얻기는 하지만, 실제로는 미국의 보호령에 속하게 되어 버린 쿠바의, 바로 코 앞에 위치한 초 강대국을 상대로 한 끝도 없는 소모전이 이 때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음악창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누에바깐시온 (칠레의 저항적 노래운동)  (0) 2024.05.23
피아니스트에 대해서  (1) 2024.05.23
쿠바와 쿠바의 음악 2  (0) 2024.05.23
Soft Rock  (0) 2024.05.23
성 악 (Vocal Music)  (0) 2024.0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