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풍명월의 가은산

2024. 8. 22. 12:18추억속의산행후기


★♪까꿍♪★

잊지 못할 청풍명월의 가은산 숯불구이 파티

추억속의 산행후기

2011-06-03 17:41:47


앵도라져 가버린 연인(戀人)의

싸늘한 뒷모습 처럼

 

우리곁에 불현듯 닥아선

서늘한 바람이

상쾌하기도 하였지만

 

머물지 않는 시간의 아쉬움에

가슴이 저려오기도 하네요

 

하루가 백날처럼

느껴지던

유년시절이 엇그제 같은데

꿈 많았던 젊은날은

소낙비처럼 지나갔네요

 

황금빛 들녘에 허수아비처럼

서있는 자화상(自畵像)에

허허로운 바람이 지나가네요

 

청풍명월(淸風明月)....

한잔 술에

시<詩>한수를 지어

그맑은 바람을 노래할까....

그밝은 달빛을 노래할까.....

 

그빛이

그바람이 얼마나 고왔길래

홀로이

그밤을 지키는 강아지도

시<詩>를 읊어 지새울까....

 

삼척동자도 다 안다는

청풍명월의고장 단양팔경....

충청북도 제천시 가은산을 찾아

2대의 버스가 야탑역을 출발한

시간은 아침 7시

 

여섯시간의 산행후

참숯불가마 찜질과

참숯불구이 돼지 삼결살 파티는

한여름날의 끝자락을

멋지게 장식하는 이벤트 산행으로

모든 솔향기 회원님들의 마음속에

탱글탱글 익어가는

가을 들판의 벼이삭의 물결처럼

기쁨과 설레임 가득한 여행이 되고 있었네요

 

서울 외곽을 벗어나기도 전에

갑자기 쏱아지는 빗줄기에

화들짝 놀라기도 하였지만

 

미리 준비하고 있는 사람에겐

두려움이 없어라

망서림도 없어라

 

솔향기님들의 산행이 시작될 무렵엔

햇볕이 쨍하고 개어있을것이란

긍정적인 기대감에

서로의 눈빛을 마주하고 웃었네요

 

근데요

강아지도 시를 읊는다는

청풍명월은 어디서 시작된 말일까요

 

청풍명월(淸風明月)....

그 사자성어(四字成語) 하나 만으로도

우리 모두는

그윽한 시심<詩心>에 잠겨 버리지 않나요?

 

단양팔경의 비경(秘境)을

청풍명월(淸風明月)을 노래하였던

조선중기의 시인<詩人>

 

김득신<金得臣>은

(1604 선조37 ~1684 숙종 10)

1642년 사마시(司馬試)에 합격하여 진사가 되었고

당시의 한문사대가인 이식(李植)으로 부터

<그의 시문이 당대의 제일>이라는

평을 들음으로서 이름을 세상에 알렸다

 

그뒤 1662년(현종3년)에

증광문과 병과에 급제하여 가선대부(嘉善大夫)에 올랐으나

장차 일어날 사화(士禍)를 예견하여 벼슬을 버리고

충북 괴산읍 능촌리에 있는 취묵당(醉默堂)에 내려와

당대의 유명한 시인의 삶을 살았으며

백곡문집(栢谷文集)등 다수의 평론집이 있다

 

또한 백이전(伯荑傳)을 1억1만3천번을 읽고

그의 서재 이름을 억만재(億萬齋)라 하였으며

그의 뛰어난 문장에 효종이

용호한강시(龍湖漢江詩)를 보고 감탄하였다 전한다

 

특히 오언 칠언절구의 시를 잘지어서

시화집인 종남총지(終南叢志)가 유명하며

그밖의 작품으로 술(酒)과 부채을 의인화한

가전소설 (환백장군전)과 (청풍선생전)등

고려시대에만 한정된줄 알았던 술 가전계통의 소설이

조선조에도 그면모가 지속되었다는 사실을 입증해주는

중요한 작품으로 인정 받고 있다고 전한다

 

78세 정통대부 80세에 가선대부에 올라

안풍군(安豊君)으로 승봉되었고 81세에 생을 마치고

괴산군 증평읍 율리에 고이 잠든 백곡 김득신(金得臣)은

중세에서 근대로가는 변천기에 활동하였던 문필가로서

주옥같은 시<詩>를 남겼는가 하면

한시비평의 기준을 마련한 비평가로서 평가받고 있다네요

 

천년을 두고 만년을 두고 음미하여야 할

천하절경(天下絶景)의 금수강산(錦繡江山)이 있다는것과

 

그 비경(秘境)에 함몰(陷沒)되어 예지(銳智)에 빛나는

문예작품(文藝作品)을 남긴 선조들이 계셨다는데

 

지금 이순간 용솟음치는 자부심으로

달빛 가득한 꿈의 정원(庭園)을 거닐고 있는듯한

황홀(恍惚)한 기쁨에 잠겨 드네요

 

비는 언제 그쳤을까...

푸른 하늘엔 밝은 햇살이

눈부시게 쏱아져 내리고

굽이굽이 돌아가는 충주호의

옥빛물결이 보석인듯 눈앞에 출렁거린다

 

꿈결인듯 한순간도 눈을 뗄수없는 사이에

충북 제천시 수산면 상천리 옥순대교앞

버스정류장에 도착하였고 준비운동도 하기전

옥순대교를 배경으로 사진촬영하는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상쾌 명쾌하기만 하였다

 

가은산(可隱山)은 제천시 수산면 상천리에 있는 금수산과

지맥을 같이 하는 산으로 금수산(715m) 정상에서

남동쪽으로 갈라진 능선이 청풍호반에 이르러 말목산을 이루고

남서쪽으로 갈라진 능선의 최고봉이 가은산(575m)을 이룬다

 

옛적에 마고 할머니가 이산에 놀러 오셨다가 반지를 잃고

그 반지를 찾기위해 아흔 아홉번째 골짜기를 헤메인 끝에

반지를 찾게 되었는데

 

<이 산 골짜기가 하나만 더 있었더라면 한양이 들어설 골짜기인데

한양이 될 땅이 못되니 떠나 가겠다 > 하며 떠나 가셔서

그때부터 이곳 사람들이 <가는산>이라 불렀다는

알듯말듯한 전설이 전해오고 있다 하네요

 

옥순대교 주차장 건너에서 10시부터 산행이 시작되어

이삼분이면 아담한 정자각에 이르러

시원스레 펼쳐진 충주호와 옥순대교의 전망이 한눈에 들어왔다

 

충주호의 깊은 물줄기를 감싸안고 병풍처럼 둘러 앉은

여유롭게 아름다운 산들의 풍광 못지 않게

깊은 계곡 암릉 능선길 곳곳에 산재해 있는

신기하고 기이한 모습의 바위들이

저마다 애끊는 전설을 간직한 채로

말없이 산객들의 눈길을 사로 잡고 있었다

 

이름하여

시계바위 돌고래바위 촛대바위 기와집바위 얼굴바위

석문바위 코끼리바위 곰바위 새바위 아기새바위......

 

울긋불긋 경쾌하고 멋진 옷차림의 솔향기산악회

80여명의 산꾼들이 좁은 산길을 가득히 메우고 오르다가

시계바위를 만나기전 고개길에서 우회하여 내려갔다가

처음 만나게 되는 새바위....

 

한참 동안을 금새 날아 갈듯 날개를 펼친 새바위가

살아있는 생물인듯 시시각각 각도를 달리하면서 한눈에 들어오고

충주호 건너 옥순봉과 구담봉을 바라보며 때때로 옥순대교를 지나

푸른 물결을 가르며 쾌속질주하는 유람선이 눈을 즐겁게 하였다

 

얼마나 걸었을까

계속되는 내림길에

올라왔던 수고로움에 아깝다는 생각이 들때쯤

산위에서 바라보았던 옥빛물줄기가 눈앞에 출렁거리고 있었다

 

장맛비에 만수위에 이르른 물줄기가 예전 우리들이 건넜던 길을

삼키고 흙더미처럼 부유물을 가득히 물위에 띄운채

낙엽 쌓인 길인듯 일렁이고 있어서 한발 옮겨 놓을뻔한듯

소름이 돋아나는 공포감에 어쩔줄 몰라하면서

길없는 산길을 올라 돌고 돌아서 우리가 건너야 할 지점에 이르니

옛모습 그대로 벼락바위가 칼로 베인듯 쩍 갈라진 모습으로

우리를 반겨 맞이하고 있었다

<와 ~ 어쩌면 저리도 절묘하게 갈라져 있을까 ~>

 

우리가 삶안에서

가장 밑바닥에 내려와 앉았을때도

절대로 절망할 필요가 없다고들 말하지요?

왜냐하면 올라갈 일만 남았으니깐요 ~ 하하 ^^*

 

게으름 피우고 운동하지 않아서

체중이 갑자기 불어나는 바람에

새벽마다 한시간씩 체중조절 운동에 열중해서일까

 

탱탱하게 부은듯한 다리 근육이 자유롭지 않아서

괜스레 꾀가 나서 주저 앉고 싶었는데

피해갈수없는 급경사길에 자일을 타야하는

바위협곡이 웅크리고 있고 간신히 매달려 올라서면

또다른 모양의 바위암벽과 부딪치고

양쪽으로 홈이 파여진 급경사 자일 타는 바위에서는

온몸에 힘이 빠져나가서 자일을 놓칠듯 위태롭기

그지없었는데 산행중 가장 힘든 구간이기도 하였지만

 

그 험한 고비를 넘기고 올라서니

전망 또한 일품인 넓고 드넓은 너럭바위가

그 동안의 시름을 말끔히 씻어 없애주며

뛸듯이 기쁜 마음이게 하고 있었다

 

내가 처음 이곳에 왔을때

후두둑 떨어지는 빗줄기속에서

점심을 먹었던 기억이 새로와 지고 있었다

 

충주호의 푸른 물빛과 산이 뿜어내는 그윽한 정기가

옥순대교의 강열한 오랜지색과는 충돌을 일으키는것 같아서

볼때마다 올때마다 속상하고는 하였는데 ~~

 

투덜대는 내마음의 여유로움이 온데간데 없을까봐서

오늘은 작정을 하고서 오랜지색에 정들이고자

옥순대교를 뚫어저라 째려보고 있었다 ~ ㅋㅋ

 

사람도 자연도 튀어 보이는 것은 거북하기 마련이다

물이 아래로 흐르듯이 겸손함이 배여있는 사람은 아름답다

남을 배려하고 편안하게 하는것도 지헤로운 자의 미덕일것이다

 

가은산 정상은 아직 멀기만 한데

오르락 내리락 땀흘리는 동안 점심시간이 가까워져서

넓은 바위돌에 점심상을 차리고 삼삼오오 모여앉아

세상에서 가장 멋진 배경속에 가장 맛있는 점심을 먹었다

 

자리를 털고 일어난 시각은 1시 10분쯤...

자일을 타고 바위암벽을 오르기 시작하여 둥지봉을 가는길

조금도 만만치가 않았는데 가은산을 오르기 전 둥지고개에서

올라왔던 곳으로 가겠다는 사람들 틈에 끼이고 싶은 유혹으로

한참을 망서리다가 본코스로 가기로 마음을 굳혔는데

참 잘한 선택이어서 다행이었다

 

초행길이었던 사람들과 함께 내려갔던 사람들이

본코스보다 더 험한 길로 들어 서면서 고생을 한것 같았다

가은산 정상을 7분거리에 두고서 갔다가 돌아와야하는 부담때문에

정글처럼 전망이 없다는 핑게로 가지 않고 돼지처럼 보이는

곰바위를 처다 보면서 능선길을 따라 기와집 바위를 지나고

시계바위 물개바위를 지나 상천리 휴게소까지

2시간의 하산길이 순조롭게 진행되어 다섯시간만에

산행을 마칠수가 있었는데 아휴 조금만 길었다면 어쩔뻔 했을까...ㅎ

 

가을꽃이 유난히 아름답게 피어있는

최근에 지어진 유렵풍의 멋진 팬션 마을을 지나면서

나도 따라 그들의 풍요로운 삶에 박수를 보내며 흐믓하였다

 

참으로 오랫만에

멋쟁이 샤샤님을 뵈온것도 기뻤지만

 

포도송이처럼 탐스럽게 커가는

어여삐님의 네 자녀가 너무나 사랑스러웠고

 

아들에 대한 그리움(?)을

아이리스님의 멋진 왕자님을 보면서

다시 꿈꾸게 되었다네 ~ ㅎ

<헤헤헤 >

 

꿈이란

꾸어야 이루어 진다고 했잖여 ~!!

<아니면 말구요 크하하 >

 

황토색 짙은 뜨거운 찜질방은

어머니의 뱃속처럼

원초적 온기로 정답고

전신에 송글송글 솟아나는 땀방울에

온갖 병마의 근원이 사그라져 버렸다네 ^^*

 

참 숯불위에 지글지글 익어가는

맛깔스런 삼겹살의 고소함속에

산을 사랑하는 순백의 영혼으로

사계절 수많은 시간을 함께 하였던

산꾼들의

화산처럼 뜨거운 사랑의 마음으로

부어라 마셔라

높이 치겨든 술잔속에

폭포수같은 삶의 환희가 녹아 들고

건강하고

아름다운 날들의 향기를 만끽하고 있었다

 

즐거움이 꼭지점을 향하여

난리부르스를 추었어도

아무도 말리지 못하였어요 ~ ㅋ

<혼나는 것은 한참 후에 집에 가서 이니깐...크하하>

 

알수없는 빛나는 향기로움으로

우리들 곁으로 가까이 스며오는

청풍명월의 계절이옵니다

 

여러분 모두 행복하시고

넉넉한 마음으로

많은 사랑과 행복을 나누어 주는 시간되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2007년 9월 11일 까꿍이가 전합니다 ^^*

'추억속의산행후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완도 바다 이야기  (0) 2024.08.22
구병산 이야기  (0) 2024.08.22
종자산(種子山)의 가을 향기  (0) 2024.08.22
화악산 신선봉 이야기  (0) 2024.08.22
단풍산  (0) 2024.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