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자산(種子山)의 가을 향기

2024. 8. 22. 12:12추억속의산행후기


★♪까꿍♪★

종자산(種子山)의 청명한 가을 향기

추억속의 산행후기

2011-06-03 17:42:59


제주 남쪽 해상에서 발달한 태풍의 눈이

서서히 북상하면서

그위력을 키워 어디로 흘러갈지 알수없는 가운데...

<나리>라는 예쁜 한글 이름의

요란한 태풍 소식에

어디론가 꽁꽁 숨어 버리고 싶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태풍의 한복판에 끼어 들고 싶은

겁없는 호기심이 빼꼼히 실눈을 뜨게 하기도 하고....

또한 우리들의 영원한 삶의 목표인양

목을 길게 빼고

까치발을 하고 기다리는 주말 산행이

하필이면 경기도 포천의 종자산(種子山)일까.....

괜히 그이름이 주는 뉴앙스에

자꾸만 배실배실 솟아나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하늘 아래 첫동네.....바위 뿐 인 강원도....

그 바위를 닮은 탓인지

팔도강산 가장 멋대가리(죄송)없는 퉁명스러움으로

유명한 강원도 사람들의 가장 화날때 하는 욕이

<종자>앞에 <개>를 붙여서 내뱉는

<개oo>란 말이 생각났기 때문...<크하하>

욕이라 하면 어디 강원도 사람뿐일까....ㅋ

세상에서 우리보다 더 욕잘하는 민족있으면 나와 보라꼬 해여...ㅋ

외국인들이 양반이라서 욕의 종류가 단순하다고 여기시면

착각이 아닐까요?

아무도 흉내 낼수없는 우리만의 풍부한 어휘력은

무궁무진한 욕설로 끔찍하다가도

나중에는 배꼽을 잡는 폭소를 터트리게하는

해학의 경지에 이르게되는 우리들의 욕은

세상의 빛나는 언어학자들이 극찬하는

세종대왕님의 한글창제에서 비롯되는

위대한 조상님의 덕분이 아니겠는지요?

빈자리 하나없이 꽉 채워진 예약석이

나리 태풍에 속절없이 날아가

텅빈 공간이 염려 되었는데

다행히 27명의 회원이 속속 모여들어

가족적인 분위기가 되면서

화기애애 하여 지고

비가 올것이란 예상을 뒤엎고

바람 한점없는 청명한 날씨가

예고되는 이른 새벽

예정된 시간에

기분좋게 야탑역을 힘차게 출발하였다

종자산(種子山 642.8m)은

경기도 포천군 중2리와

경기도 연천군 연천읍 부곡리의 경계에 위치한 산으로

동국여지승람과 세종실록지리지 그리고 동국여지등

모든 지리관계 문헌들에 기록된 지금의 지장산인 보개산은

환희봉등 불교에서 유래한 이름의 산이며

수많은 사찰들이 있었으나 6.25때 사라져

그흔적도 찾을수 없는

보개산(寶盖山)의 28개 봉우리 가운데

가장 동남쪽에 위치한 산이 종자산(種子山)이라 한다네요

전설에 의하면 아주 오랜 태고적에

천지가 개벽하여 온 세상이 물에 잠겼을때

이산의 정상이 마치 종지그릇을 뒤집어 놓은 형상처럼

조금 남아 있어서 그이후 부터 종지산으로 불리웠으나

이를 한자로 옮기는 과정에서 종자산(種子山)이 되었다고 하네요

이산은 백악기때 형성된 응회암의 기묘한 절벽과

보개산(寶蓋山)의 웅장한 산세를 이어받아

다양한 식생의 울창한 수림과

깊은 계곡의 기묘한 바위 절벽이

보는이의 감탄을 자아내면서

동남쪽으로 휘감아 흐르는 한탄강이

천년의 비경을 간직한채 유유히 흘러가고 있어서

더욱 신비로운 경지를 자랑하는 산이라 여긴다

종자산(種子山) 정상 가까운 산아래 위치한 바위굴(岩屈城)은

이산의 명칭이 유래된 또다른 전설이 전해 오는데요

아기를 못낳는 3대 독자부부가 이암굴에서 백일기도 끝에

아기를 얻었다고 해서 종자산이라 명명되었다고 하네요

유명산 이름있는 바위돌 마다 아들을 바라는 여인네들의

간절한 염원이 이곳에서도 어김없이 피어올랐다는 사실에

다시한번 이땅에서 태어난 여인네들의 슬픈 삶을 반추하면서

딸만 소복하게 셋씩이나 낳고 아들없이도 큰소리치고 사는 까꿍이가

시대를 잘 타고 나와서 얼마나 다행인가 가슴을 쓰러 내립니다그려 ~ㅎ

산행 들머리는 포천시 늘거리

가을꽃이 유난히 붉게 피어있는

마을입구 버드나무집 큰마당 주차장에서

가벼운 준비운동을 마친후 시작되었다^^*

맑고 푸른 하늘에서

쏱아져 내리는 햇살이 눈부시다

울창한 숲속

무성하게 자란 수풀을 헤치며

좁은 산길을 따라 걸으면

향긋한 풀냄새가 콧끝에 향기로와라^^*

<오와 ~>

앞서 가는 이의 발길을 멈추게 만든

수풀에 쏱아져 입을 버리고 있는 알밤의 진풍경이여 ~

오돌오돌 달콤하게 씹히는 그맛이 일품이야

무엇이라고 표현할까나 ~

하늘이 보이지 않을 만큼 무성한 수풀에

밤나무들이 군락을 이루고

천지에 밤이 널려 있었다

이제는 끝이겠지 싶었지만

산속 깊숙히 까지 이어진 밤나무밭은

끝이 없는듯 펼쳐지고

우리들의 주머니속에도 밤알이 두둑하다

이윽고 햇살이 살갗을 따갑게 쏘아대는

너덜바위길이 나타나고

숨막히는 오르막길이 이어지고

경사진 바위암벽을 로프를 잡고 오르기도 하였다

얼마 오르지 않아 눈앞에 우뚝선 바위절벽 아래

지붕의 추녀끝처럼 푹 파여진 속안쪽으로 굴이 보이고

수십명이 비바람을 피해 쉴수있는 넓은 공간이 보인다

바위굴(岩屈城)의 자연생태적인 분위기가 은밀하고 아늑하여

의미심장하게 붙여진 종자산이란 명칭이 눈에 보이는듯 선명하지 아니한가 ^^*

바위굴의 왼쪽으로 돌아 급경사진 바위암벽을 힘겹게 올라서면

탁 트인 시야에 가득하게 들어오는 푸른 산의 절경에 온갖 시름이 녹아 내렸다

수직으로 뻗어 내린 절벽위에 하얀 가을 들꽃이 만발하여

밝은 햇살에 반짝이고 무성한 나무숲에서

이름 모를 새한마리가 푸른 창공을 향하여 날아 오르면

나도 저 푸른 나무들의 바다로 한없이 빠져 들어가고 있었다

그토록 오랫동안 끝나지 않을것 같았던 오름산행이 끝난 지점부터

산아래 굽이쳐 흐르는 한탄강 물줄기와 황금들판이 그림처럼 펼쳐지고

깊은 계곡에서 불어 오는 바람은 한없이 맑고 청량하여 그달콤함에 흠뻑 취하였다

얼마만에 맛보는 산의 향기로움인가

사람들은 신선의 세계에 들어온듯 깊은 호흡속에 기쁨이 충만하여 산길을 걸었다

산아래 펼쳐진 황글벌판의 풍요로움과 고향의 아련한 추억에 잠기며 눈길을 뗄수가 없었다

겹겹이 쌓인 산그림자 넘어로 철원평야가 아득하고 보장산 불무산

향로봉 삼형제봉 장지봉이 푸른 하늘 아래 고운 그림자로 손짓하고 있었다

명성산 지장산 국망봉이 백운산 광덕산이 지척에 솟아 있다

올때 마다 아기자기하고 얕으막하면서 암팡지게 까다롭게 오르기 힘든산이지만

그아름다움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여 오래도록 가슴에 깊게 각인되는 산이 이곳 산의 특징이다

가는곳마다 사진 촬영의 명소가 많아서 사진 찍으랴 사진 찍히랴 난리였는데

네시간반의 산행에 맞추기에는 얼릉 시간이 흐르지 않아서 안달하기도 하였는데

역시 산꾼들에게 점심시간 만큼은 더없는 즐거움이 넘치는 시간이 되고 있었다

정상을 뒤로하고 이정표를 따라 북릉으로 내려서며 키큰 싸리나무 군락지를 만났다

맑은 하늘 상쾌하기 그지없는 바람에 흔들리는 커다란 싸리나무에는 지다가만 빨깐

작은 꽃송이들이 다닥 다닥 붙어 있어 피어났을때의 아름다움을 상상하게 하여 주었다

바위 암릉에 솟아있는 굴곡 많은 소나무의 의연함에

언제나 오랫동안 눈길을 빼앗기고 굵은 참나무 군락지와

싸리나무 고원지대를 지나면 얼마 가지 않아

향로봉과 중리로 가는 갈림길이 나오고

멀리 서북쪽 중리에 있는 저수지가 우리의 하산지점이다

올라 올때 만큼이나 가파른 하산길은

잠시도 마음 놓을수 없는 긴장이 감돌았다

흙길이 미끌러워서 조심스러웠는데

수십년은 되었음직한 싸리나무와 관목이 자라서

사람키를 훨씬 넘는 밀림지대를 이루고 있었다

그토록 산행의 끝자락을 원하였음에도

하산길의 부산함속에

다시금 뒤를 돌아보는 아쉬움은 늘 있게 마련이다

맑은 바람이 가슴속까지 시원하게 하였고

가을의 향기로 가득하였던 4시간의 산행이

순조롭게 마무리된 관인면 중리 저수지 개울가에서

작은 모래 무치(?)가 무리 지어 노니는

맑은 물에 발을 담그고

잔잔한 호수에 그림처럼 떠있는

우아한 백조의

물속에서의 고된 발놀림을 생각해 보았다

산길에서 유쾌한 하산주 막걸리파티에서

웃고 떠들었던 만큼 가슴속 깊은곳에서

숨길수없는 아픈 울림이 하루종일 떠나질 않았다

최근에 우리 솔향기처럼 분위기 좋은 산악회가 또 있을까

자랑스런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 ~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에서 어찌 의견충돌이 없을까요?

이제 그냥 모른채 덮어 두고 가기에는 너무나 많이 공개된 일이라서

불편한 오해없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제길을 찾아 나가기힘든 미로의 시간적인 소모가 클것 같아서....

비온뒤에 땅이 굳건해지듯....

모두가 화합하고 앞으로 나갈수 있는 시간을 앞당기고 싶어서...

부족함이 많은 제가 여러분 모두 앞에 굻어 앉아

제 작은 간절한 소망을 말씀 드릴까 합니다

사실은 아무것도 아닌일이 세대차이를 극복하지 못해 일어난

웃지 못할 헤프닝에 불과한 일이지요 ~ !!

신세대의 사람들은 우리들 부모님세대의 <멍석말이>의

엄격한 도덕율을 이해못하실것입니다

퇴근시간이 되면 사장님이 자리를 지키고 있음에도

칼처럼 퇴근해 버리는 미국식 사고방식의 젊은 세대를

부모님의 세대들은 전혀 이해 못하십니다

자신의 의견을 또박또박 잘라 말하는

하고 싶은말 다하고 사는 젊은 세대의 논리적인 사고방식은

어른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 들이고 전율하고는 하십니다

하바드 대학을 나온 인재라 할지라도 감성이 뛰어난

부드러운 인품의 소유자가 아니면 서구사회에서도 취직이 어렵다고 들었습니다

이곳은 엄격한 규율이 적용되는 직장이나 위계질서가

명확하게 구별되는 군조직 사회도 아닙니다

20세이든 80세이든 이곳에 등록된 회원이라면 누구를 막론하고

똑같은 인격체로 평등하게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모두는 가정을 가꾸고 가정을 지켜내기위해 열심히 일하고 바쁘게 살아갑니다

어떤 경우에도 자신의 사생활이 우선이지 이곳에 올인해야할 이유가 없고

강요할수도 없는 일이겠지요

다만 우리가 가장 소중하게 여길 덕목이 있다면 그것은

언제나 한발 물러서서 여러번 생각하고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아닐까 여깁니다

직책을 맡았으면 윗사람의 말씀을 철저히 따르고 지켜내도록 힘써야함이 맞습니다

그러나 자신의개인사정 때문에 충실할수없다면

어쩔수없는 상황을 세심하게 상대방에게 이해시키고 용서를 구해야 옳은것입니다

젊은세대의 세련되지 못한 미숙함이 불러온 잘못을 인정하시고 커다란 도약의 계기로 삼는다면

더욱 좋은날을 기대할수도 있을것입니다

봉사차원에서의 일이라면 자발적으로 모든일이 처리되었으면 바람직하였을것이지만 ~

윗사람의 책임감 때문에 느슨한 일처리를 기다리지 못하고 독촉함으로서

일어났던 불협화음이 서로에게 상처를 남기게 된것인 만큼

원칙을 고수할수밖에 없었던 선배세대의 물러 날수없는 고집스러움을

젊은세대가 이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설혹 부모님이나 선배세대가 잘못이 있다 한들

끝까지 따지고 들지 않는것이 이땅에 사는 젊은세대의 속깊은 아량이며

이땅에 사는 젊은세대의 자긍심이기도 한것이지요

물이 거꾸로 흐르지 않듯이 그것이 세상사는 이치라고 현인들은 말씀하십니다

사랑이 깊으면 미움도 깊어진다고 하였습니다

너무나 세찬 질책에 마음이 아팠을 후배님이여 ~ ㅎ

귀한 자식일수록 아픈매로 다스린다는 선배세대의 집요한 교육방식을 기억하시고

이해할수없다 하여도 사랑의 마음으로 받아 주셨으면 정말 고맙겠습니다 ^^*

너무나 다른 우리들의 세대차이를 이해하신다면 제말에 백번 천번이고

동의 하실거라고 믿습니다

모두가 솔향기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출발한 일이 잘못되어

삼천포로 빠져버린 엉뚱하고 마음 아픈 헤프닝이었다니깐요 ~ㅎ

정말 그러하옵니다

한사람도 낙오되는 일없이 서로 진심으로 사랑하고

더욱 발전된 모습의 솔향기산악회로 거듭나기를 희망합니다

먼저 사과할수있는 사람이 진정으로 행복한 사람입니다

물고기가 물을 떠나서 살수없듯이

저는 솔향기의 사람들이 좋아서

솔향기를 떠나서 살수가 없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제가슴속에 나쁜 마음을 품고서는

한줄의 글도 쓸수가 없는 것이

진실된 제마음이기도 하여 이글을 올리게 된것입니다

여러분과 함께

여러분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마음 때문에

몇번을 망서리다가

목숨을 걸고 이 건방진 글을 올리고 있는것입니다

오해없으시길 바라옵고

저 때문에 마음 상하셨다면

부디 용서하여 주시기를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2007년 9월 18일 까꿍이가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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