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산반도 내변산

2024. 8. 21. 10:58추억속의산행후기


★♪까꿍♪★

봄의 향기가 소용돌이 치는 변산반도 내변산

추억속의 산행후기

2011-06-03 18:11:08


길고 긴 인고의 북풍한설을 이겨낸

앙상한 목련 나뭇가지 마다

보일듯 말듯

봉긋봉긋 돋아난 작은 꽃봉우리들이

황사먼지 뽀얀

잿빛 창가에서

어느새 새벽 어스름을 깨치고

배꽃같은 속살을 풀어 헤치고

베시시...웃어 줄것만 같은 아침...

 

아직은

떠나 갈수없는 애끊는 미련에

뒤척이는 겨울찬바람이

코끝에 싸아하다

 

가라

가라

멀리 떨치고 가라...

 

무겁고 어두운것들...

가슴을 아리게 하였던

어쩔수없었던

아프고 슬픈 기억의 잔영들이여...

 

멀리 사라져 가라..

 

산을 향해 달려가는

사람들의 마음은

걸음마를 처음 배운 아이같아서

앞만 보고 무작정 내달리는

달싹지근한 호기심으로

맹목적인 사랑에 함몰되어 버린

 

어떤 말로도

설득하지 못할

천진무구한 단순모드의

못말리는

풋풋한 악동들의 모습이 아닐런지...

 

나도 그들도

어느면에서는

참으로 한심한 족속이 아닐까...

생각하면서

검은 차창에 비친

내얼굴을 마주보면서 웃고 있었다...ㅋ

 

푸른 잎새들을 돌돌말아 삼키고

무심한 바람에 일렁이는

메마른 나뭇가지 사이로

 

붉그래한 봄기운이

안개처럼 솟구쳐 오르고

남녘으로

남녘으로

봄을 맞으러 돌진하듯

내달리는 산객들의 가슴속에는

손에 잡힐듯한

따사로운 아지랑이가 피어나고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최고수준의

절묘한 예술성의

여러가지 꽃무뉘 문살로 유명한 내소사가 있는

변산반도 내변산으로 향하는

울긋불긋 화사한 옷차림의

초롱한 눈빛의 산객들의 마음속에는

푸른 새봄의 열기가 뿜어나오고 있었다

 

산과 바다와 계곡이 어우러져

국내 유일의 반도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변산반도 내변산 산행들머리인 남여치 매표소에

도착한 시간은 안개로 조금 늦은 시간인 10시 45분...

 

봄의 신록과 지천으로 피어나는 아름다운 꽃으로

유명한 내변산에서 오늘

대망의 100회 산행 정점에 도달하신

솔향기산악회의 믿음직한 사나이

행복바이러스 왕대포님의 산행100회축하연이 베풀어지는

하산 지점인 내소사 주차장까지 14.6Km에 이르는

4시간 30분의 산행이 속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었는데

살갗으로 스며드는 남국의 화사한 봄 햇살에

화들짝 놀란 마음 때문일까

몇 발자욱 걷기도 전에 송글송글 맺혀오는 땀방울에

겹겹이 껴입은 옷을 벗어 걸치느라고 정신이 없었다

 

보송보송한 흙의 감촉이 전해 오는듯 하고

산행 오름길 계곡에서 불어 오는 바람이 싱그럽고 시원하였다

 

양지 바른 산기슭에서 아지랑이가 피어 오를듯 따사롭고

그다시지 높지 않은 쌍선봉(459m)에 이르는

가파른 오름길에도 여유로운 발걸음으로 가볍게 올랐었다

 

산행들머리에 세워져있는 월명암이란 커다란 표지석앞에서

석공(石工)이 만취하여 명월암(明月庵)을

월명암(月明庵)이라고 글자를 바꿔서 적었다고 우기면서

웃었던 신라시대에 창건된 월명암(月明庵)은

오래된 여염집 처럼 소박한 모습으로 우리를 맞이하고 있었다

월명암의 뒷산인 낙조대(448m)는 황해로 떨어지는 일몰이

장관이라고 알려진 곳이기도 하다

 

굽이굽이 돌아드는 능선의 산길은 어느곳에서는 바다가

내려다 보여서 망연자실 그풍광에 매몰되어 몽환의 시간을 걷기도 하였다

 

내변산 중심에 자리한 직소폭포는 폭포가 갖추어야할 산세와 절벽

계곡등의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어 채석강과 함께 변산을 대표하는 경관이라고

할만큼 뛰어난 경관과 풍광을 자랑하고 있었는데

30m에 이르는 암벽위로 떨어지는 하얀 포말이 한폭의 그림처럼

뇌리에 선명하게 지워지지 않을 그리움으로 남아있다

 

직소폭포에서 쏟아진 물줄기를 가두어 아름다운 호수를 이루고

호수가로 이어니지는 호젓한 나무 사다리길을 걸으며

맑은 물속에서 보호색을 띠고 수없이 많은 물고기들이

유영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어쩔줄 몰라하던

산객들의 환희에 찬 음성이 들리는듯 아련하다

 

누가 명경지수라고 했는가

누가 그고요함이 푸른 하늘을 닮았다고 했는가

푸른 하늘을 담아내며 흰구름을 품어안은

호수가 눈이부시게 아름다웠었다

 

오름산행길에서 금새라도 숨이 넘어갈듯 하였던

그순간은 어디로 간것일까...

 

유유자적하는 산책의 시간처럼 감미로운 시간은 지나가고

넓은 벌판에 둘러 앉아서 이른 점심을 먹으며 행복하다

산으로 옮겨진 음식들은 요술을 부리는것 처럼

무엇이든지 입에 달고

정상주 한잔에 온 세상을 얻은듯 황홀하지 아니한가...

 

마지막 남은 오르막길은 길고도 긴것 같았지만

오래가지 않아 끝이나고 내소사에 이르는 행복함이 시작되고 있었다

 

바닥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맑은 시냇물속으로

한없이 빠져드는 맑고 투명한 무아의 시간

아기자기하고 오밀조밀한 능선길을 따라

한없이 펼쳐지는 드넓은 전망은

어느곳에서도 맛볼수없는 최상의 비경이라 할지니...

그리하여 살아서 천상의 꿈을 이루려는

선지자들의 넋이 내소사에 고히 내려 앉았음일까...

 

내소사는 백제 무왕 34년(633)에 혜구두타가 창건하였고

조선인조11년(1633)에 청민대사가 대웅전을 지었는데

그건축 양식이 매우 정교하고 환상적이어서 가히 조선 중기의

사찰중 대표적인 작품이라 전해지며

대웅전의 앞쪽문에 새겨진 문살은 꽃무늬로 조각하여

당시의 뛰어난 조각 솜씨를 엿보게 할뿐 아니라

공예의 가치가 높은 독창적인 장식문으로

조선중기 이후의 건축양식을 가늠할수있게 하는

소중한 건축물이라고 하며

 

대웅전앞 1000년의 세월을 함께한 느티나무와 함께

빛바랜 고색창연한 백골로 남은 대웅전의 모습이 더욱

기이한 신비로움을 발하며 아름답기 그지없이 그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멀리 관음봉을 배경으로 사뿐히 내려 앉은 고즈넉한

내소사의 아름다움을 무엇이라고 표현할수 있겠는가

짧은 시간의 촉박함속에서 여유롭게 음미할수없는

안타까움으로 어쩔줄 몰라하면서

좋은 사람들과의 사진속의 추억을 남기고

돌아 나올때...

 

일주문앞에 펼쳐지는 하늘을 찌를듯 곧게 자란

전나무숲의 향기로운 바람은 오래도록 그윽한 여운을 남기고 있다

 

내소사 매표소 주차장에서 펼쳐진

왕대포님의 100회 축하 산행잔치는

화기애애한 가운데 더할수없는 기쁨속에 진행되었고

뒤에서 수고해 주신 임원진과 회장님께 감사드리고요

사랑하는 왕대포님 어여쁜 은하수님과 함께

500회 600회 ~~ ~ 쭉 이어가시고

오늘처럼 늘 행복하시고 좋은일 가득하시기 바랍니다

 

솔향기님 여러분

내내 행복하시고 다음주 시산제에서 다시 뵙기를...

(얼릉 일주일이 지나갔으면 좋겠습니다 하하)

감사합니다 ^^*

 

 

 

2008년 3월 10일 까꿍이가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