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8. 21. 10:51ㆍ추억속의산행후기
솔향기의 아름다운 소망을 담아 올리는 용문산시산제(始山祭)
추억속의 산행후기
2011-06-03 18:13:06
삼라만상이 곤한 겨울잠에서 깨어나
거치른 들판에 초록잎들이 일렁이고
희고 붉은 매화꽃이
노랑 산수유가 맑은 햇살 아래
흐드러지게 꽃망울을 터트리면서
섬진강 들녘에는
봄의 향연이 시작되었나보다.
아침 저녁 서늘한 꽃샘 바람속에
산책길에 만나게 되는
아지랑이처럼 돋아난
파릇한 잎새들의 여린 몸짓에서
환희에 찬 봄의 숨결이 들리는듯하다
내일이면
용문산 백운봉에서
두번째 시산제(始山祭)를 드리게 되는
기대에 찬 토요일 오후.......
습관처럼 컴속예약방을 클릭했다가
참석하셔야 할 선배님의 존함이 보이질 않아서
구심점을 잃은듯
가슴속으로 횡 ~ 한 찬바람이 스친다
인터넷 매체를 통하여
그토록 바라던 산악회 산행을
솔향기에서 접한것이 어언 햇수로 5년...
매주마다 토요일이 가까이 오기를
기다리는........
못말리는
맹목적(?) 산타기 모드의 내삶의 모습을
돌아보며
<산에 가기위해 먹고 마시고 숨쉬는가? >
자조 섞인 의문문을 자신에게 띄워 보기도 하면서
사람이 좋은 산악회에 대한
사랑에 빠져서 헤어나지 못했던 감회에 젖어들고 있다
작년 3월 20일
충북 단양 구담봉에서
첫 시산제(始山祭)를 올렸던....
재창단의 어려운 과정을 과감하게 떨치고 일어나
의로움과 때묻지 않은
순수한 산악인들의 마음을 모아 올렸던
시산제(始山祭)의 감격이 엊그제 같은데...
옳치 않은것을
결코 용납하지 않으시는 카리스마로
젊은 후배들을 사랑하시는 선배님...
어쩔수 없는 회사일 때문인것 만은
틀림 없어 보였지만
우찌하여 이리도 섭섭하게 여겨지는 것일까요...
선배님께서
제작년 그때에도 토요일이 었었는데 ~~
내일이면 산에 갈 준비로 한참 들떠 있을때
<내일은 남한산성으로 오라!!>는
명령 한마디에
왜 그러냐고 세세히 물어볼 틈도없이
따라 나섰던 그길이
솔향기 재창단의 시발점이 였었지요
선배님에 대한 값진 믿음 하나로
오늘에 이른 까꿍이는
경상도 사람들의 영화속 주인공이 되어
내는 < 시다바리 >고
선배님은 < 오야붕 >입니다요
어여쁜 여성후배에게 이 야그를 들려주었더만...
<내는 똘마니 >라 카데예... ㅎㅎㅎㅎㅎㅎ
으이구...행님 뭡니까
다른때 빼묵는거는 괘안은데요
시산제(始山祭)를 빼묵으몬 우예합니까
.................
그라고 오늘뿐만 아이라요 ....
....................
기껏 오자 케놓고
요즘에는 카페에서 자취를 감추어 버리셨다니깐요!!
오라칸다꼬
맹꽁이 맨치로 쪼르르 맹목적(?)으로 따라와서는
쓸줄도 모르는 산행기를 욜심히
죽을동 살동 모르고 올리면서 지냈는디요
어느날 부터인가
자취도 없이 사라져 버리신 선배님...
<고로코롬 지를 버리고 가시몬 안됩니더>
제가 꼭 속절없이 꼼지락 거리는
애벌레가 된것 같아요 ...
쌀벌레가 된것 같아요....
아니 아니 속도없는 산벌레가 된것 같아요...흐흑...
솔향기의 어여쁜 사람들이 눈팅만하고
가셔도 지는 괜찮지만요
선배님께서 늘상 눈팅만 하고 가시는것은
무지무지 섭섭하다니깐요
애벌레가 무어냐구요?
살기 위해서 먹는가?
먹기 위해서 사는가?
이 애매모호한것 같은 질문에
아무 생각없이 대답했다가는
밥만 죽이는 가련한 쌀벌레의 신세가 됩니다요
헐벗고 굶주렸던 어둠의 시기
새마을운동의 창시자 김용기 목사님께서
사람은 일하기 위하여 존재한다는
명쾌한 정의를 내려줌으로서
상처받은 영혼에 자긍심을 되찾았고
빛나는 한강의 기적을 이루며
오늘에 이른것이 아닐런지요...........
저 산넘어 행복이 있다 하기에...
나도 남들 따라 갔다가
눈물만 흘리고 돌아왔노라...던
어느 시인의 여리고 슬픈 울림의 싯귀가
오래도록 내가슴속을 맴돌고 있습니다
..........
원대한 나비의 꿈을 이루지도 못한채
속절없이 꼬불랑대는 애벌레의 모습이
오늘날의 까꿍이의 모습이 아닐런지요?
이봄이 요로코롬 슬플줄은
예전엔 미쳐 몰랐어요 (^^)
진짜로 몰랐당게요 (^^)
나의 슬픔을 아는가 모르는가
멈출수도 되돌아 갈수도 없는 삶의 수레바퀴는
흐르는 강물처럼 무심히 흘러가고 있었는디요
솔향기님들의 정성을 모아 드리는
시산제의 날 야탑역 7시
예약방이 넘쳐나서 작은 봉고 한대를 추가하여
예상치도 못한 선진항공사장님의 방문을 받았고
적지 않은 찬조금과 과분한 배웅을 받으면서
웃음꽃 환한 솔향기님들을 태운버스는
아침안개 자욱한 경춘가도를 신바람나게 달리고 있었다
휴게소에서 한번 쉬고 8시 30분에 목적지에 도착하여
경기도 양평군 양평읍 백안3리 새수골에서
산행들머리가 시작되어 두리봉에서 백운봉(940m)을 거쳐
새수골로 돌아오는 4시간의 원점산행으로 산정상에서
시산제를 치를 예정이어서 제수품을 챙겨야 되는
임원진들의 수고가 못내 마음에 걸리지만 거들지 못하는
마음이 무겁기만 하여 허겁지겁 산을 오르기 시작하였다
처음 가던길로 갔었더라면 좋았을것을
다시 내려와서 좁은 오솔길을 따라 오르는 산길은
사람들의 발자국이 별로 많지 않은 갈잎이 쌓인 흙길이어서
한참 동안을 나무가지와 씨름하면서 정상에 이르렀을때
거기 좁지만 단단한 사람들의 발길로 이루어진 산길이 나타났었다
<오잉? ㅡㅡㅡㅡㅡㅡㅡ!>
개척정신 하나로 버티어온 해맑은 솔향기님들은
무엇이 그리도 좋은지
조금전의 엎치락 뒤치락 했던 고생은 씻은듯이 사라지고
발아래 양평시내가 시원스럽게 시야를 가득 메우고 있는
산정상에서 하하호호 환한 웃음꽃을 피우며 그기쁨을 만끽하고 있었다
시산제의 시원은 어디로 부터 왔을까...
시산제(始山祭)란
이시대에는...
각기 다른 종교적인 측면에서 볼때에...
(다음달 8일이면
우리나라 우주인1호로 탄생하는
재기발랄한 여성 우주인을 자랑스럽게 바라보게된)
이우주경쟁시대에는...
맞지 않는 시대의 역행이라고 여길지도 모르지만...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숱한 문명의 진화를 거듭해 왔었지만
유한한 생명의...
원초적인 두려움과 공포에서
자유롭지 못한것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가 아니겠는가?
춤...
춤의 기원이 신(神)께 드리는 제사에서
비롯되었다는 선생님의 말씀이 뇌리에 박혀 잊혀지지 않는
지금....
음악과 미술 또한 신께 드리는 공경에서
비롯되어 수천수만년을 이어오지 않았는가?........
시산제의 기원이란
멀리는 신라시대의 산신제에서 비롯되었다고 전해오지만
(구담봉에서 드리는 시산제 참고)
이시대에 와서 치르게 된 시산제의 역사는 그리 깊지가 않아서
분단의 상흔이 겨우 사라져가던 1966년
설악산 관광진흥사업의 일환으로 시작된 축제성격의 산제가
그처음이라고 하며
산악계에서 본격적으로 시산제를 올리게 된것은 1971년
서울특별시 산악연맹에서 그해 2월 명성산에서
제1회 산제를 올리면서 본격화 되어
80년대 들어서면서 거의 모든 산악인들의 연중행사로
자리 잡았다고 할수 있다
아득히 멀리 보이는 백운봉
끝나지 않을것 같은 험한 행로가
솟아나는 땀방울과 가쁜 숨결로 이어졌지만
어느덧 능선길을 따라 걷는 산길에는
깊은 산만이 뿜어내는 산향기로 그윽하기만 하였다
그리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았을때
백운봉(940m)이 마주 바라 보이는
산정상에 오를수 있었는데
양평시내가 시원스레 내려다 보이고
시산제를 지낼수있는 가장 완벽한 장소였음을
발견하고는 그감격스러움에 모두가 기뻐하였었다
솔향기산악회의 깃발아래
방긋이 미소짓는 돼지머리를 중심으로
떡과 과일과 삼색나물이 전례에 따라
정성스럽게 차려지고 술을 부어 올리며
천지신명께 우리들의 고운마음을 전해 올렸다
거대한 대자연의 품안에서
바람처럼 구름처럼 떠돌며
삼천리 금수강산을
온몸으로 부딪쳐 호흡하는
구도자의 간절한 염원으로
나를 버린
오체투지의 겸양의 정신으로
꽃을 사랑하고 나무를 사랑하고
바윗돌 하나 풀한포기에도
깊은 연민의 사랑을 주리니
산을 닮아서 하늘의 이치를 깨달아 가리라
우리들의 가장 고결하고 순결한 마음을 담아
하늘에 보내드리는 가장 아름다운 시간이기도 하였다
하늘과 땅의 교감이 이루어지는 시산제는
우리들에게는 더없이 소중한 축제의 한마당이기도 하고
평화롭고 행복한 세상을 열어 가리라는 소망의 시간이기도 하였다
떡과 과일 그리고 나물과 술로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복의 시간이 시작되고 오래도록 그행복한 시간이 잊혀 질것 같지가 않다
너무 맛나서 쉬지도 않고 냠냠 먹었더만 하산하여 먹어야할
진짜 맛있는 육계장을 제대로 먹지 못하는 아쉬움을 남겼는데
수고 해주신 소나무회장님과 제수품을 옮기시느라고 애쓰신 임원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시산제를 지낸후
바로 하산 할수도 있었지만
마주 바라보이는 백운봉을
지나칠수없는 아쉬움으로 올랐다가
중간에 몇번씩이고 포기하고 싶은 유혹에
사로잡히는 고통으로 켁켁 거리면서
그어여쁜 봉우리에 올랐을때의 기쁨을
어이 말로 표현할수가 있을까요 ....
시산제에서 돼지머리가 없었다면...
하는 가정하에...........
오늘 못오신 두사람의 우람한 남성들이
그자리를 대신해야 된다고 말들이 많았었는디요
누구라고 생각하십니까?
본인이시라고 생각드시오면
(요기....아래에다가 반성문을 써넣으시기 바랍니다..ㅋ)
또한 자취를 감추이신 선배님이랑
솔향기의 창단 멤버이시면서
오랫동안 자리를 비우신 ㅇㅇ보님께서도
솔향기에 깊은 사랑의 마음을 담아주시기를 간청드리면서
용문산시산제에서 행복가득히 받아오신 솔향기님들
내내 강건하시고 좋은일 가득한 한해를 기원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008년 3월 17일 까꿍이가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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