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8. 9. 12:02ㆍ내마음의창
★ 까꿍

2012-08-08 23:45:38
자전거를 탑니다.
누군가 그리울 때면
바람을 가르며 내달리는
두개의 동그라미위에 몸을 맡기고
가만히 내마음에 귀를 기울립니다.
흘러가는 영화속의 풍경같은
수많은 군상들을
가만히 바라봅니다.
한치의 양보도 허락하지 않을것 같은
냉담한
질주하는 자동차의 굉음속을
가만히 내달립니다.
숨막히는 외로움에
어쩌지 못하는 날의 오후에도
자전거를 탑니다.
꿈많은 눈망울의 학생들
삶의 무게에 지친 흐린 눈빛의 노인들
한껏 멋을 부린 신사와 숙녀들
거친 삶의 희노애락이
한폭의 그림처럼 왔다가는
사라져 갑니다.
자전거를 탑니다.
속절없이 가버린 날들에 대한 슬픔이
나를 못견디게 할때에도
자전거를 탑니다
고향의 푸른 이야기와
젊은날의 꿈과 사랑이
넘실대며 흘러가는 한강둔치
분노와 좌절의 험한 파도를 삼켜
호수같은 평화를 주는강
한강이 흘러갑니다.
하늘높이 날아 우짖는 물새는
나의 벗이 됩니다
자전거를 탑니다
사치스런 고독이 날개를 펴고
기이한 즐거움에 젖어 듭니다
한가로운 연인들의 발걸음에
고운시선 머물고
귀여운 강아지와 함께 걷는
눈빛들과 마주칠때면
기쁨의 미소가 피어납니다
롤러브레이드의 연인들
철새처럼 무리지어 질주하는
싱싱한 젊음의 꽃들이여
푸른창공엔 꿈을 실은 나비연이 날아 오르고
잠자리처럼 멋진 고공비행을 선보이는
원격조정 비행기
삶의 환희를 아름다운 세상을 노래합니다.
자전거를 탑니다
나의 동공속으로
클로즈업되어 오는 멋진 그림하나가 있었습니다.
가난에 찌들고 외소해 보이는 할아버지
바람에 날릴듯 갸날픈 할머니
눈물이 떨어질듯 초라해 보이는
이할머니의 손을 꼭잡으신 할아버지가 걸어갑니다
앞만보고
간절한 소망하나만을 생각하시는듯
걸어가는 노부부의 모습이
화살처럼 가슴에 꽂혀와
나의 심장을 멈추게 하였습니다
삶의 아름다움이란
이렇게 멈추지 않는 강물처럼
내가슴속에서 영원히 흘러가고 있습니다.
햇살고운 그런날에도
자전거를 탑니다.
자전거를 탑니다.
2004년 3월 2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