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0. 17. 16:29ㆍ팝아티스트
데뷔/결성: 1993년
활동/시기: 1990년대~
멤 버: 자비에르 보에르(Xavier Biyer, 보컬), 페드로 레젠도(Pedro Resendo, 베이스), 메데릭 곤티에(Mederic Gontier , 기타), 실비앙 마찬드(Sylvine Marchand, 드럼)
1966년의 리버풀, 1967년의 LA, 1982년의 글래스고우, 그리고 2000년
1993년, 당시 라우엔 대학에 재학 중이던 자비에르 보에르와 페드로 는 비틀즈, 버즈와 같은 브리티쉬 인베이전을 성공시킨 밴드들의 음악을 좋아하는 음악적 취향을 매개로 함께 듀오로 타히티 80의 음악 활동을 시작했다.
많은 데모 작업을 함께 하면서 음악적으로 서로 마음이 맞던 메데릭 곤티에가 1994년 멤버로 합류하고 이듬해 실비앙 마찬드가 들어오면서 1995년 완전한 밴드의 모습을 갖추게 된다.
1996년 자신들이 직접 제작한 <20 Minutes (EP)>를 발표하고 곧 이어 <The I.S.A.A.C. (EP)>를 발매한 타히티 80은 2000년 프랑스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인디레이블 에뜨모스뻬릭에서 자신들의 첫번째 정규 앨범 <Puzzle> 을 발매하며 미국과 일본에서도 관심을 얻고 있다.
1980년에 폴리네시아에 여행을 갔던 아버지가 기념으로 사온 티셔츠에 써 있던 'Tahiti 80'이라는 단어를 그냥 특별한 의도 없이 밴드 명으로 정한 이들의 음악은 당연히 '타히티'라는 단어가 주는 이국적인 느낌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1980년대의 '팝' 음악 사운드를 만들고 싶어서 첫 앨범의 제작을 위해 프로듀서 앤디 체이스(1980년대 날리던 프로듀서)를 찾아가 뉴욕에서 그의 프로듀서로, 카디건스와, 세인트 에띤과 작업했던 토어 요한센의 믹싱으로 작업된 타히티 80의 음악은 굳이 정의하자면 고조나 하강을 찾아볼 수 없는, 유유히 흘러가는 '인디 팝'이다.
이들의 음악은 자신들의 훼이보릿 아티스트들만큼 복고적이지만 오아시스가 그랬듯이 전적으로 복고적인 답습에 의존하고 있지만은 않다.
오래되어 비옥한 선배들의 토양에서 1980년대의 햇빛을 받고 자란 타히티 80의 음악은, 카디건스의 노래를 남자 보컬이 부르는 것으로 비교할 수 있을까? 좀 더 희미한 음악을 들려주는 에브리씽 벗 더 걸?
마치 동화 속 이야기를 하듯 나비(butterflies), 햇빛(sunshine), 수영복(swimming suite) 같은 예쁘고 소박한 단어들을 노래하는 자비에르의 목소리는 마치 전화 수화기를 통해 들려오는 선명하고 명징하지는 않지만 사려 깊은 친구처럼 친근하고 조분조분하다.
그리고 섬세하고 가벼운, 때로는 노이지를 만들어내기도 하는 기타는 (큰 사운드로 주도하지는 않지만) 크게 드러나지 않으면서도 각 곡들의 분위기를 다양하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리고 그런 가벼운 리프에 실린 두둥실 떠다니는 듯한 자비에르의 목소리는 때론 귀엽고, 때론 '로맨틱'하다. 깨질 듯이 속삭이듯 노래하는, 가녀린 호흡과 청순함을 가진 자비에르의 음성, 들꽃과도 같이 튀지 않지만 이쁜 멜로디들, 희미한 질감의 코러스, 많은 부분 거세되어 가벼운 질감을 띠는, 때로는 지글대는 기타, 사이키델릭한 색채를 더해주는 키보드가 만들어 내는 그렇게 세련되지 않은 단순한 전자 음향들, 트럼펫 사운드, 동화 같은 이쁜 단어들...
이러한 것들이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이들이 들려주는, 오래된 선배들과 1980년대에서 결코 발을 빼지 않고 있는, 그러나 현재의 감성을 톡톡 건드리며 다가오는 사운드이고, 바로 이들의 매력을 이루는 것들이다.
타히티 80은 스스로 소박하고 아련한 느낌의 포크를 근간에 두고, 킹크스, 버즈, 비틀즈 등을 떠올리게 하는 자신들의 음악의 바탕은 1966년의 리버풀과 1967년의 LA, 최근 벨 앤 세바스찬으로 인해 새로운 팝의 진원지가 된 1982년의 글래스고우라고 얘기한다.우리는 2000년 타히티 80의 음악에서 그것들을 추억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