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eens Of The Stone Age
2024. 10. 10. 07:31ㆍ팝아티스트
석기 시대의 여왕들이 살던 곳은 황량한 사막이었다. LA에서 두 시간거리에 있는 팜 디저트(Palm Desert)로 가는 길은 외롭고 뜨겁다. 태양과 곧바로 교신하는 그곳에서 퀸스 오브 더 스톤 에이지(이하 QOTSA)는 약물에 중독됐고, 메탈에 취했다. 사람들은 그들의 음악을 듣고 '스토너 록(Stoner Rock)' 혹은 '스토너 메탈(Stoner Metal)'로 규정짓고 얼터너티브 메탈의 흐름 속에서 열렬히 환영했다. 블랙 사바스, 블루 오이스터 컬트 등에서 소름끼치게 들어왔던 질펀거리는 슬러지 메탈의 굉음과 애시드 록의 몽환, 그리고 작렬하는 태양의 이글거림의 어우러짐은 크고, 흐릿하며, 명료하다. QOTSA가 이번에 내놓은 3집 음반 <Song For The Deaf>는 그 방정식에 가장 부합되는 작품이다. 시시각각 변하는 사막의 낮과 밤의 변주는 하나의 거대한 사운드 집합체로 태어난다. 때론 어둡고, 때론 격정적이다. 만약 사막을 지나가는 경험을 한 번쯤 했던 이들이라면 QOTSA의 음악은 치명적인 유혹이다. QOTSA는 팜 디저트 출신의 기타리스트 조시 엄(Homme)과 베이시스트 닉 올리베리(Nick Oliveri)에 의해 1997년 결성된 밴드. 듀오는 이전에 이미 스토너 메탈 그룹 카이우스(Kyuss)를 이끌며 많은 컬트 팬들을 양산해냈다. 이 중 한 명이 바로 너바나의 드러머이자 푸 파이터스의 리더인 데이브 그롤이었다. 데이브 그롤은 카이우스의 음악을 듣고 받은 감동이 아직도 채 가시지 않아 이번 QOTSA의 신보를 위해 기타를 잠시 제쳐두고 다시 스틱을 집어 들었다. 또한 전 스크리밍 트리스의 보컬리스트였던 마크 레너건이 조시 엄과의 인연으로 기꺼이 동참했다. 음반은 사막 길을 달리는 '드라이브 뮤직'이다. 앰비언트로 시작하는 오프닝 넘버 'The real song for the deaf'를 뒤로하고 흘러나오는 것은 자동차 시동을 거는 소리이고, 그 다음으로 FM 라디오에서 음악이 흘러나온다. 수록곡 중간 중간에도 라디오에서 들을 수 있는 소리들이 장치되어 있다. 하지만 이는 그저 단순히 차를 타고 운전하는 상황을 그리기 위한 설정은 아니다. 자신들의 음악을 몰라보는 주류 FM 채널에 대한 한방 먹임이다. 스스로 FM라디오가 되어 QOTSA의 음악을 내보내고 있는 것이다. 리드미컬한 기타와 드럼의 멋진 동행과 드라마틱한 보컬이 압권인 'No one knows'는 영국 음악 전문지 <언컷(Uncut)>이 '와이어가 지지 탑을 만나다'고 표현할 정도로 1970년대 록 사운드를 재창조시켰다. 미국 서부의 고딕 록 'First it giveth', 'Song for the deaf' 등은 영화 사운드트랙을 연상시킬 정도로 뛰어난 상황 설정과 곡 전개가 청각을 무장 해제시킨다. 글리터 록 'Do it again', 호쾌한 메탈 트랙 'Go with the flow' 등도 마찬가지다. 음반은 악기마다의 영역을 확실히 했다. 각각의 악기가 짜임새 있게 유기적으로 움직이다. 그만큼 귀에 잘 들리고 가슴을 울리게 한다. 단지 소리가 커서 마음이 진동하는 것이 아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찾기 위해 벌인 QOTSA의 사투가 뇌리에 떠오르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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