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ul McCartney

2024. 10. 7. 11:31팝아티스트

 
 
폴 매카트니(Paul McCartney)를 바라보는 시각은 세대에 따라 엄청난 편차를 보일 수 있다. 비틀스(The Beatles)와 함께 젊은 시절을 보낸 이들한테는 영웅으로 남아있겠지만 신세대들에게는 단지 과거의 유명 인사일 뿐, 앨범이 발매되었다하더라도 큰 관심을 부르지 못한다.

하지만 롤링 스톤즈(Rolling Stones)가, 에어로스미스(Aerosmith)가 그리고 최근의 펫 샵 보이스(Pet Shop Boys)가 증명하듯 음악은 나이가 전부가 아니다. 즉, 음악이란 항시 '혁명적'일 이유는 없다는 것이다. 때로 그것은 과거 지향적인 모습으로 다가와 향수와 낭만에 호소할 수도 있다. 이런 때 도리어 음악은 '감동의 제공'이라는 본연의 임무에 가장 충실해진다.

2001년에 발매된 폴 매카트니의 <Driving Rain>은 이런 관점에서 해석되어야 할 것이다. 이 앨범에는 새로운 음악적 시도가 없다. 그저 늘 하던 방식 그대로이다. 흥겨운 로큰롤은 비틀즈 시절을 회상케 하며('Lonely road', 'Driving rain'), 당연히 선율 제조의 대가로서의 면모가 드러난다.('From a lover to a friend', 영화 <바닐라 스카이>에 삽입된 곡이기도 하다.) 전자 효과음이 간간이 출몰하지만 강도는 아주 미약하다.

한편 앨범은 전처인 린다 매카트니를 잃은 후 새로운 동반자인 헤더 밀스(Heather Mills)를 찾은 데서 오는 행복감을 표현하고 있다. 그녀의 이름을 곡 제목으로 한 'Heather', 그녀와의 만남을 마술로 비유한 'Magic', 다시는 외로운 길을 걷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Lonely Road' 등을 통해 알 수 있다. 이 외에도 컨트리 풍의 'Your way', 매카트니 특유의 발라드인 'I do' 역시 그녀를 향한 일편단심을 고백한다. 앨범 전체가 헤더 밀스를 위한 서정적 애정헌정이다.

젊은 로큰롤 사운드를 담아내며 그답지 않은 샤우팅 창법을 선보였던 <Run Devil Run>(1999) 이후 2년만의 신작인 이 작품은 로큰롤이 갖는 본연의 매력을 깨우치게 할 좋은 지침서가 될 것이다.

비틀즈의 전설이 현재에도 여전히 유효하듯(앨범 <1>을 통해 수치로까지 확실히 증명되지 않았는가) 폴 매카트니의 음악 인생 역시 현재진행형임을 웅변하는 '좋은' 앨범이다. 어쩌면 나이란 음악에 있어서는 그저 물리적 숫자에 지나지 않는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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