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Order

2024. 10. 5. 09:14팝아티스트

 
데뷔/결성: 1980년

활동/시기: 1980년대, 1990년대, 2000년대

멤 버: 버나드 섬너(Bernard Sumner, 기타·보컬), 피터 훅(Peter Hook, 베이스), 스티븐 모리스(Stephen Morris, 드럼), 길리언 길버트(Gillian Gilbert, 키보드)

비극은 절망만을 대동하지 않는다. 때론 묘한 반전을 이루며 최고의 호재로 작용하기도 한다. 1980년 5월 18일 포스트 펑크 밴드 조이 디비전(Joy Division)의 보컬리스트 이안 커티스(Ian Curtis)의 자살은 나머지 멤버들-버나드 섬너(Bernard Sumner, 기타·보컬), 피터 훅(Peter Hook, 베이스), 스티븐 모리스(Stephen Morris, 드럼)-에게는 슬픈 비극이자 한편으론 어둠을 뚫고 빛을 볼 수 있는 기회였다.

조이 디비전 시절 <Unknown Pleasures>(1979년), <Closer>(1980년)를 통해 갈래를 치고 몸통을 얻으며 끊임없이 진화하여, 결국에는 어둠(또는 고딕)의 카리스마로 굳어진 이안 커티스의 우울하고 가녀린 감성이 다른 멤버들의 존재감을 무력화시킬 정도로 커다란 벽이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이안 커티스의 빈자리는 버나드 섬너를 위시하여 숨죽이고 있던 멤버들에게 새롭게 태어날 수 있는 따스한 햇볕이었는지도 모른다.


'살아남은 자의 슬픔'을 극복한 맨체스터 출신의 뉴 오더는 1980년대 영국 음악 흐름을 주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매우 중요하고 영향력 있는 신시 팝 그룹이다. 그들은 1980년대 개막과 함께 등장한 새로운 음악 무브먼트였던 뉴 웨이브 물줄기에서 록과 일렉트로닉을 절묘하게 결합시킨 밴드로 평가받으며 클러버들에게 빈번하게 클릭되는 검색어로 각광받고 있다.

펑크로부터 물려받은 도전적인 록 사운드에 신시사이저와 시퀀서를 사용하여 만들어낸 디스코, 하우스 등 다양한 클럽 음악과 실험적인 전자 사운드를 완전히 용해시켜 고급스러우면서도 대중 지향적인 댄스뮤직을 창조해낸 것이다. 이는 1980년대 후반 맨체스터 사운드가 폭발하는 기폭제 역할을 했고, 당시 클럽씬의 기하급수적인 세(勢)확산에도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스타디움 록 밴드 유투(U2)부터 매드체스터 808 스테이트(808 State)에 이르기까지 그들이 지나간 궤적은 넓고도 깊었다.

뉴 오더는 1980년 말 조이 디비전 출신의 버나드 섬너, 피터 훅, 스티븐 모리스가 스티븐의 여자친구이자 여성 펑크 밴드 이내디퀴츠(Inadequates)에서 활동했던 길리언 길버트(Gillian Gilbert, 키보드)와 함께 결성한 밴드. 토니 윌슨(Tony Wilson)의 인디 레이블 <팩토리(Factory)>와 음반 계약을 체결한 그들은 1년 뒤인 1981년 데뷔작 <Movement>(영국 차트 30위)를 내놓으며 힘찬 출발을 했다. 하지만 그들의 음악 스케이프는 단조롭지만 호소력 짙은 버나드 섬너의 보컬을 제외하고 여전히 조이 디비전, 특히 이안 커티스의 테두리에 갇혀있었다. 첫 싱글 'Ceremony'(영국 차트 34위)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뉴 오더만의 확고한 음악 메커니즘이 확립된 것은 1983년 기념비적인 12인치 싱글 'Blue Monday'(영국 차트 12위)를 통해서였다. 냉정하게 울려대는 머신 리듬과 버나드 섬너의 무미 건조한 음색은 차갑고 슬픈 그러나 몸을 흔들게 만드는 댄스 음악의 극점이었다. 영국에서만 60만장, 전세계적으로 300만장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한 이 싱글은 지금까지 가장 많이 팔린 12인치 싱글로 남아있다. 'Blue Monday'가 수록된 2집 앨범 <Power, Corruption & Lies> 역시 영국 차트 4위에 랭크되며 좋은 반응을 얻었다.

'Blue Monday'로 탄탄한 음악적·대중적 기반을 다진 뉴 오더는 같은 해 미국의 유명한 힙 합 프로듀서 아서 베이커(Arthur Baker)의 프로듀싱 도움을 받아 'Confusion'을 내놓았고, 퀸시 존스(Quincy Jones)의 <퀘스트 레코드(Qwest Records)>로 이적한 1985년에는 3집 <Low-life>를, 그리고 1년 뒤인 1986년에는 4집 <Brotherhood>를 발표하며 왕성한 창작욕을 과시했다. 특히 1986년 4집에는 미국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한 빛나는 명곡'Bizarre love triangle'이 실려있다.

계속해서 뉴 오더는 1987년 그들의 디스코그라피 중 최고의 소장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해도 부족함이 없는 싱글 모음집 <Substance>(영국 차트 3위)를 들고 나왔고, 1989년에는 다섯 번째 정규 음반 <Technique>(영국 차트 1위)를 공개하며 절정의 인기를 누렸다. 또 1990년에는 월드컵에 진출한 영국 축구팀을 위해 노래한 응원가 'World in motion'으로 밴드 최초의 넘버 원 히트곡이라는 이정표를 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뉴 오더는 1993년 선보인 <Republic>(영국 차트 4위)을 전후하여 전(前) 스미스(The Smiths)의 기타리스트 자니 마(Johnny Marr)와 함께 한 버나드 섬너의 일렉트로닉(Electronic), 피터 훅의 리벤지(Revenge)와 모나코(Monaco), 그리고 스티븐 모리스와 질리언 길버트의 디 어더 투(The Other Two) 등 모든 멤버들이 외도에 몰두해 그룹 활동을 중단해야만 했다.

이로 인해 밴드는 최근까지 해산설 등 각종 악성루머에 시달렸다. 이는 팬들의 뉴 오더에 대한 기대가 그만큼 컸음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리고 지난해 그들은 7년간의 공백을 깨고 대니 보일 감독의 영화 <비치>의 사운드트랙에 신곡 'Brutal'을 선보였으며, 올해에는 컴백 작품 <Get Ready>를 발표하며 오랫동안 웅크렸던 기지개를 활짝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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