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rcury Rev

2024. 10. 1. 17:04팝아티스트

 
 

데뷔/결성: 1989년

활동/시기: 1990, 2000년대

멤 버: 조나단 도나휴(Jonathan Donahue, 보컬, 기타), 데이브 프리드만(Dave Fridmann, 베이스, 멜로트론), 그래스호퍼(Grasshopper, 기타), 제프 메르셀(Jeff Mercel, 드럼, 피아노), 데이비드 베이커(David Baker, 보컬)

머큐리 레브로 향하는 길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그들의 음악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복잡하고 다층적이기 때문이다. 마치 보르헤스의 소설 제목처럼 끝없이 두 갈래로 갈라지는 길들이 있는 정원과도 같다. 그래서 이들의 음악을 처음 듣는 사람들은 마치 출구가 보이지 않는 미궁에 들어선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된다. 풍성한 오케스트라 선율에 덧입혀진 자극적인 기타 노이즈는 이들의 혼돈스런 사운드를 잘 대변해준다.

그렇다고 맨정신에 듣기 힘들 정도로 난해하기만 한 것도 아니다. 플루트, 프렌치 혼, 바이올린, 첼로, 보우드 소(Bowed Saw) 등 다채로운 악기들로 그려낸 음의 그림은 현기증을 유발하면서도 한편으로 끝없이 아름답다.

다분히 실험적이면서도 중독성이 강한 '판타지 뮤직'으로 모던 록 팬들의 뜨거운 지지를 얻고 있는 머큐리 레브는 1980년대 말, 미국 버팔로에서 결성된 그룹이다. 물론 처음부터 인정받은 것은 아니었다. 그 원인은 멤버들의 결속력 부족이었다. 그룹의 중추인 조나단 도나휴가 자신이 투어 기타리스트로 있던 드림 팝 밴드 플레밍 립스(Flaming lips)에 훌쩍 가입해 버린 것. 역시 창단 멤버 중 하나인 데이브 프리드만이 한 술 더 떠서 그가 연주한 음반을 프로듀스하겠다고 나서자 그룹은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우여곡절 끝에 그룹은 다시 모였으나 상황은 별반 개선될 조짐을 나타내지 않았다. 영국의 마이너 레코드사 <Rough Trade>에서 대망의 데뷔 앨범 <Yerself Is Steam>을 내놓았으나 미처 홍보도 하기 전에 회사가 도산하고 만 것. 낙심한 멤버들은 다시 분열의 징후를 보였고, 밴드는 와해 위기에 몰렸다.

그 상황에서 밴드를 구해 준 것은 메이저 레이블 <소니>와의 계약이었다. 힘을 얻은 그룹은 1집을 재발매했고, 영국 차트에 진입하는 등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다. 뒤이어 공개된 두 번째 음반 <Boces>에 대한 호평은 이들을 세계적인 록 페스티벌 <롤라팔루자(Lollapalooza)>에 까지 진출시키는 동력이 되었다.

1970년대 록의 유산인 사이키델릭의 요소를 굳게 간직한 이들은 아트 록과 프리 재즈적인 방법론까지 체화하며 몸집을 불려 나갔다. 그러한 변화는 1995년 작품 <See You on The Other Side>에 잘 드러났다. 다양한 음악의 지류가 관통하는 이 앨범은 다시 한 번 골수 마니아들을 뒤흔들며 밴드의 위상을 드높였다.

상승기류를 타던 도중, 보컬을 담당하던 데이비드 베이커가 해고당하는 불상사를 겪었으나 이미 좌절을 경험했던 밴드는 주저앉지 않았다. 이들은 스테레오포닉스(Stereophonics), 언더월드(Underworld)등 새 얼굴들이 자리한 신흥 레이블 <V2>로 적을 옮긴 후 세상을 놀라게 할 회심의 일타를 준비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어렵사리 3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 <Deserter's Songs>에 쏟아진 찬사는 비틀스가 부럽지 않을 정도였다. 1998년 그해 앨범은 <NME>, <언커트(Uncut)>등 유수한 음악잡지들로부터 '그 해 최고의 음반'으로 선정되는 등 끊임없는 갈채를 받았다. '버려진 자의 노래들'이라는 암울한 타이틀을 무색케 하는 최고의 순간이었다. 신파와는 거리가 멀면서도 끊임없이 눈물샘을 자극하는 'Holes', 'Endlessly'등은 한달음에 신선한 충격을 바라던 록 키드들을 빨아들였다.

범세계적인 명성을 획득한 밴드는 2001년 <All Is Dream>을 발표하며 평단과 팬들로부터 다시금 환영받았다. 글램 록의 제왕 데이비드 보위의 음악 동료였던 토니 비스콘티(Toni Visconti)가 참여해 화제가 되기도 한 이 음반에서 밴드는 아트 록의 염료를 전작에 비해 더욱 강하게 사용해 화려함을 강조했다. 'The dark is rising', 'Lincoln's eyes'가 대표적인 트랙들. 음악은 여전히 어둡고 침울했지만 그룹은 그와는 다르게 고공비행을 계속했다.

시험대를 무사히 통과한 이들은 2001년 6월 미국 샌디에이고를 출발, 대망의 월드 투어를 진행하며 환상의 세계로 팬들을 불러 모으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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