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wyn Collins

2024. 9. 18. 19:59팝아티스트

 
 
'이 오랜 지역도 너무 많이 변해 버렸어. 내가 여기 사람인 것 같지도 않아. 너무나 많은 저항 가수들이 있지만 저항의 노래는 충분하지 않지. 그리고 이제 네가 온 거야.'

에드윈 콜린스라는 스코틀랜드 출신의 로커가 지난해 히트시킨 곡 '너와 같은 여자(A girl like you)' 노랫말의 일부분이다. 이 노래는 영국 차트에서 5개월간 상위권을 점령한 것을 비롯해 유럽의 모든 나라에서 톱10에 오르는 빅히트를 기록했다.

10년 이상 록계에서 활동해 왔지만 대중적으로는 사실상 무명이나 다름없던 그는 이 노래를 부르면서부터 서서히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의 두드러지는 특징은 초강경한 저항적 태도이다.

얼마 전 앨범 홍보를 위해 내한한 그는 실제 모습에서도 상업성을 지향하는 평범한 팝 가수가 아님을 느끼게 했다. 음악도 '진보적인 록의 초상'인 데이비드 보위와 비슷했다.

그는 빌보드에서 자신의 노랫말 가운데 '저항의 노래는 충분하지 않다'는 대목에 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저항적인 음악을 추구한다는 가수들이 많아 보이지만 실제로 그들은 도덕적이지도 정치적이지도 않다. 그들의 노래는 허무적이며 '난 괴로워, 난 불쌍한 부자야'라는 식의 내용들뿐이다.”

그는 아마도 신세대의 고독과 혼돈 등 어두운 정서를 분출하는 얼터너티브 록을 겨냥하고 있는 듯하다. 얼터너티브 록은 보통 '90년대 저항의 록'으로 불린다. 그렇다면 그가 문제삼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어떤 것에 저항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세계관을 갖추어야 한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세계관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들은 '자기관'만을 갖고 있을 뿐이다.”

에드윈 콜린스는 이런 점 때문에 '60년대 록으로 되돌아가고 싶다'고 말한다. 세상의 부조리와 현실 모순을 구체적으로 고발하고 투쟁의 깃발을 올리던 그때가 진정한 저항의 모습을 보였던 시기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또 하나 요즘 록에 세계관이 결여돼 있다는 그의 주장에는 '지나친 미국 중심'에 대한 반발심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얼터너티브 록이 미국에서 태동된 것이니 만큼 미국적인 색채를 띠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때문에 영국을 비롯한 유럽에서 얼터너티브 록에 대한 반응은 미국에 비해 미미한 편이다.

에드윈 콜린스는 무수한 공적을 남긴 얼터너티브 록의 아킬레스건이 '강한 미국적 색채'라는 것을 넌지시 일러준다. 또한 이 시대의 진정한 저항은 어떤 형태여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도 던지고 있다.

그의 내한이 인상적인 이유는 바로 진정한 저항성 때문이다. 미국의 유명 뮤지션이 아니더라도 그에게서 배울 것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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