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슬산(琵瑟山)

2024. 8. 23. 15:57추억속의산행후기


★♪까꿍♪★

비파와 거문고의 음향(音響)에 빠져드는 비슬산(琵瑟山)

추억속의 산행후기

2011-06-03 17:04:22


북풍한설(北風寒雪) 기나긴 밤에

살을 에이는

심장을 도려 내는

아픔속에 지켜온 정념(情念)들이

 

농염(濃艶)한 여인네의

가슴팍같은

대지(大地)를 뚫고 솟아 올라

삼단같은 머리결을 흩날린다

 

전할길 없는 아득한 그리움

그여린 마음을

하늘을 향해

봉긋봉긋 터트리다가

어느 바람결엔가

꿈결처럼 피어나

소리도없이 뽀얀 구름빛으로

환하게 웃음짖는 하얀 백목련

 

무리지어

떼를 지어

간지러운 작은 몸뚱아리로

부대끼며

해맑은 햇살아래

조달대는 노란 개나리....

 

경쟁이라도 하겠다는듯

푸른 풀밭에

우아하게 내려 앉은

진노랑 민들레.....

 

솔밭사이 오솔길에

천진스런

아기의 웃음같은

노란 양지꽃....

 

지치지 않는 투혼으로

딛고 일어선 인고(忍苦)의 세월

절망(絶望)의 껍질을 깨치고 나온

투명한 눈물방울들이 빚어내는

백색(白色)의 향연(饗宴)

노란금빛의 환희(歡喜)

진달래 연분홍빛

사랑의 밀어(密語)들이

천지를 감싸고

 

나무가지 마다

연두빛 환호성을

뿜어내는 봄날...

아름다운 꽃들의 봄날

 

천년의 비밀을 간직한

그고운 빛깔의 화사한 얼굴

애잔한 그리움의 얼굴들....

 

아지랑이 처럼 피어나는

타는듯한 목마름으로

찾아 나서는

우리들의 끝나지 않은 사랑

봄의 전령이여

 

오늘 산행의 목적지인 대구 비슬산이

가까운 칠곡휴게소의

은밀한 장소에서

남몰래 만났던

조지 기싱이라는 작가의 한말씀...

 

<세월이 빨리 흐른다고 느끼는 것은

인생의 소중함을 깨달은것이다....>

아무 의미도 없을것 같은 이말이

오늘따라

내마음 깊은곳에 파장을 일으키며

끝까지 따라나선다

 

하루해가 천년처럼

느리게 흐르던 젊은날이

어제만 같은데

악셀을 밟지 않아도

브레이크가 고장난 자동차처럼

가파른 억덕배기를 질주하여

떠밀려가는 황혼의 계절에

한점 부끄럼없이

붉게 타오를수있기를

기도하며 걷는 마음이

날마다 분주하다

 

차창을 스치고 지나가는 봄풍경이

아직은 차가운 여명에 갖혀서

조심스럽기만한 서울과는 다르게

 

이제 막

탯줄을 끊어낸듯 초록으로

갈아입지 못한 뱃속의 흰속살을

퍼득이는 여린 나뭇잎들이

희고 노란 파란색으로

몽글몽글 온산을 뒤덮으며

밝은 햇살에 반짝이고 있었다

 

봄을 찾아 떠나는 끝없는 여정..

연분홍빛 연정(戀情)에 물든

이방황의 끝은 어디일까....

 

언젠가 한번은 왔었을것 같은

금호강다리를 건너서

대구시내로 진입한 버스는

한때 우리나라

최대섬유산업의기지로서 부와

옛명성이 퇴색해 버린듯한

시내를 빠져나와

남쪽의 한적한 들판을 지나고

굽이굽이 상수원보호구역을 지나

차를 세우고 산행에 오른 시간은

아침10시 20분이었다

 

경상북도와 대구광역시의 경계능선을 따라

대견봉(885.3m)에 오르고

비슬산(1083.6m)에 올라

진달래능선을 따라 조화봉(1059m)과

관기봉(983m)의 계곡따라 애미고개로

하산하는 5시간의 산행이 진행되고 있었다

 

등산로입구 양지바른곳에는 진달래가 만개하여

좋아라하였지만

가파른 오름길을 따라 오를수록

낮은 기온때문에

한길이 넘는

진달래 나뭇가지마다

깊게 다문 입술이

꽃피울 그날은 요원한듯 싶었다

 

경상도다운 발상의 <제11회 참꽃축제>가

2007년4월 21일과 4월29일까지

자연휴양림에서 열린다는 것을 보면

조금 이른 시기에 온것같은

아쉬움이 들기도 하지만

다른 산악회 산객들과의 혼잡한 교우는

차라리 오늘 온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오후지만

비가 온다던 일기예보도 빗나갈듯

화창하기만 하여서

한발앞서 달려와 봄을 맞은

파릇한 봄향기를 맡으며

껴입었던 옷들을

하나씩 벗어 걸친다

 

부지런하고 알뜰한 숙녀산객들은

이제 땅을 뚫고 올라온 원추리나물과

쑥을 어느사이 한줌씩 케어들고

가족사랑에 맛있는 저녁찬거리를

준비한 기쁨이 가득한 얼굴이다

 

푸른 하늘 높이 날아 오르는

이름모를 새들의 지저귐은

산천을 감아 도는

푸르름에 덧칠을 하며

보는 즐거움과 듣는 즐거움의

하머니를 이루게 하고 있었다

 

가쁜숨을 몰아 쉬며 쉬어가는

언덕백이 솔숲그늘에서

투박한 경상도 사투리의

한무리 산악인들을 만났다

마패 선배님의

어릴적 학교동문들이기도 해서

한바탕 정다운 만남의 소용돌이가

휘몰아 치고 지나갔다

 

얼마나 반가울까요...

나도 덩달아 따라서 반가운지라

사진도 한장 찰가닥 찍고

까꿍까꿍 하면서 헤어졌다

 

예쁜여자들도 찍을라 켔더만

소나무뒤로 숨어 버리고 ...

무지하게

잘생길라 카다가 말아버린 쾌남아

둘만이 사진속에서 환하게 웃고 있네여..ㅎ

 

경남 창녕의 화왕산 갈대밭이

부럽지 않다는 비슬산능선의 갈대밭은

적당하게 배치된듯한

기묘한 바윗돌들과 함께

가을산행의 멋을

유감없이 발휘할듯

인산인해를 이룬 능선에

넓게 자리하고 있었다

 

붉게 물들어 온산이 불타는듯

화려한 진달래의 꽃밭은

바람결에 묻혀 보이지 않았다

한시간이 지나고

두시간이 흐를 무렵에

대견봉에 올라 사진을 찍었다

 

대견봉 표지석에 다닥다닥

바닷가의 조가비처럼 메어달려

떨어질줄 모르고

죽기살기로 셔터를 눌러대는

사람들 틈에 끼일 엄두가 나질않아서

멀리 떨어진 바위 아래

솔향기의 멋진 훈남(?)을 모델로 모시고

대견봉의 기념사진을 대신 남겼다...ㅎㅎㅎ

 

꽃천지가 아닌 사람천지에 의식이

몽롱한채 비슬산에 오르고

사방팔방으로

확 트인

멋진 조망에 발길이 붙잡혀서

어쩔줄 모르고 박장대소하며 사직을 찍었다

 

아마도 그사진속에 웃음소리까지

저장되어서

언제까지라도 그사진을 볼때마다

시끄럽지 않을까 염려스러운 가운데

점심을 먹을시간이 되었고

 

만찬장소를 찾아 떠나면서

옛사랑님과 소나무님이 보이지 않아서

작은 소동이 벌어졌다

 

<우야꼬...>

이운경 해오름 전회장님께오서

눈물을 보이시며 소나무님을

애타게 찾아 헤메이신다고

솔향기의 혜운 선배기자님께서

간혹하게 전해오시는 말씀에

이까꿍이도 눈물을 흘리며

소나무님을 찾아 헤메이던중

 

아까 우리가 올라 왔던길에

아련히 나타나신 옛사랑님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쉬게 되었다...ㅎㅎㅎ

<옴마나 ~ 회장님 소나무님을 찾았어예....>

해오름 전회장님께서는

금새 눈물을 거두시고

햇님처럼 하하 웃으십니다그려..ㅎㅎㅎ

(정말 솔향기의 보물단지를 두개씩이나

한꺼번에 잃어 버릴 뻔한 빅뉴스 한토막입니다 ㅎㅎㅎ>

 

먼산행지에서는 모르는 사람도 반갑고

아는 사람은 더욱 정답게 가까워지고

마음에 새겨진 어두운 그늘도 흔적없이 지워버니

자연이 주는 신비로운 은혜가 기이하지 아니한가...

 

산행에서는 어떤것을 먹어도 맛있어서

평소에는 접할수없는

진정한 맛의 경지에 빠져 버리는듯하다

아니 함께 어우러져 먹고 마시고

그시간을 함께 할수있다는것은

아무나 누릴수있는

행복이 아닌것 같기도하고

어느제왕이 어느여제가

이토록 값진 여유로움을 만끽할수있을까...

늘 그러하지만

멋진 두분선배님과 오랫만에 들국화님이랑

한조가 되어서 맛있는 점심을 함께 하는

호사를 누리며 화창한 봄날 햇살을 즐겼다

와 ~

그곳에서 언제까지라도 머물고 싶었지만

돌아가야할 예정된 시간때문에

아쉬운 마음으로 일어나야 했었다

 

옛기억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아득히 내려다 보이는 마을전경과

운무에 휩쌓인 먼산하가

시야 가득히 차오르고 있었다

 

매주 가는곳 산행지 마다

계곡마다 마을마다 빛나는 보화처럼

가득가득 쌓여있는 옛이야기와

유구한 역사의 유적들....

어찌 사랑하지 않으리오...

 

그뿌듯함이 주는 자신감으로

언제나 마음은 포동포동 살이 찌고

그행복함은 무엇으로

비유할수 없는 커다란 기쁨이 되고 있다

 

선조들이 걸어온 그길을 따라 걸으며

자랑할수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것인지

말할수없는 기쁨으로 충만하여 지고 있다

 

1986년 2월 22일

달성군 군립공원으로 지정된 비슬산(1084m)은

대구광역시 달성군 유가면과 옥포면

가창면과 각북면에 두루걸쳐 뻗어나간 산으로

대견봉(大見峰 885.3m)을 중심으로 좌우에

조화봉(1058m) 관기봉(990m)을 거느리고 있다

 

1996년 울창한 침엽수림과 기암괴석이 사계절

절경을 이루는 조화봉과 관기봉사이에 하루 3000명을

수용할수있는 자연휴양림으로 개장하여 야외강당

청소년수련장 체력단련장 야영장과 숙소 각종 놀이시설과

삼림욕장은 이곳 시민들의 사랑받는

휴식처로서 대구광역시 달성군청에서 관리되고 있다

 

비슬산(琵瑟山)이란

신라시대에 인도의 스님들이 이산을 구경한후 인도의

범어 발음을 그대로 표기한것이라 전해지고 있으며

정상부의 바위가 신선이 앉아 비파나 거문고를 타는 형상같다하여

비파비(琵) 거문고슬(瑟)자의 이름을 갖게된 이산은

북쪽의 팔공산(1192.9m)과 더불어 대구의 남쪽에 위치하며

전지난주에 들렀던 경상남도 창녕군 화왕산과 관룡산

부곡 종암산(546m)을 거쳐 낙동강에 이르는

남북으로 길게 뻗은 주산의 최고봉이라 할수있다

 

비슬산입구에서 만나는 대한조계종 제9교구 본사인 동화사의

말사이기도한 유가사(瑜伽寺)는

827년(신라 흥덕왕2년)도성국사가 창건하였고

889년(진성여왕3년)원잠이 중창하고 1452년(조선문종2년)

일행이 중수하여 전성기에는 3천명의 승려가 머물렀다고 하는데

 

1592년 임진왜란때 불에 탔으며

1682년(숙종8년)도경이 대웅전을 보수하였고

1729년(영조5년)중수 또는 중창한바 있으며

1976년 대대적인 불사를 일으켜

오늘에 이르렀다 한다

 

예로부터 비슬산은 스님들에게

영험있는 수도처로서 알려져 왔으며

성인천명이 날것이란 전설과함께

명승 일연스님의 수행처로서 유명하다

 

비슬산이 품고있는 유가사(瑜伽寺)와 함께

용연사(龍淵寺) 소재사(消災寺)

용천사등의 고찰과 대견사지(大見寺址)가 있으며

각사찰에는 수많은 문화재가 있고

달성공원과 달성의 측박수림(천연기념물1)

청도온천 상대온천 봉황사 합천호등 관광자원과

문화유적이 풍부하여 일일이 나열할수없어

몇년은 두고 찾아와야 알만할것같은 곳이기도 하다

 

비슬산에서 도성암과 유가사를 뒤로 하고

남으로 향하면 진달래군락지로 하산하는길

잠시도 마음을 놓을수가 없는 긴장감 넘치는

험한 바위능선길이었다

 

올라갔다 내려갔다 숨돌릴 사이도 없이

바위능선을 타고 내려오면서 한눈팔 사이가 없는지라

그많은 진달래꽃밭은 어디로 간것일까

대견사지로 내려가는길에 만나야 할 거북바위

코끼리바위 부처바위등은

내게로 얼굴을 돌리지 않았음으로

나도 모른척 바쁘게 발걸음을 재촉하였다

 

얼마쯤의 시간이 흘렀을까....

1988년에 길가에 흩어진 돌을 모아 복원하였다는

3층석탑이 고즈넉한 모습으로 반갑게 손짓하고 있었고

이제 험한 바위능선이 사라진 그곳에는

자연휴양림이 아담하고 정갈하게 잘 다듬어져

멋진 휴식처로서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이제 다왔을까 싶었는데

그공원길을 걸어 나오는데도 만만찮은 시간이

흘러갔으며 마지막으로 만나게 된 소재사(消災寺)는

불공을 드리면 모든 재앙이 사라진다 하였으니

이곳에 오늘 오게된것 만으로도

넘치는 복락이 함께 할것이란 예감에 젖어 든다

 

넓은 주차장에는 수십대의 대형버스가

빼곡하게 들어차서 등산객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한참은 돌아가야 주차장으로

갈수있는 정문이 보였고

내가 서있는 바로앞 숲속에

샛길이 나있었지만

고집스럽게 행길을 따라 걷다보니까

주차장이 아닌 행길 저아래

우리버스가 서있는것이 아닌가...

버스에 도착하여 보니 아무도

하산한 사람이 보이지 않았고

왠일일까

내가 선두로 도착한것 같았다

 

한참동안이나 기다려도 사람들이

오지 않았는데

주차장으로 내려갔다가

다시 오기가 쉽지 않았던 때문이었고

예정된 시간보다 한시간쯤 늦은

3시50여분에 산행이 마무리되었다

 

다른 산악회의 산객들도

삼삼오오 풀밭 길가에 둘러 앉아서

라면을 끊여 먹으며 봄잔치에 매료되어 있고

 

우리들 또한 누군가가 가지고온

아직도 녹지 않은 얼린 참이슬을

따스한 손바닥 온기로 녹이며

풀밭에 주저 앉아서 희희낙낙하였다

 

얼떨떨님이 어떨결에 꺽어 주신

눈부시게 하얀 싸리꽃...

 

얼마 만에 받아 보는

아련한 추억속의

마음으로 쓰는 편지인가...

 

움직일때 마다 하얀꽃잎사귀가

흩날리어

조심스러운 꽃편지....

 

하산주가 한껏 고취되어 있을때쯤에

그꽃의 행방을 물어 오시는 얼떨떨님

ㅎㅎㅎㅎㅎㅎㅎㅎ

 

땅바닥에 팽개쳤다면

어이할뻔 하였을까...

손수건에 감싸서 배낭에 꽂아둔

하얀 싸리꽃...

 

좁은 국토에 아까울 만큼 드넓은 도로에

어디서 밀려오는 차의 행열일까

대구에서 출발하여 잠시동안

서울진입로에서 밀리기 시작한 버스는

꼼짝도 못하고 어슬렁 거리며 돌아와서

지하철을 타고 집에 도착하여 보니

밤 11시가 되고 있었다

 

예쁜 꽃편지를 주신 얼떨떨님 감사하였습니다

도토리중에 가장 왕도토리님 반가웠습니다

파란풀밭이라 하셨던가요

솔향기에서 자주 뵙기를 바랍니다

운전석 뒷좌석에 계셨던분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회원님 모두가 솔향기의 주인이십니다

따뜻하고 건강한 사랑의 마음으로

한가족을 이루는 솔향기산악회를

많이 사랑하여 주시기를 간절히 청합니다

 

불편하심에도 지극한 사랑과 믿음주시는

영원 솔향기회장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가나다라대장님 류한수대장님 감사해요

어여쁘신 총무님 총무님 사랑해요

 

산행에서 흠뻑 취한 꽃향기로

한주 내내 행복하시고

다음 산행지인 칠갑산에서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만날수 있기를 기대하겠습니다

 

 

2007년 4월 16일 까꿍이가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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